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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7화 〉트리샤 합류 (117/158)



〈 117화 〉트리샤 합류

“흐윽….미, 미친…이제, 제발 그만 좀 해…”


트리샤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나에게 그렇게 소리쳤다.
그녀의 머리는 이전의 수많은 일들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리커버리로 돌아온 몸은 처음 경험을 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몇 번이고 반복되는 살을 찢는 통증과, 거기에 동반되는 쾌감에 트리샤는 정신이 나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뭘 해도 다 받아주겠다면서요?”


트리샤는 자신의 제자인 남자를 보며 숨을 들이켰다.
 백작.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  괴물 같은 남자는 밤일에도 그 괴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벌써 몇 번째 절정으로 치달았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허벅지 안쪽이 자신의 몸에서 흘러나온 애액과 처녀막이 파괴되며 흐른 피로 엉망이 되어 있었지만, 본은 다시금 강하게 트리샤의 안에 자지를 박아넣었다.


“하악…!!”
“거 봐요, 좋으면서 괜히 싫은 척은?”

본이 트리샤를 보고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런 본의 말에 트리샤는 진짜로 미쳐버릴 것만 같은 기분에 휩싸였다.
사실 본의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트리샤는 이런 쾌감을 느낀  언제적인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짜릿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 쾌감이 반복된  벌써 세시간 째.
아무리 맛이 있는 음식도, 한계 이상을 먹으면 괴로움으로만 느껴질 뿐이었다.
퍽퍽퍽-.
하지만 본은 그 한계라는 것이 없는 것처럼 무자비하게 트리샤의 몸을 계속해서 쑤셔대고 있었다.
뜨거운 무언가가 트리샤의 몸 안을 채우는 것이 느껴졌다.
또  번의 사정이 이뤄진 것이었다.
이미 정액을 받아들일 만큼 받아들인 그녀의 자궁에서, 그 뜨거운 뭔가가 역류하는 것이 느껴졌다.
오늘이 안전일이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이건 무조건 임신을 했을 것이었다.

“자, 한 번 더 가요.”
“…뭐?”
“리커버리!”


본은 다시  번 트리샤의 음부에 따뜻한 빛을 쏘아냈다.
트리샤는 욱신거리던 복부의 통증이 가라 앉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가 치료를 해 주는 것은 딱 거기 뿐.
섹스는 꽤나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활동이었고, 트리샤는  몸이 땀으로 젖을 만큼 격렬한 섹스를  번이나 치르는 중이었다.
신기할 정도로 그곳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금 쾌감을 만들어내고 있었지만, 신체의 다른 부분들은 죽겠다며 소리를 질러대는 중이었다.

“하아…자, 잘못했어. 제발 그만…”

트리샤는 딱히 잘 못한 것이 없음에도 그런 말을 내뱉었다.
자신이 남자 밑에 깔려 이런 소리를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그녀였다.
하지만 그녀의 그 말에, 본은 피식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에이, 선생님이 잘못한 게 뭐가 있다고요?”

본은 그렇게 말하며, 다시금 그녀의 예민한 부분을 손으로 자극하기 시작했다.
벌써 몇 번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인지, 본의 손길이 정확히 트리샤의 약점을 공격해 오고 있었다.


“…..흐읍! 제, 제발 살려줘.”

트리샤는 다시금 하반신에서 쾌감이 밀려 올라오는 것을 느끼며, 본에게 그렇게 애원했다.
그가 자신을 죽일 것도 아니었지만, 그 말 말고는 딱히 할 말이 없었다.
다시금 그 생살을 찢는 고통과  그 뒤를 따라오는 쾌감을 경험하느니 이대로 기절하고만 싶은 것이 트리샤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칼을 맞고도 전장을 달리던 그녀의 정신력은 고작 이 정도의 고통에는 기절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만 둘 수 있을 리 없잖아요. 오늘이 마지막인데…”


트리샤는 본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러니까,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제야 깨달은 것이었다.


“그….마지막 아냐. 네가 원하면 언제든지…”


트리샤는 말을 내뱉다가 다급히 멈췄다.
본과의 섹스는 그녀도 좋았지만, 이렇게 몇 시간이고 반복되는 행위는 고통일 뿐이었다.
차라리 오늘 밤 하루에 그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트리샤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쾌감을 다시 느끼지 못한다는 것도 조금은 아쉬운 상황.
트리샤가 선택을 하지 못하고 혼란에 빠져 있는 사이.
다시금 본의 물건이 그녀의 몸을 뚫고 들어왔다.


