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7화 〉성지 루케른
트리샤의 입에서 흘러나온 침이, 그녀의 두 가슴 사이로 주욱 늘어지기 시작했다.
은빛의 침은 정확히 그녀의 가슴 사이를 뚫고 나온 내 귀두 끝에 맞닿았다.
계속해서 흘러내린 침이 조금씩 내 자지를 적시는 것이 느껴졌다.
가뜩이나 부드럽던 가슴 골 사이에, 침까지 흘러 들어가자 미끈한 느낌이 더해지기 시작했다.
적당히 내 자지를 미끄럽게 만든 트리샤는 야릇한 눈길로 다시 나와 눈을 마주했다.
그녀의 손이 더욱 자신의 가슴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리고 그 압박감은 고스란히 내 자지로 전달되고 있었다.
여성의 성기와는 다른 묘한 느낌의 압박감, 그리고 특유의 그 부드러운 감촉에 나는 짜릿함을 느끼고 있었다.
“어때…기분 좋아?”
트리샤는 천천히 상체를 흔들며, 나를 향해 그렇게 물었다.
그녀의 가슴 사이로 자지가 머리를 내밀었다가, 감추는 것이 보였다.
흔히 파이즈리라고 불리는 행위.
솔직히 말하자면, 느낌은 보지에 비할 바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시각적인 만족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내 자지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낀 트리샤는 기쁜 듯이 웃으며 가슴 전체를 비비듯 내 몸에 자신의 몸을 밀착해 왔다.
이미 단단해질대로 단단해진 트리샤의 젖꼭지가 내 귀두 아래를 쓸고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런 거 다른 남자들한테도 해 줬어요?”
나는 트리샤를 향해 그렇게 물었다.
굳이 이런 상황에서 할 질문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성격을 생각하면 받아들이지 못할 것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게, 왜 궁금해?”
트리샤가 다시 자신의 가슴을 모아 압박하며, 그렇게 되물었다.
혹시라도 질투 같은 것을 하냐고 묻는 것 같은 표정.
나는 그런 트리샤의 표정에 피식 웃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그냥요.”
내 대답에 트리샤의 표정이 조금 묘하게 변하는 것이 보였다.
사실 나도 내가 그런 질문을 왜 했는지는 정확히 알 지 못했다.
트리샤가 남자 경험이 많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일이었고, 딱히 그런 것에 대해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러니까 질투라는 감정과는 조금 멀었고, 그저 호기심이라고 보기엔 뭔가 간질거리는 듯한 기분이 조금 남아 있었다.
“글쎄? 내 기억엔 이런 거 해 준 남자 네가 처음인데?”
내 대답에 트리샤는 묘한 표정으로 그렇게 대답을 했다.
내가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것처럼 그녀 또한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처럼 보였다.
실망 이라기엔 조금 가볍고,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다고 보기에는 조금 무거운 어중간한 감정.
나는 그런 트리샤의 얼굴을 붙잡으며, 조금 더 허리의 각을 세웠다.
그녀의 가슴 사이를 뚫고 나온 자지 끝이, 그녀의 턱 밑까지 닿는 것이 보였다.
트리샤는 곧장 내 의도를 눈치채고는 천천히 혀를 내밀어 내 요도 구멍을 살짝 핥았다.
그 짧은 터치에 야릇한 쾌감이 밀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트리샤는 장난스럽게 그렇게 핥고는 다시 나를 올려다 보았다.
나는 그 짧은 터치에 아쉬움을 느꼈고, 다시금 그녀의 입을 향해 자지를 가져다 붙였다.
“….빨아 줘?”
트리샤가 내 자지를 손으로 쥐며 그렇게 말했다.
그녀 또한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그 말을 듣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네. 원해요.”
내가 그렇게 대답을 하자, 트리샤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웃으며 내 자지를 다시 입에 물었다.
여급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을 만큼, 화려한 트리샤의 스킬이 그대로 느껴지고 있었다.
그렇게 자지를 입에 물고 기교를 부리는 트리샤는 다시금 양 손으로 가슴을 모아 자지 기둥에 비벼대기 시작했다.
귀두 부분은 트리샤의 입이, 그리고 기둥 부분은 그녀의 가슴이 나를 기쁘게 만들고 있었다.
‘이 얼마나 완벽한 분업 시스템인가.’
가슴으로 자지를 비벼대며, 입을 사용하는 트리샤의 자세가 조금 불편해 보이기는 했지만 나는 내 물건 전체를 자극하는 그녀의 행동을 기껍게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으음…좋네요.”
내가 트리샤의 머리카락을 손가락 사이로 흘리며 말하자, 트리샤의 동작이 조금씩 속력을 올려가기 시작했다.
