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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마왕 간부에게 소환당해 착취당하고 있다-32화 (32/220)

〈 32화 〉 제 5화. 새침한 아라크네.(6)

* * *

아까 전 연구실에 감금됐을 때와 다르게 이번엔 팔다리 뿐만이 아니라 전신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서서히 발목 높이만큼 몸이 살짝 붕 뜨더니 연구실 때처럼 허공에 매달린 모습이 되어버렸다.

"젠장..."

허리도 움직이지 않고 똘똘이도 무슨 벽에 낀 것 마냥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어쩌지? 이 상태로는 실험실 때처럼 똘똘이를 내보낸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지금 상태로 분리를 했다간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에 따라 그냥 처량하게 바닥으로 떨어지겠지.

으아악!

이대로 루루한테 당하는 건가?

녀석이 서서히 다가와 내 입에 곰돌이 팬티를 집어 넣는 게 보였다.

"자...잠... 읍....읍..."

입 안에 텁텁한 식감과 동시에 입 안 가득 천 쪼가리가 가득 차는 느낌이 들었다.

시바아알... 입에 팬티를 물다니.

그리고 그 다음 사악하게 웃던 루루가 미니멈 자지를 한 손에 들고 내 눈 앞에서 흔들어 댔다.

처음 보았던 미니멈 자지 보다 조금 커져서 소년의 자지 정도로 성장한 것 같은. 포경 자지.

음. 설마. 아니겠지?

아닐 거야... 아니라고 말해 줘.

내 앞에서 소년 자지를 열심히 빙빙 흔들어대던 루루가 그 들고 있던 손을 서서히 내 똘똘이 밑으로 가져다 대기 시작했다.

순간 연구실에서 마지막에 도망칠 때, 루루의 엉덩이 구멍에 미니멈 자지를 꽂아두고 나왔던 기억이 아른거렸다.

아아아... 안 돼! 시바아아알.

점점 내 똘똘이 아래로 사라져 가는 소년 자지와 루루의 팔을 보면서 몸을 최대한 버둥거려 봤지만, 꼼짝 도 하지 않았다.

사...살려줘.

그 순간 사악하게 웃고 있는 루루의 몸 위로 푸른 액체 덩어리가 덮어 씌워지는 모습이 보였다.

"응? 뭐...뭐약!? 흐익!"

당황한 루루가 손에 있던 소년 자지를 떨어뜨리고, 두 손을 허우적 대는데 왠지 그 모습이 웃겼다.

그리고 곧 루루의 몸 전체를 푸른 액체로 삼켜버린 에슬리가 미인의 두상을 만들어 내 앞에 내밀었다.

"흐응. 어때?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적절하게 등장해주니까?"

에슬리의 말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입에 팬티가 물린 상태라 말은 할 수 없었지만 고개는 끄덕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흐거거걱."

물에 잠겨서 말을 못하는 것처럼 에슬리의 몸 안에서 루루가 허우적 댔다. 그러고 보니 좀 전에 본인 입으로 엄청나게 세졌다고 하지 않았나?

"자, 아 해 봐."

에슬리가 손을 만들어서 내 입에 물린 곰돌이 팬티를 빼주었다.

"흐억... 흐억... 시벌 진짜 좆 될 뻔 했네..."

"흐응. 그랬어?"

에슬리가 묘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다가 이내 자신의 몸속에 있는 루루를 쳐다보았다.

"근데 이 아이는... 응? 아기리치 루루 아니야? 어쩌다 이런 성숙한 모습이 됐대?"

에슬리의 몸 안에서 버둥거리 던 루루의 몸이 힘이 빠져서 인지 축 늘어지는 게 보였다.

혹시 기절한 건가?

"흐응. 몸 상태를 보니까. 역시 김지호 너 때문이구나."

잠시 에슬리의 몸 안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던 루루가 밖으로 툭 내 던져 졌다.

