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화 〉 제 7화 세계수.(6)
* * *
고통 대신에 신체 자체가 쥐어 뜯기는 고통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일반이 아닌 그래도 신성력을 가진 준신이라는 존재이기 때문일까?
신체의 결손은 벌어지지 않은 것 같지만, 그렇다고 고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으윽..."
순식간에 공중에서 균형을 잃고 원치않던 착지를 하게 되자, 곧바로 이번에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 찍으려는 두 손이 보였다.
물로 만들어진 압착기 처럼 자세가 무너진 나를 내려치는 물로 된 손바닥.
"컥."
타격을 줄이기 위해 반사적으로 등짝을 내밀었는데, 어마어마한 중력감과 함께 바닥으로 내려 꽂히는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빨라졌다.
아까 전 세계수의 나뭇가지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의 파괴력. 마나로 만들어진 검과 책이 순식간에 형체를 잃고 사라지는 것이 보인다.
파괴력을 높이기 위해 일부로 이 곳으로 유인한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의 충격에 순식간에 눈 앞이 물로 젖어들면서 숨이 턱 하고 막히는 것이 느껴졌다.
순식간에 물에 잠기는 것과 동시에 몸 위로 느껴지는 압박감.
그러다가 순식간에 물 속에서 숨을 토해내기도 전에 허리에 무언가가 감기더니 이내 몸이 위로 쭉 끌어올려지는 감각이 들었다.
하체에만 머물던 에슬리의 권능을 순식간에 온 몸에 두르고, 엔젤 슬라임의 능력 또한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몸 주위를 덮었다.
몸에 가해졌던 충격이 순식간에 수슴됨과 동시에 물에 푹 젖은 몸이 공중에 떠오르는 감각이 느껴진다.
그리고 순식간에 바닥이 멀어지는 시야와 함께 허리에 압박이 느껴진 후 시야가 뒤집히는 감각이 느껴졌다.
[그래도 반신이라고 몸뚱이 하나만큼은 튼튼 한 것 같구나.]
세계수의 목소리가 뒤집힌 물로 만들어진 여인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그리고 순식간에 머리가 젖는 느낌과 함께 눈 앞이 물에 잠긴 것 처럼 불투명해지기 시작했다.
곧 이어 온 몸이 젖어드는 감각과 함께 미궁에서 거대한 에슬리의 몸뚱이에 갇혔던 것과 또 다른 압박감이 온 몸을 억죄기 시작했다.
온 몸이 물에 젖은 솜뭉치처럼 무거워지는 감각과 함께 몸에 있는 모든 구멍이란 구멍으로 기분 나쁜 기운이 스며드는 감각.
찰나의 순간 몸 안으로 스며든 것이 물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몸 안에 돌고 돌던 혈액이 무언가에 가로 막힌듯이 꽉 조여지는 느낌이 들었다.
머리가 터질 것 같이 아파오고, 역류하는 혈액이 머리로 쏠려드는 느낌이 들었다.
점차 불투명해지는 시야 속에서 무언가가 속삭여 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뭐라고 해야 하지?
물에 젖은 소리. 그러니까 묵직한 무언가에 가로막혀서 웅 웅 거리는 소리로만 들리는 것이 머리속에 느껴지는 통증과 반대로 점점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압력과 고통 속에서 점점 의식이 의미해질 때 쯤.
아랫도리에서 무언가 뜨겁게 타오르는 것 같은 감각과 함께 순식간에 막혀 있던 혈액이 뻥 뚫리듯이 온 몸을 돌고 도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르던 내 신성력 대부분이 아랫도리로 쏠리는 것이 느껴졌다.
내 신성력을 먹이로 하여, 팽창하는 기운.
그리고 그것이 내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이제 제대로 들릴 정도로 뚜렷해졌다.
아빠! 우리들이 도와 줄게요.
아랫도리에서 머리 위로 울려퍼지는 수 백, 수 천이 넘는 어린 목소리들이 겹친 것 같은 음성.
순간 팡 하는 소리와 함께 내 주변을 옳아매던 물덩이들이 터져나가는 감각이 느껴졌다.
사정 후에 쾌감이라고 느껴도 좋을 정도로 주먹만한 물방울로 변해 사방팔방으로 터져나간다. 마치 뭐라고 해야 하지?
몸 밖에 붙어있던 모든 부정한 것들이 팡 팡 터져 나가는 것 같은 느낌.
잠시 내 몸에서 들려온 어린 아이들의 목소리 같은 것에 의문을 품기도 전에 눈 앞에 가로 막고 있는 세계수의 분신 같은 물의 여인을 향해 그대로 몸을 날렸다.
온 몸을 권능으로 강화한 상태에서 아우라스와 아우렌의 능력을 빌려온 상태.
온 몸의 근육이 팽창하듯이 부푼 상태에서 냅다 몸통 박치기를 시전하자, 순식간에 물의 여인의 머리통이 터져나간다.
물론 물로 이우러져 있다보니 타격이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머리를 공격한 것은 시야를 가리기 위한 것.
뻥하니 뚫린 물의 장벽을 넘어 그대로 구멍이 있던 호수가 중심으로 다이빙했다.
이미 물이 너무 차오른 상태라서 그런지 거대해진 몸이 전부 물속에 잠수할 수 있을 정도로 깊었다.
