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화 〉 사티로스 놈들 # 8
* * *
당연히 무리에는 대장이 있기 마련이다.
"겁먹지 마라! 내가 있으니까!"
"케륵!"
"케라아아악!"
ㅡ푹!
족장이 등장하건 말건 할 일은 똑같다. 나의 고블린들은 동지의 시체를 짓밟거나 서로 몸을 비벼대며 들어오는 사티로스들을 존나 찔러댈 뿐이었다.
실시간으로 죽어가는 사티로스들.
족장이 나선다고 한들 전황은 뒤집을 수 없다. 이미 대부분의 사티로스들이 바닥에 처박혀 피를 흘리는 상태였다.
"우리가 이겼다, 이 좆발기맨들아."
나는 방금 넘어와서 죽은 사티로스의 시체를 밟고 올라가 까치발을 들어 족장의 위치를 확인했다.
"뭬에에에에에에에에!"
과연.
다른 사티로스들 보다 조금 더 큰 녀석이 후열에 있었다. 녀석은 존나 큰 몽둥이를 들고 있었고, 페어리 가루를 처맞고 켁켁거리는 사티로스들의 아굴창을 때리며 정신을 차리게 하고 있었다.
"세리뉴! 저놈 쪽 집중 요격해!"
"이제 마법 못써!"
"탄환 다 떨어졌나? 그럼 저로 뒤쪽으로 빠져있자!"
"알았어!"
이제 픽시들은 할 일을 다 했다.
ㅡ부웅!
나무 위에 있던 픽시들이 페어리들을 대동하고 우리 진형의 뒤쪽으로 이동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사티로스들은 멍청하게 하늘을 바라보며 알몸의 픽시들에게 집중했다.
ㅡ푸훅!
"뭬헼!"
한눈을 팔면 죽을 뿐!
그렇게 막무가내로 들어오려던 사티로스들이 모조리 쓰러졌고, 마침내 족장과 정신을 차린 두 마리의 사티로스들만이 남게 되었다.
"뭬에에...!"
족장이 분노를 표하며 나를 바라보길래 마주 노려봤다.
"와라, 이 겁쟁아! 와서 나랑 싸우자! 어서 와!"
그 도발을 받아준다! 당장 이 방진으로 돌격해라! 와서 죽어달란 말이다!
"규일아! 다시 창 옮겨라! 고블린들! 창 씹창 났으면 뒤로 던지고 쌔거 받아!"
"규삿!"
"케륵!"
짧은 틈을 이용해 무장을 교체한다. 고블린들은 헐떡이면서 새로운 창을 받았다. 고블린들은 아직 버틸 수 있다. 지쳐 쓰러지려면 아직 시간이 남았다.
이제 족장 포함 세 마리가 남았을 뿐이다.
충분히 다 잡을 수 있어!
"자, 어쩔 테냐."
"뭬에에에에에에에에!"
족장의 선택은.
ㅡ홰액!
남은 두 마리의 사티로스를 끌고 도망치는 것이었다!
"전원! 창을 버려라! 돌도끼를 장비하고 돌진한다!"
"케르으윽!"
"부릴아! 족장은 내가 잡을 테니 다른 놈들 처치해!"
"알씀다 뫙님! 케륵!"
그럼 가자!
"샤란아! 루미카! 따라와!"
"샤아!"
"알았어!"
추적을 실시한다.
"뭬에, 뭬에!"
"붸에에!"
하지만 사티로스들은 완전히 지쳐있는 상태였다. 거의 걷는듯한 속도로 도망을 치고 있었고, 족장은 그나마 나았지만 차마 부하들을 버리지 못하겠다는 것처럼 속도를 맞췄다.
그래서.
"케르으윽!"
"케륵!"
가만히 서서 창질만 해대던 고블린들의 추격을 피할 수 없었다.
ㅡ폴짝!
"케루루룽!"
폴짝 뛴 부릴이를 시작으로, 고블린들이 사티로스들을 덮쳤다. 이건 이제 부릴이에게 맡기고!
"족자아아아아앙!"
