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화 〉뒷 문 개방
“아이고, 피곤해라.”
하얀이와 잔뜩 놀아준 나는 침대에 누워 그렇게 중얼거렸다.
앓는 소리를 내뱉긴 했지만, 토룡을 흡수한 탓인지 솔직히 그리 피곤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니스에 도착하자마자, 3연전을 치른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미친 스테미너라고 볼 수 있었다.
‘진짜, 인생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
이세계에 떨어지고 난 이후로 겪었던 일들을 떠올린 나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전 같았다면 감히 말도 붙여보기 힘든 미녀들이 돌아가며 내 방을 찾아오는 상황.
모테키라고 인생에 한 번은 인기가 절정에 달하는 시기가 있다던데, 그 시기가 나에게는 지금이 아닐까 싶었다.
현실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했기에, 신이 나를 이세계까지 보내서 그 시기를 경험하게 한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
‘….생각해보니, 개 우울해.’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는 부분이 상당히 우울하게 다가왔지만, 뭐든 마음먹기 달린 일이었다.
내가 그렇게 뻘스러운 생각을 하던 그 순간, 누군가 내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지?’
방문을 열자 익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야심한 밤, 내 방문을 두드린 것은 다름 아닌 성녀, 세라였다.
“무슨…일이죠?”
나는 세라를 향해 그렇게 물었다.
성녀는 내 질문에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얼굴을 붉힌 채, 난처한 표정으로 내 눈을 피하고 있을 뿐이었다.
“급한 게 아니라면, 내일 다시 이야기 해도 될까요? 제가 좀 피곤해서요.”
나는 세라를 향해 그렇게 이야기 하고는 다시 방문을 닫으려 했다.
순간, 성녀가 다급히 손을 뻗어 내 소매를 붙잡는 것이 보였다.
“….그, 저 증상이 심해졌는데.”
잠시 고민하던 표정의 세라가 날 향해 그렇게 말했다.
사실, 그녀가 내 방을 찾은 이유야 진작 눈치를 챈 상황이었다.
방음도 잘 되지 않는 여관에서 연달아 세 명의 여성과 몸을 섞은 뒤였으니까.
아마, 성녀의 방에도 그 소리가 생생히 전달되었을 것이 분명했다.
성녀 본인은 그 신음 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모를 수도 있다고 해도, 이미 쾌감에 눈을 뜬 그녀의 몸은 본능적으로 그 야릇한 교성에 자극을 받았을 것이었다.
“어쩔 수 없네요, 들어와요.”
나는 문에서 살짝 비켜서며, 성녀에게 그렇게 말했다.
어차피 인생에 다시 없을 인기 절정기라면, 지금을 즐기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었다.
성녀는 우물쭈물하는 태도로 방에 들어와 내 눈치를 살피는 중이었다.
내가 로잘린을 방치해 놓은 이유가, 바로 눈 앞에 보였다.
그 오만하던 성녀가 조금의 쾌락이라도 맛 보기 위해 내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이다.
“….뭐해요? 안 벗고.”
“아, 네. 그, 진료를 보려면 벗어야죠.”
내 말에 재빨리 대답한 성녀가 스스럼 없이 자신의 옷을 벗기 시작했다.
위에 옷은 그대로 놔둔 채, 하의를 벗은 성녀는 기대가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중이었다.
그녀의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의 표정.
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천천히 성녀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이제는 익숙해진 정조대가 성녀의 음부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 보였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열 수 있는 장애물에 불과했지만, 나는 정조대를 벗길 생각이 별로 없었다.
‘이제 와서 돈이 아까운 건 아니지만….’
내가 굳이 성녀의 정조대를 벗길 생각이 없었던 것은 예전에 봤던 댓글 때문이었다.
설마하니, 그 댓글처럼 처녀를 빼앗겼다고 성녀의 모든 능력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었으니까.
당장 어린 성녀에게 정조대를 채울 정도의 교황이라면, 그녀가 처녀성을 잃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즉시 성녀의 직위를 박탈할 수도 있을 듯 했다.
그리고 아마 그런 상황이 된다면, 나와 데메테르 교단의 관계는 그야말로 불구대천의 원수지간이 될 것이었다.
‘뭐, 결정적인 이유야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 것이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성녀의 젖은 보지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그간 얼마나 혼자서 욕구를 달래온 것인지, 손이 닿자 마자 성녀의 구멍이 야한 액체를 흘려대는 것이 보였다.
꽤나 맛깔스러운 반응이기는 했지만, 내가 노리는 곳은 그곳이 아니었다.
