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화 〉줄 거?
“그래, 공주님은 저에게 무엇을 주시렵니까?”
나는 공주를 보며 그렇게 물었다.
아리따운 그녀가 스스로 내게 몸을 헌납할 것을 생각하자,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슬쩍 손으로 내 고간을 움켜쥐며, 잔뜩 기대가 가득한 표정으로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꿈이다.”
“….예?”
“그래. 나는 그대에게 꿈을 꾸게 해 줄 수 있다. 나와 함께 하면, 그대가 말한 그 이상에 최대한 가까운 나라를 세우도록 돕겠다.”
공주의 말에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거야, 너무 헛소리를 들어서 어디서부터 태클을 걸어야 할 지 모를 정도였다.
“땡, 틀렸습니다.”
“뭐라?”
공주가 내 말에 놀란 표정으로 그렇게 되묻는 것이 보였다.
그 표정이 진심으로 자신이 내게 줄 수 있는 것이 꿈이라고 생각한 모양.
“공주님, 저는 공주님이 어떤 정치를 하던 관심이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말한 것이 이상향이라고 생각지도 않고요. 저는 조금 더 현실적인 것을 원합니다.”
내 말에 공주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 보였다.
내가 어이 없다는 듯이 말을 하자, 스스로가 한 말이 부끄러워졌던 모양이었다.
나는 간단한 답을 찾지 못하고 헤매기만 하는 공주를 보며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어차피 그녀가 쉽게 답을 찾지 못할 것이라면, 굳이 이렇게 마주 앉아 있을 이유도 없었던 것이다.
“제게 줄 것을 모르시는 거 같으니, 저는 이만 일어나지요.”
“자, 잠깐.”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공주가 다급히 손을 뻗어 내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는 화들짝 놀라며, 다시 손을 빼내는 모습이 보였다.
공주의 얼굴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붉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내가 한숨을 내쉬고는 그 자리를 벗어나려던 그 순간, 공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네?”
“나를 내 놓겠다. 나는 왕국의 제 1 계승권자, 당신이 나를 얻는다면 그건 부마의 자리에 앉게 되겠지. 부마의 자리뿐이라면 당신이 원하는 것에 못 미칠지 모르나, 나는 백성들에게 해가 되지 않는 한은 그대가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겠다. 이 정도의 조건이면 어떠한가?”
나는 공주의 말에 천천히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접근한 방식은 틀렸지만, 어쨌거나 내가 원하는 답을 내어 놓은 상황.
모로 가도 서울로만, 아니 그녀만 먹으면 되었기에 나는 공주의 말에 흔쾌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라면, 저도 생각을 달리 해야겠군요.”
“….다만, 조건이 있다.”
내가 긍정적인 대답을 내 놓자, 공주는 태도를 바꿔 조건을 덧붙였다.
그 와중에도 뭔가를 더 얻어내려는 공주의 태도가 고깝기는 했지만, 그래도 원하는 것을 얻은 상황이었기에 나는 공주의 조건을 들어보기로 했다.
“왕국을 구해다오.”
“…얼마 전까지 꽤 자신만만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나는 공주를 향해 그렇게 물었다.
실제로 아르카 왕국이 선전포고를 해 왔을 당시만 해도 공주는 나에게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도대체 어떤 것들이 공주의 심경을 변화게 만든 것일까 호기심이 생겼다.
“물론 아르카 왕국 정도는 왕국의 힘으로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마왕의 수하가 하나 둘 세상에 나타난 상황이고, 더욱이 제국조차 음흉한 속내를 드러내는 중이다. 나 혼자의 힘만으로는 용사가 세운 왕국을, 그리고 그 백성들을 지켜낼 힘이 부족하다.”
공주는 참담한 목소리로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나는 높은 자리에 있는 이들이 스스로의 힘이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임을 알기에, 새삼스러운 얼굴로 공주를 바라봤다.
그녀를 먹겠다는 생각만이 가득한 나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왕국의 백성들이 꽤나 좋은 지도자를 얻었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부왕께서 그대에게 백작의 자리를 넘긴 것은, 분명 백성들의 뜻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그대에게 백성들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억지겠지. 하지만 나는 그대와 계약을 원한다. 나는 나를 그대에게 내 놓는 대신, 그대는 이 왕국의 백성들을 지켜주었으면 한다.”
