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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마왕 생존기-88화 (88/544)

〈 88화 〉 섹시불량 수녀 레이카 # 2

* * *

역시나 적대적으로 반응하는 수녀.

ㅡ톡톡.

방 위에 설치된 반딧불이 등을 톡톡 두들겨 빛을 뿜게 한다.

ㅡ화악.

좁은 방안에는 널찍한 잎사귀가 깔려 있고. 수녀는 알몸으로 완전히 구속된 채 잎사귀 위에 누워 있는 상태다. 나는 그녀를 내려다보면서 의자를 끌어와 그 위에 앉았다.

"오랜만에 보니까 좋지?"

"개소리."

수녀는 딱 봐도 쇠약해져 있었다.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

일단 죽게 할 수는 없다. 지금으로선 유일한 정보원이니까. 잘못 고문했다가 죽기라도 한다면 곤란하다. 그렇다면 외상이 없는 쪽으로 심문을 할 수밖에 없을 텐데... 역시 능욕 말고는 없는 건가?

고문을 할 수 없다면 능욕을 해서 굴복시킨 뒤에 심문을 하는 편이 나을까?

그런 선택지도 염두에 둔다.

"그 역겨운 시선 좀 치워줄래, 이 강간범 새끼야? 아주 그냥 내 빨통에서 시선을 떼질 못하는구나?"

아니 근데 이년이 진짜.

지금 내게 알몸을 전부 보이고 있는 상태로 저딴 말을 잘도 지껄여대고 있다. 날 빡치게 하려는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주 그냥 끊임없이 도발을 하는 중이었다.

"참 괜찮은 가슴인데. 더 보게 해줄래?"

"넌 반드시 죽여버린다."

"흐흐흐, 그렇게 묶인 상태로? 설마 힘이 회복되길 기다리는 거냐?"

"아가리 좀 닥쳐. 이 입만 산 새끼 같으니라고. 좆까고 니 할 일이나 하는 게 어때? 어디 고문이든 강간이든 마음껏 해보라고, 이 강간범 새끼야. 내가 굴복할 것 같냐?"

수녀 주제에 욕하는 것도 그렇고. 어휘가 참 험한 곳에서 굴러온 사람인 것 같다.

"태도가 참 당당하신데. 좀 잘 배운 사람 같군요. 수녀님."

"존나 소름 끼치는 말투네."

끊임없이 빈정거리며 날 모욕하고 도발한다.

이제 수녀에게 남은 것이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수녀가 두려워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두려움.

두려움을 안다면 충분히 굴복시킬 수 있다.

나는 수녀의 나체를 조용히 내려다보았다.

커다란 젖가슴과... 잘록한 허리. 순산형의 하체. 너무나도 음란한 몸매였다. 샤란이와 루미카랑 비슷한 수준의 외모 역시 아름답다. 보고 있으니 정말로 욕정이 끓어오른다. 범해버리고 싶을 정도다.

이 마음을 해방해서 능욕을 한다면.

수녀의 마음을 꺾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적당히 질문을 던졌다.

"수녀님. 당신 힘은 어떻게 해야 회복됩니까?"

"닐 죽이면 회복될 것 같은데."

"인간들의 세상은 여기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습니까?"

"니가 목매고 자살하는 데 걸리는 시간 정도?"

"수녀님 이름은 어떻게 되지요?"

"니 엄마 골통 빠개는 사람."

패드립이 나왔지만 놀랍게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우리 어머니 여공작님은 욕먹어도 싸다.

"뭐, 수녀님이 협조적이지 않다는 것은 잘 알겠습니다."

"그걸 이제 알았니? 넌 강간범 새낀데 머리도 빡대가리구나."

ㅡ스윽.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실험을 시작해보자.

"오오, 이제 시작하려고? 어디, 우리 강간범 새끼 실력 좀 볼까?"

이년 진짜 수녀 맞나?

"수녀님. 얘기 들어보니까 사실은 당하고 싶은 거 아닙니까?"

"좆까는 소리 하네."

"순결이니 뭐니 했던 거 보면 숫처녀이신 것 같은데. 너무 밝히시는 거 아닙니까?"

"지랄!"

일단 아무 말이나 던져보도록 한다.

"아무튼 수녀님이 제게 순결을 바치고 싶어 한다는 것은 잘 알았습니다."

