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마왕 간부에게 소환당해 착취당하고 있다-119화 (119/220)

〈 119화 〉 제 14화. 용사의 선봉대. (9)

* * *

근데 문제는 방어는 쉬운데, 공격하기가 조금 까다롭다고 해야 하나?

분명 사거리는 긴데, 묘하게 찔러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두 팔로 서로 힘겨루기를 하다가 꼬리로 소드마스터를 단숨에 휘감아 허리를 부러뜨리는 생각이 떠올랐다.

아마도 라미아들이 주로 싸울 때 쓰는 작전 같아 보였는데, 나빠 보이지 않는 작전이었다.

꼬리를 써보는 건 처음인데 뭐.

그나저나 저 소드마스터만 죽이면 알아서 여자 용사의 권능이 풀릴까? 약간 걱정이 들지만.

스윽 삼지창으로 소드마스터와 접전을 벌이면서 계속해서 생각했다.

그나저나 소드마스터는 이미 죽은 거 아냐? 그럼 그냥 심장을 찌르거나 목을 베서는 안 끝날 것 같은데.

그런 예감이 드는 것과 동시에 소드마스터가 사거리 때문에 버겁다 생각했는지 살짝 뒤로 스윽 물러나더니, 이내 바닥에 놓여 있던 대검을 집어 들었다.

"제법이군. 역시 반신은 반신이라는 건가?"

아마도 쓰러진 미노타우르스 걸 중에 한명의 무기 같은데, 날이 거의 2미터가 넘다보니 내 삼지창의 크기만큼 사정거리가 늘어나 버렸다.

붕. 붕.

대검이 마치 파리채 마냥 휘둘리는 걸 보면서 소드마스터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사정거리가 길어진 만큼 면적도 넓어졌기에 잘만하면 삼지창에 걸려 움직임을 봉쇄할 수 있을 거란 생각과 달리.

마치 채찍처럼 내 삼지창의 날을 부러뜨릴 기세로 재빠르게 치고 빠지는 전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챙. 챙.­

묵직하게 날과 날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몸이 슬쩍 슬쩍 밀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중량차이 인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세라자드 때와 달리 신체능력의 밸런스가 약간 달라져서 인 것 같았다.

"비늘을 이용해. 지호."

비늘?

몸에 돋아난 뱀의 비늘 같은 것들이 내 생각에 따라 파르르 떨리는 느낌이 들었다.

홀리.

정상적인 사람이 본다면 조금 소름 돋을 정도로 비늘들이 촘촘히 틈새를 매꾸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니, 이내 몸 전체가 두터운 갑옷을 입은 것처럼 살짝 무거워졌다.

신축성 좋은 전신 타이즈랄까?

비늘을 촘촘히 만드는 순간 팔과 다리에 공기 저항이 사라지듯이 손을 뻗는데 필요한 힘이 거의 들지 않게 되었다.

­캉.­

덕분인지 소드마스터의 검이 부딪힐 때 반발력으로 팔이 주욱 밀려나는 것 같다가, 유연하게 용사의 힘을 흘려내듯이 팔이 휘면서 마치 채찍처럼 늘어났다가 신축성있게 주욱 늘어나더니 이내 탄력성으로 주욱 줄어들며 오히려 용사의 검을 밀어냈다.

마치 자석으로 끌어들였다가 반대로 밀어내는 것 같은 힘?

비늘로 인해 생긴 기묘한 힘에 다시금 찔러 들어오는 소드마스터의 검을 스윽 빗겨내듯이 밀어내다가 이내 당기듯이 팡 하고 잡아당겼다.

­캉!­

그러자 삼지창의 촉에 걸려 있던 대검이 반으로 뚝 부러지면서 놀란 소드마스터가 뒷걸음 치는 것이 보였다.

좋네.

분명 아우렌 만큼 힘이 세거나, 세라자드처럼 밸런스 있게 강한 것이 아니라 뭔가 기묘한 신체 능력에 기울어진 힘이라 아직 라미아들을 전부 정복하지 못해서 권능이 반쪽짜리 이기만 한 걸 줄 알았는데.

마치 우주를 유영하듯이 움직임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반발력이라고 해야 하나 회피라고 해야 하나?

순간 대검이 부러지면서 소드마스터가 들고 있던 부러진 대검을 마치 단검 처럼 내게 던졌는데, 팔로 살짝 가드하자, 날카로운 검날이 살짝 비늘에 걸리는 느낌과 함께 미끄러져 옆으로 빗겨나갔다.

마치 전신에 오일이라도 바른 것 같다고 해야 하나?

바닥에서 이번에는 대형 도끼를 집어든 소드마스터가 내게 단숨에 도약해 온다.

검술과는 또 다른 묵직한 공격.

어떻게 보면 허점이라고 해야 할지 움직임이 눈에 보일 정도로 단순해졌지만, 정말로 단순한 공격 일리가 없지.

공중에서 두 손으로 힘껏 배가 팽팽해질 정도로 도끼를 젖힌 소드마스터가 내게 다가옴과 동시에 두 손으로 도끼를 휘두른다.

내 몸을 좌우로 두 동강 낼 정도로 힘껏 휘둘러 오는 도끼를 삼지창을 들어 막자, 역시나 두 팔에 엄청난 부하가 걸리면서 절로 무릎이 굽혀졌다.

어마어마한 외압.

힘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찔러 들어오는지 힘의 균형이 일 순간 옆으로 확 돌아가며 창 촉을 걷어 내듯이 도끼날이 휙 하고 틀어진다.

재빠르게 창을 걷어내면서 대형 도끼를 횡으로 베어 들어오는 소드마스터의 모습을 보며, 무릎을 걷어 올려 그대로 소드 마스터의 면상에 사커킥을 날렸다.

