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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마왕 간부에게 소환당해 착취당하고 있다-69화 (69/220)

〈 69화 〉 제 10화. 소드 마스터. (6)

* * *

"자. 훈련에 앞서 일단 기본 적인 것부터 설명할게."

요네가 삼지창의 창대를 바닥에 툭 툭 두들기고 나서 내 시선을 집중시켰다.

"모든 기술에는 기본적으로 힘과 민첩이 필요해."

힘과 민첩. 아주 기본적인 것이다.

체육이니 운동이니 하는 것도 결국 힘과 민첩이 기본적으로 받쳐 줘야 잘 할 수 있었으니까.

"그 다음 필요한 것이 그것을 유지하는 체력, 그리고 효율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지혜지. 물론 무식할 정도로 체력만 단련하다 보면 가끔 지혜가 부족해도 체력으로 해결 하는 경우는 있지만."

삼지창을 바닥에 내려 놓은 요네가 두 손을 깍지 끼더니 머리 위로 높게 들어 올리며 기지개를 펴는 동작을 취했다.

그리고 그대로 두 팔을 좌우로 흔들면서 날씬한 허리를 좌우로 휙 휙 꺾었다.

"일단 준비 운동부터 하고."

그 모습에 나도 따라서 두 팔로 준비 운동을 하며 요즘 혹사 시킨 허리를 천천히 풀었다.

"읏~차."

마치 헬스장에서 준비 운동을 하는 헬스 트레이너처럼 꼼꼼히 자세를 지키며 상체 운동을 마친 그녀가 스르륵 미끄러지듯이 내 쪽으로 다가왔다.

"자 일단. 맞는 무기부터 찾아볼까?"

요네가 그렇게 말하더니 허리 약간 아래 뱀의 하체 와 맨살이 만나는 부근에 허리띠 처럼 묶어 놓은 천을 풀어 해쳤다.

그리고 그것을 돌돌 말더니 매듭을 짓고, 주머니 모양처럼 만들더니 그 안에 손을 스윽 넣었다.

"으응."

그러더니 주머니 모양처럼 만든 천 보따리에서 나무로 만들어진 막대기가 불쑥 튀어나왔다.

그것도 요네가 스윽 꺼내서 밖에 던지는 대로 길쭉한 봉의 모습부터 짧은 막대기, 그리고 야구방망이 같이 생긴 막대기, 한쪽 날만 서 있는 목도에 양손 검처럼 생긴 목검까지.

수백 가지가 넘는 모양의 나무 막대기가 불쑥 불쑥 튀어나와 바닥에 떨어졌다.

"자 마음에 드는 무기를 골라 봐."

그러더니 요네가 바닥에 떨어져 있던 손바닥만 한 자그마한 봉을 들어서 손에 쥐었다.

"잠깐... 어떻게 거기서 이런 나무 막대기들이..."

"훈련용 가검이야. 이거는 마법 주머니고. 평상시에는 복대 대신에 쓰고 있지."

대답을 마친 요네가 천으로 만들어진 주머니를 바닥에 내려 놓고는 자그마한 봉을 붕붕 휘둘러 보았다.

"시간이 없으니까 빨리 맘에 드는 무기를 골라."

요네의 말에 바닥에 떨어져 있는 수백 가지의 나무로 만들어진 무기들을 바라보았다.

다리 길이 정도 되는 목검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길이의 목검 그리고 목도와 양손검.

창으로 보이는 끝이 날카로운 촉으로 되어 있는 막대기와 둥그렇게 깎은 두꺼운 봉.

심지어 나무로 만들어진 도끼까지 있었는데, 벌목 도끼부터 거대한 양손 도끼 모양까지 있었다. 해머는 음...

요네의 말에 바닥에 굴러다니는 막대기들 중 길쭉한 창의 모양의 무기들이 모인 곳으로 다가갔다.

나도 어디서 주워들은 게 있어서 초보자들은 무기를 고르라면 무조건 창을 들으라고 했던 기억이 났다.

