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마왕 생존기-15화 (15/544)

〈 15화 〉 여공작 케라시스

* * *

마왕강림제가 끝났고, 여공작 케라시스는 다시 자신의 궁전으로 돌아왔다.

ㅡ개새끼들아아아아!

귓가에 선명하게 남은 욕설.

"하아."

터무니없는 사고였으나 굉장히 소란스러웠던 의식인 만큼 그것을 들은 마족은 거의 없었다.

예전에 비해 작아지긴 했어도 차원문은 차원문이다. 차원과 공간을 왜곡시켜 다른 세계와의 통로를 만드는 만큼 마력이 요동치고 큰 소음이 발생한다.

상당히 강한 마족이 아니고서야 그 단말마를 들을 수 있을 리가 없다... 물론 의식장에는 마계 공작들은 물론이고 그 수행원들이 참석한 상태였다.

"정말, 제멋대로야."

한숨이 흘러나온다.

저런 아이는 처음이었다.

"엇나가는 아이. 생각이 어려."

말을 듣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에게 화를 내기까지 했다. 자식들 중 누군가가 자신에게 화를 낸 것은... 처음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큘스에게는 절대적인 충성심이 없다.

노예계급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탈출을 도모하는 일이 간혹가다 발생하긴 하지만, 그 아이들이 진심으로 반역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이 엄마의 얼굴을 보여주고 직접 말을 해주면 다시 맹목적인 충성심을 보이며 자리로 돌아간다.

멀어지면 다른 마음을 먹을 수는 있어도, 다시 가까워지면 충성심이 회복된다.

그리하여 온전히 믿을 수 있는 존재.

이 마계에 있는 유일한 아군들.

자신의 자식들은 그런 존재들일 터.

"...처음."

첫 경험.

그래서 신경이 쓰인다. 자신에게 반항하는 아이가 여태까지 없었던 탓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

어째서?

어째서 이 엄마에게 반항을 할 수가 있는 것이지? 의아할 뿐이다. 큘스가 특별해서? 언어를 익히지 못한 탓에 상식이 없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심각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 아이들이 더 탄생한다면?

자식들에 대한 지배력이 약해진다면?

자신의 절대적인 강점 하나가 약해지는 것이다. 이것은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가슴에서 답답함이 느껴진다.

"이 마마한테 그렇게 화를 내다니."

상처다.

철없고 어리게 구는 큘스가 가엾어서 마지막으로 직접 만나러 가주기까지 했는데, 그런 소리를 듣게 될 줄을 몰랐다. 진짜 자식이 아니라니? 그렇게까지 화가 났을까?

더 달래주고 챙겨줘야 했을까?

"...아니야."

물론 그러지는 않는다.

큘스가 화를 내는 모습이 가슴 속에 남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별취급을 해주는 일은 없다.

능력이 없다면 내칠 뿐이다.

큘스가 조금 더 강했다면 전장으로 보냈을 것이다. 지금도 수많은 자식들이 천사들과, 그리고 다른 마족들과. 마수들과 싸우고 있다. 병력은 언제나 필요하다. 아이들의 목숨을 필요에 따라 배치하고 소모시킨다.

그것이 당연한 것이니까.

마계에선 그 누구라고 할지라도 항상 투쟁해야 한다. 능력이 모자란 아이를 강림제에 참석시키는 것? 가장 적절하게 사용했다고 할 수 있다.

약한 마족은 도태된다.

설령 자신의 자식이라고 해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마족은 투쟁하는 존재다. 강한 마족이 살아남을 뿐.

케라시스는 그렇게 살아왔다.

전장에서 소모되어 죽어간 자식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너무나 가엾다. 그러나 감정으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일은 없다. 자신은 마계 공작이다. 벨라크루 공작령의 최고 권력자이고, 절대적인 지배자다.

감정을 우선시하는 순간 공작령에 있는 모든 자식들이 위험에 빠진다. 결코 그럴 수는 없다.

"..."

케라시스의 시선이 아래로 향한다.

ㅡ스윽.

자신의 아랫배를 쓰다듬는다.

자식들에게 가혹한 것들을 명령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은 분명 이 아이들을 자식으로 여기고 있다고.

