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26화 〉감금? (126/158)



〈 126화 〉감금?

“백작, 아니 이제 후작님이라고 불러야겠군요.”

응접실 안.
회의가 끝나자 공주는 나에게 따로 만남을 요청했고, 나는 그녀의 요청에 따라 왕실의 응접실에  상황이었다.
작위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후작이라는 공주의 말에 겸연쩍은 표정을 지은 나는 그녀를 보며 용건을 물었다.

“그래서, 따로 부르신 이유가 뭡니까?”
“그, 마법. 정말로 말씀하신 대로가 맞나요?”

바로 날카롭게 본질을 찔러 들어오는 공주의 질문에 나는 속으로 웃음을 머금었다.
왕도 보통의 인물은 아니긴 했지만, 공주야말로 어떻게든 이시디나 왕국을 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넘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믿어도 될까?’

딱히 공주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굳이 그녀에게 내가 가진 패를 까 놓을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공주의 질문에 대답했다.

“설마, 제가 국왕 폐하 앞에서 거짓을 말했겠습니까?”
“모르죠. 제가 본 당신은 충분히 그럴만한 남자이니까.”

공주는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내 어떤 부분을 보고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확실히 그녀의 사람 보는 안목은 보통이 아니었다.
하지만 원래 거짓말은 끝까지 우겨야 제 맛.
나는 잔뜩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공주를 향해 말했다.

“공주님의 신뢰를 얻지 못하다니, 이거 참 서글픈 일이군요.”
“…..그래봤자 나한테는 안 통해요.”

익살스럽게 말을 던져 봤지만, 공주는 덤덤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어차피 내가 진실을 토해내지 않는 이상에야, 공주로서는 내 마법의 실체를 알아낼 방법도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말 없이 가만히 나를 노려보는 공주를 보며, 화제를 돌렸다.

“설마, 그런 의심을 하려고 저를 부르신 겁니까?”
“…후. 그것 만은 아니에요.”

화제를 전환하기 위해 던진 말이었지만, 공주는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뭔가를 걱정하는 듯한 그녀의 표정에 나는 불길함을 느끼며 공주를 바라봤다.
공주는 잠시 망설이는 듯한 표정으로 입술을 달싹이다 나에게 그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성녀님에 대한 소식은 아직 못 들으셨죠?”

뜬금없는 인물의 등장에,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공주를 바라봤다.
그러고 보니 교황이 있는 교단으로 불려간 이후에 따로 연락이 온 적이 없었던 것이다.
 성격이나 실력, 그리고 성녀라는 신분을 생각하면 굳이 그녀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지만, 공주의 표정이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습니까?”
“역시.”

공주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빤히 바라봤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며 조바심이 났지만, 공주는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말을 아끼는 중이었다.
결국 답답해진 나는 공주를 향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말을 꺼냈으면, 제대로 말을 하세요.”
“무섭네요. 왕궁에서 감히 저를 압박하다니.”

하지만 그 공주는 지지 않고 나를 노려보며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런 공주의 태도에 짜증이 났지만, 지금 칼자루를 쥔 것은 내가 아니라 공주 쪽이었다.

“후. 일부러 놀리려고 그러는 것은 아니에요.”

결국, 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자, 공주가 나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녀를 돌아봤고, 공주는 이내 자신이 말을 아낀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교단의 일을 제가 떠드는 것은 문제가 될  있으니까요. 그러니, 저에게 들었다는 말은 누구에게도 하셔서는 안됩니다.”

나는 공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공주와의 약속이 아니어도, 그런 이야기를 떠들고 다닐 필요는 없었다.

“알았으니까, 무슨 일 인지나 말해요.”
“…..성녀가 교단에 감금되어 있습니다.”

내 말에 공주가 대답했다.
나는 순간 내가 뭘 잘못 들었나 하는 표정으로 공주를 바라봤다.

“뭐요?”
“….성녀가 교단에 감금되어 있다고요. 정확한 건 아니지만 교황의 지시로 알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자세히 설명하는 공주의 말에 나는 어이가 털린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세상에 성녀를 감금하는 교단이라니.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애초에 성녀에게 정조대를 차게 만드는 것 자체가 정상은 아니었다.

“좋은 정보 감사해요.”

