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화 〉 제 8화. 전환점.(3)
* * *
"세라자드 화이팅."
응원의 메시지가 날려주면서 세라자드의 등이 손바닥 만해질 때까지 뒤로 물러섰다.
한 30초 정도 기다렸을까?
세라자드가 기척이 느껴진다고 한 뒤 1분 정도 지난 다음. 고함과 비명 소리가 섞인 목소리가 동굴 끝에서 울려 퍼졌다.
"놓치지 마라!"
"피하십시오! 황녀님... 으악!"
"이... 이놈들! 으악!
남성들의 찢어지는 것 같은 비명 소리와 동시에 저 멀리서 백색 제복을 입은 소녀와 은색 갑옷을 남성이 헐레벌떡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황녀님! 최대한 도망가십시오!"
그리고 그 중 갑옷을 입은 기사가 달리던 것을 멈추고 뒤로 돌아서서 검을 뽑아 들었다.
"나 에인하르트 이 곳에서 뼈를 묻겠다!"
기사의 모습을 잠시 보았다가 다시금 달리기 시작한 제복의 소녀. 즉 황녀로 보이는 은발 머리의 소녀가 세라자드를 발견했는지 달리던 속도를 높이며 입을 열었다.
"비켜라! 아니 도망쳐라! 제국의 시민이여, 지금 반국의 역도들이 뒤따라 오고 있다. 살고 싶으면 달려라!"
제법 세라자드를 위해 말하는 것 같았지만. 정작 자신은 얼굴이 땀으로 뒤범벅 돼서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안색이 창백해 보였다.
지금 상황에서는 오히려 도움을 받아야 할 쪽이 황녀라 불리는 은빛 머리의 소녀였다.
그나저나 황녀... 제국의 황녀.
어쩌면 여기서 저 소녀를 구해주면 제국 쪽에서 뭔가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키래도. 하윽!"
황녀라 불린 소녀가 달려오다가 다리에 무언가 맞았는지 어설픈 자세로 넘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세라자드. 저 소녀를 구해주자."
"네. 주인님."
아까 전에 루루가 전부 죽여야 한다는 말과 반대 되는 지시를 내렸는데도, 별 의심 하나 없이 세라자드가 대답을 하면서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리고 번뜩 이는 섬광과 함께 칠흑의 검을 뽑아 든 세라자드가 자신에게 날아드는 무언가를 쳐내는 모습이 보였다.
챙. 챙.
한 번의 화려하고 변칙 적인 검술로 두 개의 무언가를 쳐냈는데, 자세히 보니 화살촉이 구부러진 화살 두 개가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일단 세라자드가 예의 황녀라고 불린 소녀의 앞 까지 나아가 그 앞을 보호하듯이 서 있자, 나 또한 용기를 내서 소녀 쪽으로 다가갔다.
"으억!"
동시에 제일 앞에 있던 기사에게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오더니, 기사의 등 허리 쪽에서 하얀색의 검날이 피를 뚝 뚝 머금은 채 튀어나왔다가, 스르륵 하고 빠져나갔다.
털썩 이라는 소리가 어울릴 정도로 앞으로 고꾸라지는 기사의 모습과 함께, 아까 전 루루의 영상 마법으로 보았던 후드가 달린 새빨간 제복을 입고 있는 여성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비겁한..."
그런데 갑자기 쓰러진 기사 쪽으로 모인 여성들이 각자 칼을 빼어 들더니 기사의 하체를 도륙내기 시작했다.
홀리...
"으아악!"
"더러운 한남충!"
"더러운 한남충!"
기사의 하체에서 어마 무시한 핏줄기가 솟아 올랐다.
그리고 곧 기사의 처절한 비명 소리가 잦아들자 사타구니 쪽을 난자 하던 여성들의 눈깔이 희번득 하더니 내 쪽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한남이다!"
"한남은 다 죽여버려야 돼."
"으응?"
한남? 잠깐만. 에이 아니겠지.
하체가 피투성이가 된 기사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눈을 까 뒤집고 죽어버렸다.
홀리.
처참하고 끔찍하여 도무지 무슨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주인님. 뒤로 물러나 계세요."
세라자드의 말에 정신이 번뜩 들어, 재빨리 황녀라고 하는 소녀의 팔을 붙잡아 끌다시피 뒤로 도망쳤다.
"윽..."
말 그대로 엉거주춤한 자세로 끌려오던 소녀에게서 고통에 찬 신음 소리가 들려왔지만, 목숨이 중요한 거지 지금 아픔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다 보니 더욱 더 강력하게 잡아 당겼다.
