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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마왕 간부에게 소환당해 착취당하고 있다-220화 (220/220)

〈 220화 〉 제 8화. 헌터.(8)

* * *

"이쪽이야! 이쪽!"

저 멀리서 들리는 명랑한 소리에 고개를 휙 돌려보니, 분명 카페에서 보았던 두 며으이 여성과 처음 보는 한 여성이 이쪽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한쪽 여성은 슬라임 놀이터라는 닉네임의 금발 머리의 푸른 눈을 가진 미녀였고, 다른 한쪽은 다부진 몸매에 은발 머리 여인.

그리고 또 다른 여성은 처음 보는 여성이 있었는데, 보니까 체구가 굉장히 작고 어려 보이는 것이 체구가 작은 소녀를 보는 듯했다.

이미 안면이 있던 에실리와 보미가 가볍게 손을 흔들었고, 하나가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반대로 팬클럽 회원인 세 명은 엄청나게 반갑다는 듯이 고개를 숙인 다음에 달려왔다.

제일 먼저 도착한 것이 금발 머리의 미녀. 슬라임 놀이터란 닉네임의 미녀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금발로 염색한 머리가 아니라 진짜 푸른 눈의 금발인 서양 여성이었다.

신기하네. 이목구비가 동양인 비슷해서 염색을 한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턱만 뾰족할 뿐. 확실히 서양인답게 얼굴 생김새가 시원시원해 보였다.

더욱이 가까이서 보니 몸매 또한 풍만하면서 잘록했는데, 흔히 말하는 쭉쭉 빵빵 서양 미녀 같은?

그런 표본의 여성이었다. 옷은 사파리에서 입을 것 같은 베이지색의 캐쥬얼한 복장을 입고 있었는데, 가슴골이 훤히 보이게 단추를 풀어놓고 팔소매를 거의 어깨까지 접어 올린 것이 포인트였다.

시원시원해 보이는 복장에 자세히 보니 머릿결은 생머리가 아니라 약간 사자 갈기털 같은 느낌의 굵고 거친 머릿결을 가지고 있었다.

"하로?"

독특한 음색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라고 할까? 영화 같은 데서 보면 명품 여배우가 내뱉는 목소리 같이 선명하면서도 쾌활한 음율감이 섞여 있는 목소리.

가까이 다가와 토끼뜀을 하듯이 에실리를 품에 안은 금발 머리의 미녀.

"안녕. 사라."

에실리가 미녀의 품에 안겨서 가슴골 사이에서 얼굴을 내밀어 올려다본다.

슬라임 놀이터. 그러니까 이 금발 서양 미녀의 이름이 사라구나.

"에실리. 오랜만이야."

그리고 옆에 다가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에실리의 머리를 쓰다듬는 은발 머리의 수녀복 여인.

드러나 있는 살결이 별로 없어서 그렇지 딱 보아도 달라붙은 수녀복 사이로 보이는 다부진 몸매에서 평소에도 얼마나 몸을 관리하는지가 여실히 드러나는 여인이었다.

나이는 옆에 서 있는 사라랑 비슷해 보이는 20대 후반 정도로 보였고. 이쪽도 한국인... 인가?

은빛 머리라고 생각해서 가까이 다가와 보니 은색이 아니라 거의 탈색에 가까운 하얀색이었다.

그리고 눈동자는 토끼처럼 붉고 얼굴에는 약간 피곤해 보이는 감정이 묻어나 보였다.

물론 에실리는 만나기 위해 피곤하다는 느낌보다는 뭐랄까? 평소에도 피곤함이 얼굴에 베어 있는 그런 모습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도도 달려와 에실리 주변을 빙빙 도는 금발 머리의 소녀.

자세히 보니 약간 곱슬이라고 해야 하나? 머리카락이 길고 살짝 곱슬기가 있는 것이 가끔 일본 만화에서 보면 나오는 금발 로리 같은 스타일이었다.

심지어 입고 있는 옷 또한 뭐랄까? 인형 옷같이 고딕풍의 드레스다 보니까 확실히 이런 생각이 드는 게 타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신기하네.

확실히 이쪽도 사라처럼 한국인이 아니다.

아니면 각성하면서 헌터로 변하면 혹시 한국인이 아닌 것처럼 외모가 변하거나 하나?

헌터에 대해서라곤 인터넷으로 수박 겉핡기식으로 알아봤기에, 메타버스가 말하는 각성이 상태창 말고 또 어떠한 변화를 주는지 자세히는 몰랐다.

다만 만약 내 눈앞에 있는 이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외국인들이 원래는 한국인이고 각성을 통해 외모가 변한 것이라면?

잠시 생각해보았다. 내 세 딸들은 헌터이전에 이미 몬스터였고, 각성이란 것도 헌터를 통해서가 아니라 나를 통해서 각성했다.

메타버스의 말을 빌려보면 대다수의 지구인들이 각성은 했지만, 헌터로 선별 된 것은 전투 직종에 한하여 얼마 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따로 손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

헌터랑 각성이랑은 별개. 하지만 헌터라는 직종 자체가 따로 메타버스의 손을 한 번쯤 거친 직업이면서 추가 각성의 과정으로 보고 있었기에, 외형의 변화는 충분히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짧게 내 딸들과 인사를 나눈 두 명의 여인이 이내 뒤에 서 있던 나를 발견하고선 허리를 푹 숙인 뒤에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슬라임 걸즈의 아버님 맞으시죠?"

