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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마왕 간부에게 소환당해 착취당하고 있다-101화 (101/220)

〈 101화 〉 특별편. 사라진 아이들.

* * *

뽀얗게 먼지 쌓인 빌라 건물 내부에서 검은색의 소용돌이가 일어나더니 이내 그 안에서 무언가 자그마한 생명체들이 뽕. 뽕. 뽕. 튀어나왔다.

푸른색의 찹쌀떡 같이 생긴 세 개의 생명체.

즉 슬라임들은 순간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꿈틀꿈틀하고 변하더니 이내 바닥에 쌓여 있던 먼지들을 몸으로 닦으며 주위를 배회헀다.

처음에는 자신들이 왜 여기에 왔지?

하는 의문형으로 시작된 이 자그마한 공간의 모험은 이내 모든 방과 화장실 부엌까지 탐방하면서 끝마쳤다.

바닥은 이미 세 소녀의 축축한 슬라임 바닥으로 물걸레질 한 것처럼 깨끗해졌고, 중간 중간 자신들이 궁금하여 만진 물건들의 먼지와 때도 싹 벗겨져 새 것처럼 변했다.

물론 와중에 몇 개의 소모품들이 녹아내리는 불상사가 있었지만, 겉 면만 조금 녹아내려서 외관 상으로만 살짝 녹아내려 흐물흐물 해져 보였지, 내부는 멀쩡했다.

그 중에는 안타깝게도 이 빌라의 주인이 아끼던 몇 개의 물건과 피규어도 있었지만, 이건 말 그대로 그저 불상사였을 뿐이다.

"엄마 보고 싶어."

"나는 아빠."

"나도 아빠."

처음에 엄마를 보고 싶다고 말한 긴 생머리의 슬라임이 뻘쭘 해졌다.

"하나는 아빠 싫어?"

단발 머리의 슬라임과 제일 어린 슬라임이 하나라는 슬라임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아니! 나도 아빠가 좋아!"

그렇게 세 소녀의 의견이 통일 되었다. 그리고 걔 중 가장 어린 것으로 보이는 소녀 슬라임이 무언가를 번쩍 집어 들었다.

"아빠다!"

그 손에는 어떠한 남자의 사진이 담겨 있는 자그마한 액자가 들려 있었다.

검은 머리의 검은 양복 하얀 와이셔츠를 입은 평범한 회사원의 모습.

하지만 소녀들은 아빠의 얼굴임에도 뭔가 다른 점이 보이는 몇 가지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빠 수염 없어!"

"아빠 꼬추 작아!"

"아빠 꼬추 없어?"

"응?"

"으응?"

"으으응?"

세 소녀가 서로를 바라본 뒤에 자신의 아빠의 사진이 넣어져 있는 액자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아니야 있어!"

"그럼 옷 때문에?"

"아니야 없어!"

세 소녀의 의견이 갈린 상태로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세 소녀는 거실에 있던 테이블에 액자를 다시금 올려놓고 자신의 몸으로 빌라 내부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슬라임 소녀는 직감적으로 이 곳이 아빠의 집이고, 청소를 하면 나중에 칭찬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부식액이 담긴 신체로 이곳 저곳 녹지 않게 끔 조심하면서 청소를 이어갔다.

그러기를 삼일 째. 소녀들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세 소녀는 인간과 다르게 슬라임이면서 엄마인 슬라임과 아빠인 인간의 유전자를 반 반씩 갖고 태어났는데, 그 덕분에 완전 슬라임이 아니기에 슬라임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핵이 몸이 아닌 머리 부근에 있었다.

그것도 일반의 슬라임과 다르게 야구공 크기로 커다란 크기였다.

물론 처음에는 이 정도로 크지 않았지만, 아빠의 정액을 먹고 큰 탓인지 그 만큼 유전자를 많이 흡수해 지능이 인간의 어린아이 만큼 올라가 있었고, 인간.

즉 지구의 문화도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었다.

물론 거의 뇌에 주입식으로 배운 지식과 문화였기에 대부분 세 소녀는 허둥지둥 댔지만.

일주일이 지나면서 주변의 도구들을 서서히 인식하고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보미 언니. TV 소리 올려 줘."

먼지를 깨끗하게 치운 거실에 설치된 TV 앞에 드러누운 제일 자그마한 소녀 에실리가 거의 사람과 다를 것 없는 모습을 한 채 팔을 괴고 누워 있었다.

"에실리. TV는 네가 알아서 하라고 말했잖아. 손이 없어 발이 없어?"

"응. 둘 다 없어."

어느새 손과 발을 슬라임화 해서 흐물흐물하게 바꾼 에실리가 TV에서 나오는 떡볶이 맛집 탐방 프로그램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에실리의 시선은 그런 TV에서 쏟아져 나오는 지구의 문물에 푹 빠져 있었다.

드라마나 영화 같은 것은 이해를 못해서 바로 채널을 돌렸지만, 먹거리나 제품 홍보, 혹은 슬랩스틱 코미디가 가미 된 프로그램은 찾아서 보고 있었다.

"쳇."

그러면서도 동생 뻘이라고 할 수 있는 에실리를 위해 단발머리의 보미는 TV에 다가가 채널 이동 버튼을 꾹. 꾹. 눌렀다.

사실 리모컨의 사용법을 안다면 이렇게 고생할 필요가 없었지만, 이 슬라임 소녀들은 그 리모컨의 존재나 사용법을 전혀 몰랐다.

"하나 언니! 이거 이제 작동하는 것 같아!"

TV옆 콘센트에 꽂아놓은 핸드폰 충전기. 그리고 그 충전기 선에 연결되어 있는 핸드폰에서 맑은 벨소리가 짤랑짤랑 울리면서 전원이 켜지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디?"