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 공주를 보며, 속으로 침음성을 흘렸다.
그냥 단순히 그녀를 먹겠다는 생각뿐이었지만, 뭔가 스케일이 너무 커진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거, 내 스타일 아닌데…’
뭐, 약속이야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나였지만, 공주가 이 정도로 진심을 보인 이상, 그녀의 뒤통수를 치려면 꽤나 입맛이 쓸 것 같았다.
나는 착 가라앉은 눈으로 공주를 바라봤다.
그녀 하나를 얻는 대가로 졸지에 이시디나 왕국이라는 짐을 짊어져야 하는 상황.
아무리 공주가 미인이라고는 하나, 이성적으로 따지자면 손해임이 분명한 제안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나는 결국 내가 공주의 제안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단은 판을 이 정도까지 벌려 놓고, 공주를 외면하는 것을 독자들이 용납할 리 없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이시디나 왕국을 지키는 것이 내 안전과 완전히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였다.
그리고 뭣보다 눈 앞의 공주를 놓치고 지나가기에는 그녀가 빌어먹게도 예뻤다.
“오케이, 딜.”
나는 공주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딜이라면?”
“좋다고요. 공주님의 제안 받아들이죠.”
나는 공주를 향해 그렇게 대답했고, 이내 내 말뜻을 알아들은 공주는 화사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동안 화를 내는 모습은 많이 봤어도, 공주가 미소를 짓는 것은 처음 본 상황.
나는 내 앞에서 처음으로 미소 짓는 공주를 보며, 내가 옳은 선택을 했다고 확신했다.
“그럼, 이쪽도 슬슬 얻을 걸 얻어 볼까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공주에게 다가서며 그렇게 말했다.
순간, 내 눈빛이 변했기 때문인지 공주가 겁에 질린 것처럼 몸을 움츠리는 것이 보였다.
“네? 그게 무슨…”
공주의 말이 다시 존대로 바뀌었다.
그녀는 나와 최대한 거리를 벌이려는 듯 몸을 움직였지만, 소파 위에서 도망칠 수 있는 공간이란 한계가 있었다.
나는 천천히 공주의 턱을 붙잡았다.
“설마, 지금 한 입으로 두말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 그런. 분명 나를 내 놓기는 했지만, 설마 이렇게 급하게….”
공주가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런 공주를 보며 웃음을 흘렸다.
뭐, 공주 또한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을 했던 듯 싶었다.
그녀는 어린 애가 아니었고, 또한 나와 실비아가 정사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적어도 그녀가 생각하기에는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내가 정식으로 부마의 자리에 오르고 난 뒤라고 여겼던 모양이었다.
“죄송하지만, 제가 참을 성이 좀 없어서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공주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녀가 거부한다면 억지로 그녀를 안을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그녀가 나를 받아들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공주는 내 예상과는 달리 천천히 눈을 감았다.
자신의 몸에 무슨 짓을 해도 상관이 없다는 것처럼.
그녀의 가녀린 어깨가 두려움으로 조금씩 떨리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런 공주의 모습을 통해, 그녀가 얼마만큼이나 자신의 왕국을 사랑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뭐, 그런다고 봐줄 생각은 없지만.’
나는 천천히 공주의 입술에 내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한 감촉이 느껴졌다.
공주의 몸이 긴장으로 굳어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나는 손을 뻗어 그녀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그녀의 등을 내 쪽으로 끌어 당겼다.
나는 천천히 공주의 아랫 입술을 빨아 당겼다.
공주의 입술이 힘 없이 내 입안으로 딸려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야말로 인형 같은 반응이었지만, 그녀의 몸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가 나를 끊임없이 자극시켰다.
나는 공주의 입술을 빨아대다가, 그녀의 입 안에 혀를 집어 넣었다.
조개처럼 닫혀있던 공주의 입이 벌어지며, 그 안에 숨어있던 혀를 맞보며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흐응? 그렇게 나오시겠다?’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는 공주의 텅 빈 눈이 나를 응시하는 것이 보였다.
조건으로 자신을 내놓기는 했지만, 나에게 어떤 감정도 느끼지 않는 듯한 눈길.
어쩌면 내가 그런 반응을 보고 시들해지기를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만약 그랬다면 공주는 나를 잘못 판단한 것이었다.
나는 오히려 공주의 반응을 보며, 더욱 내 자신이 불타오르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래 보여도, 나름 경력이 화려하다 이 말이야!’
