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5화 〉 제 7화 세계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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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이 질끈 감아지는 상황 속에서 탈출할 방법을 생각해냈다.
일단은 불알을 맞으면 상처를 떠나서 글쎄 그 압박감에 재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일단 그래. 탈출부터 하자.
별 다른 방법이 없어 보였다.
비록 세계수가 내 똘똘이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으려 하겠지만, 어떻게든 뽑아낸 뒤에 안전하게 탈출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세계수를 잡겠다고 이 곳에 온 렌시아도 꼴사납게 기절한 상태이고.
온전하게 세계수의 구멍에서 똘똘이를 빼낼 방법을 떠올리면서 내 쪽에 쏠려 있던 신성력의 균형을 서서히 세계수와 맞추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세계수에게 균형의 추가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게 신성력을 조절하면서 똘똘이의 크기를 줄여나가자 걱정했던 대로 주위에 모여든 수백은 넘어보이는 엘프들이 힘껏 당겼던 활시위를 놓는 모습이 보였다.
피융.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내 불알에 느껴지는 아찔한 고통.
"아악."
마치 수십 개의 이쑤시개로 불알을 찌르는 것 같은 통증에 이를 악물자 신성력을 집중하던 것이 깨지면서 균형의 추가 다시금 나로 완전히 넘어왔다.
놓쳐서 세계수에게 기회를 주기보다는 내쪽이 손해를 보더라도 가져가는 쪽으로.
물론 이 기회를 놓칠리 없는 세계수는 음흉한 신음소리를 흘리면서 신성력을 줄이면서 내가 과하게 소모할 수 있도록 힘을 확 비틀었다.
동시에 넓어지는 구멍에 똘똘이가 커지는 느낌이 들었으나, 커지는 크기에 비해 내 신성력의 소모도 과했다.
조금 전에 비등하게 소모되던 것과 달리 내 신성력이 10이 소모 된다면 세계수는 1이나 소모 될까 말까한 수준.
이대로라면 위험하다는 정말로 위험하다는 느낌에 정신을 집중하려는 찰나 다시금 무언가 쏘는 소리와 함께 따끔거리는 불알.
"젠장..."
렌시아는 내 등 뒤에 기절한 상태이고 계속해서 불알은 따끔 거린다. 더불어 불알을 맞고 떨어진 화살들이 바닥에 쌓이는 건지 엉덩이 근처에도 뭔가 자꾸 거치적거리는 것들이 쌓이는 느낌이다.
진퇴양난이라는 단어를 이럴 때 쓰는 건가?
아빠. 도와줄게요.
순간 뉴불알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살짝 집중력이 깨졌다.
다시금 끌어올리던 신성력의 균형이 어긋나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것보다 방금 분명 아빠라고.
세계수라면 저희가 어떻게 해볼 수 있어요.
정신력을 살짝 분할하여 뉴불알 쪽에 집중해보니 뉴불알 안에 있던 세계수의 씨앗이 꿈틀거리면서 내 불알 밖으로 무언가를 내보내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도 겉을 덮고 있던 불알에서 정자들을 이끌어 내면서 똘똘이로 타고오르는데, 그 감각이 뭐랄까? 오르가즘?
옛날에 직장을 다니기 전에 여성이 아닌 남성들도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다고 하여, 전립선을 마사지 해주는 업소에 들렸던 적이 있었다.
전립선이라는 것이 뭘까?
애초에 그것을 자극하는 느낌은 또 어떤 느낌일까?
여러가지 정보를 찾아보니 전립선을 자극하여 느끼는 남성들의 오르가즘을 은어로 시오후키라고도 부르는 것을 알아냈는데.
경험담이나 후기 같은 것을 보면 거의 영혼이 털리는 것 같은 감각으로 오르가즘을 느끼며 사정을 한다고 들었다.
그리하여 수소문 끝에 지인을 통하여 전립선 마사지를 전문으로 한다는 업소를 찾아갔고.
나는 그 때 신세계를 경험했었다.
그리고 지금 그 신세계의 경험이 다시금 아랫도리에서 강제적으로 끌어올려지고 있었다.
제어가 되지 않고 아랫도리부터 시원하게 끌어올려지는 사정감.
아...
하는 순간 막을 수 없는 사정감이 쭈욱 아랫도리에서 빠져나와 세계수의 구멍 안으로 토해져나갔다.
평소에 액체로 꿀렁꾸렁이며 토해내는 것이 아니라 말그대로 수돗물을 틀어 놓듯이 쉼 없이 토해져 나오는 정액과 함께 커다란 알갱이가 귀두를 툭 툭 치고 빠져나가는 기묘한 감각이 느껴졌는데.
그럴 때 마다 무언가 기묘한 감각이 계속 똘똘이를 자극했다.
피잉.
활 시위가 당겨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또 불알 쪽인가?
충격에 대비해 눈을 질끔 감았는데, 뒤이어 충격이 느껴지지 않는다.
뭐지? 하면서 뒤를 돌아보니 어떻게 정신을 차린 듯한 렌시아가 주변에 검은색 장막 같은 것을 펼치고 있었다.
장막에 가로막혀 우수수 떨어지는 화살들과 어느새 내 엉덩이 주변에 잔뜩 쌓여 있던 화살들 또한 치워내는 렌시아.
"으으... 위대한 분께 이런 누를..."
왜 기절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갑자기 기를 회복한 것으로 보이는 렌시아가 처음 만났을 때 처럼 어둠을 쏟아내면서 내 주변을 감싼다.
