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5화 〉복수
“아시는지 모르지만, 용사의 주변에는 여자가 들끓었고, 그는 그 여자들과 모두 동침을 했습니다. 당연히 자식이 하나뿐일 리 없고, 수많은 자식을 거느렸지요. 그 중 장남이 이시디나 왕국을 물려받은 것뿐입니다.”
공주는 그것이 마치 치부라도 되는 것처럼 부끄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나로서는 용사가 여자를 여럿 거느렸다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이야기로 느껴질 뿐이었다.
애초에 힘있고, 능력 있는 남자가 여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건 지금의 내 상황에 대한 입장도 어느 정도 포함된 소리였다.
“뭐, 어느 정도는 예상했습니다만, 그래도 자식이 많은 건 의외군요.”
나는 공주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공주의 이야기를 들으며, 솔직히 조금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지금껏 성녀나, 여급, 그리고 데이나를 비롯해 여러 여자들에게 질 내 사정을 한 나로서는 덜컥 누군가 임신을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상식적으로는 지금까지 그런 소식 자체가 없다는 것이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임신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니, 애초에 이 세계가 진짜라는 보장도 없고…’
얼핏 듣기엔 말이 안 되는 소리 같았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는 것이 나는 이 세계에 속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떡타지 소설 속 인물들이 그러하듯, 여자랑 잔다고 모두 임신을 하는 것도 아닌데다 그런 상황이 펼쳐지는 건 엔딩 씬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전 용사가 여러 여자들을 임신시켰다는 것에서, 나는 일종의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어느 순간, 배가 불러온 트리샤가 나를 찾아올 지도 모를 일이었고, 테나가 처음 보는 아기를 안고 내 자식이라고 소개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소리였다.
물론, 자식이 생긴다는 것이 그렇게 두려워만 할 정도로 끔찍한 일은 아니었지만,
‘나는 그런 준비는 안됐다고.’
당장 이 세계에 언제까지 남아 있을지도 모를 나로서는 그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안색이 안 좋은데, 괜찮나요?”
내 얼굴을 살핀 공주가 날 향해 그렇게 묻는 것이 보였다.
그녀에게 내 여성 편력에 대해 늘어 놓을 생각도 없었기에, 나는 애써 괜찮다는 표정으로 공주에게 이야기를 계속하라는 신호를 주었다.
“아무튼, 용사는 자신의 자식들에게 각기 다른 것을 물려주었어요. 장자에게는 자신이 세운 나라의 국왕 자리를 주었고, 각기 다른 자식들에게 자신이 지닌 것들을 따로 나누어 주었죠.”
공주의 이야기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용사에게 뭔가들 물려 받은 자식들이 대륙에서 각기 한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용사의 자식들이 대륙을 지배하는 상황이 펼쳐졌고, 용사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면서 대륙은 다시 혼란에 빠졌다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용사와 아이를 낳은 여인들은 대부분 신분 자체가 높은 이들이었죠. 그의 동료들 또한 용사와 아이를 낳았고, 용사가 사라지자 그녀들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힘을 실어 주기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완전한 여인천하가 시작되었다는 말이었다.
용사와 관계된 여자들이 서로의 자식들을 통해 대리전을 펼치던 시기.
공주의 설명은 꽤나 흥미로웠지만, 내가 듣고자 하는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용사가 가진 비보는 어디 있다는 겁니까?”
“아…이야기가 잠시 다른 곳으로 샜군요. 그 용사가 처음으로 만났던 여인이 있는데, 그녀는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비루한 신분의 여자였어요. 당연히 그녀도 용사의 아이를 가졌었고 그 아이에게도 용사가 뭔가를 주었다고 했는데, 제 생각에는 그것이 용사의 보물이 아닐까 싶어요.”
나는 공주의 설명에 자연스럽게 여급의 얼굴을 떠올렸다.
마치 용사가 처음 만났다던 비루한 신분의 여성이, 여급과 비슷한 포지션으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 근거는요?”
“근거는 없어요. 다만, 용사에게 뭘 받았는지, 서술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그녀의 자식 뿐이에요.”
그러니까, 공주가 사용한 것은 소거법이었다.
용사에게서 그 물건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을 다 지워내고 남아 있는 유일한 인물이 그 비루한 신분의 여성이 낳은 아이라는 말.