케라시스는 그렇게 생각했다.

"큘스... 잘하려나."

부디 성과를 보여주기를.

이 엄마에게 쓸모를 증명하기를.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ㅡ화르륵.

주변에 배치해뒀던 비상용 수정구가 불타올랐다.

"들어오렴."

ㅡ파앗!

수정구에서 타오른 불길이, 불타는 마족의 형상으로 변모한다. 형체를 얻은 마족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였다.

"어떻게 됐니?"

"어머니 여공작님이시여! 카르티 장군이 예측했던 대로 대천당의 초룡신수가 투입되었습니다! 현재 최전선에 투입된 초룡신수가 감춰져 있던 봉마석을 파괴하고, 정보를 탈취했습니다!"

"흐응."

봉마석의 위치를 들킨 이상 파괴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였을 뿐이다. 최전선에 위치해 있는 상태였으니까. 버려야 한다.

"천사 측 피해는?"

"초룡신수의 연료로 사용된 대천사들을 제외한다면... 전무!"

이후로 전령은 상세하게 보고를 올렸다.

"수고했어. 이만 돌아가렴."

"예!"

대천당.

급진적이고 폭력적인 원리주의자들. 대천당은 천계를 장악한 즉시 마계에 전면전을 걸어왔고, 중간계 지배의 아욕을 드러냈다.

천계 역시 마계처럼 중간계에 크게 간섭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봉마석을 파괴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마족들의 강림의식을 흉내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중간계의 존재들은 예로부터 천사들에게 호의적이었다.

지금의 마족들은 차원 통로를 복구할 수 없다. 하지만, 중간계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 천계라면 분명 가능할 것이다.

"...쯧."

오즈발카 공작의 실패가 쓰다. 놈의 실패로 봉마석의 위치를 노출하게 되었다.

ㅡ스윽.

케라시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간만에 옅어졌던 감정이 요동쳤다. 이런 상태로는 냉정하게 판단하고 행동할 수가 없을 터, 따라서 오늘은 다른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스트레스를 풀 생각이었다.

ㅡ사르륵.

그녀가 걸치고 있던 옷이 저절로 벗겨진다.

육감적인 몸매. 치명적인 아름다움. 케라시스는 마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족인 서큐버스의 피를 딱 절반만 물려받았으나, 그 미모는 서큐버스 퀸조차도 한 수 접어줄 정도였다.

나체가 된 케라시스는 자신의 방으로 통하는 게이트를 열었고, 즉시 자신의 침대로 향했다.

"하아... 하아..."

몸이 뜨거워진다. 아랫배에서부터 퍼져나간 뜨거운 열기가 전신을 휘감는다.

"흐, 흐읏... 읏, 으읏...!"

달아오른 얼굴.

여공작 케라시스는 열락에 찬 교성을 흘리면서, 자신의 넓은 침대 위를 힘겹게 기었다. 침대를 기어감에 따라 천박할 정도로 커다란 엉덩이가 좌우로 흔들린다. 젖가슴 역시 음란하게 출렁인다.

"흐읏...!"

그 가벼운 자극만으로도 조금씩 신음소리가 새어 나온다. 감정이 요동친 탓에, 평소보다 더욱 심한 쾌감이 느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윽!"

골반이 떨리고, 머리가 한 가지 생각으로 가득 찬다.

ㅡ뚜욱. 뚜욱.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애액이 침대의 시트를 적신다... 아무도 볼 수 없는. 또한 아무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는. 여공작 자신만의 시간. 몸에 흐르고 있는 서큐버스의 피에 내재된 본능을 해방한다.

"...!"

자신의 손가락이, 흥분으로 부어오른 성기에 맞닿은 순간. 머릿속에서 새하얀 폭발이 일어난다.

"아, 아앗...! 흐으으으읏!"

손으로 가볍게 쓸어줄 때마다 찌릿찌릿한 쾌감이 전신을 관통한다. 마계의 위대한 여공작인 케라시스로서도, 그 자극에 저항할 수는 없었다. 자제심이 사라짐에 따라, 그녀는 점차 성욕의 노예가 되었다.

