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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마왕 간부에게 소환당해 착취당하고 있다-198화 (198/220)

〈 198화 〉 제 7화. 세계수.

* * *

잠시 밀레느가 흥분한 것을 진정시키는 동안 누워 있던 자세에서 나무 침대에 걸터앉는 자세로 바꾸었다.

방금 전부터 흥분해서 혼잣말로 대단하다고를 중얼거리면서 자기 몸을 내려다보던 밀레느가 그다음 행동을 취한 것은 천장에 있는 세계수의 뿌리와 가지를 점검하는 것이었고, 곧 그녀의 몸에 흡수되었던 정령이 빙글빙글 그녀의 주변을 돌다가 내게 다가와 무릎 위에 안착하는 것으로.

그녀의 행동이 마무리되었고, 내게 다시금 다가왔다.

마치 샤워를 마치고 난 뒤에 몸을 타월로 감싸듯이 임시로 타월로 몸을 가린 그녀가 자기 긴 머리를 묶어 포니테일을 만들더니 곧 바닥에서 자그마한 나무 의자를 만들어내 침대 위에 걸터앉은 나와 마주 앉았다.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그녀의 시선.

맑은 호수처럼 청명하게 빛나는 그녀의 시선이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꿀릴 것이 없었기에 자신감을 끌어안고 팔짱을 낀 자세로 전신에 고루 힘을 분포했다.

"정말 대단하세요."

이유는 없이 계속해서 내 칭찬을 해대는 밀레느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는 원래 대단하지. 근데 그것보다 내 불알에서 세계수의 기운이 느껴진다는 것이 정확히 무슨 소리야?"

혹시나 해서 추측은 뒤로하고 밀레느에게 궁금한 점을 묻자, 밀레느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시선을 내 얼굴에서 당당하게 발기 상태인 똘똘이로 향했다.

"김지호님의 자지... 아니 불알에서 세계수의 씨앗의 존재가 느껴져요."

"세계수의 씨앗?"

"네. 그러니까. 보통은 세계수는 세계수의 가지나 뿌리의 일부러 새로운 세계수를 싹 틔우는 데, 그러니까. 고대. 아니 전설로 전해져 오기로 세계수들이 삶의 위협을 느끼게 되면 간혹 세계수의 씨앗을 만들어 세계수의 종 자체를 보존한다고 들었는데. 어째서인지 그것이 김지호님의 불알에서 느껴지고 있어요."

그게 뭔 소리야?

"그러니까. 저도 세계수의 씨앗을 보는 게 처음이라 확신은 하지 못하겠는데, 확실히 이 기운이나 생김새는 틀림없어요. 전설로 부터 전해지던 세계수의 씨앗은 대대로 살아 있는 생명체를 통해 전달 된다고 들었거든요."

"그러니까. 내 불알에 세계수의 씨앗이 생겨났다?"

"네. 맞아요. 아마도... 아니. 틀림없이 맞아요."

그녀의 진지한 표정을 보니까 추측성이긴 하지만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긴 한데. 그러니까. 내 불알. 그러니까 그 안에 생겨난 뉴불알이 사실 세계수의 씨앗이다?

그럼 내가 느끼던 뉴 발알 속에 기운은 세계수의 능력 그런 건가?

아니. 근데 세계수의 능력이 대체 뭐길래 정자를 흡수하고 정액으로 합쳐지는 거야?

"지금. 이 아이. 그러니까 제가 갖게 된 정령 또한 세계수의 능력의 일부예요."

그러면서 내 무릎에 조용히 앉아 있는 물로 된 정령을 가리켰다.

그럼 아까 세계수에서 빠져나와 내 똘똘이에 흡수된 정령은 뭐지?

"아까 처음에 세계수에서 나타난 정령하고는 다른 거야?"

"그게...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지금, 이 아이는 확실히 제가 원래 세계에 있을 때 세계수에서 자연스럽게 태어나던 정령과 똑같은 능력을 갖추고 있어요."

그러더니 이내 그녀가 울컥이더니 이내 눈망울이 촉촉해지기 시작했다.

"흑... 지구로 넘어오고 나서 다시는 정령을 못 보게 되는 줄 알았는데."

"자세하게 설명 좀 해주겠어?"

내 질문에 그녀가 촉촉해진 눈가를 손등으로 훔친 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추가로 밀레느가 나에게 얘기한 것은 세계수의 근원에 대한 이야기였다.

세계수는 그러니까 내가 알고 있던 판타지의 상식에서 조금 벗어난 존재였다.

일단 세계수라는 것은 일단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마찬가지로 신에 버금가는 반신이 아닌 준신에 버금가는 존재였다.

준신이란 반쪽짜리 신이라 말하는 반신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이제 막 신성을 갖기 시작한 상태인 존재를 준신이라 불렀는데 이는 격을 떠나서 존재가 불멸성을 갖기 시작한 데에 그 의미를 둘 수 있었는데.

덕분에 세계수는 준신이라는 정체성과 신성력의 유지를 두고 진화했다.

내가 반신이 되어 권능을 갖게 된 것과 다르게 권능을 갖기 이전에 권능에 맘멎는 근원력을 갖게 된 것이었는데.

덕분에 준신에서 더 이상 격의 상승은 포기한 대신 번식과 불멸 그리고 세계를 유지하는 근원력의 일부를 갖게 된 것이 세계수였다.