"무슨 일인지는 네 몸에서 대충 보긴 했는데, 이 정도로 네 생명력이 강력할 줄은 몰랐는 걸?"

바닥에 축 늘어져 있는 루루를 에슬리가 거대한 손을 만들어 두 팔을 붙잡아 들어 올렸다.

"흐응. 어떻게 일시적으로 진화가 이루어진 걸까?"

에슬리가 빙글빙글 돌리며 루루를 감상하다가 내 쪽을 바라보았다.

시선이 내 똘똘이에 가 있는 것이 내 똘똘이가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저기 김지호?"

"응?"

"이 아이한테 한번만 더 똑같은 짓 해 볼래?"

"똑같은 짓?"

설마 섹스를 말하는 건가?

"응. 어떻게 루루가 진화를 했는지 궁금해서."

"잠깐. 근데 그 때는 쪼그맸는데..."

"흐응. 그거는 내가 원래 상태로 만들 수 있어. 어차피 임시적인 마력 폭주로 인한 진화 상태인 것 같으니 마력만 빼내면 원래대로 돌아 올걸?"

이야 이렇게 어른이 된 게 마력 폭주 현상이라고?

뭐 그럼 아이에서 어른으로 변신하는 마법소녀 같은 개념인가?

"근데 지금 이 상태에서 마나를 빼내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거 같아."

"얼마 정도?"

"글쎄. 한 3시간 정도?"

"3시간..."

근데 3시간이라고 해도 시간을 어떻게 알지?

이 곳에 와서 시계를 본 적도 없고, 동굴이다 보니 아침인지 밤인지도 알 수 없고.

"흐응. 시계가 없어서 그렇구나?"

시계... 잠깐 여기에도 시계가 있나? 아이린도 시계가 없고, 루루의 실험실에도 모래 시계 밖에 없어서 아예 시계가 없는 줄 알았는데?

"흐응. 안타깝지만 나도 마왕성에서 탈출할 때 시계니 뭐니 전부 놓고 도망쳐 나와서, 지금은 71층에 있는 마리양을 찾아가면 만들어 주긴 할 텐데?"

71층... 마리양? 뭔가 공작 같은 걸 하는 몬스터인가?

잠시 자명종 시계가 몸통인 가구 계열 몬스터를 생각해보았다가 그건 아니겠지 하고 고개를 저었다.

분명 아이린이 이 마왕군은 남자 용사를 유혹하기 만든 군대라고 했다.

그러니 진짜 괴물 같이 생긴 몬스터는 웬만하면 없을 거라 생각됐다.

"흐응. 그나저나 3시간이라면 사린양을 만나고 올 시간이 충분할 걸?"

"어? 어떻게 사린을..."

"너와 아이린이 찾은 책들의 공통점을 보면 아마도 다음 목적지가, 네가 입을 만한 옷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린양을 찾아가지 않을 까 싶었거든. 내가 알기론 인간들은 옷을 입는 일을 무슨 식사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했으니까"

그러면서 에슬리가 어느새 탁자 위에 있던 여섯 권의 책을 몸에 흡수한 상태로 주르륵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의외로 똑똑하거든. 다들 슬라임은 멍청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언니 같이 슬라임이 진화를 거듭하다 보면 마왕군의 책사가 될 정도로 똑똑해진다고."

에슬리가 페이지를 다 넘긴 책들을 다시금 탁자 위에 툭툭 내뱉었다.

"그래서 사린양을 만나러 갈 거면. 지금 다녀오면 돼."

아직 에슬리는 내가 사린을 만나고 온 걸 모르는 것 같네.

아이린도 루루의 속박에서 벗어난 것 같은데 입을 꾹 닫고 있는 걸 보면 뭔가 생각하고 있는 게 있는 것 같고.

"그게 사실..."

어차피 아이린이 아니면 에슬리에게 물어 볼 참이었으므로, 사린의 상태에 대한 것과 거미줄에 관한 것들도 전부 에슬리에게 말했다.