"자...잠깐."
찌이익.
뭔가 옷가지가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하고서 소녀를 잡아당겨 세라자드에게서 제법 멀어졌다.
챙!
그리고 검과 검이 부딪히는 청명한 소리와 함께 여성들의 고함 소리가 터져 나왔다.
"황녀를 붙잡아!"
"아니다. 한남충부터다!"
서로 의견차로 싸우듯이 언성이 높아지면서, 다가온 붉은 제복의 여성들이 세라자드와 맞붙었다.
홀로 칠흑의 검을 들고 서 있는 세라자드와, 붉은 제복의 여성 여섯.
숫자나 무장한 상태로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세라자드가 불리한 상태.
하지만 나는 믿고 있었다.
세라자드의 과거를 보았을 때 느꼈던 그 압도적인 무력을.
그렇지 똘똘아?
아랫도리를 내려다 보니 똘똘이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 같이 살짝 흔들렸다.
"으...으윽... 그대는 누구인가?"
옆을 보니 인상을 찌푸린 하얀 머리의 소녀가 짐승의 발톱으로 찢겨진 것처럼 곳곳이 찢어진 제복을 부여잡고, 내 쪽을 바라보았다.
"으익!?"
그리고 돼지 멱 따는 것 같은 비명 소리와 함께 당황한 소녀의 얼굴 표정이 잔뜩 일그러진 얼굴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아마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도 먹힐 상황이 아니겠지?
"벼...변태?"
그녀의 일그러진 표정이 내 알몸인 상체와 다리사이를 오가다가 순간 사각 팬티에 멈춰 섰다.
그리고 은으로 만들어진 예쁜 두 눈동자에 내 사각 팬티와 그 사이에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는 똘똘이가 비춰졌다.
"아악... 오지 마.. 윽."
코를 스윽 닦으면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소녀에게 다가가자, 소녀의 동공이 뒤로 휙 넘어가더니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음... 뭐.
아무래도 상황 설명은 나중에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고, 다시 세라자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챙!
세라자드 쪽은 순식간에 마무리 된 것인지. 생체기 하나 없는 세라자드가 반듯한 자세로 춤 추듯 몸을 한 바퀴 빙그르 돌면서 마지막 제복 여성 사이를 지나자, 온 몸에 검상을 입은 여성이 입에서 피를 한웅큼 쏟아내며 쓰러졌다.
"윽... 말도 안돼."
"어디서 이런 강자가..."
마지막으로 쓰러뜨린 여성을 제외하고도 이미 쓰러져 있던 여섯 명의 여성이 저마다 분하다는 표정으로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주인님. 다치신 데는 없는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피 묻은 칠흑의 검을 허공에 탁 하고 털어낸 세라자드가 정갈한 자세로 내게 똑 부리지는 모습을 유지하면서 다가왔다.
"으...응. 하나도 다친 데는 없어."
"다행입니다. 주인님. 일단 목숨들은 붙여 놨습니다 만."
하고 쓰러진 여성들을 바라보는 세라자드의 눈빛에 자비란 없어 보였다.
근데 내가 이 소녀를 구하자는 이야기를 충실히 지킨 대다가 내가 따로 말 하지 않았음에도 여성들의 목숨을 끊지 않은 모습에 감동했다.
내가 살생을 꺼려한다는 것을 알고 아마 생각해 준 것 같았다.
"어떻게 할까요? 주인님."
메이드 복 안쪽에서 헝겊을 꺼내든 세라자드가 칠흑의 검에 남은 핏자국을 닦아내며 물었다.
"일단은 전부다..."
말하는 순간 갑자기 바닥에 누워 있던 여성들이 품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어 마시는 모습이 보였다.
설마 회복 포션 같은 건가?
아니. 그렇다고 쳐도 방금 세라자드와 실력차이가...
"여성 시대를 위하여!"
"한남충 박멸!"
갑자기 무언가를 마신 여성들이 벌떡 벌떡 일어나더니 온 몸에서 하얀 수증기 같은 것이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주인님. 위험합니다."
세라자드가 내 앞에서 몸을 돌리며, 나를 보호하듯이 등지고 섰다.
"어떻게 된 거지? 분명 소드 익스퍼트 중급 정도 였는데? 지금은 상급 정도라니..."
세라자드의 중얼거림과 동시에 아까보다 한층 빨라짐 움직임을 보이며, 여성들이 세라자드를 향해 쇄도했다.
