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7화 〉 픽시 먹고 레벨업 # 9
* * *
"성공했다."
레이카의 머리에 돋아난 마족의 뿔. 딱 샤란이만한 크기의 뿔이다. 나보다 조금 작을 뿐이지 완벽한 뿔이 솟아났다...!
"성공했어!"
내 능력이 인간에게도 확실하게 먹힌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마족화.
다른 말로 권속화를 하는 능력. 그것이 인간 여자에게도 아주 잘 먹힌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이제 난 인간 여성들도 내 부하로서 부릴 수가 있는 것이다.
확실해졌으니 방침을 제대로 설정한다.
앞으로 인간 여성들과 조우하게 된다면 상황을 봐서 닥치는 대로 사로잡아 권속으로 만들 것이다. 그녀들이 바로 나의 전력이 될지니!
"크르르!"
가슴이 벅차오른다!
일단 이 기쁨을 레이카 본인과 나누고 싶었으나.
"..."
레이카는 현재 내 정액으로 절여진 채 기절을 한 상태였다. 수도 없이 찔려댄 보지에서는 미처 흡수되지 못한 내 정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구멍을 막아줘야 하나?"
뭐, 됐다.
지금은 저렇게 쉬게 두는 편이 낫겠지. 어차피 일어난 다음에는 이것저것 알아볼 것이 많으니까. 음문에 이어 뿔까지 돋아난 레이카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시험을 할 것이다.
"..."
그보다.
레이카를 권속으로 만든 탓일까. 내 마력이 조금 더 강해졌다는 것이 느껴졌다. 아주 순조로운 성장이로군. 네 성장이 곧 내 부하들의 성장이나 다름없다. 강해진 내가 마력을 주입해줘야 녀석들이 더 강해지니까.
"그럼 씻으러 가볼까."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안방의 문을 열고 샤란이를 불렀다.
"샤란아! 샤란아! 거기 있니!"
몇 초가 지나자.
"네 마앙님!"
샤란이가 탓탓탓 하며 달려왔다.
"샤앗. 마앙님 기분 좋은 냄새나여. 레이카랑 또 섹스했다에여?"
"어. 소리 안 들렸어?"
"들린 것 같기도 하고, 샤아."
ㅡ핥짝핥짝.
샤란이가 내 목덜미를 핥으면서 즐거워했다.
"근데 샤란아. 잠깐 레이카 좀 봐라."
"샤아?"
내 말에 샤란이가 안방으로 들어가서 레이카를 확인했다.
"샤, 샤아! 마앙님! 레이카도 뿔 생겼어여!"
"어. 지금 막 생겼다."
"이제 레이카랑도 친하게 지낼 수 있다에여?"
"그건 뭐."
이제 내 권속이 되었다면 사납게는 못 굴겠지.
"아마 그럴걸?"
"샤아샤아. 잘됐어여. 협조적인 부하 많을수록 좋다에여. 특히 레이카처럼 잘 싸우는 존재라면 더 좋아여."
"우리 샤란이가 거기까지 생각할 줄 아는구나! 너무 똑똑해!"
"샤아샤아."
내조를 할 줄 아는 여자다.
"그럼 마앙님. 샤란이 마력보충 할래여. 샤란이랑도 섹스해여."
"그게 그렇게 되나? 뭐, 레이카랑도 실컷 했으니 샤란이랑도 해줘야지. 들어가자."
"네 마앙님. 레이카는 밑에 눕혀둘게여."
"그렇게 해."
ㅡ스륵.
바로 샤란이가 기절한 레이카를 안고 아래에 살포시 눕혀줬다.
"앞으로는 레이카랑도 친해질 수 있다에여."
그리 생각하니 다행이다.
"그럼 샤란아. 시작할까?"
"네 마앙님."
* * *
다음날.
평소처럼 기상하고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마친 뒤에 점호를 실시했다. 그러면서 각 지휘자들에게 임무를 전달했다.
부릴이에겐 우리의 전력이 될 몬스터들을 납치 해오는 작전을 명령하고, 임숭이에겐 식량을 구해오라는 작전을 명령한다. 규일이는 뭐 오늘도 똑같다. 길 만들고 방 만들고. 코볼트들이랑 존내 땅 파야 한다.