"알긴 뭘 알아, 새끼야! 내가 너 따위 새끼를 위해 순결을 지켜온 줄 알아...! 씨발! 씨바아아알! 죽여버릴 거야! 개새끼! 흐으윽!"

분노에 찬 수녀가 구속된 채로 몸을 마구 흔들었다.

ㅡ출렁출렁.

그 젖가슴이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본다.

"..."

점점 더 성욕이 부풀어 오르는군.

"지금 우는 겁니까?"

"개소리 하지 마!"

그럼.

시작해볼까.

"씨발! 씨바아아알!"

욕지거리를 하며 울부짖는 수녀를 바라보면서, 마계어로 주문을 외운다.

"마족지배술."

지금까지 몇 번이나 써온 탓에 숙련도가 아주 높아진 지배술이다. 약한 몬스터가 상대라면 실패할 일은 없다.

ㅡ고오오.

내 손에서 전개된 지배술이, 보랏빛 마력을 흩뿌리며 너울거린다.

"그, 그건...!"

그제서야 수녀가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물론 그 표정은 금방 사라졌지만.

"뭘 하려고!"

"간단한 심문입니다."

바로.

지배술이 전개된 손을.

ㅡ스윽.

수녀의 명치에 갖다 댄다.

"전개."

"뭘 하는 거야, 이 씨발!!!"

ㅡ사르륵.

손에서 흘러넘친 마력이 수녀의 몸속으로 스며든다. 수녀는 아주 격렬하게 몸부림을 치며 거부를 했지만, 이미 내 지배술이 전개된 상태.

몇 초가 지났을까.

"꺅?!"

수녀가.

"꺄아아아아아아악!"

비명을 터트렸다.

"크학! 꺄아아아아아아악!"

비명을 터트린 것으로 모자라 아주 괴롭다는 듯이 몸부림을 친다. 얼굴 역시 고통으로 일그러지고 있었다.

"하악...! 크윽! 큿! 크하아아악...!"

이건.

예상하지 못한 결과인데.

아주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내, 내 몸에 무슨 짓을...!"

마족지배술을 주입해주자 아주 고통스러워한다. 그것도 좀 많이 아파 보인다. 아무리 봐도 엄살 부리는 건 아닌 것 같고, 진심으로 괴로워하는 것 같았다.

"끄윽...! 크하아아아악!"

아직도 아픈 것인지 계속해서 숨을 터트리면서 비명을 토해냈다. 이미 지배술이 주입된 명치 쪽은 벌겋게 부어올라 있었고. 수녀의 눈에는 눈물마저 맺혀 있었다.

"꺄아아악...!"

"많이 괴로우신 것 같군요."

잘은 모르겠지만 이건 외상이 안 남는다. 어디까지 통하는지 시험을 해보도록 하자.

"수녀님. 많이 아프십니까?"

"닥쳐...! 이 개 같은 새끼!"

"욕이라도 마음껏 하시지요."

"씨바아알!"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한다.

어쩌면 수녀는 신성력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에, 신성력이 전부 고갈된 지금. 마족인 내 마력에 극도의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실제로 수녀의 신성력에서 큰 불길함과 따가움을 느꼈었다. 내 마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그런 신성력과 맞닿게 되었다면... 아마 존나 아팠겠지.

우리의 힘은 서로에게 상극인 것인가? 가능성이 높다. 딱 봐도 마족인 나랑 수녀는 상극이지 않은가.

"한 번 더 하겠습니다."

ㅡ처억.

"그, 그만 둬!"

손가락을 치켜들자 수녀가 난생처음으로 부탁하듯이 말을 했다. 방금까지만 해도 욕지거리를 해댔으면서, 쓴맛을 보고 나니 좀 순해진 것인가?

어쩌면 곧 굴복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협조 좀 해주시겠습니까?"

"..."

"수녀님 이름이 뭡니까?"

"...까."

"까?"

"좆까!"

"마력 주입."

ㅡ지이잉.

내 손끝에서 자그마한 검은색의 구슬이 떠오른다. 내 부하들에게 자주 놓아주는 주사다. 마력을 주입해주는 큘스 특제주사.

인간에게 주입한다면 어떻게 될까?

"또 뭘 하려고...!"

