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화 〉 제 10화. 소드 마스터. (2)
* * *
마미요의 안내에 따라 라미아 전사들의 방에 들어섰다.
푸른 불꽃이 피어오르는 횃대와 아까 거의 100평 남짓 한 동굴의 공간이 나타났는데, 뭔가 삭막하다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었다.
물론 조금 전에 있던 라미아의 온천탕도 온천 빼고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여기는 그런 탕까지 없다 보니 더욱 더 삭막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몇 개 없는 벽의 땅굴에는 거적 데기로 만들어진 이불을 덮고 있는 라미아 두 마리와 벽에 기대 앉아 쉬고 있는 푸른 머리의 라미아가 보였다.
"마미요... 아니 인간!"
벽에 기대 앉아서 쉬고 있던 푸른 비늘 갑옷을 입은 요네가 졸고 있다가 화들짝 깨면서 상체를 곧게 폈다.
쉬리릭. 뱀 특유의 소리를 내면서 경계하듯이 내게 다가오는 요네가 벽에 기대어져 있던 푸른색의 삼지창을 꺼내 쥐며 나를 향해 겨누었다.
"인질?"
아직 상황 파악이 덜 됐는지 내가 마미요를 붙잡고 있다고 생각한 요네가 긴장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지금은 다시 야리의 꾸러미에서 사각 팬티와 망토를 입은 상태였는데, 레벨이 확 오른 탓인지 기존에 대물이던 내 똘똘이가 흉물이 되어 있었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사각 팬티 위에 손바닥 크기만큼 텐트를 친 볼륨감이 훌륭한 똘똘이였다면.
지금은 팬티를 찢고 나올 것 같이 거대해졌으니까.
대충 길이로 치자면 이곳에 왔을 때 똘똘이의 길이가 한 20cm가 될까 말까 했다면 지금은 분명히 20cm를 넘어 손가락 한 마디만큼 더 길어져 있었다.
전에는 살짝 단추 사이로 튀어나오면서 출렁출렁 거렸다면, 지금은 사각 팬티에 딱 고정되어서 살짝 흔들거릴 뿐이었다.
그나저나 이 팬티 진짜 튼튼하네. 가끔 물 같은 게 묻어도 방수 처리 한 것처럼 젖지 않고 흘려보내기도 하고.
"아니에요. 인질이 아니에요. 이 분은 선지자님이에요!"
자신이 인질이 아니라며 마미요가 요네 앞으로 나아가며, 나를 선지자라고 소개한다.
그나저나 저렇게 나를 적극적으로 알리며 설명하는 마미요의 모습을 보니 뭔가 사이비 교주가 된 느낌이 강하게 들었지만.
뭐, 이미 두 명의 신과 얽힌 상태에 마신과 직접 대화도 했고, 사도 또한 내 수족처럼 움직이니.
[수...수족이 아니라고! 나는 그저 마신님의 계시에 따라...]
네네. 다음 마갑.
[으으... 언젠간...]
린의 부들 거리는 목소리를 웃어 넘기는 사이, 마미요가 요네와 어느정도 상황 설명을 한 건지, 나를 향해 겨누던 삼지창을 거둔 요네가 삼지창의 끝 부분을 땅으로 쿡 쿡 찍은 다음 나를 노려보았다.
"아무리 봐도 선지자보다는 변태 같은데..."
맞습니다. 사실 제가 봐도 지금 제 모습은 변태에요.
원치 않게 자괴감을 느낀 나는 자연스럽게 스킬을 사용했다.
[달변가 스킬을 사용합니다.]
"변태가 아닙니다. 저는 마신님의 계시를 받아 라미아 파티를 실현 시키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레미님에게 추가로 마신님의 계시를 내려주기 위해 당신을 찾아 온 거고요."
평상시의 말투가 아닌 뭔가 진짜 사이비 교주틱한 멘트가 입에서 흘러나왔다.
아니 그러고 보니 지구에서도 가끔 사용하던 영업 방식 하고도 비슷한 차분한 톤의 목소리 같기도 하고.
"정말?"
내 말에 살짝 의아한 표정을 짓는 요네를 보며 나는 자연스럽게 사각 팬티를 내렸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툭 하고 튀어나오는 내 똘똘이의 모습에 요네가 꺄악 하면서 삼지창을 바닥에 내 던진 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부끄러워 하지 마십시오. 이것이 신께서 내려주신 성스러운 자지의 모습입니다."
오오... 달변가가 되니까 이렇게 뻔뻔할 수도 있구나.
내가 생각하고 내 뱉는 말이긴 한데, 되돌아보니 진짜 사이비 교주 같네.
"흐음..."
살짝 두 손 틈 사이로 내 똘똘이를 바라보는 요네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내 똘똘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침을 꼴깍 삼켰다.
"아...알았으니까. 그만. 다시 입어."
팬티를 다시 올려 입자, 요네가 가렸던 손을 내리면서 한 손으로 손 부채를 한 손으로는 삼지창을 다시 잡았다.
"레미님께 안내 할 테니까. 얌전히 잘 따라와. 허튼짓 하면 바로 이 삼지창으로 응징할 테니까. 알아서 처신 잘하고."
요네가 삼지창을 든 채로 라미아 전사의 방을 지나 안으로 계속해서 들어갔다.
어둡고 축축하면서 긴 동굴이 이어졌다.
중간중간 길을 밝히는 푸른 불꽃의 횃대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일반의 불이 아니라 특이한 돌 같은 것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마신님께서는 마왕군의 재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저를 이 곳에 보내신 거구요."
