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마왕 간부에게 소환당해 착취당하고 있다-151화 (151/220)

〈 151화 〉 제 1화. 귀환. (3)

* * *

내가 이세계로 끌려갔을 당시가 몇 월 몇일까지 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끌려 갔을 때 당시와 지금의 날씨나 기후가 비슷한 것이 메타버스 신이 말하는 1년 이라는 것이 반년을 반올림 한 것이 아니라 거의 딱 1년이 되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혹시 내가 이세계에서 끌려 갔을 때.... 그러니까 그 때 부터 혹시 딱 1년이 넘었어? 아니면 안 넘었어?"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요. 김지호씨. 지구가 위험하다니까요?]

내겐 그래. 지구가 위험하고 자시고 보다 중요한 게 로또 당첨금인데. 시발...

"대답부터."

[1년이... 어제부로 넘었네요? 실종 사건 접수 기준으로는 1년이 안됐구요.]

시발.

­쿵.­

무의식적으로 힘을 싣어 땅을 걷어차자 땅에 지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다행이라면 무의식적으로 걷어찬 것 치고 아스팔트 도보가 부서지지 않았다는 거?

[김지호씨 왜.... 왜 그러시죠? 갑자기 김지호씨도 신세계의 신이 되겠다거나...]

신세계의 신은 또 무슨 개소리야...

잠깐 침착하게 생각해보자, 그래 내가 알기로 당첨금 수령기간이 1년일 뿐이지 어떻게 은행으로 가면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나는 실종 당했던 상태잖아. 그러니까 그걸 어떻게든 어필하면...

될리가 없지 시발.

갑자기 자리에 쭈그려 앉자, 주변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사람 쳐다보듯이 쳐다보는 게 느껴진다.

방금 전 땅까지 있는 힘껏 걷어찼으니까 더더욱이.

[김지호씨?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거나 하지는... 않겠지요? 김지호씨? 김지호씨? 김지호씨? 김지호씨? 김지호씨? 김지호씨? 김지호씨?]

고장난 레코드 처럼 계속해서 반복해오는 메타버스의 목소리에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 보니 곧 지구가 멸망할 수 있다고 했잖아?

이 메타버스라는 신도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 같고.

"말 해."

[휴우... 다행이다. 김지호씨. 그러니까요. 저를... 아니 지구를 도와주세요.]

그 와 동시에 눈 앞에 홀로그램 창 같은 것이 떠올랐다.

[보니까 김지호씨는 이세계에서도 지구의 옛신께 선택 됐었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이렇게 제 시스템도 연동이 가능하구요.]

"지구의 옛신?"

[네. 보니까 지구. 그것도 한국의 옛신께 선택받아서 시스템도 그렇고 권능까지 부여 받으신 걸로 확인되요.]

"외우주의 신이 아니라?"

[네?... 아, 지금은 지구에 안계시니까. 외우주의 신이 되신게 맞을 거에요.]

잠깐 뭔가 순식간에 어마어마한 진실을 듣게 된 것 같은데.

[어? 그러니까... 삼신님께 선택 받으신 걸로 확인되세요.]

삼신?

삼신이 무슨 신이지?

[어 그러니까. 삼신 할머니. 라고 불리는 한국 신있죠?]

"삼신 할머니?"

잠깐 삼신할머니면 삼신할매 말하는 거 아니야?

그 사극 드라마 같은데 보면 산모들이 물 받아놓고 기도하던 그...

[맞아요. 환웅님의 아버지인 환인님과 함께 환국을 만든 신님이에요.]

미친... 이게 무슨 개소리야.

아니 그것보다 무슨... 이게...

순간 내 권능에 대한 능력이 떠올랐다.

분명 내 권능이 가부장이었지.

그래서 미궁에서 인종이 다른 몬스터 아가씨들을 전부 품을 수 있었고.

생각해보면 내 능력이 많이... 아주 많이 이상하긴 했었지.

마지막에 얻게 된 권능도 엄청나게 이상했고 말이야.

잠시 혼자 생각에 잠든 사이에 눈 앞에 아무렇게나 진동하던 홀로그램창이 서서히 움직임이 멈추면서 게임에서나 볼 법한 검은 바탕에 하얀 글씨로 된 상태창이 떠올랐다.

이거 분명 미궁에서 내가 보았던 초창기의 상태창과 비슷한 모습이다.

다만 좀더 심플하고 단순해진만큼 보기에 편해졌다랄까?

상태창을 스윽 훑어보니 내 이름과 나이 그리고 종족과 간단한 프로필 같은 것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능력과 권능을 표기하는 부분에는 전부 물음표로 도배되어 있었고.

나는 알고 있는 것들이지만, 아마도 이 메타버스 신에게는 처음보거나 알 수 없는 능력과 권능이겠지.

내가 스윽 홀로그램창을 손으로 훑자 능력과 권능이 적혀 있는 칸이 스윽 사라졌다.

대신 내가 상태창에 내가 생각하는 단어를 생각해서 시선을 집중 하자, 그 위에 민간인이라는 단어가 새로이 새겨졌다.

[자...잠깐만요. 김지호씨. 왜 갑자기...]

"민간인이나 마찬가지지. 그리고 내가 너를 도와서 지구를 구한다고 해도 일단 남보기에 민간인인 편이 운신하기도 편하잖아?"