그리고 아빠 방에 있던 서랍 안에서 이것 저것을 꺼내 닥치는 대로 읽어 보고 있던 하나가 머리를 찰랑이며, 거실로 호다닥 뛰어나왔다.

참고로 세 슬라임 소녀 다. 일주일이라는 기간 동안 아빠의 기억을 통해 한국어를 얼추 이해하고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에실리는 TV를.

보미는 가전제품을 하나는 아빠가 주로 사용하던 물건이나 전자기기를 이해하고 있었다.

핸드폰 사용법이라는 것을 펼친 하나가 천천히 첫 장 부터 암기하듯이 펼치고 핸드폰의 화면 잠금을 해제하면서 나타난 화면에 해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핸드폰이 작동하는 것을 보고 있던 보미와 에실리도 스윽 다가와 핸드폰에 머리를 맞댔다.

"이게 아빠가 쓰던 핸드폰이야. 스마트폰이라고 해서 핸드폰의 종류인데, 이렇게 터치해서."

터치에 따라서 어플이 켜지고 편지함이 열리고, 전화 버튼이 눌렸다.

세 소녀는 아빠가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신기하다는 듯이 이것 저것 마구잡이로 터치를 하다가 실수로 전화번호 목록 창에 있던 동생이라고 적혀 있는 번호를 누르고 말았다.

"응?"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자, 세 소녀는 뭐지? 하다가 잔잔한 음악 소리에 맞춰서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이 세 소녀가 지구에 와서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로 음악이라는 것은 묘하게 감정을 움직이는 신기한 마법 같은 소리였다.

세 소녀가 나름 흥얼거리고 있었을 때 음악이 뚝 끊겼다.

[왜?]

다짜고짜 이유부터 묻는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하나가 당황해서 핸드폰 사용법 메뉴얼을 다급하게 펼쳤다.

그리고 보미는 잠시 지켜보자는 듯이 가만히 앉아 있었고, 오히려 TV로 핸드폰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대충 사용 용도를 알고 있던 에실리가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할 줄 알아?"

하나가 다급하게 핸드폰을 붙잡는 에실리의 손을 붙 잡자, 에실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언니."

[언니? 잠깐 뭐야? 저기요? 거기 누구시죠?]

약간 짜증과 날이 선 여성의 목소리에 하나와 에실리가 빠르게 시선을 교환했다.

그리고 하나는 에실리에게 핸드폰을 넘겼다.

"안녕. 난 에실리야."

[에실리? 외국인이신가요? 아니... 외국인이 이렇게 한국어가 능숙할리가...]

"아니. 난 아빠의 딸이야."

[아빠...요?]

"응. 이 핸드폰 아빠 꺼야."

진짜 인간과의 대화가 처음인지 약간 기계처럼 버벅이는 목소리의 에실리가 핸드폰을 들고 잠시 부들부들 떨었다.

혹시 무언가 말 실수를 한 걸까?

[아빠가 혹시 김지호인가요?]

"응? 그랬던 것 같아."

[...]

잠시 핸드폰에서 말이 없더니 뚝 하고 전화가 끊어졌다.

"뭐지 나 실수한 건가? 언니?"

에실리가 핸드폰을 내려 놓더니 머리를 긁적이자, 하나가 잠시 통화가 꺼진 핸드폰을 바라보다가 이내 전원 오프 버튼을 꾹 눌렀다.

핸드폰 메뉴얼에서 다급히 찾은 기능 중 하나.

하나는 동공이 떨릴 정도로 당황해 하면서 주위를 살폈다.

혹시 이 전화를 했던 사람이 이 곳을 찾아오지 않을까? 걱정했다.

"난 다시 TV 볼래."

그리고 우연히 에실리가 돌린 채널에서는 김지호가 지구에 머물 때 단 한번도 본 적 없던 기이한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서울 한복판에 나타나는 차원 왜곡 현상.

그리고 그 차원 왜곡 현상에서 쏟아지는 괴물들과 중세 시대의 인간들.

갑자기 군인들이 다급하게 출동하고, 초능력으로 무장한 양복 입은 사람들이 나타나 그들을 제압하는 모습까지.

이미 일주일 전부터 지구에 벌어지기 시작한 현상을 보고 에실리는 입을 헤벌쭉 벌렸다.

"엄마랑 아빠도 곧 올지 모르겠다. 헤헤."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란 마크가 달린 커다란 은행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당분간 로또 당첨금 지급 불가능이라는 기자의 멘트가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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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편을 기념한 특별편임미따!

다들 계속해서 부족한 소설을 봐주셔서 감사함미따.

쓰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고 첫 소설이다 보니 내용이 잘 정리가 안 되서 가끔 슬프기도 하답니다.

직장인이다 보니 거의 당일 써서 당일 업로드 하다 보니 글자나 철자가 틀리는 부분도 많고,

간혹 내용이 편과 편이 연결될 때 조금 분위기가 끊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불안해서 전편도 다시 보고 하면서 쓰고 있는데.

아직까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미따!

소설 완결은 대략 300편 정도로 예정하고 있으며, 중간에 너무 힘들면 150편 정도에서 1부를 끊고 지구로 가는 이야기 2부를 한 일주일 정도 쉬고 연재할 수 도 있어요!

19금 판타지 소설이다 보니 주인공인 김지호에 맞춰서 이야기가 무지성으로 흘러 갈 때가 많은데, 어느 정도 스토리를 섞어 보려고 노력중이랍미따!

물론 스토리의 큰 줄기는 있어요!

다들 여기까지 봐주셔서 너무 감사함미따! 내일 부터는 정상적으로 101편으로 이어져서 연재가 될 예정이며, 다음 특별편은 150편에 연재 될 예쩡임미따! 감사함미따!

여러분들이 있어서 계속 글 쓸 수 있어서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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