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마왕 생존기-120화 (120/544)

〈 120화 〉 던전을 방어하자! # 1

* * *

"레이카 수녀님?"

오늘도 어김없이 그 새끼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듣기만 해도 역겨움이 치밀어 오르는 중저음의 목소리.

"꺼져."

"아 씨. 또 아침부터. 예. 그럼 점호 열외 시켜드리겠습니다. 조금 있다가 부르면 나오세요."

"아가리 좀 닥쳐, 이 씨발새끼야. 뭔 놈의 점호는 씨발 이딴 던전에서 그딴 걸 하겠다고..."

적의를 드러내어 말을 했으나.

"씁. 점호는 신성한 겁니다. 아무튼 있으세요."

딱히 반응을 하지 않는다.

"..."

잡힌 입장으로선 이런 식으로 기분을 나쁘게 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그마저도 잘 통하지 않으니 짜증만 늘어간다. 욕을 해도 소용이 없으니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럼에도 남은 것이 이것밖에 없을 뿐.

"좆같은 새끼."

ㅡ스윽.

레이카는 그런 말을 읊조리며 상체를 일으켰다.

"..."

알몸이었다. 저 미친 변태자식은 자신에게 제대로 된 옷을 입히려고 하지 않는다. 속옷조차도 허락을 받아야지만 입을 수 있다. 아무튼 자신의 나체를 보고 있으니 지난밤의 기억이 떠오른다.

"...씨발."

또 밤새 범해졌다.

마족놈은 그 역겨운 손으로 자신의 젖가슴을 집요하게 주물러대고, 젖꼭지를 가지고 놀았으며, 아이처럼 빨며 혀로 핥아댔다. 뿐만이 아니다. 자신의 가장 소중한 곳 역시 마구잡이로 질꺽이며 문질러댔다. 그러면서 또 맛있다는 듯이 즙을 빨아댔다.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만져대고, 빨아댄다. 그런 것들을 매일매일 반복한다.

그리고 또...

그 흉측한 자지를 찔러 넣고 질내를 유린하며 더러운 정액을 토해내기까지 한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섹스노예 취급을 하며 범하고 또 범한다. 그의 밑에 깔려 울부짖으며 절정한 기억이 선명하다.

"읏♥"

좆같지만.

그런 기억을 떠올리거나, 저 새끼의 얼굴을 보면 절로 몸이 뜨거워진다. 자연스럽게 아랫배를 꾸욱 누르며 허벅지를 비벼대게 된다... 정말.

대체 뭐가 그렇게 좋은 것이지? 어째서 자신의 몸을 그렇게 좋아하는 것인지 의문만이 가득하다.

"씨발... 내가 미쳤지. 응으읏♥ 아앙♥"

ㅡ문질문질.

자존심상 직접 만지는 것은 못 하겠다. 레이카는 허벅지를 서로 문질러대며 차오른 성욕을 달래려고 했다.

"진짜 씨발♥ 흥아읏♥"

자신이 생각해도 음란하다고 느껴질 법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으니까. 몸의 주요 부위가 자극될 때마다, 시야가 백색으로 명멸하면서 뜨거운 쾌감이 솟구쳐 오른다.

날카롭게 반응하는 것은, 어쩌면 그런 이유 때문일지도 모른다. 보기만 해도 다리 사이가 욱신거리니까. 그것을 부정하고 싶기에 그러는 것일지도 모른다.

계속 만져지고 범해진 탓에 몸이 많이 민감해지고 말았다. 물론 그 쾌감의 끝은 없다.

오늘 밤에도 또 당하게 될 테니까.

"하앙♥ 아아아앙♥ 씨발♥"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된 레이카는 감옥의 바깥을 잠깐 확인한 후, 양손을 이용해 자신의 양쪽 젖꼭지를 살살 꼬집었다.

"섹스♥ 씨발♥ 섹스으읏♥ 아아아아앙♥"

그 즉시 허리가 들려지며, 전신이 떨려오기 시작한다. 젖꼭지로 이렇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다.

자위 경험은 있는 탓에 성적인 쾌락이라는 것이 얼마나 달콤한 것인지는 알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수녀원에서도 혼자서 몰래 클리토리스를 문질러대며 자위를 하곤 했으니까.

그러나 이곳으로 온 뒤에 알게 된 쾌락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종류의 것이었다. 젖꼭지를 살짝 꼬집었을 뿐인데, 수녀원에서 자위를 해 느끼던 절정보다 더욱 강렬하고 뜨거운 쾌락이 느껴진다.

