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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마왕 생존기-148화 (148/544)

〈 148화 〉 빛! # 1

* * *

그래서 조사를 하기로 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안 하고 가면 섭하지."

지금 내 본능이 강하게 말하고 있는 중이다. 그 빛에는 뭔가가 있다고. 지금 느끼고 있는 이것을 무시한다면 언젠가 좆망의 기운을 풀풀 풍기면서 돌아올 것이 분명.

인간들의 침공을 앞두고 있는 지금! 그런 수상쩍은 것이 있다면 일단 조사를 해봐야 한다!

그래야 대응을 할 수 있을 테니까!

"얘들아! 점호집합!"

아침에 기상을 한 즉시 점호집합을 걸었다!

"케륵!"

"끄륵!"

현재 원정을 나온 상태지만 점호는 무조건 해야만 한다.

"얘들아! 아쉽게도 오늘은 귀환이 아니라 정찰이다!"

"케륵! 뫙님! 무슨 일입니까!"

"좋은 질문이다! 이 마왕이 어제... 아주! 불길한 기운을 느꼈다!"

"케륵?!"

ㅡ웅성웅성.

그 말에 부하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규삿삿. 불길한 거 확인하러 감니까?"

"바로 그거다, 규일아. 위험한 게 있으면 확인을 해야 하니까. 그러니까 마음 단단히 먹어라! 얘들아!"

"케륵!"

"끄륵...!"

"다들 밥 먹고 출발하자!"

그렇게 점호를 마치가 애들이 일과를 준비했다.

"마앙님. 밤에 잠 못 잔 것 때문에 그래여?"

"어. 근데 내가 잠을 못잔 이유는 평범한 게 아니야. 아주 심각한 일이지."

"마앙님이 그렇게 느꼈으면 그게 맞는 말이에여."

"역시 샤란이! 교육이 아주 잘 되어 있어!"

"샤아!"

내 말이면 다 긍정하는 샤란이.

얼마나 이쁜가.

그렇게 식사준비를 하는 부하들을 뒤로하고 샤란이와 함께 리자드맨 부족으로 향했다.

"슈와아악. 강한존재. 왔나."

"어. 야. 쥬라기. 이 근처 지리 좀 잘 아나?"

"이 주변 잘 안다. 슈와악."

"그럼 안내역으로 쓸 놈들 두 명만 보내라."

"슈라락? 안내역?"

"근처 탐사 좀 하게."

"슈왁. 내가 가겠다."

"니가?"

"다른 부족원들. 아직 두려워한다. 슈왁."

"괜찮겠냐? 여기에 니 없어도?"

"괜찮다."

쥬라기가 자신감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뭐 얘 데려가는 걸로 하자.

"준비해서 와라."

"슈라락. 알겠다."

놈이 혀를 날름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 * *

아침에 해야 할 일을 마친 뒤에 바로 행군을 실시했다. 우리는 쥬라기의 안내를 따라서 더욱더 안쪽으로 전진했다.

"그 빛의 기둥 때문에 가는 거라구?"

가고 있으니 세리뉴가 와서 말했다. 아. 그러고 보니 픽시들도 그 빛기둥 사건은 알고 있었지. 그것 때문에 숲의 종족들이 불안해한다고 말을 했었다.

"어. 온 김에 조사해 보게."

"조금 불길한데..."

불길하다는 듯, 어깨를 문지르는 세리뉴.

"그러니까 더 확인해 봐야지. 뭔지 알아야 대응을 할 테니까."

"그건 그렇네. 뭐어. 너가 하는 일이니까 문제는 없겠지. 알았어."

"픽시들한테 말 잘해주고."

진짜 무슨 일인지 궁금하단 말이지.

"맞다. 쥬라기. 빛기둥에 대해서 아는 거 있냐?"

"슈왁. 그거 불길하다. 그런데 지금 그쪽으로 가는 건가?"

"어."

"슈라라라라랑!"

내말에 쥬라기가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이 새끼. 왜."

"불길한 곳이다! 슈왁!"

"어. 갈 거야. 안내나 해."

"슈와아악!"

쥬라기는 불길하다며 두려워했지만 내 명령을 어기진 않았다. 그런 식으로, 우리들은 계속해서 행군했다.