저마다 칼이나 창, 혹은 활을 든 상태에서 이성을 잃은 것처럼 직선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세라자드를 공격했다.
저거... 뭐지?
칼을 든 이는 막무가내로 세라자드를 향해 칼을 휘두르고, 창을 든 자는 중간에 창을 집어던지더니 맨 손으로 세라자드를 붙잡기 위해 손을 뻗어왔다.
더욱 가관은 활을 든 이들이 활 대를 마치 몽둥이 들 듯이 붙잡고 세라자드를 향해 붕 붕 휘두르고 있었다.
근데도 그 모든 무기가 은빛으로 빛나며 세라자드의 칠흑 색 검을 밀어냈다.
아까와 다르게 급급하게 공격을 흘러내며, 내 쪽을 향해 밀려나는 세라자드를 보면서 상황이 급하게 돌변했음을 깨달았다.
분명 움직임은 단순하고 단조로웠으나, 그만큼 과격하고 묵직해졌기에 약해진 세라자드 입장에서는 완력으로 물러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하안나암추웅."
여섯의 여성이 세라자드를 밀어 붙이자, 걔 중 창을 버리고 세라자드를 공격하던 한 여성이 나를 바라보더니 한남충이라는 단어를 뱉었다.
잠깐.
한남충이 설마 내가 아는 그 한남충은 아니겠지?
퍽!
설마 하는 생각으로 내게 다가오는 여성을 피해서 뒤로 물러나려 하자, 세라자드가 무리해서 내 쪽으로 움직이다가 활에 머리를 얻어 맞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충격으로 인해서 머리와 몸이 분리 된 세라자드가 몸으로 어거지로 여성들을 막아 서며, 머리가 데굴데굴 굴러 내 쪽으로 다가왔다.
"주인님. 피하십시오. 얼마 버티지 못할 거 같습니다."
심각해진 얼굴로 세라자드의 말에 나는 옆에 기절해 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가, 둘을 모두 챙기고 도망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슬아슬하게 여성들의 공격을 버티고 있는 세라자드의 몸을 보면서 침을 삼켰다.
여기 서는 내가 뭔가 해야 했다.
어떻게? 당연히 가진 스킬로 뭐라도 해야겠지.
길게 고민할 것이 시간이 없었다.
당장이라도 세라자드의 몸은 버티지 못할 것 같이 위태로웠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레벨:10]
[나이:32]
[직업:자지용사]
[스탯 힘 10 체력 25 민첩 10 지능 10 지혜 10 운 999 남은스탯 10 ]
[성검: 똘똘이(부식, 미약생산. 포자생산. 발키리 검술. 신체 분리. 점도 조절. 마력 결박. 자가 분열. 왕가의 피.)
레벨 10으로 변하면서 새로이 생겨난 스탯 10과 스킬 두 가지.
자가 분열? 왕가의 피?
뭔지 몰라도 지금은 도저히 도움이 될 것 같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기존 스킬에서...
역시 미약 생산 밖에 없나?
이미 이성이 날아간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다가 미약을 새로이 끼얹는다면 에슬리와 아이린과 3P 섹스를 하던 때 처럼 뭔가 엉망진창이 되더라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이제 이 방법 밖에 보이지 않았다.
팬티의 단추를 툭 툭 풀자, 어느새 거의 20cm까지 커져 대물이 된 내 똘똘이가 보였다.
언제 또 이렇게 커진 거지? 혹시 레벨업 하면서 더 커진 건가?
어찌 되었든 간에 미약을 생산 해서 저 여성들한테 뿌리려면 일단 쿠퍼액이 나와야 했다.
그러려면 일단 똘똘이가 어느 정도 달아올라야 하는데...
맨 정신에서 흥분하는 건 나도 무리다.
주위를 빠르게 훑어 보다가, 널브러진 은빛 머리의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다가 내 발을 툭 툭 치는 뭔가의 느낌에 바닥을 내려다 보았다.
"주인님. 제가 필요한 일이라도?..."
그래.
바닥에 있던 세라자드의 머리를 그대로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붙잡아 들어 올렸다.
"세라자드. 그래. 네 도움이 필요해."
세라자드의 머리를 들어서 내 똘똘이 앞에 가져다 댔다. 그러자 얼굴이 홍조로 변한 세라자드가 이 위급한 상황에서도 입술을 실룩 거리며, 좋아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주...주인님이 원하신다면... 언제라도."
그러면서 입술을 저억 벌리면서 하얀 입김과 함께 농염하게 젖은 혀를 아랫 입술 아래로 주욱 뺐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