나는 이제서야 부하를 버린 채 도망치려 하는 족장을 뒤쫓았다!
"뭬에에에!"
픽시를 쫓을 때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도망을 치는 족장! 이대로 등판에 칼을 꼽는다면 우리의 완승이다!
그리 생각한 순간.
ㅡ파악!
돌연.
족장이 급 브레이크를 밟았고.
"뭬에에에에에에!"
민첩하게 내 쪽으로 몸을 돌리면서 들고 있던 몽둥이를, ㅡ부웅! 매섭게 휘둘렀다!
"마앙님!"
들려오는 샤란이의 목소리.
이 새끼 감히 도망치는 척 훼이크를 쓰다니!
"흐읍!"
나 역시 재빠르게 칼을 내질렀다!
ㅡ콰앙!
칼과 몽둥이가 부딪친다.
"커헉!"
하지만 내 힘이 모자랐는지 충돌과 동시에 손이 옆쪽으로 크게 밀리고 말았다. 그 틈을 타, 족장이 내 쪽으로 한 발자국을 크게 내딛으며 품속으로 파고드는 동시에!
"뭬에에에에!"
주먹을 내질러온다!
"이 씹새끼가!"
ㅡ파앗!
나 역시 칼을 놓아 버리고 근접 격투술에 대처한다. 녀석이 내 얼굴을 향해 날리는 주먹!
"뭬에에에!"
"큭!"
그것을 손으로 막아주자.
ㅡ콰앙!
뼈를 맞은 탓에 격통이 몰려왔다!
"크르륵...!"
"뭬에에!"
공격이 먹혔다고 생각한 것일까, 사티로스가 더욱 흥분해서는 자신의 몸으로 날 밀어버리려고 했다! 여기서 넘어질 수는 없지! 재빠르게 한쪽 발을 뒤로 빼고!
"뒤져라!"
손가락을 내질러 놈의 눈깔을 찔렀다!
ㅡ푸욱!
"뭬에에에에!"
손가락이 깊숙하게 들어감과 동시에 녀석이 비명을 터트리면서 상체를 크게 틀었다.
"지금이다! 샤란아! 루미카!"
"샤아!"
"감히 마왕을 때리다니! 용서 못 해!"
샤란이가 족장의 뒤로 넘어가고, 근접한 루미카가 마치 권총을 쏘는 것처럼 족장의 옆구리에 물줄기를 쏘았다.
ㅡ푸슛!
"뭬에!"
격통으로 허리를 굽히는 족장!
"샤란아! 나랑 앞뒤에서 협공이다!"
"네 마앙님!"
바로 팔꿈치를 들어 올려 족장의 어깨를 강하게 찍은 순간.
"샤아아앗!"
샤란이가 족장의 등허리를 매섭게 할퀴었다.
"뭬엨...!"
순식간에 행해지는 비인간적인 다구리. 그것으로 끝이었다. 한번 공격을 허용한 것으로 족장의 자세가 무너졌고, 녀석은 그대로 바닥에 처박혔다.
"죽여! 죽여라!"
앞으로 엎어진 족장의 뒷목을 존나게 타격한다.
ㅡ퍼벅!
ㅡ퍼버버벅!
얼마나 때렸을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죽었군!"
족장은 이미 죽은 상태였다.
목숨을 잃었다.
"후우...!"
승리.
승리했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우리의 승리다아아아앗!"
함성을 내질러 승리를 알린다!
"케르으으윽!"
"샤아!"
"와아! 정말로 피해 없이 이겼어! 대단해!"
"나쁜놈들 다 죽었어! 이제 우리 행복하게 살 수 있어!"
"꺄아아아악!"
모든 사티로스들이 피를 철철 흘리면서 쓰러져 있었다. 저 앞쪽에는 함정에 빠져 한쪽 다리가 무력화된 사티로스들이 땅을 기고 있었으나, 얼마 가지 못할 터였다.
"이겼다! 이겼다아아아아!"
승리의 희열!
그것을 음미하면서, 나는!
"마력 추출의 술!"
