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화 〉 홉고블린 놈들 # 10
* * *
내 안에서 새로운 힘이 끓어오른다! 인간일 적에는 느껴본 적도 없는 강렬한 경험! 이것이 바로 마족의 육체인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듯한 마력의 힘이, 내가 마족으로 환생했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시켜줬다. 원래 폐급 마족이라서 이런 걸 느껴본 적도 없었다. 처음이다.
"후우."
자세한 것은 힘을 다 회복해 만전의 상태를 만든 다음 시험을 해봐야 알겠지만, 내 힘이 늘어났다는 사실은 아주 분명하게 깨달았다.
"샤란아. 이게 바로 나다."
무릎을 꿇은 채 입을 가리고 있는 샤란이의 머리에 손을 얹어주니.
"샤, 샤아..."
샤란이가 귀를 파닥이면서 날 올려다보았다.
아무튼.
"얘들아. 우리가 이겼다. 정말 고맙다. 전부 너희들이 열심히 해줬기에 손에 넣을 수 있었던 승리였다. 정말 고마워!"
마음을 담아 칭찬을 해주니.
"케륵...!"
"케레엑...!"
널브러진 고블린들이 호응을 해줬다. 거두절미하고, 나는 바로 누워있는 내 부하들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지쳤구나."
다들 완전히 퍼질러져 있는 상태였다. 빨리 영양 보충을 시키고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부작용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아주 기쁜 점은... 크게 다친 녀석이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방패도 창도 죄다 상태가 엉망이지만, 어차피 그것들은 다 소모품이다. 무엇보다 족장한테 맞고 날아갔던 녀석들도 뼈가 부러진 것은 아니었다.
단순 타박상.
"오케이. 너희 둘은 부상자니까. 회복할 때까지 작업이랑 훈련 열외해."
"케륵!"
"어? 좋아해?"
빠져가지고.
"자, 부릴아. 입 대."
"케르윽..."
바로 수통을 따서 부릴이의 입안에 물을 흘려 넣어줬다. 아주 맛있게도 받아먹는다. 그렇게 모든 부하들에게 물을 돌린 다음. 녀석들을 안아 들고 똑바로 정렬해 눕혀줬다.
"지금부터 휴식시간 부여한다. 계속 누워있어. 남은 건 형이 알아서 할 테니까."
"케륵!"
그 말에 고블린들이 감동해 눈물을 흘리며 오열했다.
"새끼들. 울고 싶은 건 나야 임마."
다 이 새끼들 덕분에 이긴 거다. 내가 홉고블린보다 피지컬이 좋긴 하지만 혼자선 절대로 못 이겼지. 놈들 덕분에 살았다.
"그럼 임숭아! 규일아!"
"끄르륵!"
"규삿!"
저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녀석들이 튀어나왔다.
"늬들은 잡일 담당이야. 빨리. 여기 다 정리하고 밥 먹을 준비해라."
"끄륵!"
힘차게 대답한 녀석들이 뒷정리와 식사 준비를 하기 위해 바깥으로 나갔다. 그것을 본 다음에 홉고블린들의 시체를 정리했다.
"아오."
ㅡ질질.
시체들을 질질 끌어서 식량창고로 가져간다. 좀 있다 먹을 두 마리만 빼놓고. 오늘은 파티다. 단백질 보충 진짜 오지게 하겠구만.
"흐흐흐."
파티를 생각하니 입에 침이 고인다. 와. 진짜 나도 야만인 다 됐네 이거. 그런데 내가 침을 흘린 것은 그 이유뿐만이 아니었다.
"장비템 시발거."
홉고블린들이 두르고 있는 가죽 옷과 가지고 있던 돌도끼들. 그것들이 전부 다 내 차지가 되었다. 이제 내 고블린 병사들한테 옷을 입혀줄 수가 있게 된 것이다! 그것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무기도 있고. 갑옷도 있고. 캬. 시발. 이제 진짜 마왕군 구색 다 갖췄네."
거기에 나까지 성장했다.
이러다가 진짜 중간계를 집어삼킬 수도 있겠는걸.