"흐응. 방적 돌기에는 이상이 없어 보이고, 또 다른 특징은 배가 불러 보였다?"

"응. 그래서 뭔가 안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손을 넣어 본 건데 끝까지 닿지가 않더라고."

내 말에 에슬리가 뭔가 곰곰히 생각해 보는 것 같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김지호 혹시, 사린양의 난소는 확인해 봤어?"

"난소?"

"응. 아라크네는 일정주기가 되면 난소에 있는 알이 가득 차거든. 그러면 배가 부른 것 처럼 변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잠깐. 그러면 알이 가득 차서 배가 팽창한 거다?"

"응. 알이 가득 차면 거미줄이 나오는 것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

에슬리의 이야기도 충분히 그럴싸했다.

"난소면 역시..."

사린이 죽어라 방어하던 보지 깊숙한 곳에 있을 텐데... 그걸 확인해 봐야 한다고?

"응. 그리고 김지호. 아라크네는 수정을 하지 않으면 알을 낳지 못해. 그러니까 네가 푸슉푸슉 해야 할 걸?"

섹스란 말 대신에 에슬리가 손가락과 구멍을 만들어내 그 안에 손가락을 푹 푹 찍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사린양의 둥지에 알이나 새끼거미가 없었지?"

"알이라..."

확실히 점도 약한 거미줄만 늘어져 있고, 알이나 새끼 거미 같은 건 본 적이 없다.

"응. 그런 건 보지 못했고, 바닥엔 점도가 약한 거미줄만 흥건하게 널브러져 있었어."

"그러면 아마 내 말이 맞는 것 같은데. 흐응."

에슬리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정말 그럴 싸 했다.

근데 가능할까? 사린이 그렇게 목숨을 걸고 방어 하던데.

"어쩌면 사린양이 알을 낳으면 아라크네 퀸으로 진화할지도 몰라. 그럼 어쩌면 너한테도 도움이 많이 될 걸?"

에슬리의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아라크네 퀸으로 진화 할 수 있다고 사린을 꼬시면 어쩌면 들어주지 않을 까도 싶었다.

"사아리인~"

도와주겠다고 따라온 아이린과 함께 사린을 찾아다녔다.

22층 동굴은 내가 생각했던 대로 커다란 공동에 빼곡하게 기둥이 들어찬 구조였다.

이는 아이린이 동굴의 상태를 보고 확답을 해주었는데.

이 미궁 자체가 마왕의 마력으로 인위적으로 만든 공간이기에, 각 층마다 머무는 대표 몬스터에 따라 미궁 층마다 생김새가 규모가 다르다고 들었다.

"사린 언니야!"

루루와 내가 연구실에서 있던 일의 전말을 알게 된 이후로 아이린이 나를 보고 뭔가 엄청 할 말이 많은 표정을 지었으나, 일단 사린 일이 먼저라고 생각했는지.

꾹 참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이 잠시 들었다.

둘이서 열심히 동굴 내부를 한 두 바퀴 정도 돌았을 때 쯤. 중앙에 있던 기둥에서 사린의 모습이 사삭사삭 하고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사린. 기다려 봐. 네 거미줄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어."

내 말에 사삭사삭 하던 발걸음이 멈추면서, 사린의 시선이 내 쪽으로 향하는 느낌이 들었다.

"저...정말?"

"응."

"두...둘 이서 날 괴롭히러 온 건 아니지?"

"아니야. 여기 내 옆에 있는 건 아이린이야. 아이린. 아까 내가 말했던 버섯 왕국의 공주."

"아...아이린이라고?"

아이린이라는 말에 지금까지 경계심으로 가득 차 있던 목소리가 조금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맞아요. 언니야. 저 아이린이에요. 아이린."

"아...아이린."

그리고 기둥 뒤에 숨어 있던 사린이 다시금 내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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