족장의 심장에 추출의 술을 걸어, 마력석을 뽑아냈다! 이 빛나는 마력석! 이것이 나의 양식이 될 것이다!
"마앙님! 이겼다에여!"
"정말 대단했어! 이렇게 모조리 다 죽이다니!"
"크흐흐! 그래! 이것이 바로 나의 힘이다!"
희열을 느끼면서, 나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규일아! 와서 시체들 정리하고! 세리뉴! 우리 측 부상 좀 확인해 줄래!"
"규삿!"
"응! 그렇게 할게!"
"그리고 부릴아!"
"뫙님...! 케륵!"
"잘했다! 이제 자리에 누워서 좀 쉬어라! 체력 좀 회복하고 정리하자!"
"알씀다! 케륵!"
지금은 좀 쉬어야 쓰겄다.
* * *
정말 완벽한 승리였다.
우리 측 피해는 고블린들 타박상 정도가 전부였고, 모든 사티로스 무리가 도살되었다.
방진을 이룬 채 야만족을 상대로 수백 대 일의 교환비를 내던 로마군이 절로 떠오를 지경이다. 역시 팔랑크스 훈련하길 잘했다니까. 괜히 로마군들이 팔랑크스로 야만 부족들을 다 썰어버린 것이 아니다. 물론 팔랑크스는 결국 쇠퇴했으나, 그것은 상대가 학습과 발전을 할 줄 아는 인간이었던 탓이다. 몬스터를 상대라면 결코 쇠할 일이 없다!
"흐흐흐."
수많은 고기와 가죽. 뿔. 발굽 등을 얻게 되었다. 썩 만족스럽긴 하나, 이 새끼들 장비가 몽둥이뿐이라 그 외에 전리품이 전혀 없다는 점은 불만이었다.
아무튼.
족장의 마력석은 확실하게 챙겼고, 우리는 승리했다. 이 승리한 경험이 우리의 군대를 한층 더 강화할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승리의 기쁨을 즐기도록 하자.
ㅡ화르르륵.
픽시 마을 중앙에서 행해지는 캠프파이어.
ㅡ지글지글.
꼬치에 꿰인 사티로스 고기들이 좋은 소리를 내면서 맛있는 냄새를 풍겼다. 고기는 많다. 오늘은 픽시 마을에 저장되어 있는 열매 및 식량들과 사티로스 고기로 파티다.
"케르르륵! 케륵!"
"끄르르륵!"
고블린과 임프들이 오두방정을 떨며 춤을 췄다. 고블린들은 부릴이를 따라 허리를 흔들어대고, 임프들은 그냥 제멋대로 덤블링을 하거나 하며 소리를 지른다.
"규삿! 규삿삿!"
"규삿!"
코볼트들은 래퍼마냥 긴 콧잔등 위에 한쪽 손을 올린 채 비트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
"까르르르!"
"쟤들 좀 봐!"
"엄청 웃겨!"
그런 모습을 보며, 픽시들이 즐거워했다.
나 역시 즐거웠고.
"뫙님! 같이 춤 추심까! 케륵!"
그때 팔짱을 낀 부릴이가 코사크 댄스 비슷한 춤을 추면서 내게 다가왔다.... 이 새끼!
"좋지!"
"케륵!"
우선 춤부터 조져준다!
"샤앗! 마앙님! 저랑 춤춘다에여!"
"기다려! 나도 추고 싶어!"
그리 부릴이를 따라가니 샤란이랑 루미카가 따라붙었다.
"그럼 다 같이 추지 뭐. 샤란아! 루미카! 빨리! 엉덩이 좀 흔들어봐!"
"샤아!"
"꺄아!"
내 말에 그녀들이 즐겁다는 듯 소리를 지르면서 엉덩이를 흔들었다. 헐벗은 미녀들이 눈앞에서 엉덩이를 흔들어주니 그야말로 천국이다.
전투에서 이겼으면 이런 맛이 있어야지!
"다들 춤추고 있어 우리들도 춤춰야 돼!"
"이럴 땐 다 같이 춤추는 거야!"
