소설리스트

〈 90화 〉귀환 (90/158)



〈 90화 〉귀환

“하으으윽!!!”

나는 벽 너머로 보이는 로잘린을 관찰하며, 테나의 몸에 자지를 박아 넣었다.
야릇한 테나의 신음 소리가 울려 퍼지자, 로잘린의 몸이 움찔거리는 것이 보였다.
로잘린은 이쪽을 흘끔거리며, 스스로의 몸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지난 며칠 간 그녀의 모습을  관찰해  결과, 그녀는 자신을 위로하는 행위에 거부감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와 테나가 몸을 섞는 것을 지켜보며 자위를 하면서도, 계속 망설이는 표정을 보이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거부감은 점점 희미해졌다.
최근 들어 이쪽이 시작을 하기도 전에 스스로 자극을 하기도 했으니까.


‘재미있네, 이 상황.’

나는 그렇게 변해가는 로잘린의 반응을 진심으로 즐겼다.
당장 그녀의 방을 쳐들어가도 거부 당하지는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지만, 지금의 즐거움도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
나는 로잘린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에 맞춰,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하앗…하아앙…”


테나의 신음 소리가 격해질수록, 로잘린의 얼굴에 묘한 희열이 차오르는 것이 보였다.
자신의 몸에 찾아오는 쾌감과, 테나가 신음 소리를 내뱉는 순간이 묘하게 겹치자 로잘린이 불안한 표정으로 이쪽을 보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녀도 내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로잘린의 불안은 결국 쾌감을 이겨내지 못했고, 그녀는 오히려 보란 듯이 벽 쪽을 향해 자신의 다리를 벌리며, 스스로를 자극하고 있었다.
마치 동시에 두 여자를 범하는 것 같은 기묘한 기분.
나는 내가 로잘린에게 갖고 있던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조금씩 희석되는 것을 느끼며, 그렇게 계속 그녀를 길들여 나갔다.


**


“다녀왔습니다!”

며칠 후, 심부름을 마친 알렌이 오드왈 영지로 돌아왔다.
나는 알렌에게 오로시우스 후작의 반응을 물었고, 알렌은 꽤나 생생하게 자신이 본 후작의 반응을 설명해 주었다.

“그 영감탱이가 말이죠, 백작님이 보낸 선물이라고 하니까 콧방귀를 끼었다 이 말입니다. 흥, 이제 와서 잘 보일 생각인가? 이런 소리를 하면서 부하들에게 상자를 열게 했죠. 그리고 그 상자 안에는 아시다시피 찰슨이 들어 있지 않았습니까? 오로시우스 부하들은 당연히 기겁을 했죠. 사실, 상자 안에 똥오줌으로 범벅  상태였으니까요. 아, 사실은 중간중간 찰슨이 뭐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기는 했는데, 아시다시피 제 마차가 방음이 끝내줘서요. 못 들었어요, 네. 일부러 무시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참, 중요한 건  때 후작의 표정입니다. 부하들이 기겁하자, 후작은 상자로 다가섰죠. 그리고 찰슨과 딱 마주선 그 순간. 후작의 수염이 푸들푸들 떨리기 시작하는데….”

나는 신이 나서 떠드는 알렌을 보며 웃음을 머금었다.
마차 이야기 말고 녀석이 그렇게 흥분하는 것을 처음 봤기 때문이었다.

‘직접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겠네.’

후작의 표정까지 흉내 내며 설명하는 알렌을 보자, 직접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아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라고 해도 나는 오드왈 영지에 남았을 것이었다.
영지에는 테나와, 그리고  로잘린이 있었으니까.


“그럼, 이제 떠나시는 건가요?”


알렌의 설명을  들은 테나는 나를 향해 그렇게 물었다.
그녀는 밤에 보여주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담담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중이었다.


“그래야겠네요. 그간 잘 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테나 부인.”


테나의  눈에 진한 아쉬움이 드러나긴 했지만, 그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짧은 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그녀는 지금 여자로서가 아니라 아서의 어머니이자 남작부인으로서 질문을 던진 것이었고 나 또한 그녀를 그렇게 대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군요.”

테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잠시  안에서 혀를 굴렸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모양이었지만, 그 말을 내뱉어도  지를 고민하는 것 같은 표정.


“오드왈 가문은 언제든 백작님을 환영할 것입니다.”