일단 리치도 리치지만 기술이 크게 많지 않고, 1년만 연마해도 10년의 검을 연마한 사람 만큼의 효율이 나온다고 했었지.

그러고 보니 그래서 조선 시대 때 병졸들이 전부 창을 사용했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 가지가 넘는 창 종류 앞에 서서 잠시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러고 보니 창도 종류가 참 많았지.

창에 거대한 도끼 날 같은 것이 붙어 있는 폴암. 그리고 거대한 뿔을 연상케 하는 날이 달린 중국 무협지에나 나올 법한 창.

요네가 들고 있는 것과 같은 삼지창, 기본적인 창날이 달린 창, 농기구 같이 촉이 여러 개 붙어 있는 창.

창대 양 끝에 날이 달려 있는 부메랑 같이 생긴 창. 투척 용으로 만들어진 것 같이 잘 휘어지게 생긴 창.

딱 보아도 내가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접했던 다양한 창들이 나무로 깎아져서 만들어져 있었다.

그 중 커다란 것은 기마용 창이었는데, 길이만 무려 2미터가 훨씬 넘어 보였다.

이야...

그 중 가장 무난해 보이는 길이의 창을 집어 들었다.

요네가 들고 있던 삼지창과 비슷한 모양의 창.

어차피 무기술을 배운다면 요네가 사용하는 무기가 더 좋지 않을까?

슬쩍 삼지창을 집어서 요네를 보니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본다.

"삼지창을 쓸 거야?"

"응. 아무래도 창이면 다 좋을 것 같은데, 그래도 이 쪽이 더 좋을 것 같아서."

삼지창에 사각 팬티에 붉은 망토...

누가 본다면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깡패 신들 패션이라면서 조롱할 정도로 심플한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왜 웃어?"

삼지창을 들고 서 있는 상태에서 웃자, 요네가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 거렸다.

"아니 내 모습이 좀 웃겨서..."

"변태..."

"아니. 아니야! 그거 상상하는 그거 아니라고!"

요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자 강하게 부정했다.

하지만 요네는 혀를 쯧. 쯧. 차면서 나한테 한층 더 강렬한 멸시의 시선을 던졌다.

"어쨌거나 레미님께서 부탁하신 일이니 거절 할 수도 없고. 어휴."

요네가 뱀인 하반신을 스륵 스륵 움직이더니 내 쪽으로 다가와 손에 들고 있던 삼지창의 창대를 붙잡았다.

"보통 창을 쥐는 법은 여러가지인데, 삼지창의 경우는 무조건 양손으로 들어야 돼."

한 손으로 창대를 잡고 있던 내 손에 삼지창을 뺏어서 오른손으로는 창의 머리 쪽을 한 손은 창대를 붙잡고 서는 마치 당구대를 든 것처럼 자세를 잡았다.

"이게 기본 자세야. 삼지창은 방어에 특화되어 있는 무기라서 이렇게 잡아서 최대한 무기를 지탱하는 쪽으로 해야 돼."

두 손으로 잡은 창대 사이로 몸을 보호하듯이 창을 이리저리 돌려 보던 요네가 창의 머리를 내 쪽으로 살짝 겨누면서 군대에서 배웠던 소총 파지 자세를 취했다.

총검술하고도 비슷하게 몸을 놀리던 요네가 붕붕붕 거리는 바람 가르는 소리와 함께 창을 돌리기 시작했다.

자유 자제로 마치 쌍절곤을 돌리듯이 신체를 창대에 기대어 이리저리 휙 휙 넘기며 빙글 빙글 돌리던 요네가 삼지창을 거꾸로 잡아 다시 나에게 창대 부분을 내밀었다.

그런 창대를 받아 들어 요네가 말했던 양 손으로 창대를 잡아 살짝 상대방의 턱을 찌를듯한 파지 자세를 취했다.

"잘 다루게 된다면 왠만한 봉술과 어울려서 여러가지 기술을 사용할 수 있어. 일단 오늘 너한테 알려 줄 만한 기술은 삼지창으로 할 수 있는 무기 걸이야."

"무기걸이?"

"응. 삼지창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면서 방어에 특화된 기술이지."