"샤아."
"음? 샤란아?"
"샤샤."
"도와주게? 흐흐흐, 고맙다."
샤란이가 일을 도와주니 금방이었다.
"야! 일어나! 이제 밥 먹자!"
"케르륵."
좀 쉰 탓에 정신이 든 것인지 고블린들이 비틀비틀 일어섰다.
"끄륵!"
밖으로 나오니 이미 임숭이가 홉고블린 시체를 굽고 있었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이 새끼도 이제 혼자서 식사 준비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임숭이 잘했다. 이제 혼자서도 잘하는구나."
"끄륵!"
칭찬을 받아 기분이 좋아진 것인가. 임숭이가 활짝 웃으면서 대답했다. 정말 터무니없을 정도로 괴물 같은 얼굴이지만, 역시 웃으면 귀엽다.
"어. 그래. 얘들아 앉아라! 홉고블린 고기로 회식이다!"
"케르륵!"
내 명령에 모두가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았다. 나랑 샤란이. 부릴이. 그리고 고블린들이랑 기타 친구들,
ㅡ타닥타닥.
고기 익는 향기가 참으로 좋았다. 그럼 식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연설 한번 조져줄까.
"자! 오늘 우리는 저 악독한 홉고블린들의 군세를 격파했다! 전부 너희들이 유능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고맙다!"
"케르르륵!"
만세를 부르는 부릴이.
"앞으로도 이 기세를 몰아 이 숲을 차지하도록 하자! 큘스 마왕군! 파이팅!"
"케르으으윽!"
"샤아아아아!"
그렇게.
우리들은 즐겁게 식사를 했다.
승리의 맛이 참으로 달콤하구나.
* * *
식사를 마친 뒤에 바로 계곡가로 향했다. 밥 잘 먹었으니 깨끗하게 씻고 푹 쉬기만 한다면 내일쯤 체력이 다 회복될 것이다.
내일 할 일이 참 많다. 내 힘 시험도 해야 하고. 홉고블린 부락으로 가서 잔당들도 처치해야 한다.
"케륵!"
ㅡ풍덩!
부릴이의 지도 아래 병사들이 전부 물속으로 풍덩 뛰어 들어갔다.
"케륵케륵!"
"규삿!"
"끄르르륵!"
그야말로 동물의 왕국이다.
"어, 어. 그래. 다들 몸 빡빡 씻어라."
그래도 애새끼들이 씻는 걸 좋아하기는 해서 물속에 들어가면 신난 티를 낸다. 나는 녀석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감독을 했다.
그러고 있으니.
"샤아샤아."
샤란이가.
ㅡ사르륵.
"...!"
두르고 있던 잎사귀 속옷을 전부 해제하더니, 자연스럽게 물가로 걸어 들어갔다.
샤란이의 뒷모습.
ㅡ탱글.
저 탱글거리는 엉덩이가... 막 움직이고 있다. 어찌 저렇게 야한 몸매인지. 볼 때마다 머리가 어떻게 될 것 같았다.
"..."
그리 계곡으로 들어간 샤란이가 물로 몸을 씻기 시작했다.
"몸매가 진짜."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간. 말 그대로 쭉 빠진 몸매다. 무엇보다 저 출렁이는 젖가슴... 한 번만 만지게 해달라고 해볼까?
설마 싫어하진 않겠지?
오늘 나는 마왕으로서 위엄을 보여줬다. 그러니 샤란이가 날 거절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결심하지 않았는가. 이 싸움이 끝나면 가슴을 만지게 해달라고 부탁하기로 했다.
"좋아."
거기까지 생각한 나는 바로 옷을 벗고 물가로 들어갔다. 그리고 샤란이를 향해 천천히 접근했다.
"샤란아?"
"샤아?"
이름을 부르자 나를 향해 다가오는 샤란이.
정말 한 치의 의심이 없는 순수한 미소를 지은 채. 자신이 알몸이라는 것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와 내 앞에 섰다.
말 그대로 자연의 여인이다.
내 앞에서 알몸이라는 걸 신경 쓰지 않는다.