"그리고 세리뉴는 오늘 기초 군사훈련 받아야 돼. 알겠지?"
"기대돼!"
"야호!"
"재밌을 것 같아!"
픽시들은 훈련을 한다고 해도 좋아했다.
"크흑."
얘들이 아직 훈련이란 게 뭔지 몰라서 그렇다. 아무튼 작전 명령은 전부 실시했고.
마지막으로.
"레이카."
레이카를 불렀다.
"..."
잠시 날 바라보던 레이카가.
"...쯧."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돌리고는 그런 소리를 내었다.
"오늘 아시죠?"
"한번 말했으면 더 말하지 마라. 다 알아들었으니까."
"그럼 기대하겠습니다."
"..."
레이카에겐 오후에 검술을 알려달라고 아까 말을 했다. 다시 확인해 보니 아무튼 해주겠다는 모양.
지금 기분이 아주 안 좋아 보이긴 하는데, 내가 시키는 건 다 하려고 하는 중이다. 지금은 잠깐 경과를 지켜보도록 하자.
"그럼 부릴이! 임숭이! 조심히 잘 다녀와라!"
그리 식사를 마친 뒤에 일과를 시작했다.
"케륵! 알겟슴다!"
"끄륵! 쩌 열씸히 한다!"
ㅡ처억!
믿음직스럽게 경례한 부릴이와 임숭이가 각각 부하를 이끌고 다른 방향으로 진군했다.
"픽시야! 애들 안 다치게 따라다니면서 주변 좀 잘 봐줘!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알려주고!"
"알았어!"
"그렇게 할게!"
두 픽시가 각각 부릴이와 임숭이에게 따라붙었다. 날 수 있는 픽시를 대동하면 작전의 안정성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야. 쟤들은 훈련 안 받아도 돼?"
"필수 인력이니까. 다음에 받으면 돼."
"응. 알았어. 그럼 그 기초군사훈련? 시작하자."
"좋아."
훈련을 시작해보도록 하자.
"자, 세리뉴. 픽시들이랑 같이 연병장에 서."
"그래."
ㅡ척척척.
내 말에 픽시들이 연병장에 나란히 섰다. 역시 같이 한번 합을 맞춰봐서 그런가? 이건 잘 따르네.
"이제 뭐 해?"
"간단한 기초제식인데... 다들 3열 종대로 헤쳐모여!"
"헤쳐모여?"
"내 앞으로 뛰어와서 세 줄로 딱 서면 돼."
"좋아!"
"그럼 헤쳐모여!"
ㅡ우루루!
즉시 픽시들이 헤쳐모여를 실시했다.
이거 지능이 높아서 그런가?
"이렇게 하면 돼?"
"이게 훈련이야?"
"쉽네!"
"이걸로 적들을 물리친다고?"
한 번에 성공할 줄은 몰랐는데 말이다. 역시 고블린이랑은 확실히 다르단 말이지.
아무튼 픽시들이 재잘재잘 떠들고 있다.
바로 제식훈련으로 가보자.
"자, 그럼 지금부터 발맞춰서 걷는 훈련부터 시작할게! 일단 내가 한번 보여 줄 테니까 좀 있다 따라 해라! 이렇게 내 외침에 따라서 이렇게 걷는 거다! 앞으로오 갓! 하나! 둘! 하나! 둘!"
ㅡ척척척!
외침에 따라 걷는 모습을 보여준다.
"꺄하하핫! 뭐야! 바보 같아!"
"이상한 걸음이야!"
"말하면서 걷지 마!"
제식을 하며 걷는 내 모습이 웃기게만 보이는지 픽시들이 배를 잡고 웃음을 터트렸다. 몇몇 녀석들은 가슴을 받힌 채 웃는 중이다. 뭐 첫날에 군기를 잡을 수는 없는 법이지.
"자, 조용조용. 조금 웃기긴 해도 이렇게 합 맞춰서 걷는 건 아주 중요한 일이다. 마음이 하나가 되어야 더 잘 싸울 수 있거든. 세리뉴. 네 생각은 어때?"
"으응? 참 웃기게 걷나 싶었는데?"
뭐 임마?
"걷는 모습 말고."
"뭐,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 함께 똑같이 걸어서 마음을 맞추자는? 그런 이야기 아니야?"
