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마왕 간부에게 소환당해 착취당하고 있다-68화 (68/220)

〈 68화 〉 제 10화. 소드 마스터. (5)

* * *

"어찌 되었든 간에 통하는 상대도 어느 정도 것이야 합니다. 소드 마스터라면 어림도 없어요."

"소드 마스터가 확실해?"

"네. 맞습니다. 루루님의 마법으로 확인 했을 때 확실히 소드 마스터 특유의 마나 파장이 느껴졌습니다."

"흐음."

잠시 스파크가 튀기듯이 푸른 기운을 손에 감은 채 허공에 탁탁 털어내 기운을 없애버린 요네가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레미님께서 이 인간에게 훈련을 시키라고 했기 때문에 저는 훈련을 시킬 예정입니다."

콧김을 내 뱉으면서 요네가 자신의 뜻을 관철하자, 옆에 있던 세라자드가 가볍게 한숨을 내 뱉더니 내게 다가와 망토와 사각팬티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말했다.

"마음대로 하세요. 다만 주인님께 폐를 끼치면 바로 중단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네 알았어요. 오히려 훈련을 받고 나서 엄청나게 강해지는 모습에 놀라지나 마세요."

세라자드와 요네가 서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실험대 위에서 마법 영상을 펼쳐 놓고 바깥 상황을 보고 있던 루루가 우리를 향해 입을 열었다.

"다들 이쪽으로 와봐요."

루루의 말에 다들 루루가 서 있는 실험대 쪽으로 모였다.

"지금 용사가 보낸 소드 마스터가 제국 경계선 까지 왔어요."

보고 있는 마법 영상으로 은색 갑옷을 멋지게 차려 입은 한 여성이 금발의 단발 머리를 휘날리며, 커다란 장벽을 뛰어넘는 모습이 보였다.

거의 반파 되었다고 하지만 대충 눈 짐작으로 건물 3층 높이는 더 되어 보이는 벽을 단순 도약 만으로 뛰어 넘는 모습을 보니 여기가 판타지 세계라는 것이 다시 한번 실감이 되었다.

그리고 장벽을 넘어서 제국군으로 보이는 병사들이 웅집해 있는 곳에 단신으로 부딪히는 모습까지 보였는데, 제국군도 제법 강한 자들이 모여서 온 것인지 소드 마스터를 상대로 제법 응전하고 있었다.

"제국군에서 제법 강한 자들이 나온 것 같은데."

딱 보아도 제국의 병사들을 이용해 약간 거리감을 두고 창이나 활 등을 이용해서 공격하는 화려한 갑옷을 입은 이들이 몇 보였고, 마법사 또한 대동 했는지 고깔 형태의 마법사 모자와 로브를 입은 이들이 지팡이를 들고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여기서부터 지하 미궁까지 거리는 소드 마스터의 속도로 보면 3시간 정도. 모래 시계로 3바퀴 정도 밖에 안돼요."

어디서 구해온 건지 내 손바닥 크기 만한 모래 시계를 꺼내 든 루루가 모래 시계를 실험대 위에 탁 하고 올려놓았다.

"이 모래 시계는 어디서 가져온 거야?"

내 질문에 루루가 자신의 두 손을 펼쳐 보이며 말했다.

"내가 만들었지. 오빠."

"네가?"

"응. 연구실에 있던 재료와 마법을 이용해서 만든 거야. 조약 하지만 이렇게 흔들고 1시간마다 자동으로 뒤집어 지도록 만들었어."

루루가 모래 시계를 들고 위아래로 흔들자, 모래 시계 안에 들어 있던 모래들이 붉게 변하면서 위에서 아래로 흘러 내려오기 시작 헀다.

방금 전까지는 안 내려오는 것 같더니.

"호오."

이게 있다면 정확한 시간은 몰라도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대략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혹시 하루를 기준으로 모래 시계를 만들 수도 있어?"

"가능하지. 오빠. 대신 1시간과 달리 하루를 기준으로 하려면 재료를 다른 걸 써야 돼. 지금은 당장 없고."