“하앗!!!”

또 다시 하반신에서 야릇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리고 뒤따르는 쾌감에 트리샤의  몸이 전율했다.

“….왜 말을 하다 말아요?”
“…앞으로 언제든…네가 원하면 할게. 그러니까, 오늘은 이만….”


트리샤는 자신의 몸을 덮쳐 오는 본의 움직임을 느끼며, 그렇게 애원했다.
순간, 본의 몸이 우뚝 멈춰서는 것이 보였다.
본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트리샤를 보며 웃고 있었다.
트리샤는 본이 처음부터 이 말을 듣기 위해 자신을 그렇게 괴롭힌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이러지 않아도…네가 원한다면.’

아마도 트리샤는 본을 거절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당연히 고작 하룻밤으로 그에게 은혜를 갚을 수 있다고 생각지 않았었으니까.


“다른 조건도 있는데요.”
“…뭔데?”

본의 말에 트리샤는 불안감을 느끼며 그를 바라봤다.

“앞으로는 다른 놈들이랑 하는  금지에요. 나, 당신이  마음에 들었으니까.”


본의 말에 트리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용병들 대부분이 문란한 생활을 한다지만, 그게 꼭 지켜야 되는 무언가는 아니었다.
그녀가 갑자기 잠자리를 하지 않는다고 뭐라고  사람도 없었다.
어쨌거나 트리샤는 용병들의 꼭대기에 있는 그 용병여제였으니까.
더욱이, 오늘 일 때문에라도 당분간 남자와 몸을 섞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것 같았다.
거기다, 본이 한 자신이 마음에 든다는 그 말이, 묘하게 트리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알았어. 그럼, 이제 그만…하악!!”

트리샤가 요구를 받아들였음에도, 본은 그녀의 몸을 다시 한 번 거칠게 찔러 왔다.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트리샤를 보며, 본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렇게 속삭였다.


“하던  마저 해야죠.”


**

‘으하! 기분 죽이는 구만!’

나는 새롭게 떠오른 태양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어쨌거나 어젯밤에는  또한 꽤 무리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토룡을 섭취한 탓인지 몸은 그 어느 때 보다도 개운했다.
나는 허리를 부여잡고 텐트에서 기어 나오는 트리샤를 보며 상큼한 미소를 지어줬다.
순간 내 얼굴을 바라본 트리샤의 눈에 짐승을 보는 것 같은 두려움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건 남자로서 칭찬이나 다름 없는 반응이었다.
당장 주위의 남자 용병들의 반응만 해도 그랬다.
어차피 텐트라는 것이 방음이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아마 대부분의 용병들이 어젯밤 나와 트리샤 사이의 일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을 것이었다.
이 놈들은 진짜로 트리샤에게 어떤 감정 같은 것이 없는 것인지, 나를 향해 슬쩍 엄지를 추켜 올리는 놈까지 있을 정도였다.


“저….”

내가 그렇게 해를 보며 뿌듯함을 느끼고 있는 사이, 누군가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거는 것이 보였다.
고개를 돌린 나는 쭈뼛대며 서 있는 데이나를 발견할  있었다.


“아, 데이나. 무슨 일 있어요?”
“….그, 그게.”

내 질문에 데이나는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입을 우물거릴 뿐이었다.
시커먼 사내 놈이 그랬다면, 당장에 닦달을 했을 터였지만 예쁘장한 여자가 그런 모습을 보이니 그것 자체로도 꽤나 그림이 됐다.
나는 호기심이 일어난 표정으로 데이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 어제는 제가…”
“어제요?”
“네. 마차에서, 제가….너무 못나게 굴어서…”


데이나는 그렇게 말하며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녀의 예쁜 눈가에 눈물이 살짝 고이는 것이 보였다.
그제야 어제 마차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떠올린 나는 웃으며 데이나를 바라봤다.

“괜찮아요, 데이나. 나는 당신에게 굳이 싫은 일을 강요할 생각은 없으니까.”
“아, 아니요. 절대로 싫은 건 아니에요!”


내 말에 데이나가 기겁을 하며 그렇게 말했다.
나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데이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이내 그녀의 눈에 두려움이 가득 하다는 것을 느낄  있었다.
아니,  뿐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데이나의 어깨가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죄, 죄송해요. 그냥, 혹시라도 오해를 하실까 봐.”