말을 하면서 요네가 바닥에 떨어져 있던 다리 길이 정도의 나무 막대리를 들어 나를 겨냥했다.

"말보다는 시범으로."

아주 천천히 검을 내 쪽으로 내리 긋는 요네에 맞춰서 삼지창을 들어올렸다.

­툭.­

가볍게 목검이 삼지창 사이에 있는 세 개의 촉과 연결된 막대 부분에 걸렸다.

"삼지창의 무기 걸이는 총 네 가지야. 하나는 지금 같이 세 개의 촉 사이에 무기를 걸게 해서 못 빠져나가게 뒤트는 거지."

내가 삼지창을 움직이는 것 대신 요네가 삼지창에 걸린 무기를 반원을 그리듯이 아래로 돌렸다.

"그리고 바닥으로 내려 찍는 동작과 동시에 무기를 흘려내는 방법, 혹은 그대로 돌린 상태에서 삼지창을 밀어 올리듯이 상대를 찔러서 역공 하는 방법이야."

­탁. 탁.­

두 가지의 방어 법을 손수 움직임으로 보여준 요네가, 다시 목검을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삼지창의 자세를 처음처럼 고쳐주었다.

분명 내 몸과 팔은 그대로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내 몸을 보면서 엄청 신기했다.

이게 말 그대로 검의 흐름을 맡겨라... 그건가?

"그 다음은 창대 머리야."

내가 들고 있는 창대 머리 부분에 검을 툭하고 부딪힌 요네가 그대로 검을 빙글 돌려서 내가 삼지창을 역수로 틀면서 목검을 옆으로 베는 자세 그대로 반대편으로 흘려 보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마치 말 그대로 물흐르듯이 검의 궤도가 창을 이용해 반대쪽으로 흘러가는 모습에 오, 이게 이럴 수가 있구나 하는 감탄이 들었다.

방금 요네가 검으로 그 방법을 알려주었지만 뭔가 마법처럼 벌어진 일이라 머리가 이해를 못 따라갔다.

"다...다시. 한번만."

내 부탁에 요네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시금 삼지창의 머리 부분에 있는 막대기 부분에 검을 옆으로 휘두르며 걸쳤고, 그대로 반심원을 그리며 창의 위치가 뒤바뀌면서 검이 창 머리에 걸려 그대로 반대쪽으로 흘러나가듯이 빗겨나갔다.

오오...

똑같은 동작이었는데, 너무 신기했다.

삼지창의 창 부분에 검을 걸어서 넘기는 것은 대충 머리가 이해 할 수 있는 동작이었지만.

지금은 마치 무술 영화 같은 것을 보면 가끔 무기의 대가들이 묘기 형식으로 보이는 예술 같은 동작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창대야."

내 두 손 사이에 창대에 검을 툭 하고 내려 놓은 요네가 나를 바라보았다.

"잠깐 손에 힘을 빼 봐 다칠 수도 있으니까."

요네의 말에 두 손에 힘을 빼자, 그대로 요네가 검을 쥐지 않은 빈손으로 내 가운데 창대를 살짝 뒤로 탁 치면서 들어 올렸다.

"요행이 필요한 기술이긴 하지만, 배우기만 하면 제일 많이 쓰는 동작이 될 거야."

그리고는 내가 살짝 허공에 떴던 창대를 두 손으로 받아 들자 그대로 검을 비스듬히 창대 아래쪽으로 쓸어 내리듯이 눌렀다.

"지금 방향에 있는 손을 떼 봐."

검이 쓸어 내려가는 방향에 손을 떼자, 창이 반쯤 빙글 돌면서 창대에 붙어있던 검도 그대로 힘을 잃고 허공에 붕 떴다.

그 상태에서 요네가 다시 빈 손으로 창대를 탁 치면서 검을 쳐내자, 검이 내리 쓸던 방향 그대로 튕겨나갔다.

"약간의 힘을 이용해서 흘려내면서 무기를 튕겨내는 거야. 이 상태에서는 상대방의 자세도 무너지니까. 일석 이조의 기술이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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