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화 〉 내실을 다지자 # 1
* * *
홉고블린 부락 제압 완료.
"케르으으윽!"
"케라아아아아악!"
나의 병사들이 포효했다.
그 감정이 전해져 오고 있었다. 무기를 다룰 줄 알게 된 고블린들은, 무기에서 비롯된 경이로운 전투력에 감동하고 있었다...!
무기와 훈련! 그 두 가지가 피식자였던 고블린들을 포식자로 만든 것이다!
"케륵!"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한 나에게 보내오는 존경! 부릴이를 필두로 하여 모든 고블린들이 내게 경외의 시선을 보내왔다!
"그래! 이 내가 바로 너희들의 주인이다! 나만 믿고 따라와라! 그리하면 영원히 승리할지어다!"
"케르으윽!"
아무튼 전투를 마친 뒤에 적당히 정리를 시작했다. 지금부터 파밍을 해야 하니까.
홀라당 타버린 움집은 무시하고 시체들을 정리한 뒤에 부락을 샅샅이 뒤져서 챙길만한 물자들을 모조리 가져와 정리했다.
식량. 장비. 옷. 기타 간단한 도구 등. 여러 가지 쓸만한 것들을 다수 챙길 수 있었다. 이것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홉고블린 이 새끼들 참 많이도 만들었다.
"흐흐흐."
그것들을 보고 있으니 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전쟁과 약탈.
지금 내가 한 것은 약탈이었다. 남의 것을 폭력으로 빼앗는 행위. 나쁜 짓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이 나는 왜 인간들이 역사적으로 맨날 전쟁을 하고 약탈을 해왔는지 공감을 하고 있었다.
전쟁에서 승리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서 네가 제일 귀한 것 같구나."
포로로 잡은 무두장이.
"그라락...!"
구속된 녀석이 고통을 호소하며 울부짖었다. 참 미안하게 됐다. 놈의 가족도 친구도 다 죽었겠지. 도망친 놈들도 얼마 살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전부 무시한다.
지금 내가 신경 쓸 것은 단 하나뿐이다.
이 새끼의 능력.
"얘들아."
"케륵."
바로 내 부하들을 불렀다. 여기에 남은 홉고블린은 이 새끼 단 하나뿐이다. 나머지는 전부 나의 부하들.
이런 상황이라면 가능하겠지.
"위협 좀 해봐라. 부릴아. 니가 애들 잘 패니까 몇 대 좀 때려주고."
"케륵!"
명령이 떨어짐과 동시에 부릴이가 무두장이를 구타했다.
"그라아아악!"
뿐만이 아니다. 다른 고블린들이 사납게 소리를 치며 과잉행동이 동반된 원시적인 춤을 췄다.
ㅡ케라아악!
ㅡ케르릉!
그것들을 그저 바라본다.
"샤아아아아!"
"그라악!"
샤란이 역시 사나운 소리를 내면서 홉고블린에게 겁을 주고 있었다. 곧, 홉고블린은 완전히 패닉에 빠져버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나는 지배술을 전개했다.
"주입."
"그륵?!"
지배술이 녀석의 모가지를 파고든 순간.
"그, 그르으윽!"
녀석이 발작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병사들을 물리고 조용히 녀석을 관찰했다. 성공이냐? 실패냐? 성공하면 좋겠지만 실패해도 상관없다. 놈을 포로로 끌고 가서 대충 가죽 던져주고 몇 대 쥐어박아 주면 의미는 통할 테니까.
그리고.
"좋아."
지배술이 걸렸다.
"그락..."
"풀어줘라. 아니다. 내가 풀게."
바로 구속을 풀어주자.
ㅡ스윽.
녀석이 얌전히 무릎을 꿇었다.
"호오."
"그락... 그락."
뭔가 붙임성이 없는, 그런 딱딱한 태도였다. 마치 자신이 패배하여 사로잡혔다는 것을 알고 최후를 받아들이는 듯한 느낌.
굴종하는 태도다.
"고개를 들어라."
"..."
그 눈에도 힘이 없다.
"흐음."
고블린들이랑은 태도가 많이 다르다.
역시 그런 건가? 지능에 따라서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 홉고블린은 고블린보다 머리가 좋다. 지금 자기 부족이 몰살당했다는 걸 다 이해한 것 같았다. 그 상태로 지배술을 당했으니 저렇게 세상 다 포기한 것 같은 태도를 취하는 것이리라.
"마음이 아프군. 일단 일어나라."
"그락."
작게 대답한 녀석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명령을 듣는 걸 보면 확실히 통하긴 했다. 아무튼 얘 기분이야 어떻건 무두질하는 기술은 아주 절실하다. 반드시 써먹도록 하자.
"무투리. 니 이름은 무투리다."
