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마왕 간부에게 소환당해 착취당하고 있다-96화 (96/220)

〈 96화 〉 제 12화. 일주일. (15)

* * *

거의 잔상이 남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속도의 검날이 아우렌의 목덜미에 닿았다.

베인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아우렌이 귀신 같이 뒤로 스윽 돌아보면서 고개를 숙이는 아우렌의 머리에서 두 갈래의 뿔이 튀어나와 목덜미를 노리던 칼날을 막아 세웠다.

­캉.­

그리고 두 개의 뿔에 걸린 검이 부러지는 모습이 보이면서, 아우렌의 성난 표정이 보였다.

"자꾸 방해할래?"

그 순간 휙 돌아간 아우렌의 고개와 동시에 세라자드가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대로 내버려 두었다가는 세라자드가 성치 못할 것 같은 예감.

그런 감각이 들자마자 나는 본능적으로 내게 있던 스킬 중 하나를 사용했다.

호접지몽.

순간 시야가 아까 전 겪었던 우주의 배경으로 바뀌었다.

어둠과 무지갯빛 유성우와 알 수 없는 행성들이 곳 곳에 위치한 우주.

처음과는 살짝 달랐지만, 전체적인 배경은 같았다.

그리고 바닥에 깔리기 시작한 형광색의 무지개 위를 걸으며, 다시금 내 몸 상태를 살폈다.

아라아라 때와 마찬가지로 익숙하던 정장 복장으로 돌아간 내 모습.

그리고 무지개를 따라 걷다 보니 아라아라때와 마찬가지로 대형 빌딩에 붙어 있는 전광판 같은 크기의 낡고 헤져 보이는 구식 TV의 모습이 턱 하고 나타났다.

그리고 어렸을 적 티비에서 보았던 화면 조정 장면이 잠시 TV 액정 위에 나타나더니 이내 치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어떤 커다란 목장의 모습이 나타났다.

엄중하게 보호되고 있는 목장. 하지만 엄중하게 보호 되고 있는 목장과 달리 내부는 심히 지독할 정도로 비 윤리적인 행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보고 있는 내가 인상을 찌푸릴 정도로 처음 화면에 나오는 장면은 어떤 갑옷을 입은 병사가 팔 다리가 족쇄에 채어져 있는 한 알몸의 이종족 여인을 거칠게 채찍질하면서 강간 하는 장면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동물 귀와 꼬리를 한 인간 여성의 모습인 수인족들이 사지 하나가 잘려나간 모습이나 아니면 고문을 당할 정도로 당해서 온 몸이 시퍼렇게 멍든 상태로 벽에 묶여 있거나 돌로 만들어진 침대 위에 묶여 있었다.

그리고 지금 마왕군에 있으면서 본 꼬리가 잘린 라미아에, 마치 오뚝이처럼 팔 다리가 잘려나가 인간의 상체만 남은 아라크네 하며.

온갖 인간을 닮은 몬스터 아가씨나 엘프나 수인족처럼 보이는 이종족들이 묶여서 인간에게 고문 혹은 강간을 당하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목장.

마치 공장과도 같이 어마어마하게 큰 규모의 3층에 달하는 목장.

그 안에서 인간 병사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마음에 드는 여성들을 고문하고 강간 하며, 심지어 죽거나 반응이 없어지면 목을 베어 죽이거나 그대로 산채로 어디로 인가 끌고 가 던져버리기 까지.

인간인 이상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비 도덕적인 행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우웩..."

순간적으로 그 모습에 구역질이 솟구 쳤다.

아무리 이세계라지만... 이건 너무한 모습이었다.

TV안의 목장의 모습이 점차 작아지더니, 하나의 인간 마을을. 그리고 좀 더 작아지더니 그 안에 왕성과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상점가 혹은 주택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거대한 성벽과 함께 한 왕국의 모습이 TV 한가득 표시됐다.

그러다가 순간 목장으로 다시금 확대되듯이 시야가 좁아지면서 이내 목장 안의 배경이 다시금 나타났다.

그리고 그 중 2층 외곽에 있는 거대한 가슴을 가진 미노타우르스 걸의 모습이 나타났다.

무릎과 팔목 아래가 절단 되어 검은색의 철로 만든 고리가 손발처럼 달려 있는 모습.

더욱이 지금 아우렌 정도는 아니지만 그에 견줄 정도로 비대하게 커다란 가슴이 바닥에 짓눌린 상태로 엎드려 있었다.

허리까지 오는 은발에 2m가 조금 넘어 보이는 크기의 미노타우르스 걸.