ㅡ문질문질.

행위가 조금 더 격렬해진다.

"섹스♥ 섹스♥ 섹스하고 싶어♥ 아앙♥ 하아아앙♥"

레이카는 섹스를 갈망하고 있었다.

"흐으으읏♥♥♥"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격렬한 쾌감이 전신을 덮쳐왔다. 절정한 것이다. 절정의 순간, 레이카는 자신의 성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대량의 애액을 분명하게 느꼈다.

물론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레이카는 절정의 여운을 즐겼다. 나른하고 편안하다. 누워있는 자리와 일체화가 된 듯한 기분.

"...아."

모든 것이 몽롱해지며, 세상만사가 아무래도 좋아지는 듯한 감각. 인정하기 싫지만 행복감이 차오르며 가슴을 간질인다. 여태까지 딱히 느껴본 적이 없는 기분이었다.

"후우... 후우..."

머릿속에 그 녀석의 모습이 그려진다.

"..."

욕을 하자 별다른 반응 없이 할 말만 남기고는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자기가 욕하는 것쯤은 아무래도 좋다는 건가?

신경 쓸 가치조차 없다는 것?

"윽."

어쩐지 분노가 느껴진다. 그렇게나 갈망하듯 자신의 몸을 탐하며 범한 주제에... 그런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태도다. 차라리 욕하는 것에 조금 더 반응을 해줘서 긴 대화를 나눴다면...

"뭐?! 내, 내가 무슨 생각을!"

거기까지 생각한 레이카가 깜짝 놀라며 상체를 일으켰다.

지금 내가 생각한 것인가?

조금 더 말을 걸어줬으면 좋겠다고?

"인정 못해...!"

자신을 사로잡고 겁탈한 녀석이다. 좋게 보일 수가 없다. 역겹기 그지없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자신은 전투에서 패배했다. 죽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렇게 생포를 당했다. 패자가 승자의 전리품이 되는 것은, 증오스럽지만 당연한 일이다. 세상의 이치가 아닌가.

당장 노예제도가 합법인 나라다.

세상이란 건 그런 것이다.

"아아아악! 씨발!"

안 그러려고 해도 자꾸만 그 마족놈의 편을 들고 있었다. 이렇게 마음속으로 자꾸.

"좆같은 음문!"

열이 뻗쳐오른 레이카는 주먹을 꽉 쥐고 자신의 음문을 강타했다.

ㅡ퍼억!

"꺄아아아악!"

순간 느껴진 고통! 레이카는 아랫배를 부여잡고 몸을 웅크렸다. 아무래도 미친 게 틀림이 없었다. 자해를 하다니? 여신께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여신님... 아니.

이젠 버림받았을까. 마족놈과 붙어먹고, 흉측한 문신이 새겨졌으며, 혐오스러운 뿔까지 돋아났다. 아무리 자애로운 여신님이라고 할지라도. 용서해주지 않겠지.

"..."

신앙에 대한 생각을 치워버린다.

버틸 수가 없었으니까.

그리고 다시 부풀어 오른 생각은.

그 마족놈에 대한 생각이었다.

"씨발 개좆같다고...!"

사악하기 그지없는 흉악한 마족이다. 그런데. 평소에 보여주는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좆같이 징그러운 몬스터들을 무슨 동생 대하듯이 다정하게 대해주는 한편, 그렇게 심하게 굴지도 않는다.

어째서 그럴 수가 있는 것이지?

놈은 사악한 악당이다. 그런데 어째서 그런 인간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인정할 수 없다. 그렇게 다정함을 베풀 줄 아는 녀석이라니?

"..."

아니.

따지고 보면 마냥 사악한 것은 아닌가? 몬스터를 사냥하고 먹는 거야 당연한 일이다. 또한... 마족이 인간을 적대하는 것 역시 당연하겠지. 인간들도 마족을 적대할 테니까.

범하는 것은... 그래. 애초에 난 전리품이 아닌가? 죽지 않고 생포된 것만으로도 고무적인 일이다.

레이카는 잠깐 또 그런 생각을 했고.

"씹...!"

다시 머리를 쥐어뜯었다.

"아아악! 왜 자꾸!"

