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마왕 간부에게 소환당해 착취당하고 있다-2화 (2/220)

〈 2화 〉 제 1화. 빨래 당하다.

* * *

­쿵.­

몸 전체에 알 수 없는 감각의 부하가 느껴지면서, 서서히 내 몸을 옥죄던 것들이 풀려나가는 감촉이 느껴졌다.

­스릉. 스르릉­

팽팽하게 늘어져 있던 고무줄이 풀어헤쳐 지는 소리와 함께 몸의 감각이 되돌아오면서 닫혀 있던 시야가 열렸다.

“시발...”

내 돈...

동굴로 보이는 검은 천장과 종유석. 그리고 주변에 느껴지는 묵직하고 쾌쾌한 감각과 시체 썩는 것같이 역겨운 냄새가 났다.

온몸을 구속하던 감각이 사라지자, 재빠르게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집이 아닌 외부에서 팬티 바람으로 있다 보니 뭔가 해방감 같은 것이 몰려왔는데, 그건 둘째치고 상체를 일으켜 세우자마자 보이는 것이 무언가 커다란 푸른 액체 덩어리였다.

“응?”

고개를 들어 올려 보니 천장에 닿을까 말까 하게 높은 곳에 있는 사람 모양의 눈 코 입이 보였다. 물론 전부 다 푸른 액체라서 무슨 액체 괴물에 눈 코 입만 조각하여 그려 넣은 모습이었다.

“삐?”

그런 입에서 자그마한 새소리 같은 것이 흘러나왔다. 기괴하다. 아니 뭔가 이상하다.

혹시나 그 액체 덩어리가 나를 덮칠까 싶어 엉거주춤한 자세로 뒤로 슬쩍슬쩍 물러났다. 그러면서 살짝 내려본 바닥은 분명 우리 집 천장에 그려졌던 그 마법 진의 모양이었다.

“으악! 시발! 진짜 이세계로 넘어온 건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주위를 살폈다.

이게 소환 마법 진이면 분명 소환한 놈이 있을 텐데. 아무리 좌우로 고개를 돌려보아도, 정면에 커다랗고 푸른 액체 덩어리 말고는 보이는 게 없다.

“야! 설마 네가 날 소환했냐?”

말도 안 통할 것 같은 액체 덩어리를 향해 외치자, 순간 등이 무언가에 턱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 내가 소환했는데?”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한국어에 당황해 몸을 틀어서 뒤를 확인해 보았다.

“그나저나 소환 자체는 성공적인 것 같은데. 말도 잘 통하고. 근데 역시 소환자와 재물 때문에 꽝이 걸린 걸까?”

매혹적으로 간드러진 목소리 주인의 모습이 보였다. 불꽃처럼 일렁이는 붉은색의 환상적인 머릿결을 가진 미녀의 모습이 보였다.

“응? 평범한 인간보다 운이 좀 높고 나머지는 전부 꽝이네.”

점차 자세히 살펴볼수록 미녀라는 조건을 치고 인간의 모습을 벗어나 있었다. 인간치고 완전히 무결점에 다다를 정도로 백옥같은 피부에, 이마에 돋아난 두 개의 뿔. 그리고 게임에서나 나올법하게 완벽한 볼륨감을 자랑하는 S라인 몸매.

­꿀꺽.­

더욱이 입고 있는 검은색 코트는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를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있었다. 한마디로 코트만 벗기면 알몸이라는 소리였다.

시발 괴물만 아니면 당장이고 따먹고 싶을 정도로 폭발적인 몸매. 어쩌면 지구에서 그 어떤 안마방을 가도 저런 몸매의 여자를 만나긴 어려워 보였다.

­꾸울꺼억.­

상상만 했는데 아랫도리가 용광로처럼 뜨거워지더니 맨몸에 달랑 하나 걸친 팬티가 터질 듯이 팽창했다.

“뭐라 말 좀 해 봐. 소환된 인간.”

그녀의 목소리에 상념에 깨서 잠시 이 상황을 되돌아보았다.

“시발. 뭔지 모르겠는데, 당장 집으로 돌려 보내줘!”

내 로또! 지금은 저 괴물 여자가 따먹고 싶은 몸매인지 어떤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로또 시발. 내 1등에 당첨된 로또가 지금 집에 있다고!

“뭐라고?”

“집으로 돌...”

­짝.­

시발! 순간 눈앞이 노래졌다가 번쩍이더니 입과 코에서 뭔가 팡 하고 터져 나오는 느낌과 함께 눈이 빠질 것 같이 아파왔다.

­쿵.­

얼굴이 터질 것 같이 화끈거리며 뒤통수가 유리 같은 것으로 콱 찌르는 느낌과 동시에 축축하게 젖어 드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 전에 볼... 볼이 너무 아프다!