"흐음."

역시 지역을 이동해서 그런가? 가면 갈수록 식물들의 생김새가 변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또.

"..."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악몽을 꾸면서 느꼈던 불길한 느낌이 증폭이 되는 것만 같았다.

"진짜 뭐가 있는 것 같단 말이지."

과연 뭘까?

"빛의 기둥이라... 소문은 들었지만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그, 그래요. 저희도 소식은 들었지만 정확히 무엇인지는..."

바네사와 아이린이 그리 중얼거린다. 사실 이건 인간들도 나름 목격을 한 정보였다.

"샤란아. 무슨 일 터지면 나 지켜줘야 돼."

"샤아샤아. 마앙님은 샤란이가 지킨다에여!"

"고맙다. 루미카도 마찬가지야."

"알았어. 나한테 맡겨."

샤란이랑 루미카가 양옆에 있으니 걱정이 없군. 그리 생각한 순간, 어느샌가 다가온 레이카가 뇌까리듯 말했다.

"잘하는 짓이다. 계집년들한테 호위나 받고. 반대로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어허. 레이카 수녀님.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저는 보호받는 입장이라구요."

"미친놈이 생지랄은..."

ㅡ스윽.

그리 말하면서도, 레이카는 내 주변에서 걸었다. 여차하면 날 지킬 생각이리라.

"흐흐흐, 이거 레이카 수녀님이 절 지켜준다고 생각하니 든든합니다."

"닥쳐."

"이런."

뭐 좋다.

"부릴아! 수상한 거 안 보이냐!"

"케륵! 안보임다!"

"임숭이는!"

"안뽀인다임다!"

"그래!"

임숭이 말투 교정은 나중에 하자.

"쥬라기. 이쪽 방향이 맞겠지?"

"무, 물론이다. 슈와아악. 거짓말 안 한다."

"좋아. 믿겠어."

"슈왁... 정말로 불길하다..."

사실 내가 더 불길한 존재다.

* * *

그렇게 행군을 하고 있으니.

"샤아? 마앙님. 잠시만여."

"어? 왜?"

ㅡ총총총.

뭔가를 발견한 것인지 샤란이가 총총총 뛰어갔다. 그래서 잠깐 행군을 중지시키고 내 호위대와 함께 샤란이를 따라갔다.

"마앙님. 이거 봐여."

"이건?"

쪼그려 앉은 샤란이가 무슨 풀을 가리켰다.

"뭔데? 뭐 특이한 식물인가?"

"샤아. 이거 뽑으면 비명지른다에여."

"뭐, 뭐?!"

"아주 희귀해여. 위험한 거니까 이런 거 보면 뽑지 마여. 비명소리 들으면 쓰러져여."

"뭐라고?!"

그런게 있어?!

"쓰러지면 어떻게 되는데?!"

"죽지 않을까여? 숲에서 쓰러지면 잡아먹힌다에여."

"아."

아니.

근데 이거 만드라고라 같은 건가?

"비명을 지르는 식물이라... 들어본 적이 있다.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바네사님? 알고 있습니까?"

"연금술사들이 좋아하는 식물이라고 들었지."

인간들도 알긴 아나 보다.

"아무튼 무서운 식물이로군."

"어휴, 시발. 이 새낀 무슨 식물을 보고 쫄고 있냐?"

"레이카 수녀님. 안 쫄게 생겼습니까? 뽑으면 비명 지른다는데?"

"겁쟁이 새끼."

"아무튼. 얘들아! 이리 좀 와라! 이렇게 생긴 식물 보면 절대 뽑으면 안 된다!"

바로 내 부하들에게 조심하라고 알려줬다. 말 그대로 지뢰다. 실수로 뽑으면 좆되는 것.

"샤란아. 알려줘서 고마워."

"샤아샤아. 별거 아니에여. 마앙님 앞으로 조심하세여."

"흐흐흐, 그래... 음? 아. 잠깐 샤란아."

"샤아?"

"이거 어떻게 못 뽑아?"

"뽑으면 비명 질러여?"

"아니. 이렇게 주변 흙째로 퍼가지고 파서 가져갈 순 없나?"