나는 공주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응접실을 빠져나가려 했다.
어쨌거나 성녀랑은 이런 저런 정이 든 상태였기에, 그녀를 그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잠시만요.”

그 순간, 공주가 손을 뻗어 내 손목을 붙잡았다.
나는 물끄러미 그녀를 돌아보았고, 공주는 이내 얼굴을 붉히며 황급히 내 몸에서 손을 뗐다.

“설마 지금 데메테르 교단으로 쳐들어갈 생각은 아니시죠?”
“왜 아니라고 생각하죠?”

태연하게 대꾸하는  말에, 공주는 기가 막힌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너무나 상식 밖의 말을 들었기 때문인지, 공주는 잠시 동안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교단을 적으로 삼을 생각인가요?”
“제가 왜 여신과 대적을 하겠습니까? 잊으셨는지 모르지만, 저는 여신의 충실한 종으로…”
“또 거짓말을!”

공주는 내 말을 끊으며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반응에 피식 웃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물론 성녀에게 무슨 일이 있다면, 교단에 그 책임을 물을 겁니다. 제가 상대하고 싶지 않은 것은 여신이지, 그녀를 따르는 교단이 아니니까요. 아니, 애초에 교단이 여신을 따르는 집단인지도 의문스럽지만요.”
“….진짜 당신을 보고 있으면, 제 상식이 무너지는 느낌이에요.”

공주는 나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교단과 관계된 이가 내가 지금 한 말을 들었다면, 당장 나를 이단이라 욕하며 불태워 죽이려 들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내 생각이 옳다고 생각했다.
신을 믿는 이들은 가끔씩 사제라는 이들의 말이 신의 뜻을 대변한다고 착각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사제라는 이들도 인간이었고, 그런 인간들이 모이다 보면 스스로의 이익을 쫓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더욱이 신탁이라는 것이 무려 100년이나 끊겼다는 교단이, 데메테르의 여신의 뜻을 대변한다는 것이야 말로 개소리나 다름 없었다.

“어쨌건, 알았으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나는 공주를 향해 그렇게 말하고 자리를 떠나려 했다.
하지만 그때까지 자리에 앉아 있던 공주가 나를 따라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무슨 의미냐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자, 공주가 나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저도 함께 가요.”
“…네? 공주님이 왜요?”
“어차피 교단에 갈 때 그 포탈이라는 것을 사용하실 거 아닌가요? 그것을 확인하는 대신, 저도 당신께 도움을 드리도록 하죠.”

공주는 나에게 그런 제안을 했고,  제안이 나쁘지 않다고 여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시죠. 뭐,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

“성녀를 구하러 간다고? 아니, 애초에 성녀가 교단에 감금됐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트리샤는  말에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마 그녀  아니라 이시디나 왕국의 누구에게  사실을 털어놔도 비슷한 반응이 나올 것이었다.

“알렌은 같이 가기로 했는데, 트리샤는요?”
“…나도 같이 가고 싶기는 한데, 여기서 정리할 것들이 조금 남아 있어서.”

잠시 고민하던 트리샤는 나를 향해 그렇게 대답했다.
전쟁이 끝났으니, 보상 문제부터 먼저 전장에서 탈출시킨 부하들과 합류를 해야 했기에, 트리샤는 내 제안을 완곡히 거절했다.
굳이 트리샤의 도움까지 필요 없었던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의 방을 나서려 했다.

“저기…”
“네?”

그 순간, 트리샤가 자신의 몸으로 문을 가로 막으며,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어딘지 부끄러운 듯한 표정.
나는 그런 트리샤를 보며, 묘한 직감을 느꼈다.

‘이거, 그거네.’

사람은 원래 아는 만큼 많은 것들이 보이기 마련이었다.
그리 긴 시간을 함께 보냈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같이 전장을 떠돌았기에 나는 트리샤에 대해 전보다 많은 것들을 알  있었다.
그리고 지금 초조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눈치를 보는 그녀의 표정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도 금새 읽을 수가 있었다.
다리를 움찔거리면서도 뭔가를 말하지 못해 입술을 달싹이는 듯한 표정.
그건 트리샤 뿐만 아니라 다른 여자들도 자주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트리샤는 잔뜩 발정이 난 상태로 보였다.