그 미노타우르스 걸 밑으로 뭔가 꿈틀꿈틀 거리더니 가슴 사이에서 아주 자그마한 미노타우르스 걸이 기어나왔다.

"무우. 엄마!"

대략 7살이나 되어 보일까 싶을 정도로 어린 여자 아이.

물론 발육 상태는 어미를 닮아서인지 인간 성인 여성의 C급 가슴 못지 않을 정도로 부풀어 올라와 있었다.

어울리지 않는 발육상태의 검은 머리의 여자 아이가 가슴 사이에서 완전히 기어 나오려고 하자, 그녀의 어머니 앞으로 어렵게 기어가듯이 움직여 다시금 그 여자 아이를 가슴 사이에 파 묻었다.

"안된다. 아우렌."

아우렌?

설마 아우렌의 어릴 적 기억인가?

계속보고 있자니 주위의 배경이 마치 빨리 감기를 시작한 것처럼 삽시간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병사들이 들락날락하다가, 어떤 병사 무리가 아우렌의 어머니로 보이는 은발의 미노타우르스 걸 앞에 멈춰 섰다.

"아우렌. 이제 숨을 시간이야."

아우렌의 어머니의 목소리와 함께 익숙하다는 듯이 머리만 밖으로 빼곰히 내밀고 있던 아우렌이 재빨리 가슴 사이로 숨어 들었다.

"야. 이 미노타우르스 저번에 죽은 용사의 동료라면서?"

"아니. 동료가 아니라 연인이라는 소문도 있던데? 크큭."

"그러면 뭐해 마왕한테 뒤지고 중상을 입어서 여기에 끌려와서 우유나 짜는 걸레 년이 됐는데."

용사의 연인?

그러고 보니 처음 이세계에 왔을 때 용사들이 마왕을 쓰러뜨리지 못해 여 용사를 소환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떠올랐다.

혹시 그때 마왕에게 도전하다 죽은 용사의 연인이었던 걸까?

"그 강하다는 미노타우르스 걸도 이렇게 사지가 잘려서 돼지처럼 묶여 있는 걸 보니 별 것 아니네."

그러면서 강철 부츠를 신은 발로 거대한 가슴을 마치 지렁이 밟듯이 즈려 밟았다.

지금의 아우렌의 절반 크기의 짐볼에 해당하는 커다란 가슴이 병사들에게 짓밟히기 시작하자 아우렌의 어머니가 고통에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이어 내 두 손가락을 합쳐 놓은 것 같은 유두에서 젖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유후. 미노타우르스 걸 특제 우유다. 이거 꾸준히 먹으면 정력에 좋다던데?"

"야. 야. 그거 다 거짓말인 거 드러났잖아."

"그래도 여기 아니면 어디서 신선한 우유를 마시겠어?"

"크큭 그건 그렇지."

그러자 병사 중 하나가 유두에 피어싱처럼 걸려 있던 고리를 붙잡아 당기면서 젖이 흘러나오는 유두를 물고 빨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다른 병사도 반대쪽 가슴을 물고 빨기 시작하다가 이내 젖이 흘러나오지 않자 입을 떼고 다시금 가슴을 걷어차기 시작했다.

"야! 더 내뿜어. 가슴 터뜨려 버리기 전에 말이야."

처음 유두를 물고 있던 놈이 거칠게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 올린 후에 뺨을 후려쳤다.

아우렌을 닮아 전사처럼 강인한 인상의 얼굴. 그리고 지지 않겠다는 듯이 독기 오른 표정에 놈이 기분이 나빠졌는지 뺨을 후려치던 것을 멈추고 갑자기 바지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드러나는 실좆.

아니 내가 실좆이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기존 건장한 한국 남성보다 조금 큰 자지가 스윽 드러났다.

한 눈에 보아도 씼지 않아 더럽고 냄새나게 생긴 자지를 그 놈은 아우렌의 어머니의 입에 강제로 자리를 쑤셔 넣었다.

그리고 나자 나머지 병사들도 바지를 스윽 벗기 시작하더니 이내 알몸 상태의 아우렌의 어머니 뒤로 걸어가 구멍이란 구멍에 자지를 쑤셔 박기 시작했다.

보기만 해도 토악질이 나오는 모습에 나는 고개를 돌렸다.

지지직.

내가 보고 있지 않아서 그럴까? TV에서 노이즈 소리가 들려오며, 어서 내게 보라는 듯이 다른 영상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한차례 녀석들이 더러운 짓을 하고 난 뒤에, 너덜너덜해진 아우렌의 어머니의 배 아래에서 아우렌이 슬쩍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어...엄마."

