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3화 〉 제 6화. 서울의 밤. (12)
* * *
"그럼..."
"그냥 손님이라고 부르기엔 뭐 할거 같으니까. 그냥 제 이름인 김지호라고 부르세요."
내 말에 밀레느가 고개를 끄덕였다.
황금색 머릿결이 한 폭의 그림처럼 흩날리면서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몸의 엘프가 내 앞에서 공손히 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잠시 내 귀두 끝을 간지럽히는 느낌에 다시금 똘똘이쪽을 내려다보았다.
나와 밀레느와의 대화가 아무상관없다는 듯이 계속해서 귀두 끝에 매달려서 요도를 공격하는 정령의 모습.
"근데 쟤는 왜 저러고 있는 걸까요?"
내 질문에 밀레느가 내 똘똘이 쪽을 보고는 한껏 얼굴이 붉게 물든 얼굴로 귀를 축 늘여뜨렸다.
마치 풀이 죽은 강아지 같은 모습이 떠올랐는데, 그것과 별개로 밀레느는 뭔가 이제는 성스러운 것을 바라보는 것 같은 시선으로 내 똘똘이를 바라보다가 이내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마도. 정령이... 김지호님의 생명력을 취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밀레느의 말에 잠시 미궁에 있을 적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내 정액이 거대한 생명력 덩어리라 그것을 마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해서 몬스터 아가씨들이 달려들었었지.
물론 그 이후로는 아예 생명력을 탐하거나 본능적으로 달려드는 아가씨들도 있었지만.
"어째서?"
조금 전 나무뿌리가 내 정액을 흡수하고 정령을 만들어 내는 것은 보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여러 가지 있었다.
애초에 인터넷에서 본대로라면 이건 세계수의 가지였다. 세계수가 준신이라면 세계수의 가지로 탄생하는 새로운 세계수 또한 준신이다.
그렇다면 이것 또한 준신에 버금가는 존재일 텐데.
어째서 이곳에서는 세계수로 자라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세계수의 가지인 걸까?
그리고 생각해 보니 왜 이곳에 세계수의 가지가 있는 걸까?
"밀레느."
"네. 김지호님."
내 부름에 다소곳히 반응하는 밀레느의 모습에 잠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아니 딱히 이런 상황을 만들고자 한 것은 아닌데, 어째선지 순식간에 관계가 묘해져 버렸다.
그래도 좋은 건 좋은걸라고 물어볼 건 물어봐야겠지.
"세계수의 가지가 어떻게 이곳에 있죠?"
사실 처음에 이 지하실에 들어왔을 적만 해도 내 머리 위에 있는 뿌리가 세계수의 가지 일 줄은 몰랐다.
더욱이 뭐라고 해야 하지? 상위 존재들 같은 경우 격이 높이면 그런 기분이 마주하는 순간 딱 드는데. 이 세계수의 가지의 경우 분명 준신에 버금가는 격을 가지고 있어야 할 텐데.
그러지 못했다. 오히려 아무런 격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해야 하나? 밀레느 보다 존재감이 작았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였고, 저 내 똘똘이에 달라붙어 있는 정령 또한 마찬가지였다.
생긴 것은 딱 중학생 정도까지 자라난 소녀의 체형에 손가락 한 마디는 될까말까 한 크기의 정령.
정령이 맞나 싶을 정도로 존재감도 없고, 행동하는 것도 무슨 본능적으로 사람을 보면 빨대 부터 꽂으려는 모기와도 같아 보인다.
애초에 대화가 성립 될 것 같은 지능이 없어 보인다는 이야기였다.
"그... 그걸 얘기하려면 조금 이야기가 긴 데."
"그럼 간추려서 알려주세요. 그리고 저 정령에 대해서도요."
내 말에 밀레느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 똘똘이에 달라붙어 하염없이 낑낑대는 정령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밀레느에게 간략하게 추려진 엘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는 인터넷에도 없던 이야기였는데. 보니 이것이 어떻게 보면 엘프의 약점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내용이다 보니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니까 엘프들은 내가 미궁에서 만났던 몬스터 아가씨들처럼 살아가려면 마력이 필요했다.
물론 이 마력이라는 게 몬스터 아가씨들이 부리던 마력과 달리 어떻게 보면 정령력에 가까운 힘이라고는 하는데, 근본은 같지만 성향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어찌 되었든 간에 그 마력. 즉 정령력을 얻으려면 풍부한 생명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는 보통 이세계에 있는 동물이나 식물에서 자연스럽게 발산 되어 회복이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지구로 넘어오자, 그것이 불가능해져 버린 것이었다.
더욱이 지구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세계수는 넘어오지 못했고.
세계수를 관리하던 정원사중에 몇이 그마나 아직 심지 않은 세계수의 가지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넘어와 그것을 지구에 심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문제가 여럿 있었는데, 그들이 가지고 있던 세계수의 가지 대부분은 이미 심어야 할 시기를 넘은. 죽은 가지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나마 아직 죽지 않은 세계수의 가지들도 지구에 심자마자 금방 시들어 버리거나, 심어도 자라나지 않고 죽어 버렸다.
그 와중에 두 개의 세계수의 가지를 지구에 심는 성공했는데, 하나는 슬로베니아에 있는 숲. 그것도 고성이 있는 근처의 숲에 뿌리를 내렸고, 하나는 블랙마켓에 뿌리를 내렸다고 말했다.
현재 슬로베니아의 숲은 소수의 강력한 엘프들에 의해 고성을 기준으로 영토를 얻은 상태고, 현재 대부분의 엘프들이 그곳을 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리고 블랙마켓에 심어진 세계수의 나무는.