"잘 이해했네! 역시 대장픽시!"
역시 세리뉴다!
"그럼 세리뉴! 그 말대로다! 어서 애들이랑 같이하자! 필수 훈련이니까 마음 단단히 먹고!"
"어쩔 수 없네! 자, 그럼 좀 바보 같아도 같이 걷자!"
그 말에 납득을 한 픽시들이 내 구령에 맞춰서 제식을 실시했다.
ㅡ척척척.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감탄이 나오는군.
깔깔거리면서 구경은 했지만 막상 시키면 아주 잘한다. 질서정연하게 걷고 있는 픽시들을 보고 있으니 절로 발기가 되었다.
ㅡ출렁출렁.
그야말로 젖가슴 행진, 레이카 식으로 말하면 존나 빨통 퍼레이드였으니까. 아니 근데 시발 내가 생각해도 존나 천박하네. 대체 수녀가 왜 이렇게 천박한 말을 쓰는 것이지?
수녀 되기 전에 막살아서 그런가.
아무튼.
"이거 생각보다 잘 되는데."
이거면 문제없이 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꺄하하핫! 언제까지 걷는 거야!"
"발을 맞춰야 한대!!"
"우리 잘 맞추고 있지 않아?"
"얘 좀 봐! 왼발이랑 왼손이 같이 나가고 있어!"
"방향 전환은 어떻게 해!"
조금 소란스럽긴 해도 문제없다.
픽시들은 천생 군인 체질이다.
* * *
제식훈련을 마쳤다.
내가 진짜 고블린들 교육하다 보니 생각이 그쪽으로 편향이 된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픽시들은 진짜 사람들처럼 똑똑해서 훈련시키는 것이 아주 간단했다.
그냥 한번 말해주고 행동으로 보여주면 세리뉴의 명령에 따라 잘 움직이고 있다.
"그야말로 군인 체질."
이대로면 금방 픽시 여군부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군인의 재능이 있는 이들을 훈련시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가. 검프를 가르치던 교관이 이런 심정이었을 것이다.
"세리뉴. 너희들은 군인의 재능이 있어."
"봐봐! 우린 뭐든지 잘한다니까! 근데 군인이 뭐야?"
"싸우는 사람."
"말만 해! 이제 우리가 다 두들겨 패 줄 테니까! 우린 군인이야!"
제식훈련의 성공으로 의욕이 폭발했는지 과도하게 흥분한 세리뉴가 방방 뛰면서 대답했다.
"흐흐흐, 이 귀여운 녀석 같으니라고. 그럼 다음은 화망구성 훈련이다! 본격적인 전투 훈련이라고 할 수 있지! 또 3열 종대로 헤쳐모여!"
ㅡ척척척!
헤쳐모여도 완벽!
"좋아. 그럼 픽시들아. 너희들 공격 마법 쓸 수 있지? 그거 쏘는 거."
"응! 다 쏠 수 있어!"
"우리 잘 쏴!"
말 그대로 화살 같은 위력을 지닌 윈드커터를 발사할 수 있다.
"이제 그걸 동시에 쏘는 연습 할 거야. 잘 봐. 이렇게 딱 세 줄로 서가지고."
픽시의 수는 총 12명이다. 근데 지금은 작전 때문에 2명 빠지고 세리뉴는 지휘자니까 빼도록 한다. 그럼 총 9명이다.
9명.
3명이서 3열을 구성할 수 있다.
"내 신호에 따라서 첫 번째 열의 픽시들이 동시에 마법을 딱 쏘는 거야. 쏘고 나면 한쪽 무릎을 이렇게 꿇고."
자리에 무릎을 꿇어 시범을 보여준다.
"또 내 신호에 따라서 두 번째 열의 픽시들이 마법을 발사. 쏘고 난 뒤에 다시 똑같이 무릎을 꿇고. 마지막 신호에 삼열의 픽시가 마법을 쓰면 돼. 그러면 연발로 다다다 쏠 수 있게 되지."
내 말에 픽시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이해를 한 모양.
"그리고 무릎 꿇은 픽시들은 바로 다음 마법을 쓸 준비를 하면서 기다리면 돼. 이해했지?"