아마도 메타버스 신이 이렇게 대놓고 활개를 치고 그때 말하던 형사들의 행동을 보자면, 분명 이 상태창 또한 메타버스 신만이 아닌 다른 이도 볼 수 있음이 틀림없었다.

예시로 그 김준호 형사인가? 감식이라는 능력으로 내 몸을 훑던 감각.

만약 그것이 내 상태창을 확인하는 것이라면, 이 편이 훨씬 나았다.

[그래도 이건...]

"뭐? 도와주지 말까?"

[아니 그건 아니지만...]

"그리고 활동하려면 기본적인 지식이나 돈도 필요할 거 같으니까. 선지급 가능하지?"

대놓고 지구의 신에게 삥을 뜯는 모습이었지만, 뭐, 어차피 내가 원하지 않으면 안 도와주면 그만이다.

그리고 로또 당첨금이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다는 사실이 왠지 미치도록 뼈가 시리게 아팠다.

그러니까 이 대가는 지구의 신인 메타버스에게 받을 참이었다.

[에에에? 아무리 그래도 제 권능에도 어느정도 제한이...]

"그래도 가상세계의 신이면 가상 화폐는 다룰 수 있을 거 아니야?"

서대문 사거리를 지나서 원래 집이 있었던 독립문 사거리 쪽까지 오자, 당황한 듯한 메타버스의 목소리가 계속 귓가를 두들겼다.

약간 기계음이 섞인 여성의 목소리여서 그럴까?

어렸을 적 듣던 보컬로이드라고 했던 그런 목소리를 듣는 느낌도 들었는데, 이것 또한 메타버스가 노린 것 중에 하나겠지.

[아무리 제가 신이라고 해도 그걸 마음대로 어떻게 할 수는 없다고요.]

"신인데 그 정도도 못한다고?"

[아니. 불가능한 건 아닌데. 불법적인 일이잖아요.]

"내 힘을 사용해서 지구를 구하겠다는 건 합법적인 일이고?"

[아니, 그건 합법이나 불법을 떠나서...]

"싫으면 말고. 나도 이 능력으로 그냥 떼돈이나 벌 사업을 벌이면 되니까."

확실히 지금 내가 가진 능력을 이용하면 지구에서 뭘 못할까 싶었다.

물론 서대문 사거리에서 독립문 사거리에 올 때까지 임시로 상태창을 통해서 인터넷을 사용해서 현재에 대해서 알아보다보니 크게 뭔가 해먹기는 힘들어 보였지만 말이다.

"헌터도 할 만한 거 같던데."

[그 헌터를 관리하는 게 저라는 걸 잊진 않으셨죠?]

"뭐 어쩌라고."

상태창을 원대래로 돌린 후에 민간인이었던 부근을 찍 찍 긋고, 인터넷에서 보았던 대로 능력을 각성자로 바꾼 후에 기사 타입으로 적은 후에.

능력치를 대충 인터넷에 보았던 최상위 길드급으로 바꾼 뒤에, 직업 부분을 헌터로 바꾸어 놓았다.

[.... 저기요. 김지호씨. 얼마면 되나요?]

그제야 굴복한 메타버스가 힘이 빠진 목소리로 내게 물어왔다.

"뭐 대충 먹고살만할 정도로?"

[계좌는... 아니 바로 계좌로 보내드리면 될까요?]

"불법 적인 가상화폐는 아니지?"

처음 메타버스가 나에게 했던 말을 되돌려주었다.

[아니에요. 제가 헌터들을 관리하면서 혹시 몰라서 모아둔 돈이 있거든요.]

어떻게 모았냐는 소리는 안했다. 원래 헌터에게 지급할 돈이라는 사실에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인터넷에서 간혹 퀘스트라는 것이 떠올라서 헌터들에게 추가 보상을 해준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니, 아마 그것과 관련된 자금일 것이라 생각했다.

이건 마치 산타 집에 쳐들어가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훔치는 기분이 드는데?

"적당히. 뭐 엄청나게 급한 건 아니니까."

성공적으로 돈을 뜯어낸 나는 기쁜 마음으로 내 원래 집이 있던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생각해보니 1년 동안 비어있었다면 혹시 집이 정리 당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잠시 들었는데, 가족이 손을 쓰지 않았다면 비어 있는 그대로이지 않을까 싶었다.

월세를 매달 자동이체를 걸어놓은 상태였고, 통장에 있는 돈이라면 대략 10년은 넘게 월세를 지불할 돈이 있었으니까.

아무리 내가 실종이라고 해도 함부로 집을 비워놓거나 세 주진 않았겠지?

그 생각으로 오피스텔의 계단을 뚜벅뚜벅 올랐다.

잠시 돈을 보내주기 위해서인지 메타버스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자 적막한 분위기와 함께 내가 살던 오피스텔 3층에 도착했다.

키는 없으니까...

손가락을 슬라임화 시켜서 열쇠 구멍에 스윽 집어 넣었다.

혹시 몰라 문을 열기 전에 문 주변의 상태를 확인해보았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고지서와 먼지가 수북히 쌓여있는 택배물이 현관문 옆에 놓여 있을 뿐이었다.

택배물 또한 내 이름이 적혀 있는 거보니 확실히 누군가가 새로 이사왔거나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딸깍.­

열쇠 구멍 사이로 비집고 들어간 손가락을 이용해 내부를 반 정도 빙글 돌리자, 잠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혹시 모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열린 문틈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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