귀두 끝을 자극하는 그녀의 혀가 모터라도 달린 것처럼 빠르게 움직였고, 양 손으로 받치고 있는 가슴은 내 물건을 강하게 옥죄이며 위 아래로 움직였다.
나는 짜릿한 쾌감을 느끼며, 그대로 트리샤의 입 안에 정액을 분출했다.
굳이 참으려면 못 참을 것도 없었지만, 참을 이유 또한 없었기 때문이었다.
“으읍…!!”
트리샤는 갑자기 입 안을 가득 채우는 끈적한 액체에 당황한 것 같은 소리를 흘렸다.
하지만 이내 그녀의 고개가 위 아래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아예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 내려는 듯 움직이는 트리샤의 행동에 나는 사정 후에도 야릇한 쾌감을 느꼈다.
그렇게 몇 번이나 고개를 흔든 트리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와 눈을 마주쳤다.
그녀는 보란 듯이 내 정액을 삼키기 시작했고, 나는 그런 트리샤를 보며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설마, 이대로 끝은 아니겠지?”
트리샤가 정액이 달라 붙은 내 자지를 손으로 흔들며 그렇게 말했다.
“설마요.”
한 번 사정을 경험한 직후에도, 자지는 거짓말처럼 활력을 찾기 시작했다.
트리샤는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살아난 내 물건을 확인하고는 빠르게 옷을 벗었다.
군살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아찔한 몸매가 내 눈앞에 펼쳐 졌다.
트리샤는 마치 고양이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내 침대를 향해 움직였다.
그렇게 침대에 누운 트리샤는, 나를 향해 도발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이번에는 네 차례야. 어디 얼마나 제대로 된 보상을 해 주는지 볼까?”
나는 음탕한 표정으로 나를 유혹하는 트리샤를 보며, 침대 위로 뛰어들었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뛰어든 곳은 침대가 아닌 트리샤의 몸이었다.
**
“…..그 오래 기다렸습니까?”
나는 조금 민망한 표정으로 공주를 향해 그렇게 물었다.
트리샤와 관계를 가진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졌기 때문이었다.
한참이나 트리샤와 즐긴 나는 뒤늦게 성녀를 떠올리고 방 문을 열었고, 그 앞에서 민망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는 공주와 마주할 수 있었다.
거기엔 공주 뿐 아니라 알렌도 함께였는데, 알렌 또한 곤란한 표정으로 나를 보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아…정말 당신이란 남자는.”
공주의 목소리에서 나라는 인간 자체에 대한 실망감이 뚝뚝 흘러 내리는 것 같았다.
그래도 실망이라는 것이 어떤 기대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신호이지 싶었다.
“뭐, 작별 인사가 조금 길어졌네요.”
나는 뻔뻔한 표정으로 공주를 향해 그렇게 말했고, 이내 공주의 얼굴에 떠올랐던 실망감이 혐오감으로 변질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가시죠.”
더 이상 말을 해봐야 손해만 볼 것 같았기에, 나는 다급히 교단이 있는 도시로 향하는 포탈을 열었다.
어차피 교단이 있는 곳의 대략적인 위치는 이미 파악해 둔 상태였기에, 따로 준비를 할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길 통과하면, 교단으로 간다는 거죠?”
공주는 처음으로 마주하는 포탈을 보며, 나에게 그렇게 물었다.
그녀의 하얀 손 끝이 포탈의 테두리를 살짝 스치듯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네. 못 믿으시겠으면 제가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그렇게 말했고, 공주는 고개를 저으며 내 앞길을 가로 막았다.
누가 먼저 들어가는 지가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지만, 원래 사람이란 사소한 문제에서 서로의 신용을 쌓기도 하고, 잃기도 하는 법이었다.
“아뇨. 제가 먼저 가보도록 하죠.”
내 앞을 가로 막은 공주는 그렇게 말하고는 결연한 표정으로 포탈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이 떠올랐지만, 그 두려움은 금새 사라져 버렸다.
공주는 결심을 마친 얼굴로 포탈을 향해 걸음을 내디뎠고, 그와 동시에 왕궁에서 모습을 감춰버렸다.
“이번엔 좀 심하셨어요.”
“에? 뭐가?”
공주가 사라지자 마자 알렌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평소에 뭔 일이 일어나도 그리 큰 관심을 가지는 법이 없는 알렌이었기에, 나는 자연스럽게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공주님을 밖에 세워놓고 그런 소리를…”
알렌이 얼굴을 붉히며, 나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아마도 공주와 함께 나를 기다리면서 적잖은 민망함을 느꼈던 모양.
그도 그럴 것이, 트리샤는 다른 여자들에 비해 훨씬 자유분방한 면이 있었고 소리를 내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하아아악! 더, 더 세게 박아줘!’