"으응... 이건 규칙이 복잡하네. 근데 해보면 알 것 같아."
세리뉴가 그리 말했다.
"전혀 어렵지 않으니까 한번 해보자!"
"응!"
바로 임프 척탄 훈련장으로 향했다. 임프들이 바위벽에다 대고 불덩이를 던지던 곳. 이곳이면 마법을 쓰면서 막 훈련을 해도 될 것이다.
"자! 이 앞에 3열로 선다! 실시!"
"실시!"
"실시해!"
"빨리 서자!"
ㅡ척척척!
바로 3열로 서는 픽시들!
좋아!
"픽시들! 전투준비! 마법을 준비해라!"
ㅡ고오오.
내 말에 자리를 잡은 픽시들이 마법을 사출할 준비를 실시했다.
"했어!"
"나도!"
"우리 다 준비한 것 같아!"
그럼 시작이다!
"그럼 1열! 명령에 따라 동시에 발사한다! 하나, 둘! 발싸!!!"
명령을 내린 순간!
ㅡ쐐애애액!
ㅡ쐐애애액!
ㅡ쐐애애액!
1열의 픽시들이 동시에 마법을 사출했다!
정면으로!
ㅡ파파팍!
날아간 마법이 바위를 타격했다.
"좋아! 첫발은 아주 잘했어!"
육안으로 식별해 본 결과, 집탄률도 아주 좋다!
"잘했대!"
"역시 우린 못하는 게 없어!"
"군인이야 군인!"
ㅡ척!
그것도 모자라 1열의 픽시들이 즉시 한쪽 무릎을 꿇고 마법을 다시 쓸 준비를 실행했다. 와. 진짜 똑똑하다니까. 얘들 훈련 왜 이렇게 잘 받냐?
"그럼 다음 2열의 픽시들! 발사 준비하고! 하나! 둘! 발싸!"
ㅡ쐐애액!
2열 역시 완벽하게 마법을 사출했다!
"또 발사!"
ㅡ쐐애액!
그렇게 3열까지 안정적으로 발사훈련을 실시했다!
"오오! 좋다! 잘했다! 다들 진짜 잘했어!"
절로 환호가 터져 나온다.
"잘했대!"
"만세!"
"우리도 이제 잘 싸운대!"
이 삼단사격 훈련을 단 하루 만에 마스터하다니! 내 던전 안에 들어온 새끼들한테 이렇게 삼단사격을 날린다? 누구든 끝장이다. 게다가 픽시들의 정면에 있는 것은 고블린 팔랑크스.
완벽해.
"아, 근데."
키 차이 때문에 각이 안 나오나?
그럼 좀 날아서 저공 부유상태에서 행하는 삼단사격을 훈련하면 되지 않냐?
진짜 말 그대로 전략과 전술. 훈련법까지 전부 다 내가 떠올려서 실행해야 한다. 그것은 부담이었지만 동시에 아주 진취적으로 느껴졌다.
"봐봐! 우리 엄청 잘하지? 우리랑 같이 살게 된 건 네게 행운이야!"
"진짜 그런 것 같다. 와 시발. 저거 바위 좀 봐라. 픽시들 아홉 명이 전부 비슷한 곳에 다 쐈어. 그것도 순식간에."
"우리가 마법은 잘 써!"
바로 우쭐해진 세리뉴가 팔짱을 끼면서 좋아했다.
참 귀엽다니까.
"근데 너 진짜 신기하다. 어떻게 이런 걸 알아? 우린 이런 거 생각도 못 했어."
"삼단사격?"
"응."
그거야 픽시들한테는 그런 군사적 지식이 없으니까.
"이런 훈련을 하면 사티로스들도 상대가 안 됐을 텐데... 아무튼 너 정말 대단해."
"그치?"
"아는 것도 많고, 섹스도 엄청 잘해. 아, 맞다. 조금 있다가 훈련 끝나면 다 같이 섹스할 거지?"
그건 뭐.
"당연히 그래야지."
"그럼 다시 훈련 시작하자! 나 빨리 섹스하고 싶어!"
"그래. 그럼 다시 시작하자."
그렇게 나는 픽시들과 함께 사격훈련을 이어 나갔다.
이대로면 곧 왕찌찌 여군부대 완성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