"세리뉴! 너도 어서 와서 같이 해!"
그러고 있으니 발동이 걸린 것인지 날아온 픽시들이 단체로 춤을 추기 시작했다.
ㅡ출렁출렁.
그야말로 젖출렁 댄스다. 젖가슴이 너무나도 큰 탓에 몸을 흔들어 춤을 추기만 해도 절로 왕찌찌가 출렁여대면서 음란함을 자아냈다.
"크으...!"
진짜 보고만 있어도 취할 것 같다.
"존나 이교적인 의식이네."
하지만 여기에서 어울리지 못하는 이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레이카 수녀였다. 멀찍이 떨어진 채 무릎을 끌어안고 앉은 그녀가 혼자 툴툴거리며 수통의 물을 홀짝였다.
"사악한 새끼들..."
"레이카 수녀님. 수녀님도 와서 춤 좀 춰주시겠습니까?"
"뭐?! 내가 왜! 엿이나 먹어라!"
"그러지 말고요. 섹스해 드릴 테니까."
ㅡ화악.
바로 음문에서 빛이 은은한 빛이 흘러나온다.
"꺄읏♥ 아앗♥ 아앙♥ 아 씨발♥ 하지 말라고옷♥♥♥"
"춤추십니까?"
"출 테니까♥ 씨발♥ 이것 좀 멈춰어어엇♥ 앙앙앙♥"
음란한 여자 같으니라고.
"씨바알!"
그렇게 레이카 수녀 역시 댄스판에 끼어들어 가슴과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춤을 췄다.
만족스럽군.
"야, 잠깐만."
"음? 세리뉴?"
춤을 감상하고 있으니 세리뉴가 다가왔다.
"할 말이 있어."
"뭔데?"
웃으면서 대답한다.
지금 세리뉴는 너무 고마워서 미칠 것 같은 얼굴이었으니까.
"...고마워. 덕분에 사티로스들을 전부 물리쳤어. 네가 아니었으면 못 했을 거야."
"그치. 잘 알았지? 다 내 덕분이라고."
"맞아. 다 네 덕분이야."
조금 거만을 떨며 말했으나, 세리뉴는 곧바로 인정했다.
얘가 성장했구만.
"그러니까 보답을 해주고 싶어."
얼굴을 살짝 붉힌 세리뉴가 그런 기특한 말을 했다.
"흐흐흐, 그 예쁜 돌들로?"
설마 돌 준다는 건 아니지?
"으응, 돌은 아니야. 얘들아! 전부 이쪽으로 와서 서봐!"
"아, 벌써 그럴 시간이야?"
"다들 이리로 와!"
"마왕이한테 보답할 시간이래!"
"꺄앗!"
뭐지?
세리뉴가 부른 순간, 춤을 추던 픽시들이 전부 내 앞으로 와서 나란히 섰다. 세리뉴 포함 12명의 왕찌찌 픽시들이 병사처럼 내 앞에 도열한 것이다.
뭘 해주려나 생각한 순간.
ㅡ스륵.
나란히 선 픽시들이 전부 치마 밑단을 잡더니, 그대로.
ㅡ화악!
배꼽까지 올려버렸다.
"어."
노팬티였다.
"어어."
털 한 올 없는... 아주 귀엽고 푹신푹신해 보이는 보지들. 12명의 픽시들이 모두 치마를 들춰 내게 보지를 전부 보여줬다.
그 압도적인 광경을 본 나는 잠깐 스턴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이, 이게 바로 우리의 보답이야. 너 여자애들 잠지 만지거나 빠는 거 좋아하지? 앞으로 우리 픽시들 잠지 마음껏 가지고 놀아도 좋아. 이제부터 다 네 것이니까. 사티로스들 무찔러줘서 고마워?"
"..."
...그래.
이제 픽시 마을을 구해준 값을 받을 때였다.
"경험치 이벤트 오졌다."
픽시들 모두한테 음문을 새겨준다면, 음란마귀로서의 내 힘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다.
"우선 얘들아. 다 함께 목욕부터 할까?"
모조리 따먹어주도록 하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