“그 아이는 찾을 수 있습니까?”
“글쎄요? 살아 있을지는 모르지만 왕국의 자료를 찾아보면 찾을 수는 있을 거 같아요.”
공주는 나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아무리 신분이 낮은 사람의 목숨 값이 똥 값인 세상이라고는 하나, 어쨌거나 그 쪽은 용사의 피를 이어받은 쪽이었다.
사실 따지자면 이시디나 왕국의 왕실과 이복형제나 다름 없는 입장이었고, 왕실은 그 신분이 낮은 여인의 집안을 꾸준히 감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 조차도 10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면서, 공주 조차도 겨우 기억을 해 낼 정도로 무가치한 정보가 되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 쪽은 제가 알아 볼게요.”
공주는 나를 향해 그렇게 말했고, 달리 용사의 물건을 찾을 방도가 없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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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윽! 역시 고향이 좋단 말이지.”
나는 창 밖으로 보이는 니스의 시내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니스가 내 고향이라는 말에는 어폐가 있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이세계에 와서 가장 정이 든 도시임은 확실했다.
공주에게 일을 맡긴 나는 일행들을 모두 데리고 니스로 돌아온 상태였다.
그도 그럴 것이, 나로서는 당장 할 일이 없었던 것이다.
다른 보물들을 찾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하나는 제국 황제에게 있을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엘프족의 마을에, 그리고 다른 하나는 마탑에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어느 하나 만만한 곳이 없었고, 그냥 막무가내로 쳐들어가서 보물을 내 놓으라는 것이 통할 리 없는 상황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 방법이 가장 간단한 방법일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조금 쉬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일단 용사의 보물부터 찾는다.’
나는 그렇게 일의 순서를 정하고는, 느긋하게 휴일을 즐기고 있는 중이었다.
가장 첫 순서인, 용사의 보물은 지금도 공주가 열심히 단서를 쫓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아…..진짜 당신이란 남자는…”
그리고 나는 당연히 그 휴일을 혼자서 보내지 않았다.
나는 혐오감이 가득한 목소리로 나를 향해 말하는 상대를 보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그 표정과 말투와는 달리 지금도 열심히 손으로 내 물건에 봉사하는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응, 그런 거 치고는 꽤나 즐기고 있지 않나요, 샬롯?”
나는 상대, 아니 샬롯을 보며 그렇게 말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짙은 혐오감이 떠올라 있었지만, 그런 것 치고는 꽤나 그녀의 손놀림이 야릇한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이건, 내가 원해서 이런 게.”
“다리를 좀 더 벌려 봐요, 음탕하게.”
내 말에, 샬롯의 다리가 양 쪽으로 벌어지는 것이 보였다.
마치 개구리가 쪼그려 앉아 있는 것처럼 벌어진 다리 사이로, 그녀의 속옷이 드러났다.
“….으으.”
샬롯은 분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는 것이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내 말에 충실히 따르는 중이었다.
“진짜 최악이야, 당신.”
샬롯은 어떻게든 다리를 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듯 했지만, 그녀의 허벅지는 야릇한 자세를 만든 채로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녀의 몸 안에 깃들어 있는 뱀파이어의 피가, 내 명령에 절대 복종을 하도록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흐응? 그런 거 치고는 꽤나 빨리 날 만나러 오지 않았나요?”
나는 원망이 가득한 눈길로 나를 바라보는 샬롯에게 그렇게 물었다.
내가 샬롯을 부른 곳은 바로 이전 로하임 백작의 저택이었다.
내가 여관에 머무르고 있는 탓에 주인이 없는 집이나 다름이 없었지만, 오늘은 샬롯을 위해 특별히 그곳으로 그녀를 초대한 상황이었다.
“그거야, 당신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으니까…”
샬롯이 억울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지만, 나는 그녀의 말에 맹점을 알고 있었다.
“나는 딱히 언제까지 오라고는 말 안했는데요?”
“….그, 그건.”
나는 일부러 샬롯에게 빨리 오라고 재촉을 하지 않았었다.
그럼에도 샬롯은 내가 백작의 저택으로 오라는 말에, 곧장 달려왔던 것이다.
그게 진족의 힘 때문인지, 아니면 그녀의 의지인지는 알 수 없었다.
분명한 것은 그것이 샬롯을 놀릴 거리로 삼기에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나, 나랑은 상관없어. 그냥, 내 몸이 억지로….”
