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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마왕 간부에게 소환당해 착취당하고 있다-50화 (50/220)

〈 50화 〉 제 8화 전환점.(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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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설명은 일목요연했다.

일단 이세계는 여러 왕국과 두 제국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커다란 땅 덩어리 대륙이었는데.

본래 마왕성은 이 대륙의 가장 북쪽에 위치해 있었고, 그와 맞닿은 왕국이 장미의 왕국 로자베리아였다.

과거 로자베리아 13세 여왕이 왕국을 운영할 때까지만 해도 부유한 왕국 중 하나 였는데, 현재 미궁에 있는 마왕의 재 출현과 동시에 여왕이 죽음으로써.

국왕인 조르단이 왕국을 이어받았고, 당시 여왕이 소환하였던 용사를 독촉해 마왕성을 파괴하는 것을 성공했다.

당시 마왕은 반 신의 자리에 오른 용사에게 심각한 부상을 당한 상태로 모든 마력을 사용해 마왕성의 인원들을 전부 미궁으로 이동 시키고 잠든 상태이고.

이 지하 미궁은 현재 대륙으로 치면 중앙에 있는 화이트리버 제국의 외곽 공동 묘지 아래에 지어진 곳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공동 묘지에 있는 공동 묘를 위장 삼아서 버텨왔던 것인데 이번에 어쩌다 보니 들키게 된 상황이었다.

"그래서 중요한 건 이거야. 아직 제국에는 들키지 않았어. 다만 이 제국군을 추격하던 이들에게 이 곳을 들킨 상황이고. 그 제국군을 추격하던 것이 용사가 일으킨 반국의 직속 병사라는 것이 문제지."

아까 제국군이 했던 이야기기도 한데 반국이 정확히 뭘 말하는 거지?

"응. 제국군 기사들 정보에 의하면, 현재 용사는 로자베리아 왕국을 멸망 시키고, 그 옆에 왕국 두 개를 추가 멸망 시킨 후에 반군으로 우뚝 서서 제국을 향해 남침을 하고 있는 상황이야."

그러면서 루루가 양피지를 손가락으로 짚어서 기존에 있던 북쪽의 왕국 세 군데를 X자 표시 하고 주변 왕국을 포함해 대륙 중앙에 위치한 두 개의 제국 중 북쪽에 있는 화이트리버 제국 또한 경계선 부근에 X자를 표시했다.

"용사는 현재 제국으로 곧장 향하지 않고 그 주변에 있는 왕국들을 정복하고 있어. 그리고 제국 같은 경우는 용사의 직속 병사들이 계속해서 투입되고 있는 상황이고. 황녀는 이 근방을 조사하러 나왔다가 용사의 직속 병사들을 만나 추격을 당하던 상태였던 것 같아."

루루의 설명에 대충 대륙의 정세가 이해가 갔다.

다만 이해가 안 가는 내용이 있다면, 용사에 관한 것이랄까? 왜 갑자기 마왕을 격퇴한 용사가 돌연 자신을 소환한 왕국을 멸망 시키고 대륙 정벌에 들어간 것일까?

"용사의 대한 것은 거의 정보가 없었어. 용사의 직속 병사들 기억도 대부분 이미 손상된 상태였고. 과거에 용사를 만났던 장면이 있는데. 그거라도 볼래?"

루루의 말에 내가 나서서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았어. 기다려 봐."

루루가 허공에 떠 있는 양피지 위에 마법 진을 그리자, 안개가 피어나더니 전에 보았던 영상 마법이 그 위에 펼쳐졌다.

그리고 여섯 영상의 성장기가 짤막하게 스쳐 지나갔다.

마치 빠른 속도로 감기를 하듯이 저마다 여섯 영상으로 흩어져 성장하는 여성들.

그리고 그 여성들은 하나 같이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나지만 단 하나의 꿈을 갖고 성장해간다.

이윽고 그 여섯 여성들은 유랑 극단으로 모여들고 오디션 끝에 가까스로 배우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끝 없는 노력과 유랑.