다만 딱 내 몸이 아슬아슬하게 전부 잠길 정도의 물의 양이라 수압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호흡은 루루의 불사의 능력을 가져와 일시적으로 신체의 기능을 정지시켰다.
[그 곳은 안 된다!]
물 안까지 울려퍼지는 세계수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일단 작아진 구멍의 크기를 재보았다.
아까 전에는 몸 하나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컸던 구멍이 이제는 거대해지기 직전에 내 몸은 물론 팔이나 겨우 들어갈까 할 만한 크기로 줄어들어 있었다.
이런 뭔가 방법이 없나 싶을때 쯤. 머리 위에 다시금 신성력이 뭉치는 것이 느껴졌다.
순식간에 주변의 물이 하늘로 빨려올라가더니 이내 다를 둥그렇게 감싸는 물의 감옥이 완성되었다.
다시금 온 몸에 파고드는 물의 기운.
다만 아까 전과 다르게 뉴불알에서 피어오른느 기운이 그런 물의 기운을 가벼이 튕겨낸다.
그리고 다시금 나를 감싸고 있던 물의 감옥이 터져나가면서 이번에는 물의 여인의 모습이 완전히 파괴되었다.
동시에 머리 위에 아슬아슬하게 닿던 호수가가 이제 내 키의 두배 정도 되는 물의 깊이로 바뀌었다.
무게 중심을 바꾸어 물속 깊이 잠수한 뒤에 구멍을 향해 손을 뻗어 보았다.
지금 거대한 체구로는 손가락 두개는 겨우 들어갈 만한 구멍.
순식간에 권능을 바꿔서 체구를 줄이자, 좀 전의 체구였을 때는 느끼지 못한 얕은 수압과 함께 이번에는 손가락은 물론이고 팔목까지 구멍안에 수욱 들어간다.
[하윽.]
동시에 알 수 없는 세계수의 신음소리 같은 것이 천지에 울려퍼진다.
그리고 등 뒤에 짧아진 그림자 안에서 내 어깨를 붙잡고 머리 위를 올라타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위대한 분이시여. 아마도 이 곳이 세계수의 약점 같은데."
렌시아의 목소리와 함께 구멍 안에 박혀 있는 내 어깨를 살짝 만져서 팔을 휘젓게 만들자, 격렬한 세계수의 신음소리와 함께 머리 위에 물이 기우뚱 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설마 이거...
구멍에 꽉 끼어있는 팔의 마력을 제거한 후에 맨살로 돌린 후에 촉감을 느껴 보니 이거 어디선가 많이 만져본 촉감이다.
렌시아의 휘저음에 따라 팔에 바짝 달라 붙으며 흔들리는 찹살떡 같은 촉감.
더욱이 나무 치고는 따뜻한 내부 온도와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깊숙함.
잠깐 그러고 보니 구멍 위에까지는 물이 차올라 있었는데, 내부는 물 하나 없이 쫀득 쫀득한 상태이다.
설마하니 이 나무 옹이 구멍 같이 생긴 구멍이 보지라고?
아니 애초에 나무에 그런 게 존재 할 수 있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된다. 아니지 이건 인간의 상식선에서 생각하면 안된다.
신. 그래 신에 오르려는 존재의 시점에서 보면... 가능한가?
애초에 이세계를 만든 창조신이 참고한 것이 이 지구의 인간이었고 기본 골조를 인간을 토대로 만들어냈다면 식물이라고 어쩌면...
아니 그런식이면 이세계에 있는 식물들은 전부다 생식기가 따로 있다는 이야기인데.
머릿속에 복잡해지기 전에 내 어깨를 붙잡고 있던 렌시아가 내 귓가에 입술을 가져다 대는 게 느껴졌다.
"위대한 분이시여. 제가 보기에는 이 세계수의 정수가 이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걸 처리한다면 세계수 또한 쓰러 뜨릴 수 있겠지요."
처음에 만났을 때 보다 한층 더 공손해진 말투와 간드러지는 목소리.
그 덕분인지 처음에 느꼈던 성적 흥분감보다 좀 전에 머리가 터질 정도로 압박을 느꼈던 뇌가 팽팽하게 돌아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지. 일단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렌시아의 말에 따라 온 몸을 바짝 아래로 기울이면서, 최대한 팔에서 어깨까지 구멍 안에 쑤셔 넣어 보았다.
하지만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기다란 구멍 안에는 여전히 닿지 않는다.
어쩌면 이 세계수의 높이 만큼 그 구멍이 깊다면... 그렇다면 팔로는 답이 없다.
팔 다보다 조금 더 길고 단단한 신체...
렌시아도 내 팔로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어깨에서 손을 떼더니 이내 내 등 뒤에 바짝 달라 붙은 자세 그대로 두 다리를 내 허벅지에 감더니 마력으로 이루어진 바지를 두 손으로 스윽 내리기 시작했다.
"위대한 분이시여 이거라면 가능 하지 않을까요?"
렌시아 또한 내 반신으로써의 권능이 대충 무엇인지 알아차린 것인지 바지를 내리자 그 한쪽 바지 다리를 타고 정체를 숨기고 있던 똘똘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평소의 인간의 체형으로 줄어든 체격과 달리 아까 전 거인처럼 변했던 내 몸의 크기에 맞춰서 변화했던 내 거대한 똘똘이가 내 팔뚝 정도 되는 길이와 두께로 잔뜩 눌려 있던 용수철 같이 띠용하고 솟구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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