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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마왕 간부에게 소환당해 착취당하고 있다-209화 (209/220)

〈 209화 〉 제 7화 세계수.(12)

* * *

"우...우리 거래하자."

뜬금없이 거래라는 이야기를 꺼내며 어색하게 웃어오는 세계수.

그러고 보니 얼굴 자체는 성숙한 여인의 모습이라 어려 보이는 체형하고 갭이 잘 안 맞는다.

"원하는 게 뭐야?"

세계수의 말에 잠시 고민했다.

원하는 거라?

"일단 블랙마켓에 멋대로 점거 중인..."

뭐지? 심상 세계에 있던 내 몸의 그림자에서 뜬금없이 렌시아가 튀어나왔다.

현실도 아닌데 어떻게 내 심상 세계에?

내가 거절하는 의사를 발휘하자, 순식간에 내 그림자에서 튀어나왔던 렌시아가 미형의 힘에 억눌리듯이 내 그림자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방금 그 녀석은..."

렌시아를 본 세계수가 분노로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내 그림자를 노려보았다.

"어떻게 이곳에 들어왔는지는 모르겠는데. 쟨 신경 쓰지 말고. 그나저나 거래라니? 지금 네 상태를 보고도 거래라는 이야기가 나오냐?"

껄렁껄렁하게 말하면서 방망이 같은 똘똘이로 녀석의 사타구니 사이를 툭 툭 건드렸다.

"자...잠깐. 우리 지성있는 엘프답게 대화로 해결하자고."

"난 엘프가 아닌데?"

"아니... 그러니까 인간."

"인간도 이젠 아닌데?"

내 이어지는 대답에 녀석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애초에 내 대답에서 내 의사를 대충 읽은 것이지.

"부탁이다. 제발. 이렇게 다른 세계에서 아무 의미도 없이 죽는 건 싫어..."

나도 이제 와서 대충 느끼는 건데. 지금 내가 이 녀석을 굴복시키는 순간 이 녀석은 내게 흡수 될 운명이었다.

그러니까 이 녀석은 지금 세계수의 정수로 어떻게든 내 심상 세계로 파고든 것 같은데.

이 녀석을 굴복시키는 순간 세계수의 정수에서 생성되는 신성력이 내 쪽으로 흡수될 것이고, 그 결과 현실에서의 내 똘똘이는 세계수의 정수 자체를 집어삼킬 것이 분명했다.

그러면 난 왜 이 녀석을 굴복시키는 것을 머뭇거리느냐 하면.

정보 때문이다.

이 녀석을 흡수해서 운이 좋다면야 기억을 어느 정도 볼 수 있겠지만. 이 녀석은 내가 만났던 다른 여성들과 다르게 결합이 아닌 흡수를 목적으로 섹스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이 녀석의 기억을 온전하게 이어받기는커녕 어쩌면 엘프에 대한 권한 조차 빼앗아 올 수 없을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엘프의 체계는 순식간에 붕괴되겠지. 이세계의 창조주가 내게 남겼던 기억들을 떠올려보면.

자신들의 신을 잃은 몇몇 종족들은 완전히 신성력을 잃게 되면서 자아를 상실해 동물보다 못한 존재로 거듭나거나 혹은 다른 종족과 전쟁을 벌여 멸종했다.

그렇다면 자신들의 신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수가 사라지게 되면 엘프들 또한 아마 둘 중 하나로 귀결이 날 확률이 높았다.

짧았던 밀레느와의 기억이 살짝 떠올랐다.

그냥 모르쇠로 세계수를 흡수하고 그 능력을 가져가면 편하겠지만...

세계수를 바라보다가 서서히 저택이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것을 보며 내게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 느껴졌다.

실질적으로 현실 세계에서도 신성력이 충원이 안 되다 보니 똘똘이가 버티지 못하고 작아지려고 하는 모습.

뭐가 어찌 되었든 간에 지금 당장은 세계수의 정수를 통한 신성력이 필요했다.

물론 그 결과가 똘똘이에 세계수의 정수가 삼켜지는 것이겠지만, 그다음에 내가 어떻게든 세게수를 보호하고 신성력으로 세계수의 정수를 보호한 상태로 내 몸 안에 정착을 시키면...

가능한가?

갑자기 걱정이 들었다. 눈앞에 살려달라고 말하는 세계수와 다르게 내가 이 상태에서 굴복을 시키지 않는다고 쳐도 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다만 그 순간 닫혀 있던 2층의 문이 벌컥 열리면서 아까 전 세계수와 전투로 잠들었던 린이 부스스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 보였다.

"김지호. 그냥 그녀를 그대로 받아들여. 그러면 문제가 없어."

린의 말에 잠시 세계수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가능할까 말까라는 개념이 머릿속에서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옹이 구멍.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보면 나무에 나 있는 잔가지가 떨어지고 남은 자리에 난 구멍인데... 잠깐.

세계수의 잔가지가 있던 자리... 성별이 모호한 세계수.

잠깐 그러면 저기 잔가지가 만약 있었다면... 남성체 였다는 거잖아?

갑자기 충격적인 나무의 생태 지식이 떠오르면서 세계수에 대입해 보니 소름이 돋았다.

자웅동체도 아니고 그러니까 원래 잔가지가 똘똘이라고 치면 똘똘이가 떨어져 나가고 보지가 생겨났다는 건데.

자세히 보니 옹이 구멍 살짝 위에 자그마한 잔가지 같은 것이 자라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옹이 구멍이 보지 구멍이라고 하면 그 작은 잔가지는 클리토리스라고 볼 수 있었는데...