ㅡ꿀꺽.
절로 침이 넘어간다.
"샤란아... 잠깐 가만히 있어 줄래?"
"샤아? 샤아샤아."
알아들은 것일까?
샤란이가 가만히 서서 날 보았다.
이거 입을 열기가 좀 부끄럽고 힘들지만... 나는 말했다.
"그. 그 뭐냐. 샤란아? 가슴 좀 만져도 될까?"
스윗마족.
"샤아?"
하지만 샤란이는 이 스윗한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행동으로 보여주기로 했다. 지금은 진도를 확 뺄 타이밍이니까.
출수(出手).
손을 뻗고.
샤란이의.
부풀어 오른 젖가슴을.
잡았다.
"허억...!"
찌르릇, 손간 손에서 전류가 흐르는 듯했다. 진짜로 전류가 흐른 것은 아니다... 단순히. 샤란이의 말랑말랑한 젖가슴과 접촉한 나의 이 손이 감동으로 부르르 떨려버린 것이다.
ㅡ부들부들...!
"..."
샤란이의 반응?
"샤아?"
고개를 갸웃한 채 날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순수한 얼굴. 그래서 나는 조금 더 젖극적, 아니. 적극적으로. 아예 양손으로 샤란이의 젖가슴을 잡아 쥐고 살살 주물렀다.
ㅡ주물주물.
ㅡ말랑말랑.
"호오오..."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젖가슴의 살결이, 내 손가락 사이사이로 넘쳐흐른다. 양손으로도 다 안 잡히는 크기다. 이런 걸 달고 다니다니.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가슴을 주물렀다.
빠져드는 듯한 느낌.
극한의 감동. 환생한 뒤로 온갖 핍박을 받아왔다. 거기서 비롯되었던 모든 스트레스가, 내 손아귀 안에서 흩어져 사라졌다.
"샤란아."
"샤아아."
샤란이는 여전히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이었다.
이건 그런 건가? 남성이 자신의 젖가슴을 만진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한 것인가?
하긴. 드라이어드는 정령이다. 일종의 몬스터라고 할 수 있다. 문명을 이룬 것도 아니고 혼자 살아간다. 성교육을 받았을 리 만무하다.
그런데.
그럼 처음에 날 유혹하려고 했던 건 뭐였을까? 본능? 그것도 일종의 몬스터적인 본능인가?
유혹을 해서 가까이 온 존재를 잡아먹기 위한 본능.
그런데 왜 지금은 그런 걸 안 하지? 솔직히 그거 엄청 좋았다. 가슴 흔들어주는데 싫어할 남자는 없으니까. 근데 그걸 다시 안 해준다는 것은... 그때 내가 격렬하게 도망쳐서?
내가 싫어하는 줄 알고 안하는 걸까?
의문이 솟구치는 와중.
"샤아!"
샤란이의 목소리가 내 정신을 일깨웠다!
"음?!"
뭐냐?
이제 싫다는 건가?
"샤아! 샤아샤아."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샤란이는 아주 해맑게 웃고 있었다. 어째서? 왜 이렇게 이쁘게 웃고 있는 거지? 그렇게 내게 웃어주던 샤란이가.
ㅡ찰랑.
몇 발자국 뒷걸음질을 쳤다.
"샤란아?"
"샤아!"
양 손가락으로 자신의 젖가슴을 가리키는 샤란이. 뭔가 동작이 굉장히 야한데? 나는 샤란이의 핑크빛 젖꼭지를 바라보면서 대답했다.
"어... 가슴이 왜?"
"샤아샤아."
샤란이가 고개를 끄덕였고.
ㅡ스윽.
돌연. 샤란이가 자신의 뒤통수에 양손을 얹었다. 마치 가슴을 뽐내는 듯한 자세. 그뿐만이 아니다. 놀랍게도 샤란이는. 그 자세 그대로 몸을 좌우로 살살 움직여서 젖가슴을 흔들어줬다.
ㅡ출렁출렁.
"샤아. 샤아샤아."
"흡!"
이, 이게 대체 무슨?!
