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화 〉 제 9화. 라미아 파티.(9)
* * *
마치 무언가를 경계하듯이 똘똘이가 단단해지면서 내 뇌리에도 뭔가 불안한 감정이 들었다.
뭘까?
새로운 감각이랄까? 평소에도 느끼던 건데 뭔가 성적으로 경계심이 들기 시작하면 똘똘이가 먼저 반응하는 이상한 감각이 생겼다.
혹시 몰라서 똘똘이를 가짜 가슴 사이에 거꾸로 끼어 넣고 선 떨어지지 않도록 불알을 가슴 위에 잘 걸쳐 놓았다.
린.
[음... 주인님. 설마 아니겠지?]
응. 그 설마야. 변신이다.
생각해 두었던 똘똘이 보관 법을 떠올리며 린에게 명령을 내렸다.
[꺄아앙!]
순식간에 팔찌에서 빛이 흘러나오면서 검은 슈트 같은 마갑이 라미아로 변한 내 상체를 덮었다.
가슴 부분이 주욱 늘어나면서 팽팽해지는 모습이 보였는데, 마치 잠입 액션물을 보면 가끔 타이즈한 옷을 입고 나오는 여성 스파이들 같이 가슴 위가 막으로 뒤덮인 후 갑옷처럼 살짝 딱딱한 갑옷 조각 같은 것들이 어깨와 허리 부분에 살짝 살짝 생겨났다.
남성의 모습일 때에는 슈트 느낌이 나는 얇은 가죽 갑옷 같은 느낌의 갑옷이었다면 지금은 온라인 게임에 벗을 수록 방어력이 올라가는 여성 전용 갑옷을 입은 느낌이 들었다.
[이...이 미... 좋은 주인님아. 왜 하필 가슴 사이에 똘똘이를 끼워 놓은 거에요. 우웩...]
마갑 사이에 파 묻힌 가슴 사이로 살짝 불알의 흔적이 둥그렇게 남아 있었다.
그러고 보니 마갑 자체가 린의 영혼이 결합된 신체라고 했으니까.
지금은 린의 몸 안에 내 똘똘이가 들어간 격인가? 호오...
[으으... 불알의 감촉이...]
타이즈 하게 쫙 달라 붙은 마갑을 입은 상태로 몸을 휙 휙 움직여 보았다.
가짜지만 여성처럼 변한 신체 때문인지 몸을 흔들 때마다 가슴이 적나라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거울이라도 있다면 한번 보고 싶을 정도였다.
"에...에?.... 음... 뭐 더 이상 놀랄 일은 없겠지?..."
야리가 나를 뒤따라오다가 내 몸을 덮은 검은색의 마갑을 보며 이제는 이해하기 싫다는 표정으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역시 야리의 움직임에 비하면 나는 조금 딱딱한 느낌이었는데, 열심히 허리를 흔드니까 얼추 비슷해지는 것 같기도 했는데, 체력 소모가 장난이 아니다.
라미아들은 전부 평상시에 이 정도로 체력 소모를 하는 걸까?
다행이라면 소모되는 체력만큼 회복 속도도 빨라서 체력이 빨리 소모된다는 느낌만이 머릿속에 맴돌 뿐이었다.
"일단 내가 앞장설게!"
온천탕이 있는 돌담 가까이 오자 야리가 뒤에서 말하면서 담 가까이 다가가 꼬리에 바짝 힘을 주더니 몸을 일직선으로 길게 펴서 돌담을 미끄러지듯이 넘어가는 것이 보였다.
오오.
사람이었다면 두 손을 이용해서 담을 뛰어 넘거나 했을 텐데.
야리가 넘어간 후에 물 위에서 나를 향해 올라오라는 듯이 손짓을 했다.
나 또한 야리가 했던 대로 꼬리에 바짝 힘을 주고 까치 발을 선다는 느낌으로 하체를 쭉 펴자 내 배꼽이 돌담 끝에 닿았다.