ㅡ찌걱찌걱.

ㅡ찌걱찌걱.

ㅡ찌걱찌걱.

사정없이 문지르고, 짓누른다. `잔혹한 여공작`이라는 이명을 지닌 케라시스는 현재 쾌락에 절여진 채 마치 자신에게 체벌을 가하듯, 자신의 성기를 아주 혹독하게 자극하며, 괴롭혔다.

"흐읏, 으으으응!"

절정.

곧 치명적일 정도로 크고 긴 쾌감이, 여공작의 성기를 무차별적으로 난도질한다. 허리가 휘면서 전신이 떨린다. 너무나 큰 쾌감에 신음소리조차 제대로 낼 수가 없었다.

"...!"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절정과 함께 난소에서 폭발적으로 생성된 난자들이, 차례대로 자궁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그렇게 자궁에 도착한 아주 자그마한 난자들이, 자신의 요동치는 마력을 머금고 팽창한다.

"하으읏!"

허리가 빠져버릴 듯한 쾌락. 마계 공작의 아주 강력한 육체로도 저항할 수가 없는 쾌감.

"나와, 이제 나와버렷...!"

팽창한 알이, 여공작의 질을 사정없이 자극하면서 바깥으로 빠져나간다. 미쳐버릴 정도의 자극이었다. 하나의 알. 아이의 주먹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알을 낳은 케라시스는, 이제 더이상 이성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아앙, 아아앙! 아윽, 흐아아앙!"

그녀의 아름답고 육감적인 여체가, 쾌락에 미쳐 몸부림을 친다. 미쳐버릴 정도의 쾌락에 혼자 어쩔 줄 몰라 하면서 엉덩이를 들썩이고, 터져나온 애액으로 침대를 적시고, 피부에서부터 스며 나온 최음향으로 방을 가득 채운다.

ㅡ출렁.

그녀의 터질 듯 부풀어 오른 젖가슴이 마구잡이로 흔들려 모양을 바꾼다. 젖가슴은 몸이 뒤집힘에 따라 침대에 짓눌린 채 문질러졌고, 곧 젖꼭지에서 모유가 터져 나왔다.

ㅡ쯔뷰읍...

그러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알이 생성된다. 여공작은 한쪽 손으로 자신의 젖가슴을 받쳐 든 채 스스로 젖꼭지를 빨아댔고, 다른 한쪽 손으로는 클리토리스를 짓누르면서 계속해서 알을 낳았다.

알.

자신의 난자와, 요동치는 마력이 결합되어서 생성되는 알. 이 일련의 과정을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난자는 마계공작의 방대하고 심오한 마력으로 인해 완전히 변질된다. 자신조차 완전히 파악할 수 없는 것으로.

그렇게 변질된 알에서 탄생한 존재가, 자신과 그렇게 큰 공통점이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심지어 낳은 알은, 마계 어디에나 존재하는 마력을 스스로 흡수하고 머금으면서 성장해 커진다. 특별한 알에는 자신이 직접 마력을 부여하는 일도 있지만, 대부분의 알은 그렇게 자라고, 부화한다.

이 본능적인 알 생성 능력은 마계의 내로라하는 모든 마도학자들이 탐내는 것이었다. 호문쿨루스. 과거, 완전한 호문쿨루스를 창조하고 싶어했던 수많은 마도학자들이 언제나 자신을 습격해왔고, 케라시스는 그 모두를 잔혹하게 찢어 죽였다.

찢어 죽이고, 심장을 뜯어먹는다. 마도학자들의 도시를 파괴하고 학살의 증거들을 늘어놓았다. 세력이 없었기에 단 한 번의 패배도 용납할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패배하는 순간 어떻게 될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항상 과도하게 잔혹했으며, 그리하여 공포의 대상이었다. 수많은 마족들이 마도학자들을 지원했다는 이유만으로 죽어갔다.

그러면서도 단 한 번의 패배가 없었다.

당시의 마계공작 역시 케라시스의 손에 찢어지며 패배했으니까.

"꺄읏, 꺄앙, 아응, 아읏, 아으으으응...! 아아앙!"

잔혹한 여공작은.

알을 낳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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