비록 이 세계에 와서 비약적으로 경험치가 늘었다지만, 어쨌거나 내가 여러 여자를 상대한 것은 사실이었다.
반응 없는 여자를 보고 의기소침해지는 것은 초짜 들이나 하는 짓이었다.
반응이 없는 여자를 보고 시들해지기 보다는, 오히려 승부욕이 불타 오르는 것이 정상.
나는 공주의 윗 옷을 거칠게 벗기며, 그녀의 옷 속으로 손을 찔러 넣었다.
공주의 가슴이 내 손에 잡히는 것이 느껴졌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의 가슴은, 마치 금방이라도 녹아 없어질 것처럼 미친 부드러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반응이 없으시네요.”
“….계약이니까요.”
나에게 가슴을 내어 준 공주가 담담한 목소리로 그렇게 답하는 것이 보였다.
표정만 봐서는 정말로 아무런 감각도 없는 사람처럼 보일 정도.
하지만 나는 꽤나 집요했고,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보는 공주를 보면서도 그녀의 가슴을 계속해서 주무르기 시작했다.
내 손길이 닿자, 조금씩 공주의 젖꼭지가 단단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조금 솟아오른 공주의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살짝 누르기 시작했다.
마치, 젖이라도 짜는 것처럼 젖꼭지를 누르자, 공주의 입이 벌어지는 것이 보였다.
“여기가…약하신가 보네요?”
나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공주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내가 손으로 누를수록 공주의 젖꼭지가 조금씩 단단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흣….!!”
충분히 단단해진 젖꼭지를 괴롭히듯 잡아 당기자, 공주의 몸이 나에게 딸려 오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다시금 그녀의 입 안에 혀를 집어 넣었고, 마찬가지로 공주의 표정을 살피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엔 아까 전과 다를 바 없는 것 같은 표정이었지만, 나는 공주의 눈빛이 조금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느끼지 못할 정도의 미세한 차이였지만, 내 눈은 속일 수 없었다.
나는 계속해서 공주의 젖꼭지를 괴롭히며, 그녀의 혀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마치 죽은 것처럼 가만히 있던 공주의 혀가, 움찔 거리며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분명 아주 짧은 시간이기는 했지만, 공주가 스스로의 의지로 내 혀에 자신의 혀를 얽어왔던 것이다.
‘이거, 의외로 재미있네.’
나는 묘한 정복욕을 느끼며, 공주를 바라봤다.
스스로는 지금 자신이 하는 행위를 방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에겐 그런 공주의 행동이 색다른 자극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해 볼까요?”
나는 공주를 향해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바지를 풀어 헤치기 시작했다.
이미 흥분할 대로 흥분한 자지가, 공주의 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토룡에 이어, 진조의 힘까지 얻은 내 건실한 자지를 본 순간만큼은 공주도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에 실패했다.
마치 흉악스러운 물건을 상대해야 하는 것을 원망하는 것처럼, 공주의 표정이 두려움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처음엔 두려워도, 나중에는 다들 익숙해지니까.”
나는 잔뜩 발기한 내 자지를 공주의 눈 앞에서 흔들며, 그렇게 말했다.
그녀의 입부터 사용해볼까 생각하던 그 순간.
누군가 교장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공주님!”
교장실의 문을 두드린 것은 실비아였다.
나는 뜻하지 않은 방해에 인상을 찌푸리며, 교장실의 문을 바라봤다.
“….무슨 일이죠, 실비아?”
공주는 최대한 태연한 목소리로 밖을 향해 그렇게 물었다.
“급히 전해드릴 말이 있습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문 밖에서 실비아가 그렇게 말했고, 이내 공주가 나를 흘끗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방해를 받은 상황은 짜증이 났지만, 그 상대가 실비아인 이상 분풀이를 하기도 애매한 상황.
그리고 실비아의 목소리가 진짜로 급해 보였기에, 나는 바지를 추스르며 공주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 오세요.”
“공주님, 큰 일입니다.”
공주의 허락에 문을 열고 들어온 실비아는 곧장 바닥에 무릎을 꿇어 앉으며 그렇게 말했다.
“무슨….”
“아르카 왕국과의 전투에서 왕국군이 패퇴했다는 소식입니다.”
실비아의 말에, 공주는 물론이고 나 또한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