성녀의 애액으로 적당히 손가락을 적신 나는 천천히 손을 빼내서 그녀의 엉덩이 사이로 가져가기 시작했다.
“흐으으…지, 지금….뭐하는 거예요?”
오랜만에 느껴지는 쾌감에 만족스러운 콧소리를 내던 성녀가, 깜짝 놀라며 몸을 움찔거리는 것이 보였다.
“그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더니, 상태가 조금 안 좋아져서요. 조금 부끄럽겠지만, 특별한 방법을 써야 할 것 같네요.”
나는 태연한 표정으로 성녀에게 그렇게 대꾸했다.
성녀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눈알을 굴리다가 입술을 달싹였다.
“그건…기분 좋, 아니, 아프지는 않나요?”
나는 성녀의 말에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았다.
내가 하려는 행위가 기분이 좋은지 물으려다 급히 말을 바꾸는 성녀의 모습이 꽤나 재미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아, 성녀님만 잘 협조해 주시면, 그리 아프지는 않을 겁니다.”
나는 성녀를 향해 그렇게 대답했고, 이내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요망한 년.’
성녀에게 벽을 짚고 서게 만든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손으로 만지며, 그렇게 생각했다.
아마, 그녀도 이것이 그저 치료 행위만은 아니라는 것을 어느정도 파악한 모양.
그럼에도 끝까지 시치미를 떼는 그 모습이 나로 하여금 웃음을 흘리게 만들었다.
“하악….거, 거기는…”
양 손으로 엉덩이를 벌리자, 성녀가 엉덩이에 힘을 주며 반항하는 것이 느껴졌다.
꽤나 탄력적인 엉덩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남자의 손아귀 힘을 이겨낼 정도는 아니었다.
허리에 착 달라붙은 성녀의 엉덩이가 양 쪽으로 벌어지기 시작했고, 이내 그녀의 항문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옅은 분홍색의 항문.
과연, 성녀라서 그런지 더럽다는 느낌보다는 귀엽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흐음….이거, 그냥도 가능하겠는데?’
나는 벌어진 성녀의 항문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조대의 구조상, 항문 쪽으로는 충분히 자지가 들어갈 공간이 확보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젖은 손가락을 이용해, 성녀의 항문을 살짝 눌러 보았다.
귀여운 구멍이 마치 위협을 느낀 생물처럼 오므라드는 것이 보였다.
“….더, 더럽게 지금….어디를 만지시는…”
“괜찮아요. 의료 행위에 더러운 것이 어디 있나요?”
나는 성녀에게 대충 대답을 하며, 만물상을 열었다.
만물상에서 바셀린을 하나 구매한 나는, 손가락에 미끈한 연고를 발라 그녀의 항문 주변에 도포하기 시작했다.
“….뭐, 뭔가요, 지금 그건?”
“….약입니다.”
바셀린을 듬뿍 바른 손가락이 그녀의 항문 근처를 돌아다니자, 성녀가 몸을 움찔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항문으로 느낄 수 있는 여자가 생각보다 드문 편이라고 들었는데, 아마도 성녀는 느낄 수 있는 쪽에 속하지 싶었다.
나는 천천히 성녀의 항문을 자극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손으로 그녀의 음부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처음 개발을 하는 것이다 보니, 그녀에게 익숙한 쾌감을 느끼게 하며 진행하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흐읏….흐으으응….”
역시나, 보지를 조금 만져주자 성녀는 야릇한 콧소리를 흘리기 시작했다.
철로 된 정조대를 타고 그녀의 애액이 맺혀 또르르 구르는 것이 보였다.
나는 천천히 그녀의 클리를 자극하는 것과 동시에 조심스럽게 항문에 손가락을 집어 넣기 시작했다.
“학!”
평생 뭔가를 배출하기만 했던 구멍이, 생전 처음으로 안으로 들어온 뭔가에 다급히 반응하는 것이 느껴졌다.
성녀는 숨을 다급히 들이마시면서도, 거부의 뜻을 나타내지는 않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내 손가락에 적응할 충분한 시간을 주며, 그녀의 뒷구멍의 느낌을 음미하는 중이었다.
‘으음…거기 보다는 조금 더 뜨겁나? 확실히 겉 부분은 훨씬 더 조이는 거 같은데?’
나는 손가락에 느껴지는 감각에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여자의 뒷구멍을 사용해 보는 것은 나로서도 처음이었고, 그저 간접적인 지식만이 있을 뿐이었다.
나는 그녀의 안을 파고든 손가락 한마디를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겉 부분에 비해서 안은 생각보다 밋밋한 느낌이 들었다.