“불렀으면, 말을 해야죠.”

나는 모른 척 시치미를 떼고는 트리샤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내 말에 당황한 트리샤가 우물거리면서 입을 열었다.
그 용병 여제가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꽤나 신선하기는 했지만, 트리샤라는 여자는 알면 알수록 귀여운 구석이 있었다.

“아, 진짜 이런 거 내 스타일 아닌데…그, 한 번 하고 갈래?”
“네?”

나는 스스로의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쑥쓰러운  말하는 트리샤를 보며 그렇게 되물었다.
내가 알아들었음에도, 일부러 시침을 뗀다는 것을 눈치챈 것인지 트리샤의 얼굴이 한층 더 붉게 달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알면서 괜히 모른 척은! 나보고 다른 남자랑 자지 말라며? 지금 헤어지면 또 언제 볼지도 모르는데, 한 번  생각 없냐고.”

결국 민망함을 견디지 못한 트리샤가 폭발해 버렸다.
나는 슬쩍 방문 쪽을 바라봤다.
성녀가 있는 교단까지 공주와 알렌이 함께 움직이기로 한 상황이었지만, 둘 모두 그를 위해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알렌이야 딱히 준비할 것이 없어도 공주는 달랐으니까.
뭐, 이런 저런 생각을  보면 내가 서두른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는 상황.
나는 트리샤의 가슴을 향해 손을 뻗으며 말했다.

“성녀가 위기에 빠졌다는 데도, 그런 걸 요구하다니 최악이네요. 트리샤.”
“…..애초에 나랑  여자가 무슨 상관이 있다고. 흡…”

 손길이 자신의  사이를 파고 들자 트리샤는 그렇게 변명하며 느끼기 시작했다.
당장 그녀의 젖꼭지가 내 손길에 닿자마자 단단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그런 트리샤를 보며, 그녀의 젖꼭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조금 강하게 젖꼭지를 잡아 당기자, 트리샤의 미간이 고통으로 일그러지는 것이 보였다.

“아, 아파…”
“흐응, 아픈 거 치고는 꽤나 야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말이죠?”
“…하악….그야….그간 참았으니까.”

나는 묘한 눈으로 나를 보며 말하는 트리샤의 대답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아마도 그녀가 그런 눈빛으로 나를 보는 이유는 아르카 왕국에서 있었던 일들 때문일 것이었다.
마물들에게서 그녀와 그녀의 부하들을 구해준 대가로 나는 트리샤와 잔 나는 그녀에게 다른 남자들과의 동침을 금지했었다.
하지만 그와는 달리 나는 아르카의 왕성에서 여러 여자를 돌려가며 상대한 것이 사실.
이국에서 온 남자가 아르카 왕의 여자들을 건드리고 다닌다는 소문은 꽤나 빠르게 퍼져나갔기에 트리샤가 그 사실을 모를 리도 없었다.
그럼에도 트리샤는 지금껏 나에게 불편한 내색을 한 번도 비친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요? 참지 말지 그랬어요?”

나는 트리샤의 옷을 벗기며 그렇게 말했다.
보기 좋게 부풀어 오른 가슴이 툭 하고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참는 건 익숙해. 확실한 보상만 있다면, 얼마든 참을 수 있어.”

트리샤가  물건을 손에 쥐고는 야릇한 표정으로 나와 눈을 맞추며 그렇게 말했다.
무척이나 용병다운 사고였기에, 나는 기꺼운 표정으로 트리샤를 바라봤다.

“그럼, 어디 보상을 받아가 봐요.”

나는 천천히 바지를 풀며 트리샤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녀가 내가 다른 여자들과 몸을 섞는 것을 보면서도 아무런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던 만큼, 나 또한 그녀에게 충분한 보상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팬티까지 벗자 한껏 농축된 사내 냄새가 방 안에 풍겨 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트리샤는 그 냄새에 홀린 것처럼 그대로 바닥에 쪼그려 앉아, 내 물건을 자신의 가슴에 비비기 시작했다.
나는 부드러운 가슴이 내 물건을 감싸는 느낌을 만끽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글쎄…누가 보상을 받는 건지는, 봐야 알지 않을까?”

자신의 가슴을 모야 내 물건을 감싸는 트리샤의 표정이 꽤나 도발적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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