마치 골든 리트리버처럼 텐션이 높은 금발의 여인이 내게 다가오며 활짝 웃었다.

근데 슬라임 걸즈의 아버님이라니 이름도 아니라 클랜명으로 부르면서 다가오는 것을 보니 조금 기분이 묘했다.

"네. 에실리의 팬 까페 회원분들 맞으시죠?"

이 금발 머리의 미녀는 이름이 사라였고.

"네. 맞습니다. 반가워요."

그리고 옆에서 인사를 받아주는 이 하얀 머리의 여인은 이름이 뭔지 못 들었다. 다만 예의가 바른 것을 보면 분명 외국인은 아닌 것 같은데.

보통 외국인이 이렇게 한국어에 능숙한 것도 능숙한 거지만 말투에 예의가 깃들어 있지 않았다.

아니지. 내가 없는 사이에 우리나라의 가치가 격상하여 외국인들도 좀 더 본격적으로 한국어를 배웠을 지도 모르고.

아니면 소설이나 만화에서 나오는 언어를 번역하는 도구나 능력을 가졌을 지도 모르고.

애초에 SF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기계신이 관리하는지구이니 언어의 장벽이 애초에 무너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메타버스가 신으로 있으면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판타지 같은 시스템보다 SF 같은 미래 공상 과학 같은 것이 따라와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신이 아무리 만능은 아니라고 해도 메타버스는 애초에 기계신이나 마찬가지니까.

생각이 길어지다 보니 여러 가지 의문점이 추가로 생겨났는데, 그 전에 눈앞에 있는 여인들이 안달 난 듯 나를 보고 이것저것 물어볼 기세로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 어제 방송 봤는데, 분명 반신이시라고. 그것도 엄청나게 강하시다면서요."

반신이 뭔지 자세히는 모르는 것 같고, 일단 강하다고 한 말만 이해한 것 같은 사라의 말에 일단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네. 그렇습니다."

"와아. 그럼 이런 필드 사냥터는 쉽게 공략한 거 아니예요?"

그러면서 눈을 빛내오는 사라를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글쎄요. 이런 필드라든지 사냥터라는 개념이나 현상은 처음 보는지라."

참고로 미궁도 그리 길게 있던 것도 아니고, 전투도 손에 꼽을 정도였던터라 내 강함의 척도는 솔직히 나도 재단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전투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상황의 연속에 계속해서 무한으로 성장하는 나였기에. 지금은? 글쎄?

세계수까지 흡수했으니까, 사실상 반신 끝자락에서 신이 되기 진짜 막바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건 내 생각일 뿐. 신이 될지 말지는 내 성장과 별도로 또 다른 계기가 필요하기도 하다.

그 계기가 신이 가진 권능과 속성에 따라 다르게 정해지는데, 나는 확실하게 가부장이라는 권능 아래에 모든 가족이 일단 재집결 해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마누라들이 전부 모이면 조금 골치 아플 것 같기는 한데.

잠깐 그러고 보니 아까 전 저택에서 확인했을 때 인간의 신이었던 아르데나 또한 어느새 내 마누라 목록에 포함 되어 있었다.

권능이나 능력을 가져오는 것은 아직 불가능했지만, 뭐라고 해야 하나? 서로 간의 실이라고 해야 하나? 끈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이 느껴졌다.

뭔가 계기가 있다면 린 처럼 심상 세계에서 마주하는 것도 가능할지도 모를 정도로.

잠깐 생각에 빠진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두 여인이 물어보는 것에 대답해 주었는데, 대답이 조금 힘든 부분은 대충 뭉뚱그려서 넘어갔다.

"그러면 진짜 에슬리라는 분과 야쓰를..."

텐션 높게 질문해 오던 사라가 질문의 내용이 부끄러운지 볼을 붉히면서 물어왔다.

"사라. 그건 조금 실례되는 질문이야."

옆에 있던 하얀 머리의 수녀복을 입은 여인이 말을 치고 들어오자, 사라가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긁적 거렸다.

"우움. 그런가?"

"그렇지."

"미국에서는 이 정도는 질문해도 상관없는데."

그 말에 사라의 국적이 확실해졌다.

미국인이구나.

"한국은 우리나라처럼 유교 사상이 있어서 그런 질문은 실례야."

그리고 한국을 3인칭처럼 말해 오는 하얀 머리의 여인 또한 한국인이 아닌 것으로 추정됐다.

"어렵네."

헤헤하면서 웃는 사라를 보면서 일단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아 참. 아버님에게는 저희 소개를 안드렸죠? 저는 사라 패트리샤예요."

"저는 히토미예요."

그리고 옆에서 어디선가 익숙한 사이트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어떻게 사람 이름이 히토미? 라고 물어보고 싶었는데, 차마 목구멍에서 막혔다.

"저는 미국에서 왔고, 히토미는 일본에서 왔어요. 참고로 둘 다 슬라임 걸즈에서 원로 회원이고, 한국에 체류 중이랍니다."

두 사람의 소개를 마친 사라가 에헴하면서 자신 있게 허리에 손을 얹는 모습을 보면서, 당돌하게 나오는 모습에 확실히 미국인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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