그리고 테나는 고민 끝에 날 향해 그렇게 말했다.
찰슨 자작과의 일에서 도움을 받았으니, 그녀가  정도의 표현을 하는 것은 남들이 보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을 일이었다.
하지만,  말 뒤에 숨은 뜻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야릇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말이기도 했다.


‘아아…또 오긴 와야지.’

나는 우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테나를 보며,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지난 며칠간 질리도록 그녀를  보았지만, 사실 질리는 느낌은 조금도 없었다.
어느 소설에선가, 유부녀에게는 깊은 맛이 난다고 하더니  말이 딱 들어 맞는 꼴이었다.
그녀의  것 아닌  한마디에 벌써부터 하물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본 백작님.”

그 순간, 아서가 테나의 눈치를 살피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아마도 어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고 또 혼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된 탓이겠지만, 작별의 시간이기 때문인지 테나는 아서에게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왜? 무슨  말이라도 있어?”
“…그, 언젠가 저 니스에 놀러 가도 될까요?”

내 대꾸에, 아서는 잠시 고민을 하다 그렇게 말했다.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나를 바라보는 것이, 아마도 현자의 제자라는 나와 인연을 유지하고 싶었던 모양.
여러 가지로 아서에게는 미안한 것들이 있는 나로서는 차마 그 부탁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그럼. 언제든 놀러 와.”

나는 아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리 말했고, 아서는 기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테나의 시선이 허공에서 자연스럽게 교차했다.
나와 눈이 마주친 테나는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살짝 가리며 천천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끝까지 자신의 기품을 잃지 않는 테나의 모습을 기억 속에 담아둔 나는, 그렇게 오드왈 가문의 영지를 떠나 니스로 돌아갔다.

**


“또 동행하게 됐네요, 로잘린 님.”


니스로 돌아가는 마차 안.
나는 마차 건너편에 앉은 로잘린을 보며 그렇게 말했다.
로잘린은 내 말에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급히 시선을  밖으로 돌렸다.
영지를 떠날 때부터, 로잘린은 줄곧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쪽과는 아예 말 한마디조차 섞지 않겠다는 것처럼 잔뜩 벽을 치고 있었던 것이다.


‘하, 이거 너무  나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그 이유를 알고 있는 나에게는 그런 로잘린의 모습이 귀엽게만 보일 뿐이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나를 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지만, 내 눈에는 그녀의 모든 행동이 이쪽을 잔뜩 의식하고 있음이 빤히 보일 정도였다.

“….불편하니, 그렇게 보는 것을 그만 둬 주시겠습니까?”

로잘린은 창 밖에 시선을 고정한 채, 뾰족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이미 그 말 자체가 나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었지만, 그녀는 아마 그 조차도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문득 그녀와 수도로 향할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나는 그녀에게 성희롱에 가까운 말들을 했었고, 그녀는 내 예상을 한참이나 벗어난 반응을 보여주었었다.

‘대 주면, 현자의 제자가 될 수 있냐고 물었었지?’


그 당시에는 로잘린의 그런 반응이 꽤나 불쾌하게 느껴졌지만, 지난 며칠간 그녀가 혼자 자위를 하는 모습을 지켜 본 지금은 그것이 그리 불쾌하진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의 자위는 충분히 어설펐고 그 어설픔은 그녀가 성행위에 대한 경험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거야 원, 나도 유니콘 기질이 있는 건가?’

나는 로잘린을 통해 내가 알지 못했던 내 다른 성향을 깨우친 느낌이었다.
그녀가 몸을 함부로 굴리든 말든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그게 상당히 거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여급을 생각하면 그럴 리 없는데?’

하지만 내게 그런 성향이 있다고 확신하기도 힘들었다.
왜냐하면, 나는 여급이 수시로 남자를 갈아치우며 관계를 맺어 왔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가 더럽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설마…내가  좋아하나?’