흔들리는 젖가슴! 거기서 무슨 세뇌의 파장이 쏘아져 나오는 것 같았다. 아니. 실제로 나왔다. 나는 그 파장에 홀려버리고 말았으니까.
"샤란아...!"
엄청난 감동의 쓰나미가 나의 시야를 집어삼켰다. 저 아름답고 순수한 샤란이가. 내 앞에서 자신의 거유를 흔들어주고 있었다. 이것은 날 사냥하기 위한 유혹의 몸짓이 아니다. 그냥 내가 가슴을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날 기쁘게 해주려고 몸짓을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내게 바치는 춤사위.
"샤란아!"
"샤앗!"
바는 바로 샤란이의 품으로 달려들고 그 가슴골 사이에 얼굴을 비빌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발기된 자지 끝이 샤란이의 탄력적인 허벅지에 닿았다.
ㅡ찌르릇...!
"크하...!"
진짜로, 숨이 터져 나왔다. 시뻘겋게 부풀어 오른 귀두가 샤란이의 허벅지에 쓸릴 때마다 뜨거은 쾌감을 일으키면서 나의 심장을 강타했다.
"샤란아, 샤란아...!"
"샤아아...?"
그럼에도 샤란이는 내가 무슨 짓을 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잔뜩 발기된 자지로 허벅지를 찌르고 있어도, 샤란이는 그게 무슨 행위인지 잘 모르는 것이다.
ㅡ스윽.
순간 내 뒤통수에서 따뜻한 감각이 느껴졌다.
"샤란아?"
"샤아샤아."
샤란이가. 미소 지은 얼굴로 나의 뒤통수를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이제 참기가 너무 힘들다. 샤란이라면 날 받아주지 않을까? 이대로 자빠뜨려도 계속 웃어주지 않을까?
하지만.
말도 못 하는 샤란이한테 그런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애한테 그러는 것과 다를 게 없지 않은가!
그리 생각하니 제동이 걸린다.
"후!"
필사적으로 숨을 내쉬고, 샤란이에게서 떨어졌다. 샤란이가 말을 할 수 있게 되면 몰라도 지금 이러는 것은 좋지 않아.
"샤아?"
샤란이가 의문스럽다는 듯이 날 보았다.
일단 돌아가자.
* * *
하지만 위기는 다시 찾아왔다.
던전으로 복귀한 뒤, 애들을 전부 재우고 샤란이와 함께 특제 식물 침대에 같이 누우니.
"샤아샤아."
샤란이가 내게 몸을 엄청 비벼왔다. 이건 확실하다. 성적인 의미가 아니라 그냥 내가 좋아서 애교를 부리는 것뿐이다. 그러나 이렇게 아름다운 육체를 지닌 여자가 헐벗은 채 몸을 비벼온다면. 설령 그런 의도가 없다고 해도 섹스어필일 뿐이다.
ㅡ...
이미 잔뜩 발기가 되었다.
"샤아. 샤아샤아."
바로 그때.
아예 내게서 몸을 돌린 샤란이가 내 가슴팍에 등을 딱 붙이더니, 놀고 있는 내 손을 잡아채고는.
"샤앗."
"엇!"
그대로 자신의 젖가슴 쪽으로 옮겨버렸다!
지, 지금! 자기 가슴 만지라고 일부러 내 손을 갖다 대줬다! 심지어 잎사귀 브라도 해제된 상태였고!
"큿!"
샤란이의 젖꼭지가 손에서 만져졌다.
ㅡ불끈!
팬티가 터질려고 한다.
"샤아아. 샤아샤아."
샤란이는 그저 부드럽게 웃어주면서 내게 등을 비벼올 뿐이었다. 진짜. 유혹하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순수하게 웃으면서. 그래서 일종의 배덕감마저 느껴졌다.
야한 몸매를 지니고 있으면서 발칙하게도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샤란이와 몸을 딱 붙인 채... 그녀의 젖가슴을 잡아 주무르고 있는 상태다.
"..."
발기된 자지가.
샤란이의 엉덩이를 찔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