"그락..."
대충 굴러다니던 가죽을 잡아 들고 말했다.
"앞으로는 이거. 이 가죽들. 니가 잘 가공을 해야 돼. 니가 하던 일 계속해야 한다고. 이해했으면 고개를 끄덕여라."
"...그락."
고개를 끄덕이는 무투리.
"그래. 알겠다. 일만 잘한다면 먹여주고 재워주마."
"...그락."
솔직히 이 새끼랑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마왕으로서 부하랑 맨날 친하게 지낼 수는 없는 법이지.
굴종했다면, 그걸로 됐다.
그럼 이제 돌아가자.
"얘들아! 짐 챙겨라! 집으로 돌아가자!"
"케륵!"
내 명령에 고블린들이 약탈품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샤란이가 홉고블린 시체를 들쳐멨다.
"마앙님. 샤란이는 이거. 샤아, 샤아샤아."
아직 모르는 단어가 많아서 샤아거리며 설명을 하고 있지만, 대충 문맥상 다 알아들을 수가 있다.
"아이고. 샤란아. 도와주게?"
"도와줘?"
"지금 샤란이가 하는 게 바로 날 도와주는 거야. 도와주다."
"마앙님 도와주다."
"도와줄래라고 말해봐."
"도와줄래."
"좋아! 흐흐흐! 샤란아 고맙다! 잘했어! 샤란이 기특해!"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샤란이가 기쁘다는듯 웃었다!
"케륵, 케륵케륵."
"어. 부릴이도 잘했어."
"케륵!"
근데 부릴이가 뭐라뭐라 손짓발짓을 하면서 부락을 가리켰다. 대충 보아하니 다 못 들고 간다는 뜻 같은데.
"야, 야. 괜찮아. 여러 번 왕복할 거니까."
"케륵?"
"몇 번 왔다 갔다 할 거라고."
"케르릉."
이해했다는 듯 부릴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와, 진짜 계속 지내다 보니까 말이 통한다니까. 이게 마계에 있을 때랑은 완전히 사정이 다르다. 그땐 대화를 나눌만한 녀석이 아예 없었으니까.
"그럼 출발하자!"
승전과 귀환.
이것으로 가장 강한 경쟁자를 완전히 분쇄했다. 이제 홉고블린들에 대한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무엇보다 물자를 아주 많이 획득했다. 거기에 무두장이까지 획득했으니, 뭐. 던전의 테크가 쭉쭉 올라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거 당분간 던전 확충에 집중해도 되겠어."
병력도 많고 물자도 많다.
이젠 내실을 다질 때다.
* * *
군사훈련은 잠깐 중지했다.
홉고블린 부락에서 약탈한 물품들을 옮겨야 했으니까. 그렇게 물자를 옮기고, 홉고블린 시체들을 훈제 고기로 만드는 작업을 실시하고, 마지막으로 던전 증축 작업을 재개했다.
할 일이 워낙 많아서 진짜 정신이 없었지만 나름대로 할만하다. 나랑 부릴이 두 명만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 고블린들이 무려 여덟 마리나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일이 다 굴러갔다.
무엇보다 이 마왕 큘스가 직접 진두지휘를 하고 있는 중이다. 즉각적으로 판단해 업무를 배분하고 바로바로 피드백을 해주니 작업능률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일꾼으로 부릴 코볼트들 더 지배하고 척탄병으로 쓸 임프들 더 잡아서 지배하면 될 것 같은데, 그건 일단 다음에 하기로 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게 아니라.
샤란이에게 말을 가르치는 것이었으니까.
"그럼 샤란아! 오늘도 언어 공부하자!"
"샤아!"
힘차게 대답한 샤란이가 귀를 파닥거리며 다가와 내 앞에 섰다. 샤란이는 언어 공부하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나랑 정상적으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큰 흥미를 느끼는 듯했다.
"마앙님. 기분 좋은 거 해주세여."
"그래. 바로 해주마."
ㅡ츠팟.
바로 샤란이에게 내 마력을 주입해줬다.
"샤아앗...!"
내 마력을 흘려 넣어주자, 샤란이가 아주 엄청 좋아하면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는 내게 안겨들었다.
"샤란아. 마왕님이 기분 좋은 거 해줬으면 뭐라고 말해야 한다고 했더라?"
"마앙님 사랑해여!"
"크, 크윽...!"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니 미칠 듯이 기분이 좋아졌다! 진짜 전신에서 힘이 샘솟는 듯한 기분이다! 가르치길 잘했다니까!
"마앙님. 머리 더 만져 주세여."
"흐흐흐, 그래."
요구에 따라 계속 머리를 만져줬다.
ㅡ파닥파닥.
귀가 아주 귀엽게 파닥거린다.
"샤아샤아!"