나는 로잘린을 보며 그런 의문을 품었지만, 이내 허공에 고개를 휙휙 저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그녀에게 연심을 품을 이유 따위는 조금도 없었던 것이다.
여급과 로잘린의 차이에 대해서 한참이나 생각하던 나는, 이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건 여급과 로잘린의 신분적인 차이 때문이었다.
여급이 몸을 굴리며 살아간 것은 나름 생존을 위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뒷배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여급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지켜줄 힘이 필요했고, 그녀는  힘을 기둥서방이라는 이들을 통해 얻었으니까.
하지만 마탑이라는 거대한 단체에서 자란 로잘린은 여급과는 입장이 달랐다.
마탑에서 모든 지원을 받는 그녀는 여급과 달리 굳이 몸을 빌미로 무언가를 얻을 필요가 없었다.
나로서 그럼에도 현자에게 다리를 벌려서라도 제자가 되겠다는 그녀의 말이 엄청난 욕심으로 보였기 때문인 듯싶었다.


‘뭐, 이제는 이 여자가 왜 현자에 집착하는 지  이유가 궁금할 뿐이지만.’

솔직히 자신의 욕심 때문에 몸을 굴리는 여자가 달갑지 않은 것은 남자로서의 본능 같은 것이었다.
설혹 그녀가 다리를 벌린다고 해도, 나에게 뭔가를 원해서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버릴 수 없을 테니까.
하지만 로잘린이  경험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의심은 상당부분 해소가 됐다.
그러니까 그건 로잘린이 지금껏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몸을 내준 적이 없다는 소리였고, 오히려 현자의 제자가 되는 일에 그럴 결심까지 한 것이라면 뭔가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그걸 묻는다고 순순히 대답을 해 줄 것 같지는 않았기에, 나는 그냥 그녀를 놀리기로 했다.


“어엇?  벌레가?!”

나는 그렇게 말하며, 로잘린의 엉덩이를 손으로 툭 쳤다.
탄탄한 그녀의 엉덩이가 손에 감기는 느낌이 들었고, 로잘린은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뭐…하는 거죠?”
“아아, 벌레가 거기 앉아서요. 신경 쓰지 마세요. 방금 날아갔으니까.”

나는 로잘린을 향해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다시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평소였다면, 곧 바로 마법이 날아와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
하지만 로잘린은 빤히 나를 한 번 바라보고는 다시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릴 뿐이었다.

‘귀엽네, 이 여자.’

나는 그런 로잘린을 보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스스로는 모르고 있는 듯 했지만, 갑자기 엉덩이를 얻어 맞은 그녀의 표정이 묘하게 상기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뺨은 마치 술이라도 마신 것처럼 살짝 붉어져 있었고, 호흡은 저도 모르게 조금 거칠어 진데다, 허벅지는 잔뜩 안 쪽으로 말린 것이 보였다.
나는 창 밖으로 시선을 회피한 로잘린을 보며, 다시금 장난을 걸기 시작했다.


“…이게, 왜 이렇게 간지럽지? 마차 안에만 있어서 그런가?”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스스로의 고간을 손으로 쥐었다 펴기 시작했다.
로잘린의 고개는 마차의 창 밖에 고정이 되어 있었지만, 당연히 그녀의 눈동자는 계속 이쪽을 흘끔거리는 중이었다.
아무리 B사의 7시리즈 마차가 고급이라고는 하나, 마차 안의 공간이란 게, 넓어 봤자 한계가 있는 법이었다.
그 비좁은 공간에서 이성이 자신의 성기를 손으로 만지고 있는데, 시선이 안 가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었다.
나는 천천히 고간을 쥐었다 폈다 하며, 로잘린을 빤히 바라봤다.
눈 앞에 빼어난 미인을 두고, 당당히 그런 짓을 하자 자연스럽게 자지가 발기했다.
바지가 잔뜩 부풀어 오른 상황.
나는 아예 부풀어 오른 물건을 붙잡고는 흔들며 중얼거렸다.

“아아, 누가  긁어 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나는 일부러 로잘린이 들으란 듯이 그렇게 말했다.
순간, 로잘린이 고개를  돌리며, 나를 째려 보는 것이 보였다.
그녀도 바보가 아닌 이상, 내가 일부러 자신을 자극하기 위해 이런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내 그런 행동을 통해 지난 며칠간 자신이 자위하던 장면을 내가 지켜보고 있었음을 확신했을 수도 있었다.
로잘린은 화가 난 표정으로 나를 보다, 천천히 시선을 내리 깔았다.
그녀의  눈이 잔뜩 성이  내 물건을 몽롱히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마치, 탐스러운 무언가를 발견한 듯한 눈빛.
나는 그런 로잘린을 유혹하듯 계속해서 내 물건을 주물럭거리고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