‘아아, 씨발. 갈 거 같아. 아앙! 네 자지가 진짜 최고야!’
‘흐아앗. 내 보지 맛있어? 맛있다고 말해! 응?’
나는 아직 귓가에 울리는 트리샤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밖에서 그 소리를 고스란히 들었을 공주의 표정이 조금은 궁금해졌기 때문이었다.
“뭐, 다음부터는 조심하지.”
나는 알렌에게 대충 그렇게 대답하고는 포탈 안으로 들어섰다.
등 뒤에서 알렌의 한숨 소리가 들려 오는 듯 했지만, 포탈에 들어서는 순간 그 소리가 뚝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
“지, 진짜였어요.”
포탈을 나서자, 공주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며 그렇게 말하는 것이 보였다.
그녀의 주변으로 생전 처음 보는 도시의 외곽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이전, 아르카 왕국 수도에 갔을 때 죠닌에게 포탈을 걸렸었기에 이번에는 일부러 도심부와 조금 떨어진 곳에 포탈을 열었기 때문이었다.
“저기가 교단이 있는 루케른이 맞아요?”
나는 공주를 향해 그렇게 물었다.
어차피 포탈을 연 것이 나이긴 했지만, 확인 차 질문을 던진 것이었다.
“네. 예전에 한 번 와 봤어요. 확실히 루케른이에요.”
공주는 내 대답에 도저히 지금 상황이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그렇게 대답했다.
이시디나 왕국의 수도에서 루케른까지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다.
마차를 이용하면 하루면 닿을 수 있는 거리.
하지만 아무리 그 거리가 멀지 않다고 해도, 왕성에서 순식간에 루케른에 도착하는 것이 공주에게는 엄청나게 놀라운 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요?”
나는 어느새 포탈을 빠져 나와 주위를 살피는 알렌을 바라보며, 포탈을 닫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성 외곽에 포탈을 열 계획이기는 했지만, 문제는 성녀가 성 안쪽에 있다는 것이었다.
이시디나의 왕성 조차도 아르카와 전쟁이 끝났다는 것은 나를 통해 안 상황이었고, 당연히 그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 루케른은 전시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성의 입구에 병사들이 창을 꼬나 쥐고는 경계를 서고 있는 것이 보였다.
“여기는 누가 다스리는 겁니까?”
“루케른은 다른 곳과는 달라요. 명목상으로는 하토스 백작이 다스리는 곳이지만, 그는 다른 곳에머무르고 있습니다.”
나는 공주를 향해 물었고, 공주는 그에 대해 정확한 답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저건 왕국 병사가 아닌가요? 아무리 봐도 교단의 성기사들과는 달라 보이는데?”
“왕국에서 병사들을 파견하기는 하지만, 그들은 모두 교단의 명령에 따릅니다. 애초에 신앙심이 깊은 병사들이 자원하는 자리니까요.”
공주를 통해 대충 루케른의 상황을 파악한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고민에 빠졌다.
왕국의 후작 자리에 오른 내가 루케른에 들어가지 못할 이유는 없었지만, 문제는 교단이 성녀를 감금 중이라는 것이었다.
교단 또한 나와 성녀가 친밀한 관계임을 모를 리 없었고, 내가 갑자기 루케른에 등장하는 순간 성녀 때문임을 눈치채는 것은 당연했다.
감금의 이유를 모르는데다, 성녀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이상에는 교단을 자극하는 행동을 최대한 피해야 하는 나로서는 당당히 루케른에 들어가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럼, 제가 시선을 끄는 걸로 하죠.”
내가 고민만 하고 있자, 공주가 그렇게 말했다.
공주의 작전은 간단했는데, 자신이 성에 들어가 교단의 시선을 붙잡아 놓는 사이 성녀를 구출하라는 것이었다.
뻔한 양동작전이었지만, 성녀와 공주 사이에 그리 큰 친분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꽤나 그럴듯한 작전이기는 했다.
아마도 갑작스런 공주의 등장은 교단도 당황활 만한 일이었고, 상대가 당황하면 할수록 빈틈이 생기는 것이 당연했으니까.
“왜 이렇게까지 도와주는 겁니까?”
나는 공주를 향해 그렇게 물었다.
그녀의 호의가 고맙기는 해도, 딱히 그녀가 이렇게까지 나서는 이유가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말했잖아요. 포탈인지 그거 구경하러 따라왔다고. 그리고 신기한 걸 구경했으면 그 값은 치러야 하지 않겠어요?”
공주는 꽤나 즐거운 듯한 표정으로 나를 향해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건 얼음 공주라는 별명과는 어울리지 않을 만큼 생동감이 넘치는 미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