수녀의 신체를 훑어본다. 11자로 갈라진 복근이 참 매력적이었다. 신체 단련을 열심히 하나 보다.

"수녀님. 복근이 참 매력적이신데요."

"더러운 새끼!"

"여기에 놓아드리지요."

"허억...!"

타깃은 수녀의 아랫배다.

그곳을 향해 손가락을 이동시키자.

"하, 하지 마! 꺼져! 꺼지라고!"

ㅡ출렁충렁.

수녀가 다시금 몸을 흔들어대면서 발버둥을 쳤다. 물론 묶인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고, 그저 젖가슴만이 출렁여 날 기쁘게 할 뿐이었다.

그렇게.

ㅡ콕.

아랫배에 마력을 주입해준 순간.

"큿...!"

수녀가.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다시금 고통 어린 비명을 토해냈다.

"아악! 아아앙! 크학 이, 이 씨발새끼! 그냥 죽여! 죽이라고!"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만."

"어디서 이딴 사악한 힘을 내 몸 안에...! 하지 마! 하지 말라고!"

"참 귀엽게 애원하시는군요. 마족인 저한테."

"개새끼가! 신께서 널 저주하실 거다...! 크윽! 꺄아아아악!"

ㅡ출렁출렁.

어째서일까.

그저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인간 여성을 보고 있는 것뿐인데, 급속도로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뭐랄까, 점점 더 고양이 되는 듯한 기분이다.

"신이 있다면 말이지요. 아무튼 수녀님. 우선 이름부터 밝혀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름이 어떻게 되십니까?"

"지랄 놈의 새끼가...! 이 비열한 자식! 여잘 다 벗겨놓고 이러는 게 부끄럽지도 않냐! 정정당당하게 싸워라!"

"이름을 묻잖습니까!"

"니 엄마 이름이랑 똑같겠지! 큭, 끄하아아악...!"

진짜 장난 아닌 근성이다.

이쪽 세계 수녀들은 다 이런 느낌인가? 너무 전투적이고 당찬 성격인데, 이런 수녀들이 몇 명 더 있다면 우리 던전은 존나 위기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정보를 뽑아내야만 해.

"흐흐흐, 제 엄마 이름이 좀 예쁜데 말이죠. 수녀님 이름도 그런 겁니까?"

"역겨운 소리...!"

근데 마력 주입은 약발이 좀 약한 것 같았다. 지배술을 쓸 때보다 괴로워하는 시간이 짧은 모양.

그럼 뭐.

여러 번 써봐야지.

"마력 주입."

"야, 야!"

"지금부터 삼 회 연속으로 놓아드리겠습니다."

"설마...!"

바로.

ㅡ고오오.

검지. 중지. 약지에 마력을 띄운다. 그것을 주저 없이 수녀의 복부에 찌른 순간.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도합 세 배의 고통이 수녀의 신체를 덮쳤다.

ㅡ덜컹덜컹!

"흐윽! 흐으으윽! 크으으으읏!"

수녀는 아예 울면서 난동을 부렸다. 어찌나 아픈지 어금니를 꽉 깨문 채 신음하는 중이다. 뭐 불로 지지는 것도 아니고. 엄청나게 아파하고 있다.

내가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동정심을 느꼈겠지.

수녀랑은 단지 서로의 입장상 목숨을 건 전투를 했을 뿐이고, 이렇게 납치를 해와서 일방적으로 고문을 하는 상태니까. 근데 나는 지금 이 비인간적인 작업을 행하면서 즐거워하고 있었다. 포로를 고문하면서 고양되고 있는 중이란 말이다.

이런 걸 느낀 것은 처음이다.

나조차도 신기할 정도로, 내 안에 있는 무언가 마족적인 부분이 불타오르는 듯한 느낌이다. 이것은 본능인가? 이렇게 인간을 고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 때문에 내 본능이 깨어났나?

"수녀님. 이름을 묻잖습니까."

그리 말을 하며 다시 한번 마력 주입을 하려고 한 순간.

"레, 레이카...!"

수녀가 엉엉 울면서 그리 말했다.

"예?"

"레이카, 레이카다. 내 이름! 레이카라고, 이 씹새끼야!"

이거.

"순식간에 굴복하시는군요?"

"이 씨발새끼가앗...! 크흑!"

패배의 눈물을 흘리는 레이카 수녀.

유감이지만 심문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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