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15화 〉야영지에서 (115/158)



〈 115화 〉야영지에서

“그러니까, 이 귀걸이가 갑자기 내려왔다?”

 말에 아르카 왕국의 병사가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그렇게 애국심 같은 것은 없는 놈인지, 놈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술술 털어 놓는 중이었다.
문제는 눈 앞의 놈이 알고 있는 정보라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뿐이었다.
아르카 왕국에서 사용하는 귀걸이는 미친 엘프가 쓰던 것과 똑 같은 것이었다.
귀걸이에 약간의 마력을 불어넣는 것 만으로도 마물을 조종할 수 있는 사기성 아이템.
나는 묘한 빛깔의 귀걸이를 바라보다, 이내 그걸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그럼 이 놈은 어떻게 할까요?”

내가 아르카 왕국놈에게 물을 것을  묻고 나자, 용병 하나가 나에게 다가와 그렇게 물었다.
더 이상 놈에게 관심이 없던 나는 그를 용병들에게 넘겼고, 용병들은 잔뜩 열이 받은 표정으로 놈을 끌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 멀리서 비명소리 같은 것이 들려오기는 했지만, 굳이 내가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는 일이었다.


“어쩔 계획이야?”

내가 멀뚱히 서 있자, 트리샤가 나에게 다가와 그렇게 물었다.

“일단은 물러나죠.”

나는 트리샤의 질문에 피식 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아르카 왕국의 병사가 나타났으니, 놈이 속해 있는 부대가 근처에 나타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그 부대가 나타난다고 겁날 이유는 없었지만, 트리샤나 용병들의 상태를 보아서는 교전보다는 휴식이  절실해 보였다.

‘일단은 빚도 받아야 하니까.’


나는 음흉한 표정으로 트리샤의 풍만한 가슴을 바라봤다.
그런 내 시선을 느낀 것인지, 트리샤의 얼굴이 살짝 붉어지는 것이 보였다.
용병들에게 듣기로는 이미 구를 대로 구른 여자라고는 하지만 나는 그런 것에 그리 개의치 않았다.

“뭐 어때, 살림 차릴 것도 아니고…”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는 트리샤를 향해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에게 퇴각 준비를 해달라고 말했다.


**

“이거 베어 그롤스가 따로 없네.”

나는 야영 준비를 하는 용병들을 보며 그렇게 감탄을 터트렸다.
나와 트리샤는 마물들과 교전이 벌어진 곳에서 최대한 먼 곳까지 이동했고, 어느 정도 안심을 할 만한 위치에 도달해서는 하룻밤을 쉬어가기로 결정했다.
근처에 마을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기에, 당연히 야영을 해야 했고 용병들은 능숙한 솜씨로 자신들이  거처를 만들기 시작했다.

“너희는 마차에서 묵을 건가?”

대충 준비를 끝낸 트리샤가  향해 그렇게 물었다.
열심히 잘 곳을 준비하는 용병들과는 달리 나와 다른 일행들은 멀뚱히 서서 그 모습을 구경하고만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렌은 아마 그렇겠지요.”

나는 흘끗 알렌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트리샤의 눈이 자연스럽게 하얀이와 데이나, 그리고 여급에게로 향했다.
마치 쟤들은 어쩔 거냐는 듯한 눈빛이었고, 그건 트리샤의 눈길을 받은 여자 셋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아무리 알렌이 마차 밖에 모르는 새끼라도, 내 여자들이랑 같이 재울 수는 없지.’


나는 피식 웃으며, 상점에서 구매한 텐트 두 개를 꺼냈다.
허공에서 갑자기 나타난 정체 불명의 천 뭉치에 모두가 놀란 듯 보였지만, 나는 능숙하게 텐트를 조립하기 시작했다.


“우와! 신기해.  들어가봐도 돼?”


대충 텐트 하나를 조립하자, 하얀이가 눈을 반짝이며 그렇게 말하는 것이 보였다.
나는 하얀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관심을 보이던 다른 여자들도 텐트 안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이런 건 대체 어디서 난 거야?”

여자들 틈에 끼어 텐트를 구경하던 트리샤가 나를 향해 그렇게 물었다.
시스템 상점에서 샀다고는 말할  없었던 나는 대충 텐트를 내가 만든 물건인 것처럼 둘러대기 시작했다.


“대단해! 아저씨.”
“…이런 물건은 처음 봐요.”
“너, 천잰데?”
“이런 건 도대체 언제 만든 거야?”