도끼에 베일 위험이 있었지만 어느 정도 확신이 있었다.

한쪽 팔을 내어주듯이 도끼날 쪽으로 향한다.

비늘을 곧추 세운다는 느낌을 가지자 비늘이 마치 곤충의 날개처럼 확 하고 젖혀지면서 도끼날을 막아 세운다.

­까그그극.­

비늘 몇 개가 부러져 젖혀지면서 피가 세어 나왔지만, 팔꿈치에서 팔목까지 닿는 부위에 비늘이 벗겨짐과 동시에 도끼날이 멈춘다.

"이게 무슨..."

당황하는 소드마스터의 얼굴이 내 무릎에 가격 당해 찌그러진다.

좋았어. 먹혔다.

그대로 비늘이 벗겨진 팔로 도끼날을 막은 상태로 얼굴이 찌그러진 상태에도 두 눈을 부릅뜨고 있는 소드마스터의 몸에 파고들었다.

소드마스터가 대형 도끼를 포기하려는 듯 손을 놓으며, 내게 떨어지려고 했지만 엄청나게 가벼워진 몸으로 바짝 다가가 얼굴을 향해 주먹을 뻗자, 재빠르게 두 손으로 교차하며 안면을 가드하는 모습이 보였다.

­퍽.­

감촉이 좋지 않다. 완전히 가드 된 느낌.

빠르게 연타로 복부로 주먹을 내지르면서, 다시금 막히는 느낌과 동시에 돌려차기를 시전했다.

몸을 수그리면서 돌려차기를 피하는 소드마스터의 모습과 함께 그대로 등 뒤에 숨겨 놓았던 꼬리로 그녀의 목을 낚아 채듯이 내질렀다.

­스윽.­

"윽!"

당황한 소드마스터의 시선과 함께 비늘로 뒤덮힌 꼬리가 목을 휘감는 모습이 보인다.

그대로 두 팔로 소드마스터의 몸을 끌어안듯이 몸을 조이며 상체에 올라탔다.

그 상태로 뒤로 매끄럽게 넘어가면서 뒤에서 몸을 압박하면서 꼬리로 목을 조르는 자세로 바꿨다.

이야 실제로 해본 적은 없고 TV로만 접해보았던 격투기 자세인데, 어째서인지 몸이 기억하는 자세인 듯 실수 없이 매끄럽게 성공했다.

혹시 나 격투기에 자질이 있는 걸까?

물론 여자 용사가 본체가 아닌 소드마스터의 몸에 깃들어 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긴 하지만.

그대로 꼬리로 목을 꽉 조이다가 뚝 하고 목을 부러뜨렸다.

하지만 목을 부러뜨렸는데도, 몸을 조이고 있던 소드마스터의 몸은 세라자드처럼 부러진 것 만으로는 어림없다는 듯이 계속해서 내 곁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을 꿈틀거렸다.

두 팔로 묶고 있던 소드마스터의 몸을 그대로 바닥에 쓰러뜨리면서 목을 부러뜨린 꼬리를 힘껏 잡아당겼다.

­부지직.­

살이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엿가락처럼 늘어진 목에서 살점이 찢어지고 피가 흥건하게 흘러나오며 목이 뽑혀져 나오기 시작했다.

척수라고 해야하나? 비슷한 것이 내 꼬리의 힘을 버티다가 뚝 하고 부러짐과 동시에 머리가 뽑혀져 나왔다.

이 정도면 이제 여자 용사의 권능이 풀리겠지?

"안타깝게 됐군. 이 몸의 권능은 그리 쉽사리 풀리는 계열의 기술이 아니라서."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일까?

머리를 뽑은 소드마스터의 몸이 격하게 흔들리더니 내 조임에서 벗어나려는 듯 어마어마한 힘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회광반조? 랄까?

으윽.

어떻게하다가 소드마스터의 두 손이 내 두 팔을 붙잡더니 이내 서서히 조이던 것이 풀리는 것이 느껴진다.

어떡하지?

주위를 살펴보았다.

에슬리와 루루 사린이 내게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나를 보고 간절한 눈빛으로 이기라고 응원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다 저 멀리 지친 모습으로 바닥에 주저 앉아 있던 요네가 나를 보고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그라미의 손가락. 그리고 검지를 그 동그라미 안에 열심히 쑤셔 넣는 요네의 손놀림.

아...

그렇지... 내겐 아직 결정적인 기술이 하나 있다.

"머리를 날려버린 덕분인지 오히려 집중하기 쉬워졌군."

뽑혀져 나간 머리에서 비웃음 섞인 미소가 떠오른다.

재빨리 몸을 붙잡고 있던 팔을 어깨로 옮겨 단단히 고정 시킨 상태에서 두 다리로 소드마스터의 하체를 밀어 올렸다.

그리고 꼬리로 소드마스터가 입고 있던 하체 갑옷을 잡아 벗겼다.

"이... 이게 무슨 짓이냐?"

그러자 드러나는 붉은색의 가터벨트와 탐스럽게 익은 풍만한 엉덩이.

소드마스터의 하체를 무릎을 꿇는 자세까지 두 다리로 밀어 올린 다음 격하게 저항하는 그녀의 엉덩이를 그대로 꼬리를 채찍 삼아 찰싹찰싹 때렸다.

"하윽!"

네 이놈. 이건 몰랐지?

격렬하게 저항하는 그녀의 몸을 어떻게든 휘청휘청이면서 짓눌렀다.

그리고는 빨갛게 달아오른 엉덩이 위에 입혀진 붉은색의 T팬티를 꼬리로 잡아당겨 찢어버렸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