지금은 재료가 없다라. 그러면 나중이라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흐응. 그나저나. 3시간 정도의 거리면 이 제국군이 못 막는 기준이니까. 시간이 얼마 없네."

에슬리의 말대로 숫자는 제국군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소드 마스터를 하나 막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속수무책으로 진영이 무너지고 있었다.

소드 마스터의 발을 묶던 병사들은 일격에 쓰러졌고, 그나마 마나를 내 뿜는 기사들이 3격 이상을 버티고 물러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군요. 소드 마스터 치고는 너무 약합니다."

영상을 보고 있던 세라자드가 다가와 말했다.

"여기. 여기를 보시면 마나를 뿜어내는 양은 소드 마스터와 비견 되지만. 여기 여기를 보면 마나의 흐름이 불안정하게 흐트러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는 마나로드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것 같은데."

세라자드는 발키리. 출신 거의 소드 마스터에 근접한 마나와 체력을 가졌으며, 신성력을 지닌 강력한 그녀였다.

그런 그녀가 말하는 내용이니 틀릴 리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전에 왔던 소드 익스퍼트 중급의 추격자들도 가진 마나에 비해 이상하게 약하다고 했던 그녀였지.

"아마도 용사가 가진 동료 영입 스킬을 악용하여 일시적으로 실력을 끌어올리는 것 같군요."

"맞아요. 그런 것 같아요."

세라자드의 말에 사린이 동조했다.

"저도 마왕성에서 용사의 모습을 한 번 본 적이 있었는데, 동료들 대부분이 말도 안되는 실력들을 가졌었어요. 그래서 순식간에 마왕성에 있던 마왕군들이 쓰러진 거구요."

"흐응. 그건 맞는 얘기야. 마왕성이 당할 때 4대 간부님들 중 3명이나 용사의 동료들에게 큰 부상을 입을 정도였으니까."

"용사의 동료 영입 스킬..."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상태 창을 불러보았지만 나는 그런 스킬 따위는 없다.

그리고 보니 용사로 각성하면서 똘똘이가 성검이 되면서 상시 발기 상태가 된 것 말고도 용사로써 뭔가 얻은 것이나 특별 할 것은 없어 보였는데.

"흐응... 그러고 보니 우리 김지호도 용사는 용사인데..."

에슬리의 한마디에 모든 일행의 시선이 나에게 꽂혔다.

"에?"

"네?"

그리고 내가 용사인걸 모르는 야리와 요네는 그게 무슨 소리냐? 하는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응. 맞아. 사실 용사긴 용사지."

어리둥절 하는 야리와 요네에게 그대로 내가 이세계에 소환 되었으며, 마신을 이미 몇 번 상태고 외우주의 자지의 신과 계약한 용사라는 것까지 설명했다.

물론 시간이 별로 없었기에 거의 1분 안에 설명을 끝냈다.

이는 이미 여러 몬스터 아가씨들에게 내 과거를 설명하면서 일목요연하게 머릿속에 정리된 탓이 컸다.

"자지의 신..."

야리의 눈이 가늘어졌다.

"음. 그럴지도... 막 배가 가득 차는 느낌이었지."

여기 있는 몬스터 아가씨들은 요네 빼고 전부 다 나와 어떤 연유든 상황이든 간에 다들 섹스를 한번 이상 한 사이였다.

그렇기에 이미 내 똘똘이가 보통 인간의 것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고.

"흐응?"

하지만 야리가 손 쉽게 인정하는 과정 중에 에슬리가 뭔가 눈치 챘는지 나를 스윽 바라보았다.

"김지호. 혹시 너... 설마 왠지 오래 걸린다고 는 했는데."

"하하... 그게."

순간 에슬리를 포함해 사린의 서늘한 시선이 느껴졌다.

"서방님. 아니겠죠? 설마... 소드 마스터가 쳐들어온다는 데 한가하게 바람을 피운 건?..."

두 손에 피아노 현 처럼 교살 하기 딱 좋은 점도의 거미줄을 주욱 늘어뜨리면서 내게 다가오는 사린을 보면서 슬쩍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등 뒤로 물컹하는 느낌과 함께 특유의 말캉말캉한 에슬리의 신체가 내 몸을 막아서는 것이 느껴졌다.