“아악! 아아악!”

볼을 찢어내고 거기에 불을 지진 것처럼 아픈 통증에 바닥을 뒹굴면서 손으로 어느새 내 볼때기가 아닌 것처럼 퉁퉁 부어오른 것을 감싸 쥐었다.

“시끄럽군. 완전 지랄 났군. 그나마 마왕성에 남아있던 재화와 보구들 그리고 내 마력 대부분을 퍼부었는데, 저런 쓸모없는 변태 놈이 소환되고 말이야.”

“삐~!”

눈앞이 계속해서 번쩍번쩍하면서 제대로 시야조차 보이지 않는데, 그 와중에 삐삐거리는 소리가 내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에슬리. 알아서 잡아먹던지 빨래를 해서 씨받이로 쓰든지 알아서 해라.”

“삐!!!”

강렬한 삐라는 소리와 함께 아픔이 배가 되어 순간 정신줄을 놓았다.

말캉말캉.

두손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에 어렸을 적에 호기심에 콘돔에 물을 채워서 물풍선처럼 만들어서 주물럭주물럭 만져대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정도로 부드러운 감촉에 아무리 짓눌러도 터지거나 찢어질 것 같지 않은 안전감.

“허...헐거거걱?”

서서히 돌아오는 감각에 눈을 뜨고 습관적으로 입을 벌리는 순간 입안으로 알 수 없는 액체가 밀려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액체가 순식간에 내 목을 관통해 온몸 구석구석에 퍼지는 느낌이 들었다.

“거거거걱!”

으악! 시발!

거지 같은 감각에 눈을 뜨자, 지금 내 입안에 무엇이 흘러들어오는지 보였다. 푸른 액체. 아니 눈을 뜨자 온통 세상이 푸른 액체로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내 입을 향해 계속해서 밀고 들어오는 푸른 액체들이 보였다.

“시시시거거거!”

시발이라는 욕도 제대로 나오지도 않고 오히려 말을 내뱉으려 하자 내 몸 안에 들어온 푸른 액체들이 내 내장을 흔드는지 온 신경이 뒤틀려 쥐어짜지는 고통이 느껴졌다.

“흐아아아악”

물에 잠긴 듯이 푸른 액체 안에 둥둥 떠 있는 몸을 이리저리 뒤틀자, 몸 안을 진동하던 고통이 서서히 젖어 들었다. 대신 입을 관통했던 그 상쾌한(?) 기분이 엉덩이에도 느껴졌다.

시발...

말캉말캉한 촉감이라고 하기엔 좀더 고급스러운 표현이 필요할 정도로 부드러움. 몸부림치다 보니까 뭔가 아랫도리가 점차 허전해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힘겹게 고개를 내려보니 서서히... 팬티가 녹아내리고 있잖아!

[팬티가 소멸 직전입니다. 팬티가 소멸한 후에는 직접적인 신체의 대미지가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순간 팬티 위로 무슨 게임 메시지창 같은 것이 떠오르더니, 경고 알림 같이 불이 번쩍번쩍 들어오기 시작했다.

뭐야? 팬티 소멸? 직접적인 대미지가 들어온다고?

잠깐 그러면 지금 내가 뒈질 위기인데 이게 지금 팬티가 막아주고 있었다는 거야?

시발 사람 살려!

두 손으로 녹아서 사라져 가는 팬티 조각들을 붙들어보았지만, 마치 물거품처럼 팬티조각들이 녹아 흩어졌다. 그리고 드러난 나의 똘똘이.

으악! 다른 건 몰라도 똘똘이만은 안 된다!

두 손으로 불알과 똘똘이를 감싸 쥐고선 푸른 액체가 달라붙지 못하도록 막았다.

[경고. 1분마다 부식으로 인하여 신체에 대미지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상태 창 열람 기능 오픈. 머릿속으로 상태 창을 떠올리면 상태 창이 표시됩니다.]

상태 창! 상태 창!

[이름:김지호]

[종족:인간]

[레벨:1]

[나이:32]

[직업:회사원­>백수]

[스탯 힘 5 체력 10 민첩 5 지능 5 지혜 5 운 999]

뭣? 운이 뭐 저따위로 높아... 아니지 운이 높으니까 로또도 된 건가? 아니 시발 생각해보니 로또가 되면 뭐해 지금 뒈지게 생겼는데! 아아악! 이건 운이 999가 아니라 –999 아니야?

[체력 1이 소모되었습니다. 체력이 0에 달할 경우 사망하오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존나게 친절하네! 으아아아악! 사람 살려! 잠깐 그러면 이제 체력이 9밖에 안 남은 거잖아! 시바아아아알!