생각이 길어지니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

일단 생각을 접고 나서 단순하게 세계수를 바라보았다.

그래. 구멍이 있으면 박아 줘야지. 그것도 여성이나 마찬가지인 자아를 가지고 있으면, 결국 여성 아닌가?

미치겠네. 이게 맞나?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하다가도 조금 전 생각이 이어진다.

현실에서 위험이 다가오는데도, 뭔가 생태적으로 내 마음을 밀어낸다고 해야 하나?

이세계에서는 몬스터 아가씨들과도 잘도 관계를 가졌으면서, 이제 와서 성별도 모르는 나무와 섹스한다고 생각하니 계속해서 뭔가 망설여졌다.

엘프, 섹스, 세계수, 세계수의 정수, 신성력.

여러 가지의 생각의 주체가 계속해서 내 생각을 비집고 들어왔다.

"저기... 살려줄 거지?"

나를 애처롭게 바라보는 세계수를 바라보다가 이내 몸을 떠나서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옹이구멍 하나에 정신을 집중했다.

후우.

"김지호. 어서. 시간이 별로 없어."

그래. 일단 박고 보자...

세계수가 잠시 린이 서 있는 위치를 찾아보려고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는 것을 보면서, 서서히 똘똘이의 크기를 줄였다.

옹이 구멍에 딱 맞을 정도의 크기.

아직 똘똘이의 상태를 모르는 세계수가 곧 2층에 있는 린을 발견하고선 시선을 던지는 사이에, 나는 줄어든 똘똘이를 정확히 세계수의 옹이구멍에 맞췄다.

"야, 세계수."

"으응?"

내 말에 린에게서 시선을 떼고 나를 바라보는 세계수.

"이름이 뭐냐?"

"이름?... 내 이름은 샤르피엘 엘 다루노아 사스피앤 록 그리이이익~!"

­퍽.­

이름이 너무 길어서 기억하기 어려울 것 같기에 그냥 박았다.

근데 이거 너무 딱딱한대? 옹이 구멍안이 질벽처럼 보들보들할 것이라고는 생각 안 했지만, 이건 그냥 진짜 딱딱한 나무 구멍에다가 박는 느낌이었다.

"끼익!"

신음 소리라고 하기에는 약간 괴물의 숨넘어가는 소리와도 비슷한 소리가 세계수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너무 기니까. 그냥 샤르라고 할게. 그리고 이거 너무 딱딱한데."

보통은 딱딱하다는 이야기를 여자 쪽에서 하는 게 정상인데, 반대로 남자인 내가 딱딱하다고 하니까 뭔가 기분이 묘하긴 하다.

스윽 퍽. 하는 뭔가 손바닥으로 벽을 치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가볍게 허리를 흔들었다.

"끼흑. 끽. 끼흑."

기묘한 신음 소리가 샤르의 머리에서 터져 나왔다. 뭐라고 해야 할까 신음 소리마저 이러니까 진짜 인간이 아닌 생물과 섹스하는 기분이 절로 들었다.

물론 그 덕분에 흥분감이 제로를 넘어 마이너스가 까지 추락하는 기분이었지만, 뭐 의무적으로 박는다고 생각하면 불가능할 것 같진 않았다.

­퍽. 퍽.­

"김지호. 잘하고 있어. 금방 도와주러 갈게."

등 뒤에서 다다닥 하는 소리와 함께 린의 목소리가 가까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도 저택 2층에서 내려오는 것 같은데, 심상 세계 치고는 너무 리얼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 그러고 보니 나 지금 신성력이 탈탈 털린 상태였지.

뭔가 진짜 벽에다 대고 박는 것 같은 느낌과 감각을 느끼면서 피스톤 질을 하다 보니 점차 허리를 흔듦과 동시에 샤르의 몸이 허공에서 마치 공중 그네처럼 앞뒤로 서서히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전동 오나홀도 아니고 이 무슨...

자연스럽게 내가 박는 것과 동시에 마치 보신각의 종처럼 반동으로 인하여 뒤로 밀려났다가 내 똘똘이를 향해 들이 박는 옹이구멍.

야릇한 자세와 달리 야릇하지도 않고, 흥분감은커녕 이게 맞나라는 감정이 계속해서 벅차오르는 것 억누르며 옹이구멍에 박는 속도를 올렸다.

딱딱한 대신 아프거나 하진 않았지만, 부드럽지도 않다 보니 섹스할 때 삐걱 삐걱 거리는 침대의 소리만 울려 퍼지는 느낌까지도 들었다.

그래. 침대.

지금 나 나무 침대에 박고 있는 건가?

집중력이 너무 흐트러진 걸까? 똘똘이가 팍 죽어 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래선 안 되는데.

그리고 내가 정신줄을 놓을 것 같은 순간 등 뒤에서 뭔가 따뜻한 감촉이 밀려 들어왔다.

부드러운 살결.

그러니까 순살 치킨... 이 아니라 보드랗고 말캉거리는 거대한 무언가의 감촉과 동시에 내 가슴 위에 가느다란 두 팔이 감싸 들었다.

"김지호. 도와줄게."

세계수에서 시선을 떼서 저택 중앙 한 켠에 위치한 액자들이 걸려 있는 벽을 바라보자, 내 권능이 발현하기 시작했는지 새로운 액자가 생겨나고 있었는데.

지금의 내 상태와 직결된 것인지 불투명하게 생길까 말까 한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

아마도 샤르와 성공적으로 섹스를 마치고 나면 다른 몬스터 아가씨들 처럼 액자 상태의 결합 관계가 되겠지.

물론 애초에 저렇게 불투명한 액자라도 만들어진게 기적이라면 기적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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