샤란이는 아주 기분 좋다는 듯, 내게 몸을 비벼왔다. 그에 따라 샤란이의 커다란 젖가슴이 내 상체에 비벼졌다. 진짜. 아직도 자각이 없는 것은 여전하구만.
아무튼.
샤란이를 떼어내고 자리에 앉았다.
이제 회화 공부를 할 시간이다.
"그럼 샤란아. 이제 공부하자."
"네. 마앙님."
바로 착석하는 샤란이.
그럼 오늘은 뭘 가르칠까.
"그래. 샤란아. 먹는 거 알지? 먹는 거?"
"열매랑 고기."
"캬, 바로 나오는구만! 짝짝짝! 샤란이 박수!"
"샤아!"
진짜 귀엽다니까.
"흐흐흐, 아무튼. 샤란이는 뭐가 제일 맛있어?"
"고기가 마싯서여. 불로, 샤아? 굽는? 샤아샤아?"
"불로 구워 먹는 거."
"구워 먹는 거 마싯서여."
샤란이는 익힌 고기 취향이었다.
ㅡ파닥파닥.
익힌 고기를 생각해서 기분이 좋아진 것일까, 샤란이가 방실방실 웃으면서 귀를 파닥거렸다. 진짜 미친 듯이 귀엽다.
"아, 그런데 마앙님. 마싯는거 더 있어여."
"오오! 뭔데?"
"마앙님 여기."
돌연 샤란이가 내게 다가오더니.
ㅡ스윽.
내 하반신을 가리켰다.
"마앙님 여기 있는 거."
"..."
그래.
올 것이 왔구나.
"하양거 나오는... 샤아? 하양거 마싯는?"
아니 씨 괜히 먹을 걸 주제로 삼았네. 아니. 아니다. 어차피 성교육은 해야 한다.
솔직히... 지금.
나는 샤란이를 성적인 대상으로 보고 있었다. 그날 한 스마타를 잊을 수가 없단 말이다. 똑같은 걸 또 하고 싶지만 일단은 참았다. 말을 가르치고 나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냥 여러모로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당장이라도 샤란이를 자빠뜨리고 싶다.
"마앙님. 하양거 먹고 시퍼여."
"잠깐만. 샤란아. 일단 성교육 좀 할게."
"샤교육?"
대체 얼마나 야한 사교육이냐.
ㅡ스륵.
아무튼 나는 바지와 팬티를 벗었다. 내 것을 보여주면서 가르치는 게 더 편할 것이다. 솔직히 앞으로 샤란이가 많이 봐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으니까.
"샤아!"
자지를 본 샤란이가 눈을 빛냈다.
"하양이 여기서 나왔?"
"하, 하양이?"
세상에 무슨 하양이라니? 정액이란 걸 이렇게 귀엽게 표현할 수 있는 존재는 샤란이 밖에 없을 거다.
"하양이."
"그, 그래. 하얀 거 여기서 나왔어."
"샤아..."
샤란이는 아주 신기한 것을 본다는 듯이 내 자지를 응시했다. 원래 옛날에 같이 계곡에서 목욕하고 그럴 땐 별로 관심을 안 가졌는데, 지금은 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정액을 먹어봐서 그런 거겠지.
그걸 맛있다고 느껴서 흥미가 생긴 모양이었다.
"마앙님. 이건 머라고 불러여?"
순간.
ㅡ콕콕.
"으헉!"
샤란이가 손가락으로 내 자지를 콕콕 찔렀다, 순간 느껴진 짜릿한 쾌감. 그에 따라 즉시 발기가 되었다...!
"마앙님. 커져, 커졌다?"
"아, 그. 일단 넘어가고. 샤란아. 이게 뭐냐고 물었지?"
"샤아."
"이건 남자의 성기야. 자지라고 부르지."
"성기... 자지?"
입술에 손가락을 짚은 샤란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더니.
"아! 그런데 마앙님! 샤란이한테는 그거 없어여!"
신기한 것을 깨달았다는 것처럼 그리 말하곤.
ㅡ스륵.
"...!"
돌연 자신의 잎사귀 팬티를 해제했다! 그에 따라 샤란이의 보지가 전부 드러나게 되었다! 통통한 대음순으로 감싸진 그 계곡이...!
"마앙님. 바바여. 샤란이는 그거 없어여."
"허, 허억...!"
지금 나는 앉아있는 상태였고, 샤란이는 일어나 있는 상태였다. 그 상태로 보란 듯이 내 얼굴에 보지를 들이미는데...! 진짜 미칠 지경이었다!
"아, 마앙님."
"샤란아 잠깐!"
"저번에 마앙님이 샤란이 여기에? 자지로 샤아샤아? 했어여?"
스마타 한 거 다 기억하는구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