훌쩍이면서 상처투성이에 더러워진 자신의 어머니의 몸을 혀로 핥기 시작하는 아우렌의 모습.

그리고 다시 화면이 빨리 되감기듯이 목장의 일상이 순식간에 흘러가기 시작했다.

어떤 때는 아우렌의 어머니를 괴롭히기도 하고 고문하기도 하고.

어느 날에는 왕국에서 귀족으로 보이는 이들이 나와 한바탕 고문 쇼를 즐기다 가도, 그녀의 어머니에게서 착정쇼라는 명분 하에 가슴이 거의 흐물흐물 해질 때까지 괴롭혔다.

그리고 나서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났을까? 성 안이 어수선 하더니 어떤 공주로 보이는 아이가 목장안을 들렸다가 경악을 금치 못하는 장면에서.

어떤 병사가 실수로 그 공주를 밀치면서 3층에서 1층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죽어버렸고.

어마어마하게 어수선해지는 분위기 속에 몇몇 이종족들이 탈출하고, 그 안에서 이종족들이 이미 죽은 지 일주일이 넘은 아우렌의 어머니 아래에서 아우렌을 꺼내 들어 목장을 탈출 했다.

그러면서 아우렌의 시선은 목장으로 향해 있었다.

복수를 다짐하며, 인간들을 전부 강간 해서 죽여버릴 거라는 귀신 같은 분노를 머금고.

세월이 흘렀다.

아우렌은 이종족들의 손을 통해서 사냥하는 법을 배웠고, 추적하는 병사들에 의해 자신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을 잃고.

자신의 동족들을 찾아냈으며, 힘을 길렀다.

어머니와 자신이 인간에게 납치 당하기 전에 용사의 동료에 의해 미리 숨겨져 있던 자신의 여동생을 찾아내고, 마왕군에 합류했다.

그 후로 그녀는 용사의 피와 미노타우르스 걸의 힘을 이어 받은 이유 때문이었을까?

그 어떤 미노타우르스 걸 보다 강하고 빠르게 성장했다.

그리고 자신의 여동생이 머물던 마왕성이 함락 됐다는 소식과 함께 인간계를 진군하던 마왕군을 돌려 얼마 전 미궁으로 합류한 상태였다.

지지직.

나와 만나기 전까지의 모습을 전부 보여주던 TV가 거대한 손에 의해 화면이 꺼지더니 이내, 내 몸이 나비처럼 변했다.

그리고 전원이 꺼진 TV 안에 새로이 나타난 터널 같은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몸을 던졌다.

[호접지몽을 통해 일부 감정이 아우렌과 연결 됩니다.]

돌아온 현실세계

부서진 검을 들고 당황한 표정을 짓는 세라자드와 뿔이 돋아난 그 자세 그대로 그녀를 들이박으려는 아우렌의 모습.

그 순간 호접지몽을 통해 아우렌의 과거를 엿본 나는 지금 그녀를 진정 시키는 방법이 떠올랐다.

"아우렌. 이제 숨을 시간이야."

내 말에 갑자기 아우렌의 기세가 확 죽으면서, 몸이 일시적으로 멈췄다.

본능적으로 새겨진 그녀의 어머니의 전언.

항시 인간들을 피해 그녀를 숨기고자 했던 어린 아우렌을 위한 말.

잠시 부르르 떨던 아우렌이 귀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내쪽으로 휙 하고 머리를 돌리더니 이내 내 몸을 뒤집더니 두 손으로 내 목을 조였다.

"컥."

처음 목을 조이던 것은 진짜 살살 조심스럽게 다룬 것인지 지금은 목이 부러지다 못해 심장이 터질 듯이 호흡이 짓눌리기 시작했다.

머리가 뜨거워지고 시야가 흐릿해지는 와중에 부러진 검자루를 쥔 세라자드가 그녀의 후두부를 정확히 가격했다.

­퍽.­

한번으로는 끄떡도 없는 아우렌이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두 손으로 내 목을 계속 조였다.

그러자 당황한 세라자드가 연속하여 아우렌의 몸을 타고 올라가 전력으로 정수리를 검 자루로 내려 찍기 시작했다.

­퍽. 퍽. 퍽.­

그러자 전혀 타격이 없을 것 같던 아우렌의 머리에서 피가 이마를 타고 흘러나오면서, 귀기 가득한 시선으로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 말... 어디서 들었지? 인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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