그대로 상체를 위에 던진다는 느낌으로 돌담 위에 상체를 눕히자, 반동으로 하체가 살짝 뜨는 느낌이 들었다.
이때다.
재빨리 공중에 살짝 뜬 하체를 열심히 좌우로 흔들면서 앞으로 나아가자 인간의 상체가 물에 풍덩 하고 잠겼다.
어어...
묵직한 하체도 돌담을 넘어오면서 물 속에 잠겼던 시야가 다시금 물 밖으로 바뀌었다.
가만히 있으니까 사람과 달리 하체가 물 속으로 가라앉는 느낌이 들어 열심히 흔들어 보니 몸 전체가 물 위에 둥둥 떴다.
오오. 신기하다.
"적응 됐어?"
야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온천 탕의 깊이는 생각 이상으로 깊었다.
밖에서 보던 것과 달리 마치 깊은 수영장처럼 바닥이 깊게 파여 있었는데, 얼추 수심만 3M 가 넘어 보였다.
"그럭저럭?"
바다를 유영하듯이 몸을 흔들며 헤엄쳤다.
누군가 위에서 나를 내려본다면 아마 한 마리의 물뱀처럼 현란하게 움직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야리를 따라서 온천탕을 헤엄쳐서 나갔다.
가는 도중에 깨달은 사실인데, 깊은 것은 둘째 치고 온천탕의 크기 자체가 엄청나게 컸다. 이걸 그냥 사람으로 헤엄쳤다고 생각한다면 아마 이미 속도가 떨어져서 헉헉 대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어느 정도 헤엄쳤을까? 멀리서 라미아들 수십 마리가 모여서 저마다 소리를 내며 손을 들었다 내렸다 하는 모습이 보였다.
걔 중 눈에 익은 라미아와 딱 한눈에 보아도 다른 라미아보다 두 배는 커보이는 푸른색의 마미앙이 보이는 순간 가슴에 있던 똘똘이가 부르르 떠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똘똘아. 복수하고 싶어도 참아.
눈물을 찔끔 삼키면서 야리를 따라서 헤엄을 치다 보니 서서히 모여 있는 라미아들과 가까워졌다.
그리고 야리가 다시 한번 나한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난 뒤에 앞장 서서 라미아 무리 옆을 지나갔다.
"당신?"
그러다 순간 마미앙이 무리 옆을 지나가는 야리를 발견 하고는 멀리서 부터 천천히 다가오며 말을 거는 모습이 보였다.
무리가 작게 보일 거리인 우리가 있는 곳까지 다가온 마미앙이 야리를 보며 입을 열었다.
"분명 아까 인간을 붙잡고 있으라고 시켰던 부족원 맞지요?"
"네. 맞아요."
야리의 칼 같은 대답에 잠시 음 하고 운을 떼던 마미앙이 좀 더야리 쪽으로 다가가며 고개를 갸웃 거렸다.
"인간은 어찌 하고 여기에 온 거지요?"
"아, 제가 아는 부족원 중에 한 명이 꼭 그 인간의 자지를 가까이서 보고 싶다고 해서. 교대해주었어요."
정말 순수하게 거짓말이 아니라는 듯이 자연스럽게 상황을 설명하는 야리의 모습에 마미앙이 고개를 끄덕였다.
속아 넘어간 걸까?
마미앙의 표정이 잠시 의문스러운 표정이 되었다가 무언가를 상상하더니 두 손뼉을 짝 하고 쳤다.
"아아... 이거 자리를 오래 비운 것 같군요. 그 인간은 우리 부족원들에게 해로워요. 얼른 그 인간에게 돌아가야겠어요. 투표도 끝났으니까."
그렇게 말한 마미앙이 야리보고 가던 길을 계속 가라는 듯 고개를 끄덕여준 후, 뒤돌아서 라미아 무리를 향해 되돌아갔다.