데이나는 나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아마도 그녀도 눈과 귀가 있는 이상 내가 어젯밤 용병 여제인 트리샤와 잠자리를 했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었다.
여급이야 나와 이 문제를   정리했었고, 하얀이야 그냥 여러 명이 같이 놀면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중이었지만 데이나는 달랐다.
그녀 또한 여급처럼 낮은 신분을 가지고 있었고, 언제라도 내가 자신을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할 여지가 있었던 것이다.


“데이나. 불안해 말아요. 나는 욕심이 아주 많아서, 당신 같이 아름다운 여자를 놓아줄 생각이 없으니까.”


나는 데이나의 뺨을 어루만지며, 그렇게 말했다.
순간, 데이나의 얼굴에 홍조가 피어 오르는 것이 보였다.
놀란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던 데이나는 이내 미소를 지으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큼!”


어느새  곁에 다가온 트리샤가 헛기침 소리를 내는 것이 들렸다.
트리샤의 등장에 흠칫 놀란 데이나는 나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는 그대로 마차를 향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런 데이나의 뒷모습을 보던 트리샤는 이내 못마땅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뭐요?”
“….진짜 욕심이 많은 놈이네.”

트리샤는 살짝 굳어진 표정으로 나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자기에게는 다른 남자들과 몸을 섞는 것을 금지시켜 놓고는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여자랑 히히덕 거리냐는 듯한 눈빛이었다.
나는 그런 트리샤를 바라보며 뻔뻔함을 발휘했다.

“설마, 질투라도 하시는 건 아니죠? 그 용병여제께서.”
“….질투는 무슨.”


내 말에 트리샤가 입술을 삐죽 내밀며 그렇게 말했다.
아닌 척 하더라도 심통이 난 것이 빤히 보이는 그녀의 모습이 나는 꽤나 귀엽게 느껴졌다.

“그게 아니라, 앞으로 어쩔 건지 물어보러  거야!”


내가 자신을 보며 피식 웃자, 트리샤가 얼굴을 붉히며 그렇게 소리쳤다.
꽤나 한가하게 아침을 보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내 일행과 트리샤의 용병대가 있는 곳은 아르카 왕국의 국경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전장의 총 책임자인 오로시우스 후작까지 도망을 쳐 버린 이상, 우리 또한 군을 물리는 것이 상식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내 힘은 상식 밖의 것이었고, 굳이 상식대로 움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일단 트리샤의 부하들은 근처의 도시로 보내죠.”


나는 꽤나 명령이 익숙한 것처럼 트리샤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전쟁 같은 것을 경험해 본 적은 없었지만, 수많은 게임들을 통해 간접 경험을 했던 것이 지금 빛을 발하는 중이었다.

“그럼, 나는? 아니, 너희 일행은?”

트리샤는 내 명령이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으로 그렇게 물었다.


“트리샤는 나와 같이 움직입니다. 굳이 같이 움직이기 싫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이 기회에 당신 실력도 한 번 확인해 볼  해서 말이죠.”


내 말에 트리샤가 미간을 찌푸리는 것이 보였다.
어쨌거나 용병대의 대장은 그녀였고, 내 말은 그녀에게 부하들을 두고 따로 움직이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어쩔 생각인데?”

하지만 트리샤는 부하들과 따로 움직이는 것에 그리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는 것 같았다.
일반적인 지휘관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태도였지만, 용병이라는 특성이 그녀가 그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인 듯 보였다.

“가볍게 적들을 살펴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운이 좋다면, 동료들의 원수도 갚을 수 있겠죠.”


나는 트리샤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동료들의 원수를 갚는 다는 것은 내가 아닌 트리샤를 생각해 해준 말이었다.
그리고 그 말에 구미가 당긴 것인지, 트리샤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나는 것이 보였다.


‘오우야. 살벌하네.’


어제 밤 내 아래 깔려서 봐 달라며 애원하던 여자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거기엔 동료를 잃고 복수심에 타오르는 용병여제 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좋아. 일단은 네 말대로 한  해보지.”


나는 트리샤의 대답에 기꺼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를 향해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뭔가 싶은 표정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는 트리샤를 향해, 나는 손바닥을 피라고 말했고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바닥에 손을 부딪쳤다.
짝-.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졌고, 트리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내 손바닥과 부딪친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잘 해보자는 뜻이에요.”


나는 트리샤를 향해 그렇게 말하고는 해가 완전히 떠오른 방향을 바라봤다.
그 쪽으로 쭉 나아가다 보면, 아르카 왕국이었던 탓이다.
트리샤에게는 그저 정찰을 할 요량이라고 둘러댔지만, 나는 그 정도에서  일을 마무리 지을 생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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