"위대한 분이시여, 하던 일을 마저 하세요."
렌시아의 결의에 찬 목소리와 다르게, 내 엉덩이 주변에서 살랑 살랑 흔들리는 하트 모양의 꼬리를 보면서 다시 세계수의 신성력에 집중을 했다.
일단 내 몸에 있던 세계수의 씨앗이 무엇을 한 건지 자세히는 몰라도, 이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게 하려면 세계수와의 신성력 싸움에 다시금 집중을 했다.
물론 간간히 내 몸에서 벌어지는 일에 신경이 안간다 하면 안가진 않았지만 그것이 집중이 흔들릴 정도로만 얉게 하다보니, 내 몸에서 빠져나간 것들이 세계수의 구멍 깊숙이 파고들어 뭔가 마찰을 빚어내는 것이 느껴졌다.
귀두로 기압이 밀려오는 느낌과 함께 구멍 사이에 존재하던 공기가 구멍의 틈으로 빠져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계속해서 끝없이 느껴지는 사정감과 함께 점점 현자타임이 오는 효과 덕분인지 냉철해지는 두뇌.
그리고 그 두뇌로 판단했을 때 지금 뉴불알에 자리잡은 세계수의 씨앗이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대충 감이 잡혔다.
그러니까 뉴불알. 즉 세계수의 씨앗은 내 정자를 통해서 정령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은 그 정령들이 나를 돕는 중이었고, 아마 느껴지는 기운으로 보아하니 수 십억은 넘는 자그마한 정령들이 지금 이 구멍을 통해 세계수의 정수로 향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어마어마한 공격을 퍼붓고 있다고 해도 어울릴 정도의 상황.
그런데 생각해보면 지금 갓 태어난 정령들이 준신에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점점 느껴지는 세계수의 기운과 밀려나려는 신성력을 느끼면서 내 몸 안에서도 뿜어져 나오던 신성력을 줄였다.
아슬아슬하게 공기만 빠져나올 정도로 유지되는 구멍의 상태.
으윽...
이윽고 힘이 빠진 것 같은 세계수의 지친 신음소리와 함께 무언가 찰랑거리는 느낌이 구멍 안에서 느껴지기 시작했다.
설마했는데,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던 정액들이 구멍을 잔뜩 메운 것 같았다.
어떻게 이렇게 사정량이 많은가? 하고 싶었는데, 보니까 정령들이 내 정액에 여러가지 기운과 능력을 사용해서 정액량을 늘리는 것이 느껴진다.
그러니까 어떻게 하는 건가? 싶은대 자세히 알 수가 없다.
영업비밀이라도 되는 것 마냥 자세히 파악하기도 힘들 뿐더러 뭔가 더 집중을 하려고 하기엔 지금 신성력을 조율하는 것만으로도 힘드니까.
그 순간 완전히 세계수의 신성력이 점점 약해지다 못해 거의 소멸에 가까워지자, 나 또한 그것에 맞춰서 신성력을 거두었다.
그에 따라 집중력이 분산되면서 내 똘똘이에서 빠져나간 정액과 정령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느껴지기 시작했다.
또 다른 감각이라고 해야 할까?
촉각 미각 후각 같은 그런 개념의 감각이 아닌 내 권능의 근원에 가까운 개념이라고 해야 할까?
정령들이 조잘대는 목소리와 함께 내 똘똘이에서 마르지 않고 쏟아져 나온 정액이 찰랑거리며 무언가를 밀어올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것이 가까워졌다 싶을 때 쯤.
귀두 끝에 뭔가 말캉한 것이 걸렸다.
물 주머니라고 해야 할까?
귀두 끝에 눌려서 내 귀두의 모양대로 뭉개지는 말캉한 느낌의 물체.
그리고 곧 물 주머니 같은 그것이 내 귀두를 감싸면서 내 똘똘이를 위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아빠. 이제 빼도 되요.
정령들의 목소리가 웅웅 울려퍼지면서, 내 주위를 감싸던 엘프들의 기척이 스윽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앗... 위대한 분이시여."
렌시아가 검은 장벽처럼 둘러 쌌던 마력을 거두어 들이니 주변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엘프들과 함께 무언가 생기가 쫙 빠진 것 같은 세계수의 모습이 보였다.
바닥은 물기가 쫙 마른 나무처럼 퍼석퍼석해졌고, 머리 위로 단풍잎처럼 노랗게 말라비틀어진 잎사귀들이 우수수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세계수에서 뿜어져 나오던 신성력이 아예 멈추었다.
내 몸을 위로 가벼이 밀어내는 힘에 몸을 일으켜 세우며 조심스럽게 똘똘이를 구멍에서 빼냈다.
퐁 하는 소리와 함께 거의 내 세번 째 다리라고 해도 믿을만큼 거대하고 우람한 똘똘이가 내가 뒤로 넘어지는 자세와 동시에 구멍에서 빠져나왔다.
징그러울 정도로 커진 똘똘이의 모습에 하 하고 숨을 토해내자, 곧 내 등 뒤에 달라 붙어 있던 렌시아가 빠르게 내 앞으로 넘어와 내 똘똘이를 보고 눈을 반짝였다.
"역시... 위대한 분의..."
말이 길어지기 전에 내 똘똘이. 즉 귀두 끝에 달려 있는 물 풍선 같이 생긴 것을 바라보았다.
요도 구멍에 살짝 묻혀서 구멍을 막은 마개처럼도 보이는 이것이 세계수의 정수인가?
내 감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세계수의 구멍에서 수 없이 많은 정령들의 불빛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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