나에게는 별로 대수로울 것도 없는 텐트였지만, 이세계인들에게는 문화충격 그 자체였던 모양.
나는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텐트를 둘러보는 여자 넷을 보며 나름의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다.
물론, 내가 꺼낸 텐트에 관심을 가진 것은 그녀들뿐만이 아니었다.
용병들이나 알렌 또한 처음 보는 텐트에 눈을 반짝이고 있었지만, 나는 고추 달린 놈들이 텐트에 접근하는 것을 거부했다.

“일단 하얀이랑 데이나, 여급은 여기서 쉬어.”


나는 전장까지 나를 따라온 여자들에게 그렇게 말했고, 트리샤를 향해 은밀한 시선을 주었다.
여급이나 하얀이, 데이나 모두 대충 돌아가는 상황을 눈치  것 같았지만 반발을 하지는 않는 상황.
나는 트리샤와 첫날밤을 위한 텐트를 조립하기 시작했다.
텐트를 설치한 나는 이내 멀뚱히 서서 그것을 지켜보는 트리샤를 향해 다가오라고 손짓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용병들 몇 명이 휘파람을 불어대며 트리샤를 놀렸지만, 이내 그녀의 살기 등등한 눈빛을 받고는 빠르게 잠자리에 드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진짜 그런 걸로 괜찮겠어?”


자신의 부하들에게 살기를 쏘아대던 트리샤는 나에게 다가와 그렇게 물었다.
부하들에게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꽤나 쑥스럽고 민망한 듯한 표정이었는데, 나는 의외로 그런 트리샤의 모습이 귀엽게 보였다.

“네? 왜요? 이제 와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대충 트리샤가  그런 반응을 보이는 지는 알았지만, 나는 시치미를 뚝 떼고는 그녀를 향해 그렇게 물었다.
내 말에 더욱 얼굴이 붉어진 트리샤는 난감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헝클어뜨리기 시작했다.


“아아! 씨발. 진짜.”
“예?”


나는 갑자기 혼자 욕을 하는 트리샤를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잔뜩 인상을 구긴 트리샤는 나에게 솔직한 속 마음을 털어놨다.

“내 목숨까지 살려줬는데, 겨우 나 같이 막 구른 년 먹는 걸로 괜찮겠냐고.”

트리샤는 얼굴을 붉힌 채로 그렇게 말했다.
나와 자는 것이 싫은 것이 아니라, 어쩐지 사기를 치는 것 같은 죄책감 같은 것을 느낀 모양.
나는 그런 트리샤의 반응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솔직히 나도 사람이고 남잔데, 트리샤가 이 남자 저 남자랑 몸을 섞었다는 것에 아무렇지도 않은 것은 아니었다.
약간은 손해를 본 듯한 느낌도 들었고, 또 묘하게 실망감을 느끼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를 찾아온 제이크라는 남자의 말을 듣고 난 뒤로는 그런 실망감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

“어이, 친구. 우리 누님이랑 자는 거 영광인 줄 알아.”


붙임성이 좋은 성격인지, 제이크는 나에게 친한 척을 하며 그렇게 말했다.


“아니, 뭘 영광까지…”

내가 심통이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자, 제이크는 피식 웃으며 트리샤가 어떤 여자인지를 나에게 설명해 주었다.
그녀가 용병들과 난잡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관계를 맺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아무하고나 몸을 섞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전에도 말했다시피 트리샤는 꽤나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용병 여제라는 명성에 걸 맞게 군살 하나 없는 멋진 몸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그 몸이 여성스러운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는 하지만, 사람의 취향이란 다양한 법이었다.
더욱이 용병 여제라는 그녀의 명성은 남자들에게 묘한 상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예전에 귀족가 자제  하나가 트리샤 누님한테 들이댔던 적이 있거든?”

제이크는 나에게 트리샤와 귀족가 자제 사이에 있었던 일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귀족가 자제는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트리샤에게 접근했지만, 그녀가 용병들과는 잠자리를 하면서 자신에게는 철벽을 친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는 거의 광적으로 트리샤에게 집착을 보였다고 했다.
자신의 힘, 아니 가문의 힘까지 동원해 트리샤를 압박했고, 때로는 돈으로 트리샤를 사려고 시도했다고 했다.
그가 트리샤에게 원한 것은 그녀가 매일 같이 하는 잠자리 한 번뿐이었다.
용병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남자를 갈아치우는 트리샤를 보며, 그녀가 결국 귀찮아서라도 그 귀족을 상대해 줄 것이라고 여겼지만, 트리샤는 그와는 정 반대의 행동을 보였다.
그 귀족 가문에 찾아가, 자신과 전쟁을 치를 것이 아니라면 더는 귀찮게 하지 말라고 들이 받았던 것이다.

“내가 그때 누님한테 물어봤지. 그깟 잠자리   해주는  낫지 않냐고.”