어떡하지 이대로 있다간 뒈져버리겠어.

몸을 있는대로 틀어보았지만, 물과 달리 이 푸른 액체 사이에서 크게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하다. 오히려 헤엄치려고 손발을 허우적대봤지만, 입부터 엉덩이를 관통한 이 푸른 액체 기둥이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단단하게 고정하고 있었다.

시바아아알 이렇게 비참하게 뒈질 꼴이라니.

[체력 1이 소모되었습니다.]

시발. 이제 체력이 8밖에 안남았다. 즉 8분 후에 나는 뒈진다는 것이었다.

어쩌지? 어떡하지? 생각해라 김지호. 시발. 이대로 엉덩이가 꿰뚫린 채로 뒈질 순 없다.

주위를 살펴보다가 이내 푸른 액체 사이에 둥둥 떠다니는 눈 코 입이 보였다.

“흐거거걱걱.”

말이 안 나와서 왼손으로 똘똘이를 가린 채, 오른손을 열심히 흔들어보았다. 하지만 허우적거릴 때도 그랬지만, 전혀 내 쪽에 시선조차 주지 않는다.

그러다 순간 무릎 살짝 앞에 무언가 개구리 알처럼 생긴 둥그렇고 투명한 알 같은 게 떠다니는 게 보였다.

[체력 1이 소모되었습니다.]

혹시 설마. 이거 만약에 이 푸른 액체가 슬라임이라고 가정했을 때.

만약에 만약에다. 이게 그럼 슬라임의 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허우적거리던 오른손을 그 알처럼 생긴 것을 향해 뻗어보았다.

­촥­

순간 내 오른팔에 푸른 액체가 뭉치기 시작하더니 이내 오른팔이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시바아알! 분명 내가 손을 대려니까 반응한 거 맞지?

[체력 1이 소모되었습니다.]

이제 체력이 6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남은 건 왼손뿐인데 이것도 잘못하다간 순식간에 포박당하겠지?

잠시 고민하는 순간 갑자기 귓구녕이 간질간질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콧구멍에도 뭔가 흘러들어오는 느낌이 동시에 들었다.

설마! 시바아알! 아앙!

순간 귓구녕이 뻥하고 뚫리는 상쾌함과 동시에 콧구멍이 후레쉬 하게 뻥 뚫리는 쾌감이 느껴졌다.

뇌가 뒤흔들릴 만큼 엄청난 쾌감. 뭐라고 해야 하지? 귀와 콧구멍이 너무 시원하게 뻥 뚫려서 머리 내부가 자일리톨로 세척한 것처럼 산뜻하다.

하악!

[체력 1이 소모되었습니다.]

시바아알! 정신 차려야 돼! 잠시 정신줄을 놓고 쾌락에 빠져있는 동안 1분이라는 귀중한 시간이 지나있었다. 이제 남은 체력은 5. 어떻게든 살라면 뭐라도 해야 한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순식간에 저 핵을 파괴시켜야 한다.

후우후우...

뇌를 저미는 쾌락에도 이를 악물면서 나는 똘똘이를 감싸고 있던 왼손을 풀어 순식간에 핵을 향해 뻗었다.

­촤락.­

하지만 뻗는 동시에 마비에 걸린 듯이 멈추는 왼손을 보면서 침음을 삼켰다.

크윽. 시발. 안 돼.

[체력 1이 소모되었습니다.]

4분. 단 4분이 남았다.

어떡하지? 으으.

온몸을 뒤틀어보고 다리를 뻗어보았지만, 아슬아슬하게 닿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다리까지 굳어버려서 더는 움직이지 않는다.

이러다 죽고 말겠어.

어떻게든 온몸을 뒤틀어보다가 순간 내 시야에 어느샌가 풀발기한 똘똘이가 보였다.

아니 얘는 언제 이렇게 발기했대? 하고 의문이 드는 순간 푸른 액체가 진득하게 똘똘이 주변에 모여드는 것이 보였다.

설마... 아닐거야.

그래 설마... 으아악!

똘똘이의 요도로 푸른 액체가 밀려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있는 대로 몸부림쳤다.

엉덩이는 몰라도 똘똘이는 절대 안 된다!

허리를 있는대로 흔들다가 순간 몸이 앞으로 살짝 쏠려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으으윽! 히요오옥!

­피육­

격하게 몸을 흔드는 와중에 뭔가 꿰뚫리는 소리가 들려 아래를 내려다보니 똘똘이 끝이 올챙이 알 같이 생긴 슬라임 핵에 박혀 있는 것이 보였다.

홀리.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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