실력이 성장할 수록 아름답게 빛나는 그녀들은 결국 왕국 귀족들의 연회 자리에 까지 오르게 된다.

화려하면서도 노력이 뒷 받침 되어 아름답게 이어지는 공연.

이윽고 공연이 끝나고, 그녀들을 구경하던 남성 귀족들이 그녀들을 호명한다.

그리고 자신의 침실로 올 것을 명한다.

당황한 극단주가 귀족들을 만류하기 위해 나선다.

그리고 어이없게도 귀족의 호위 기사에게 목이 잘려 나간다.

경악하는 그녀들과 다른 극단원들.

이윽고 공포 적인 분위기에서 벌어지는 만행에 내가 눈살을 찌푸렸다.

극단의 남성들은 경비병들의 장난감이 되어 처참하게 죽어가고, 여성들은 귀족들의 노리개가 되어 범해진다.

무대 위에서 열연 하던 배우도, 소품과 화장을 담당하던 여성들도 힘 하나 못쓰고 벗겨지고 능욕 당한다.

"우욱."

인간의 밑바닥을 본 탓일까? 추악함에 구역질이 올라오자, 아이린이 내 곁에 와서 등을 두드렸다.

"오빠야 괜찮아?"

구역질이 올라오지만 영상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극단에서 몰래 사랑을 싹 피우던 연인을 경비병이 눈 앞에서 범하면서 상대인 남성을 잔인하게 죽여버린다.

최고의 배우라고 칭송 받던 꽃 같던 여인이 추악하게 생긴 귀족에게 옷이 찢겨져 나가며 온 몸에 피멍이 들 정도로 구타 당하며 범해진다.

피와 색욕 그리고 추악함만이 남은 그 곳에서 누군가 가 나타났다.

검은 머리에 소리 없이 나타난 검을 찬 여성이 분노에 물든 눈으로 그 추악한 것들을 지워나가기 시작했다.

촤악.

검을 휘두르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귀족이며 기사고 할 것 없이 목이 잘려나간다.

흐느끼는 소리와 절망으로 얼룩직 실내에서 검은 머리의 여성은 머리에 묻은 피를 털어내면서 쓰러져 있는 여성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뭔가 말을 하는 것 같은데. 그 장면에서 장면이 일그러지면서 이상한 파동이 영상에 일어났다.

"이런... 마법 간섭이야. 좀 더 뒤가 있는데, 여기까지 여파를 끼치다니..."

루루가 재빠르게 마법진을 지우자 영상 마법이 서서히 작아지면서 안개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영상 마법이 전부 사라지기지 직전 그 한가운데에서 있던 검은 머리의 여성이 나를 바라보는 것 같은 시선을 느꼈다.

어떻게?

[왕가의 피가. 반신의 존재에게 저항합니다.]

윽.

순간 심장을 찌를 듯 한 고통과 함께 가슴 한 부근에 뜨거운 물을 부은 것처럼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아악!"

내 비명 소리에 다들 놀라서 내 쪽을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어떻게?"

"아니. 상황이 이렇게 되면 언니를 부를 수 밖에."

"안 돼요. 언니. 그렇게 하면 오히려 상황이 나빠질 수가 있어요."

사린과 에슬리 그리고 루루의 목소리가 이어서 들여온다.

마치 수면 위에 몸이 붕붕 떠 있는 것 같은 감각.

그리고 정신이 몽롱하다.

[내가 없었으면 죽을 뻔했다고. 이 주인 놈아.]

마갑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응. 그렇지 죽을 뻔한 건가?

[그렇게 강력한 저주는 처음이었다고. 나 또한 저주로 이루어진 몸이지만 그런 급이 다른 저주는 처음이야.]

저주?

[그래. 우와. 내가 아무리 마갑이라고 해도. 방금 저주는 네 피의 힘과 내 저주의 힘이 아니었으면 둘 다 작살 났을 거라고.]

작살? 내 피의 힘... 왕가의 피?