"악마와의 계약이라."
내 말에 밀레느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자세한 사정은 몰라요. 다만 어떤 하이 엘프의 말로는 이곳에 심은 이유가 이곳에서 얻어지는 어마어마한 생명력의 일부를 토대로 세계수의 가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그 대가로 저희 엘프들 일부가 이곳에서 일하는 거였어요."
그녀의 말에 세계수의 가지. 즉 되다만 세계수의 뿌리를 바라보다가 이내 정령을 바라보았다.
정령은 세계수의 의지에 의해 탄생하며, 보통은 정령은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맹목적으로 그것을 이루기 위해 계약자를 찾는다고 했지?
그런데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정령은 계약은커녕 어떠한 의지나 목적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지. 오히려 목적은 눈에 띄게 보인다고 해야 하나?
의지는 없고 계약할 생각 또한 없다.
이렇다면 현재 세계수의 가지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 같은데.
그것을 알 방법도 모르겠고, 알아서 해결해 주어야 할 의무 따위도 없었다.
정령은 뭐, 알아서 하라지.
"저기... 김지호님?"
밀레느가 조심스럽게 내 이름을 불러오자, 똘똘이에 달라붙어 있는 정령에게서 시선을 떼고 내 똘똘이를 원래의 크기로 줄였다.
"네?"
"그 혹시... 죄송한 이야기지만, 한 번 더 가능할까요?"
그녀가 말하는 한 번 더가 어떤 것인지 순식간에 눈치를 차렸지만, 잠깐 고민했다.
이곳에서 볼일은 전부 다 봤다.
미궁에서 아마 이곳으로 날아왔을 서큐버스에 대한 정보도 얻었고, 엘프에 대한 궁금증도 일부 해결했다.
그리고 이번에 그녀가 원하는 것은 그저 서비스만이 아닐 확률이 컸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피부가 탱글탱글하게 한껏 올라온 모습이며, 천장에서 뻗어 나온 세계수의 가지의 뿌리도 내가 이곳에서 못 나게 끔 입구를 막는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못 나갈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손해 볼 것도 없기도 하니까. 좀 즐겨볼까?
어차피 정력이라면 거의 무한대에 가깝게 늘어나 있기도 했고, 어쩌면 엘프와의 관계로 인해 새로운 권능에 눈을 뜰지도 몰랐다.
다만 저기 저 정령은.
잠시 내 똘똘이를 두 팔 두 다리를 이용해 붙잡은 정령을 보던 나는 고개를 털었다.
알아서 하겠지.
곧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밀레느가 활짝 웃으면서 곧바로 몸에서 마력을 피워 올렸다.
곧이어 뿌리에서 다시금 깨끗한 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그녀의 몸을 흠뻑 적셨고, 그 이후에 내 위에 쏟아지면서 내 몸도 축축하게 적셨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잠시 전신거울이 서 있는 장소로 후다닥 달려간 밀레느가 거울을 살짝 옆으로 옮기자, 그 안에 자그마한 수납 공간과 함께 푸른 약병 같은 것 따위가 잔뜩 들어 있는 것이 보였다.
그중에 앞에 있던 약병을 거의 쓸어 담듯이 나무 바구니에 담아든 밀레느가 내 앞에 다가와 약병 하나의 뚜껑을 땄다.
민트향이라고 해야 할까?
익숙하면서도 상쾌한 향이 약병 끝에서 흘러나오며, 곧 그것을 밀레느가 내 몸 위에 조심스럽게 붓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내 몸 위에 푸른 액체를 골고루 바르며, 부드러운 손길로 내 몸 이곳 저곳을 손가락으로 꾹 꾹 눌러가며 마사지해주었다.
"이건 뭐예요?"
"이건 세계수의 가지에서 나온 수액이예요."
그러면서 다음 병의 뚜껑을 열고는 내 상체 전부를 꼼꼼하게 수액으로 바른 후에, 바구니를 내 가랑이 사이에 탁 하니 올려 놓더니 이내 다시금 내 허벅지 위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다리를 쫙 벌린 자세가 아닌 내 허벅지 밖에 무릎을 꿇고 앉은 상태에서 허벅지에 올라탄 자세.
덕분에 아까보다 허벅지에 살짝 무게중심이 쏠린 좀 더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면서, 밀레느가 한번 크게 심호흡하는 모습이 보였다.
쭉쭉 뻗어 오른 기럭지 위로 크게 숨이 한번 올랐다 내려앉은 과정에서 풍만한 가슴이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체처럼 살짝 팽창했다가 수축하는 것 같은 모습이 보였다.
살짝 그녀의 두 다리를 붙잡고서 그녀가 떨어지지 않도록 고정시키자, 그녀가 살짝 몸을 내 위쪽으로 전진시키기 시작했다.
곧 똘똘이 앞에 그녀의 음부가 닿고 빳빳하게 솟아오른 똘똘이가 그녀의 가슴 사이에 다시 파고들었다.
그러자 가슴 사이에 똘똘이가 파고듬과 동시에 정령또한 그녀의 가슴 사이에 묻혀 버렸는데, 곧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마치 바이브레이터를 유두에 달고 작동시킨 것처럼 바르르 떨렸다.
퐁 하는 소리와 함께 가슴 사이에서 빠져나온 정령이 밀레느의 가슴 사이에 반쯤 파 묻힌 똘똘이의 귀두 위에 올라가더니 곧 자그마한 두 손으로 귀두 끝을 조물락 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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