"흐응~?"

고개를 살짝 돌리자 콧소리로 내면서 옆에서 그림 같은 미소를 짓고 있는 에슬리의 얼굴이 보였다.

근데 그 미소가 너무 인위적이라 살짝 소름이 돋았다. 흐익.

잠시 두 사람의 얼굴 그늘이 내 얼굴을 가릴 때 쯤.

"소드 마스터가 돌파했어요. 그리고 제국군은 추격을 포기한 거 같아요."

루루의 목소리와 함께 다들 이목이 다시금 영상 마법으로 향했다.

나 또한 이 때가 기회다 싶어 재빨리 영상 마법이 펼쳐진 실험대로 후다닥 도망쳤다.

내가 도착하자 루루가 재빠르게 옆에 내려 놓았던 모래 시계를 흔든 다음에 다시 뒤집자, 모래들이 위로 전부 중력을 무시하고 스르륵 올라가더니 이내 모래가 스르륵하고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제 3시간이에요. 그 사이에 준비를 해야 돼요."

루루가 그렇게 말한 후에 연구실 사다리로 후다닥 달려가더니 천장에 있는 출구를 향해 외치기 시작했다.

"룽룽. 율리시아. 준비해! 병력들도 전부 진지 앞으로 집결 시키고!"

루루의 외침과 동시에 사린은 입구에 덫을 준비하겠다며 연구실 밖으로 나갔고, 에슬리는 루루를 돕겠다며 연구실 내부를 이 잡듯이 돌아다니는 루루를 따라다녔다.

"인간. 흠. 흠. 김지호라고 했지?"

쉬리릭 하면서 내 앞에 다가온 요네가 나를 쳐다보면서 물었다.

"응. 맞아."

"그래. 김지호. 레미님의 부탁으로 훈련을 맡아주기로 했는데,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넌 용사라면서 전투에 대한 재능이 하나도 없어 보여."

팩트를 찌르는 말에 가슴이 아팠다.

그러고 보니 지구에서도 나는 약간 물 몸 계열이었다.

몸을 보면 평범하게는 생겼지만, 체력을 떠나서 아픔이나 충격에 굉장히 약한 편이었다.

"더군다나 시간도 별로 없으니 간단한 기술 하나만 알려줄 거야. 시간 안에 익힐 수 있을 지 없을 지는 너에게 달렸고."

기술이라...

더욱이 이세계에 와서 나는 단 한번도 전투에 참여 해본 적이 없다.

그런 내게 기술이라니.

"잠깐. 난 지구에 있을 때도 호신술 같은 것도 배운 적이 없단 말이야."

"누구나 처음은 있는 법이지. 자 저기에 공터가 있으니 저기에서 훈련하자."

그러면서 삼지창을 든 요네가 제국의 황녀가 갇혀 있는 거대한 새장 같은 곳이 놓여 있는 공터를 가리켰다.

"잠깐. 잠깐. 요네 지금 소드 마스터가 오기 3시간 전인데 기술을 배우는 게 중요한 거야?"

"응."

"아, 미치겠네. 지금 내가 너한테 호신술 하나 배운 다고 소드 마스터를 막을 방법이 생기는 건 아니잖아."

"응. 근데?"

"아...니."

이 단호박 라미아 같으니.

"일단 기술은 배워두는 게 좋아. 언제 써먹을 수 있을지 모르니까."

"아니... 그래도... 하아."

그러고 보니 기술을 안 배운다고 하면 딱히 뭔가 3시간 동안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레미에게 소드 마스터를 막을 방법을 구하는 것도 실패했고, 지원도 없었다.

오히려 아이린이 다른 곳에 손을 벌리러 간 상황에, 사린은 소드 마스터를 입구에서 최대한 저지하기 위해 덫을 설치하러 갔고.

에슬리는 루루를 돕는 중이고, 세라자드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조용히 나를 지켜보고 있다.

엄마야. 눈빛이 좀 무서운데...

무슨 학원 째고 PC방 간 아들을 지켜보는 엄마의 시선 같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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