나는 그런 말을 하는 제이크를 쓰레기 보듯 바라봤지만, 제이크는 피식 웃으며 원래 용병들이란 존재가 그런 것들이란 소리를 변명처럼 늘어 놓을 뿐이었다.


“아무튼 중요한 건 그때 누님의 대답이야. 누님이 말하길, 자신이 아무리 걸레라도 아무 새끼하고나 자는 건 아니라고 하더라고. 그렇게 많은 남자랑 잤지만,  한 번도 진심이 아니었던 적은 없다나?”
“….그게  개소리에요?”
“그래, 나도 누님한테 딱 그렇게 물어봤어. 그랬더니 누님이 그러더라고. 한 번이라도 진심이 아닌 마음으로 누군가를 상대하면, 그 전에 사람들에게 보인 진심까지도 거짓이 되는 거라고.”


나는 제이크의 말에 기가 막힌 표정으로 그렇게 되물었다.

“그러니까,  말은 네가 목숨을 구해줬던 뭘 했던, 누님이 싫다고 생각했으면 그런 요구 받아들이지 않았을 거라는 소리야. 뭐, 그러니까 영광으로 알라고.”

나는 제이크의 말에 황당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뭐 병신 같기는 한데, 여기 저기에  대주면서도 그 귀족에게는 안 해줬다는 트리샤의 이야기가 조금 멋있게 들렸던 것이다.

“거기다, 우리 누님 끝내준다고.”

그리고 제이크가 하지 않았으면 좋을 쓸데 없는 소리까지 하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조금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


“상관 없어요.”

제이크와의 대화를 떠올린 나는 트리샤를 향해 그렇게 대답했다.
순간, 트리샤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당신이 얼마나 많은 남자를 만났던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그냥 내가 당신이란 여자가 궁금한  뿐이니까.”
“….어?”
“그러니까, 그렇게  있지 말고 들어와요. 빚 갚아야죠.”


나는 텐트 안으로 들어서며, 그렇게 말했고 트리샤는 이내 주변의 눈치를 살피다  텐트 안으로 따라 들어왔다.
내가 텐트의 입구를 닫자마자 트리샤가 빠르게 자신의 옷을 벗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그럴듯한 분위기도 없이 곧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그녀의 모습이 어째, 많이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설마, 긴장이라도   아니겠죠?”
“기, 긴장은 무슨. 어쨌든 네가 이걸로 됐다니까….나한테 뭐든 해도 돼. 네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  받아줄게.”


트리샤는 하나 남은 자신의 팬티마저 벗으며 나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뭐든 자신에게 해도 된다는 말에 나는 천천히 하물이 반응하는 것을 느끼며, 옷을 벗기 시작했다.
가만히 내가 옷을 벗는 모습을 바라보던 트리샤가 빠르게 나에게 다가와 내가 옷을 벗는 것을 도왔다.
그녀는 익숙한 듯  바지를 내렸고, 이내 팬티까지 벗겨 버렸다.
이미 잔뜩 흥분한 자지가 눈 앞에 드러나자, 트리샤의 눈이 몽롱해 지는 것이 보였다.
트리샤는 두 손을 뻗어  자지를 감싸며, 야릇한 시선을 나에게 보냈다.

“빨아줄까?”

트리샤의 말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는 이내 내 자지를 물었다.
뜨겁고 축축한 그녀의 입안이 내 자지를 자연스럽게 덮어 가는 것이 느껴졌다.
트리샤의 혀가 내 귀두의 아랫부분을 두드리듯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급과 비교해도 전혀 꿇리지 않는 실력.
수많은 남자들을 상대한 노하우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하아….너, 엄청 크네.”

한참이나  자지를 빨아대던 트리샤가 자지를 뱉어 내며 그렇게 말했다.
그런 말을 하는 와중에도 트리샤는 손을 이용해,  자지에 끊임없이 자극을 주고 있었다.
내가 피식 웃음을 흘리자, 트리샤는 천천히 내 몸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혀가 내 골반을 타고 조금씩 위로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짜릿한 쾌감을 느끼며, 그녀가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는 중이었다.
트리샤는 손으로 내 자지를 흔들며, 열심히 내 몸을 애무했다.
원래 그녀의 섹스 스타일이 이런 쪽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내 몸을 달군 트리샤는 내 입술 앞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대다가 멈칫했다.
트리샤의 눈동자에 망설임이 보였다.
자신이 과연 키스를 해도 괜찮을까 하는 듯한 표정.
나는 그런 트리샤의 머리를 잡아 거칠게 키스를 나누었다.
혀와 혀가 얽히며, 트리샤의 숨결이 조금씩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손을 뻗어 트리샤의 음부를 만지기 시작했고, 이내 그녀의 보지가 잔뜩 젖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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