“그런 것 치고는 여기도 젖은 것 같은데 말이죠.”
나는 발 등으로, 샬롯의 음부를 툭툭 건들며 그렇게 말했다.
내 발등이 닿을 때마다 샬롯의 몸이 움찔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개새끼. 당신은 진짜 개새끼야!”
샬롯이 나를 노려보며 그렇게 말하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내 그 발길에 쾌감이 느껴지는 것을 부정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모양이었다.
“시끄럽네요, 이제 입으로 해 보겠어요?”
나는 샬롯을 향해 그렇게 말했고, 그녀는 이내 홀린 듯이 내 물건을 입에 담기 시작했다.
따뜻한 입안의 감촉이 자지를 감싸는 느낌이 들었고, 샬롯은 표독스러운 얼굴로 나를 노려보면서도 열심히 자지를 빨고 있었다.
그 표정과 행동의 괴리가 나를 짜릿하게 만들었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럼, 이제 적당히 무르익은 거 같은데, 시작을 해 볼까?’
한동안 샬롯의 입 봉사를 만끽한 나는 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샬롯을 바라봤다.
내 표정을 확인한 샬롯의 눈이 불안함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샬롯, 일어나 봐요.”
나는 샬롯에게 명령했고, 그녀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군인처럼 명령에 복종하는 그녀를 보며,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 콧노래 소리에 샬롯의 주먹이 부르르 떨리는 것이 보였지만, 나는 피식 웃으며 그녀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이미 아래는 속옷만 남겨놓고 벗게 한 상황.
나는 그녀의 음부를 가리고 있는 마지막 한 장의 천조각을 벗겨 내기 시작했다.
고급스런 질감의 천 조각이 그녀의 매끈한 다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 보였다.
“오, 꽤 보기 좋네요?”
나는 샬롯의 팬티를 벗긴 채로 그녀의 몸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은 하반신과는 달리, 위에는 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 상태.
모종의 이유로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었지만, 그 일상적이지 않은 모습이 나에게 성적인 흥분을 느끼게 만들고 있었다.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궁금해요? 일단 창가로 가 봐요.”
나는 샬롯을 향해 그렇게 말했다.
샬롯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내 말에 못 이겨 창가에 섰다.
상반신은 옷을 입고 있기에, 밖에서 보기엔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뒤에서 본 그녀의 모습은 아찔함 그 자체였다.
살짝 늘어진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상의 아래로, 봉긋하게 솟아 오른 엉덩이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샬롯의 뒤에 밀착하며, 그녀의 귀에 속삭이기 시작했다.
“백작성에서 보는 니스의 풍경은 아름답죠?”
“…..흥. 풍경 따위는 관심 없어.”
내 말에 샬롯은 그렇게 대답했다.
나는 그런 그녀의 톡 쏘는 목소리를 들어면서도, 억지로 그녀의 몸 안에 자지를 밀어 넣었다.
약간의 반항감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이미 내 맛에 길들여진 샬롯의 몸은 자연스럽게 내 물건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흐으읏…이, 이런 건….내 의지가 아니야.”
샬롯은 창문의 아랫부분을 꼭 붙잡고는 그렇게 말했다.
나는 끝까지 나에게 틈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는 샬롯을 보며 웃음을 흘렸다.
그런 그녀의 반항기가 꽤나 귀엽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아, 깜빡한 게 있네요. 내가 당신을 위해서 선물을 하나 준비했는데.”
“….뭐?”
“시선을 조금 아래로 내려 보겠어요?”
내 말에, 샬롯은 천천히 고개를 내려, 성 아래 쪽을 바라봤다.
그리고, 순간 그녀의 보지가 강렬하게 내 자지를 물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쓰레기 같은 새끼.”
샬롯이 고개를 억지로 틀어 나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성 바로 아래에서는 알렌이 열심히 검술을 연습하는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알렌이 그곳에서 검술을 연습하는 것은 당연히 우연이 아니었다.
그건 내가 샬롯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자, 전에 내 뺨을 때린 알렌에 대한 사소한 복수였기 때문이었다.
‘후후. 군자의 복수는 10년도 이르다지만, 나는 소인배니까.’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아래서 검을 휘두르는 알렌을 보며, 그렇게 음흉한 웃음을 흘리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