휴... 이걸로 일단락...
응?
갑자기 마갑에서 촉수들이 튀어나오더니 라미아 무리로 돌아가려던 마미앙의 몸을 휘감았다.
린?
잠깐. 린! 뭐 하는 짓이야?
[으...으응? 난 몰라 이거 내가 한 게 아니라 마신님께서... 아아... 신의 계시도다.]
이게 무슨 개떡 같은...
마갑에서 뻗어나간 촉수들이 거대한 마미앙의 몸을 칭칭 휘감더니 이내 내 쪽으로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뭐...뭐죠? 당신? 서...설마. 그 얼굴을."
당황해 하던 마미앙이 내 얼굴을 확인하더니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런 얼굴로 보지 마! 나도 지금 상황이 황당하다고!
"야! 야!... 치호!"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계획을 망친 내게 야리가 화를 내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마갑에서 또 다시 튀어나온 촉수에 야리또한 마미앙처럼 칭칭 휘감겼다.
"꺄악!"
홀리.
완전 난장판이네.
잠깐.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상태창!
[레벨:10(+10)]
[나이:32]
[직업:자지용사(마+)]
[스탯 힘 50 체력 45 민첩 10 지능 10 지혜 10 운 999 남은스탯 ]
[성검: 똘똘이(부식, 미약생산. 포자생산. 발키리 검술. 신체 분리. 점도 조절. 마력 결박. 자가 분열. 왕가의 피. 마신의 축복+.)]
직업의 뒤쪽에 있는 부근에 +랑 마신의 축복에 +가 붙어있다. 뭐지?
[마신님의 계시입니다. 여기에 있는 모든 라미아를 범하세요!]
어어?
린?
[마신의 강력한 축복으로 인하여 체력 45가 일시적으로 450으로 늘어납니다.]
어어????
갑자기 온 몸에 활력이 넘친다. 동시에 마갑이 느슨해지면서 내 가슴 사이에서 똘똘이가 빠져나와 원래 있던 자리에 떡 하니 붙었다.
그리고 마갑이 좀 더 티셔츠처럼 얇아지는 것 같더니 수십 개의 촉수를 만들어내며, 마치 다리가 엄청 많은 문어처럼 허공에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음...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지만.
절호의 기회군.
더욱이 체력이 450이면 대량 사정을 90번이나 할 수 있는 체력이잖아?
잠깐 이 상태면...
혹시...
[자가분열lv2 를 사용합니다. 총 4개의 촉수가 똘똘이로 변합니다.]
아, 안되는군. 스킬 레벨 때문인가?
아쉬움에 촉수로 만들어진 똘똘이를 바라보았다.
지금 내 아랫도리에 달린 똘똘이와 기둥과 귀두 부분만 닮은 길쭉한 촉수의 모습.
호오.
감각으로 촉수 자지를 움직여 본다고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허공에서 내 생각에 따라 휙 휙 움직인다.
마치 뇌로 조종하는 드론 같은 기분이네.
"앞으로 너희는 촉수 똘똘이다."
촉수 똘똘이들을 조종해서 촉수에 온몸이 칭칭 감겨 있는 마미앙을 향했다.
"흐...흐익?"
기겁하는 마미앙의 모습을 보며 촉수 자지를 조종해 아래로 셋 위로 하나 방향을 나누고 나서 각 각 조종했다.
으...
넷을 따로 따로 조종하려니까 제법 어려웠는데, 린이 보조를 하는 건지 어느 정도 목적지만 정하고 나니 마미앙의 저항을 피해서 원하는 목적지까지 도착한 것이 보였다.
"후후후..."
어느새 촉수들로 인해 내 앞까지 끌려온 마미앙을 보면서 , 천천히 헤엄치듯이 다가가 아까 전부터 입이 근질 근질거릴 정도로 하고 싶던 말을 내 뱉었다.
"마미앙. 이제 벌 받을 시간이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