‘괄약근 주변만 조여오지, 직장은 별 느낌이 없다 더니…’
대충 예전에 읽었던 것들을 떠올린 나는, 천천히 손가락을 넣었다 빼는 행위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 마디가, 그 다음에는 두 마디가, 그리고 나중에는 손가락이 끝까지 그녀의 몸 안으로 쑤시고 들어갔다.
“하아악…하읏………하아….”
성녀는 다리를 부들거리면서도 내 손가락이 자신의 뒷문을 파고 드는 것을 내버려 두는 중이었다.
처음에는 꽤나 거부감이 느껴졌지만, 몇 번인가 손가락을 왕복하자 항문 쪽에서도 끈적한 액체가 흘러나오는 것이 보였다.
“…많이 아픕니까?”
나는 성녀를 향해 그렇게 물었다.
어쨌거나 경험이 없던 탓에, 그녀가 어떤 느낌을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괘, 괜찮…아요.”
나는 성녀의 대답에 피식 웃음을 흘리며, 그녀의 다리 사이를 바라봤다.
이미 잔뜩 흘러나온 애액이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줄줄 흐르는 것이 보였던 것이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나는 적당히 그녀가 내 손가락에 적응했다고 생각하고는 일어나 바지를 벗기 시작했다.
이미 잔뜩 흥분한 자지를 꺼낸 나는 천천히 성녀의 엉덩이 사이에 끼워 넣었다.
차가운 금속이 내 자지를 가로 막았지만, 사이가 뻥 뚫려 있었기에 물건을 넣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것도, 느낌이 묘하네.’
나는 내 자지를 압박하는 금속을 느끼며, 천천히 그녀의 뒷문에 자지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정조대의 뼈대를 이루는 금속 때문에 자지가 조금 물리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건 그거 대로 묘한 쾌감을 주고 있었다.
나는 귀두 끝에 닿은 성녀의 항문이 계속해서 움찔거리는 것을 느끼며, 그녀의 항문에 천천히 자지를 찔러 넣었다.
“꺄악!!!”
들어갈 듯 말 듯, 애를 태우던 자지가 쑤욱- 안으로 밀려들자, 성녀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아무리 손가락으로 적응을 시켰다고 하지만, 그 두께 자체가 완전히 달랐던 탓이었다.
“….괜찮습니까?”
나는 생각지도 못한 성녀의 비명에 당황하며, 그녀에게 그렇게 물었다.
조금 얄미운 구석이 있는 여자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고통을 주면서까지 내 쾌감을 채우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벽을 짚고 있던 성녀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보는 것이 보였다.
그래봐야 겨우 얼굴의 옆 면이 보일 뿐이었지만,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눈물이 맺혀 있는 것이 보였다.
“괘, 괜찮…다니까요. 치료잖아요.”
성녀는 나를 향해 그렇게 소리쳤다.
통증이 느껴지긴 하지만, 아마도 그 통증보다 그간 쌓인 것이 더 컸던 모양.
물론 성녀가 내 자지가 뒷문을 파고 든 것을 고통으로만 느끼는 것은 아닌 듯 보였다.
통증이 느껴지는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지만, 성녀의 눈빛이 묘하게 풀려 있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건 좀 무리수였나?’
한 번에 자지를 삽입한 것이 조금 과했나 싶었지만, 성녀 본인이 괜찮다고 말하는 상황.
나는 천천히,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허리를 밀어 넣기 시작했다.
“꺄윽!”
다시 한 번, 신음 소리가 터져 나왔고, 나는 굉장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성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딘가 완전히 망가져 버린 것처럼, 성녀의 눈이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거기다 성녀의 살짝 벌어진 입 사이로는 침이 살짝 흐르고 있었다.
솔직히 무서울 정도로 일상과 동떨어진 얼굴이었지만, 그 이상한 표정이 나에게는 뭔가 참을 수 없는 쾌감을 선사해주고 있었다.
“그럼, 조금만 더 참아 보세요.”
내 말에 성녀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내 말을 제대로 듣지조차 못한 듯 보였다.
나는 다시금 허리에 힘을 줘서 자지를 밀어 넣기 시작했다.
뜨거운 성녀의 내부가 내 자지를 감싸오는 것이 느껴졌다.
자지가 뿌리 끝까지 파고 들자, 그녀의 괄약근이 확 조여지며 내 자지를 물어 오기 시작했다.
‘이거, 또 끝내주는 구만.’
나는 몸을 바들바들 떨어대는 성녀를 보며, 입 꼬리를 말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