요즘은 계속 그 녀석에 대한 생각만 하고 있다. 정신을 차리면 얼굴을 떠올리고 있고, 혼자서 누워있노라면 검술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느낀 감상은.

의외로 잘생겼다... 물론 그 생각은 이어지지 않는다.

"하아."

그리고 좋은 향기도 풍기고 있다. 계속 맡고 싶을 정도로. 아마도 몸이 이상해지면서 감각 또한 이상해진 것이겠지.

"..."

놈은 대체 날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리고 마족이라니. 이 세상에 오기 전에는 뭘 하면서 살았지? 어떤 인생을 보내왔으며, 어렸을 때는 어떤 모습이었지? 평소엔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할 계획이지?

피어오른 의문에 대해, 레이카는 이렇게 결론 내렸다.

정보를 얻어야 나중에 뒤통수를 칠 때 써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물론 지금은 그럴 수 없다. 녀석이 뭔가를 말하면 그것을 하고 싶어지니까. 사악한 마술의 영향이다. 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알아내야 한다.

"...두고 봐라."

녀석의 모든 것을.

"반드시 해치워 줄 테니."

그리 마음먹은 레이카는 다시 감옥의 바깥을 확인했다.

"..."

그리고.

자신의 성기 쪽으로 손을 가져다 댔다.

"아앙♥"

성욕과 쾌락엔 저항할 수 없다. 일단은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몸이 이렇게 된 것은 자신의 잘못이 아닌, 녀석이 사악한 수작을 부린 탓이니까. 놈을 없애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다.

ㅡ찌걱찌걱.

"하아아앙♥ 씨발♥ 씨바아아알♥ 아아앙♥ 섹스♥ 아앙♥"

* * *

마침내!

"완성되었구나! 꿈과 희망의 지하수로가! 만세에에에!"

"케르으으으윽!"

"끄르르륵!"

"규삿삿!"

드디어 루미카가 지하수로를 완성했다! 아아! 오늘까지 얼마나 기대를 했던가! 드디어 우리 집에 하수도 시설이 생기고 말았다! 완벽한 꿈의 시설인 하수도가!

"후후후, 그렇게 좋은 거야?"

루미카가 나긋나긋하게 웃으면서 손으로 입을 가렸다. 이 사랑스러운 여자를 좀 봐라. 몸매도 좋고 능력도 좋다. 그런데 성격까지 좋네.

말이 되냐?

"당연히 좋지! 루미카 너무 유능해!"

"루미카 잘했다에여!"

"조금 부끄럽네. 뭐, 딱히 모두를 위해 만든 건 아니지만."

"그럼 누구를 위해 만든 건데?"

"날 위해서?"

츤츤대긴!

"이제 지하에 욕실 만들 수 있는 거야?!"

"물이 흐르면 우리 마을보다 더 좋아!"

"너무 좋아!"

픽시들 역시 좋아했다.

"자, 그럼 루미카. 안내 부탁할게!"

"응. 따라와."

바로 루미카를 따라 던전 가장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여기에 바로 지하로 내려가는 내리막길이 있다.

"오오."

루미카를 앞세운 채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물론 손에는 각자 반딧불이를 들고 있는 상태였다. 일종의 램프지.

그렇게.

ㅡ처억.

지하수로 층에 발을 디딘 순간.

"오오!"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다.

"넓어!"

아주 넓은 공간이었다.

ㅡ쏴아아.

저 앞에 물이 엄청 흐르고 있었다. 말 그대로 지하에 있는 계곡 같은 느낌이었다. 그 탓에 주변 온도가 아주 차갑다.

"와아!"

"샤아!"

터져 나오는 함성.

"루미카! 물도 엄청 깨끗해!"

"그게 바로 내 능력이야. 물을 정화할 수 있으니까."

"역시!"

이제 물 걱정은 완전히 덜었다. 흐르는 물이니까 취수는 물론이고 세탁. 설거지. 목욕도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목욕은 옆에 땅을 파서 따로 욕탕을 만들면 될라나?

"규삿삿!"

나는 흥분해 코를 벌름거리고 있는 규일이를 바라보았다.

"규일아."

"규삿?"

"오늘부터 목욕탕 좀 만들까?"

"규삿...?"

"각 종족별로 사용할 목욕탕 만들기! 어때!"

"규사앗..."

어째 규일이가 조금 당황한 것 같지만, 괜찮다!

"만들면 너도 좋을 거다! 규일아!"

행복한 일이 가득이로구나!

* *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