거짓말을 능숙하게 내 뱉으면서 걷고 있자, 뒤에서 야리가 내 등을 쿡 쿡 찌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달변가 스킬은 누구한테 얻은 걸까? 야리? 마미앙?
둘 중에 하나에게서 얻은 스킬 같은데. 아무래도 야리 보다는 마미앙이겠지?
"야, 너, 그렇게 거짓말을 하고 다니다 걸리면 어떡하려고."
야리가 멈춰선 내게 다가와 귓속말로 속삭였다.
잠시 내가 멈춰서자 맨 뒤에서 조용히 따라오던 마미요와 선두에 있던 요네가 무슨 일인지 관심을 보였다.
"걱정마."
야리에게만 들리게 작게 이야기 한다음. 관심을 보이는 마미요와 요네를 향해 자신만만하게 가슴을 펴며 말했다.
"우리 신도께서는 라미아 파티 이후를 걱정하시는군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마신께서 여러분을 위해서 준비한 일입니다. 저를 레미님께 안전하게 데려다 드리면 모든 일은 해결 될 겁니다."
내 말에 마미요가 감격한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모든 것은 선지자님을 따라."
홀리.
이거 너무 잘 먹히는 것이 조금 불안하긴 한데. 일단 레미를 만날때까지만 이 컨셉을 유지하자.
"흐음..."
마미요와 다르게 요네는 뭔가 미묘한 표정을 지었지만, 일단 그냥 넘어가는 것 같았다.
뒤로 돌아서 계속해서 길을 안내하던 요네를 따라 걷 다보니, 열 평 남짓 한 공간에 얇은 허물들을 묶어서 가림 막으로 만든 공간에 도착했다.
"레미님. 레미님을 만나기 위해 찾아왔다는 인간이 있습니다."
"선지자 님이야. 요네!"
요네의 인간이라는 말에 마미앙이 버럭 하여 말했다. 잠시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둘 사이에서 흐르고 침묵이 이어지다가 순간 허물 뒤에서 들려오는 찰랑이는 물소리에 두 사람이 허물 쪽을 바라보았다.
"여기까지 찾아오다니. 기특하구나."
인간이라는 말도 선지자라는 말도 없이 그저 내가 찾아온 행위에 대해 기특하다고 만 말한 레미로 추정되는 목소리가 청량하게 울려 퍼졌다.
뭐랄까? 옥 쟁반에 옥 구슬 구른다는 소리가 이런 소리일까? 라고 할 정도로 계속 듣고 만 싶어지는 목소리.
"마미요와 요네는 물러가도록 해라."
쉬리릭.
두 라미아가 허물 쪽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이더니 그대로 보이지 않는 곳까지 멀리 물러섰다.
"인간. 선지자. 좋군... 그 어떤 것도 예상 외야. 들어오너라 이계의 아이야."
음?
내 정체를 알고 있어?
"그리고 야리 너도 들어오너라."
레미의 말에 야리가 엄청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나를 향해 복잡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그러고 보니 야리는 나와 이 곳을 탈출 하려고 했었지?
눈 앞에 보이는 불투명한 허물의 막을 걷고 들어가자 처음 보았던 라미아의 온천 탕 만한 크기의 온천 탕이 또 다시 나타났다.
어마어마하게 커서 호수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의 온천 탕.
그리고 처음에 들어왔을 때 밤하늘이 보이던 것과 달리 이 곳은 동굴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만 커다란 체육관처럼 크기가 넓고 천장이 높을 뿐.
그리고 그런 커다란 공동의 온천 탕 안에 어마어마한 크기의 라미아가 누워 있었다.
에슬리가 버섯 도서관에 꽉 들어찰 정도로 거대해졌을 때와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와아..."
올려다보는 것 만으로도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크기. 거의 고등학교 건물 하나를 가져다 놓은 것 같은 크기의 라미아가 눈 앞에 있었다.
에메랄드 같은 반짝이는 녹색 비늘이 뒤덮인 뱀의 하체에, 검은 머리카락을 한 거대한 미녀의 상반신.
일반의 라미아들과 달리 인간의 상반신에는 뭔가 투명한 천 같은 재질의 옷이 주렁주렁 입혀져 있었는데, 아슬아슬하게 가슴이 가려지면서 배꼽 부위는 또 훤히 드러나 있었다.
꿀꺽.
옆으로 누워 있어서 그런지 거대한 가슴이 볼록 튀어나와 부드럽게 늘어져 있었는데, 그 크기만 해도 단독 주택 건물 하나와 맘 먹어서 뭔가 할 말이 없게 만드는 압도적인 크기였다.
그리고 그 가슴 위로 가느다란 목과 함께 한쪽 팔로 머리를 대고 누워 있는 레미의 얼굴이 보였는데.
검은 머리가 길게 늘어진 정형 적인 미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근데 특이한 것은 미녀라는 것은 확실했는데, 뭔가 동양 적인 신비로운 느낌이 느껴지는 그런 미녀였다.
"후우..."
등 뒤에서 거대한 고목 하나를 통째로 깎아서 만든 것 같은 기다란 곰방대를 꺼내 입에 문 라미가 물 담배를 능숙하게 피우며 나를 내려다 보았다.
곰방대에 물 담배라 마치 중동의 문화와 동양의 문화적 문물을 합하여 만든 것 같이 특이하게 생긴 물건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