근원력이라는 것은 세계를 만들고 지탱하는 그 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었는데. 덕분에 세계수는 그 근원력을 이용해 엘프라는 종족을 자기 번식과 불멸에 이용할 수 있었고.

그것을 통해 근원력을 유지하면서 세계가 유지되는 동안 하나의 커다란 지성의 집합체이자, 엘프의 수호수로 존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내 추측이지만.

하지만 그 세계수가 위협을 느끼게 된 것이 아마 안드레아가 세계를 파괴하면서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았다.

이미 근원력을 통하여 창조신이 죽고 세계가 파멸로 내몰려 가는 상확을 파악한 세계수는 본능적으로 자기 가지를 엘프들에게 남겼고.

결국 세계수의 근원력이라 부를 수 있는 세계수의 씨앗이 결국, 나에게까지 오게 된 것.

아마도 이것은 세계수의 안배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세계수 또한 치밀하게 계산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아마도 지구에 존재하는 신이나 세계의 근원력에 닿아보려고 노력해보았겠지만, 실패했었겠지.

지구에 제대로 된 신은 없었고, 그나마 존재하던 메타버스는 세계수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았으니까.

애초에 게임 판타지 설정 같은 시스템을 이용하는 메타버스에게 세계수의 능력은 그다지 쓸모없는 존재였을 것이다.

특히 메타버스의 속셈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구의 단일신을 노린다면 세계수의 존재는 그저 꺼림칙한 변수로 보였을지도 모르고.

이세계에서는 준신이었을 뿐이지만 현재 제대로 된 신이 존재하지 않는 지구라면 그 영향력을 넓혀 반신 아니 신의 자리까지 넘볼 수 있을지 몰랐으니까.

그렇기에 세계수는 지구에서 제대로 자라나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 지구에 있다는 단 하나의 세계수 또한 메타버스의 관리하에 놓여 있는 실험체 일지도 몰랐다.

신성력을 거세당하고 말 그대로 엘프라는 존재들을 담아 둘 수 있는 그릇으로.

"이건 정말. 정말 대단한 일이예요."

입이 아플 정도로 대단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밀레느에게 고개를 끄덕인 후, 마력을 이용해 알몸이었던 상태에서 가벼운 츄리닝 복장을 바꾸었다.

"그... 김지호님."

아쉬움에 자기 배를 쓰다듬던 밀레느가 내가 옷을 입는 것을 보고는 살짝 긴장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응."

"그..."

말을 잇지 못하던 그녀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내 앞에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왜 또 그래?

"저희 엘프들을 구해주세요."

"엘프들을 구해?"

"네... 처음에도 말씀드렸지만, 저희는 세계수를 통해 마력을 공급 받을 수 있어요."

그건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지금 지구에 있는 세계수는 현재 넘어온 엘프들로 인해 생산할 수 있는 마력량을 상회한지 오래이고, 이곳 블랙마켓 또한 일부의 선택받은 엘프들만이 머물수 있어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지금 실시간으로 차원 문을 통해 엘프들이 넘어오고 있는 상태이고, 혹시나 지구에 있는 세계수가 그 엘프의 마력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폭주하거나 시들어 버리는 순간 지구에 있는 모든 엘프들은 마력 고갈로 죽어 나갈 거예요."

"그래서?"

"지금 세계수의 씨앗을 품고 있는 김지호님이라면 그것을 분명해결하실수 있을거예요."

그녀의 말에 응답하듯이 돌연 천장에 있던 세계수의 뿌리 일부가 고개를 끄덕이듯이 위아래로 살랑살랑 흔들리기 시작했다.

혹시 대화를 알아듣는 것일까?

아니 어차피 알아듣는 다고 해서 뭐 달라질 건 없지만.

그나저나 세계수의 씨앗. 그러니까 내가 새로 생겨난 이 기운은 말 그대로 내 생명력을 흡수해서 세계수의 능력 일부를 발현 시키는 것 같았는데.

그중 하나가 지금 내 무릎 위에 앉아 있는 밀레느의 정령일 것이었고, 또 하나는 세계수의 생명력과 연결 된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좀 전에 바닥에 흘렸던 정액을 흡수 했던 세계수의 가지가 서서히 자라나면서 내 앞에서 꿈틀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밀레느의 등 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나 밀레느는 눈치채지 못 하는 것 같았지만.

뭔가 움직임이 미궁에서 만났던 아라아라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느낌이라 무엇이 벌어질지 대충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서서히 꽈배기 처럼 꼬여가는 세계수의 줄기와 그 위로 도자기를 빚어내듯이 서서히 나타나는 사람 외형의 나무 모습.

그리고 그것이 거의 완성되어 갈 때까지 밀레느가 조용히 앉아 있던 내 눈치를 보듯이 불쌍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잠시 생각하듯이 앉아 있던 나는 나무줄기가 꼬아져서 만들어진 나무의 인영을 보고는 입술을 뗐다.

"그러니까 세계수. 내가 정확히 뭘 해 줬으면 좋겠는데?"

"네?"

얼빠진 목소리를 내뱉은 밀레느의 뒤에서 빠르게 줄기를 내 뻗으면서 다가오는 세계수의 모습을 보며, 나는 세계수가 어떤 말을 할지 너무나도 궁금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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