[그래. 너 보니까 마신님과도 연락이 되는 것 같은데 뭐 들은 것 없어?]

마신?

그러고 보니 마신을 만났었는데...

[만났다고? 마신님을?]

응...

[근데 왜 이렇게 약해? 아니 그것보다 잘 보니까 마신님의 축복도 없잖아?]

마신의 축복?

[그래. 마신님의 선택을 받은 용사라면... 잠깐 너 마신님에게 선택 받은 용사가 아니구나?]

어... 맞아.

나는 마신이 아니라 자지의 신에게 선택을 받았는데?

[응? 뭐라고?]

자지의 신. 그리고 난 자지의 용사야.

[...]

내 생각을 읽던 마갑이 잠시 동안 말이 없었다.

뭐지? 방금 까지는 내 생각을 잘도 읽었던 것 같은데.

[읽는 게 아니야. 네가 나한테 말한다는 의사가 있어야만 내가 들린다고.]

그래서?

[자지의 신이... 있을 리가 없잖아!?!]

근데 난 자지의 용사인데?

[하... 진짜 돌겠네. 너 뭔데 도대체?]

뭐긴... 이 마왕군의 간부에게 소환된 이세계 주민이지.

[이세계에서 소환 됐다고? 그럼 용사가 맞을텐데. 어째서 자지의 신 같은 이상한 게... 아? 잠깐만? 마신님께서 잠시...]

응? 마신?

[간만 이구나 인간이여. 나는 마신. 아르카나 이니라.]

간드라지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분명 꿈속에서 보았던...

[그래. 꿈이 아니라 자각몽이지만. 흠. 지금 대충 상황을 보아하니 용사와 간접적으로 나마 만난 것 같은데. 용케 살아 있구나.]

용사... 그래. 그 검은 머리가 여자가 용사였나?

[그래. 로자베리아 왕국에서 왕녀를 희생해 소환 술을 펼치고 인신의 허가를 받아 소환 된 이세계의 용사이지. 너도 마찬가지지만.]

내가 허가를 받아서 소환 됐다?

[그래. 마왕군 간부이자 사천왕 중 한 명인 아르실리아가 내 허가를 구해 너를 소환했지. 물론 너를 선택 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그 후로 계속해서 인신이 인간 용사에게 휘둘리고 힘을 잃는 바람에 내가 인신을 돕느라 신경을 못 써줬구나.]

아르실리아... 사천왕.

나를 소환한... 에슬리의 언니. 도플갱어.

정신이 아직 나른한 탓인가? 머릿속이 잘 정리 되지 않는다.

[나와 연결된 탓이지. 지금 너의 정신 체는 나와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래의 사고력으로 따라가지 못하는 것 뿐. 그리고 이렇게 내가 만든 물건으로 오랫동안 연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란다. 그러니 일단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도움을 주도록 하마.]

도움?...

갑자기 항상 잘 보이던 상태 창이 일그러지는 것 같더니 무언가 상태 창에 추가 되는 것이 보였다.

[내 축복이다. 본디 지금 네 상태는 정상적이라면 이 곳의 신 중 하나와 계약이 되어야 하는데, 외우주의 신과 계약을 맺은 상태구나. 그렇기 때문에 본래는 다른 신과 계약 중에 축복을 내리기 어렵지만, 외우주의 신인 덕분에 이런 꼼수가 가능해졌구나.]

상태 창에 몇 가지가 더 추가 되더니 서서히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럼 이제 다시 내 사도에게 몸을 넘기도록 하마. 비록 영혼이 내가 만든 물건에 속박 되었다고 하지만, 내 사도 인만큼 너무 박하게 굴지 말거라.]

마...마신!

갑자기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과 동시에 수 없이 많은 의문과 묻고 싶은 것들이 떠올랐다.

자...잠깐만요. 마신님. 제가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대답이 없다...

젠장 물어 볼게 진짜 많았는데. 뭔가 술에 잔뜩 취한 것 마냥 사고력이 마비되어서 내가 멍청이처럼 변한 느낌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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