"샤아... 해볼까여? 샤란이는 괜찮으니까."

"오! 그럼 해보자!"

이런 게 있다면 채취를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비명을 지르는 살인식물이라니. 어디 화분에 넣고 키우면 여차할 때 수류탄처럼 던질 수도 있을 테니까.

비명폭탄이 터지면 싹 다 기절... 이거 엄청난 무기인데?

바로 자리를 피하니, 샤란이가 화분으로 쓸 작은 통 안에 만드라고라를 퍼담았다. 뿌리가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마앙님! 채취했어여!"

"오! 잘했다!"

좋아!

"그거 잘 보관해두자! 나중에 요긴하게 쓸데가 있을 거다!"

"네! 마앙님!"

샤란이가 짐정리를 하러 가자, 바네사가 말했다.

"네놈. 그 위험한 걸 어디에 쓸 생각이지?"

"간단합니다. 여차할 때 화분째로 던질 생각이지요."

"던진다고? 그러면..."

"예. 화분이 깨지는 순간 전원 기절입니다. 주로 우리의 적들이."

"허억! 그, 그런 사용법이라니! 이 얼마나 사악한 발상이란 말인가!!!"

내 말에 바네사가 머리를 부여잡으면서 질색을 했다.

"역시 마왕이네요...! 너무 사악한 생각!"

아이린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확실히 만드라고라를 수류탄처럼 쓴다니 사악하긴 해.

근데 이야기를 들은 레이카가 아주 심한 말을 했다.

"또 여자들 보지 존나 쑤시고 따먹는 데 쓸 생각 아니냐? 어? 여자들만 보면 던져가지고 강간할 작정이지?"

"아니, 레이카 수녀님은 또 무슨 그런 해석을."

가만 있어봐.

그것도 될 것 같은데?

"그럼 아니야?"

"아니 뭐 기회가 된다면 하긴 할 텐데..."

"쯧. 이 미친새끼."

만드라고라로 강한여성을 무력화시킨 다음에, 재빨리 음문을 각인하고 쾌락을 새겨준다면 만사 오케이다.

"진짜 대가리 속에 섹스 말고 아무것도 없네. 미친 좆변태 새끼."

반박불가.

"아니 진자 레이카 수녀님은 너무 심한 말 하지 마시고... 샤란아! 그거 볼 때마다 채취해서 그렇게 보관해줘!"

"네 마앙님!"

샤란이만 있으면 싱글벙글이다!

* * *

그런 즐거운 분위기 속에 행군을 이어나갔다. 숙영도 하고. 사냥도 하고. 주변 종족들 좀 알아보고.

보니까 다양한 종족들이 다수 관측되었다. 고블린은 물론이고 바게스트. 거기에 사티로스들까지. 지역을 이동하니 우리집 주변에서 통 안 보이던 놈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다들 건드리고 싶지만 다음에 하기로 하고.

계속해서 탐사를 이어나가고 있으니.

"어? 이건 또 뭐야."

돌연, 지형이 바뀌었다.

뭔가 이상한 곳이었다. 식물로 빽빽한 정글의 한복판. 그곳에 뭔가 크레이터 같은 지형이 있었다.

"무슨 운석이라도 맞았냐?"

마치 작은 운석이 떨어진 것 같은 광경. 그래서 그 운석을 중심으로 주변 땅이 패인 것 같은 느낌인데... 시간이 좀 됐는지 크레이터 안쪽에는 작은 잡초들이 자라나 있는 상태였다.

"잠깐, 이건 수상해."

"멈춰."

루미카와 레이카가 내 앞으로 나섰고, 바네사가 칼을 뽑아들었다.

그러나 나는 볼 수 있었다.

"저건."

크레이터의 한복판.

그 중심에.

뭔가가 '꽂혀'있는 상태였다.

"..."

진짜 운석이냐?

ㅡ고오오.

무엇보다... 지금 아주 불길하다.

내 본능이 두근두근 떨리고 있어.

"마앙님?"

"아."

결정했다.

이건 탐색이다.

"얘들아. 주변 경계하고. 바네사. 레이카. 샤란아. 나 따라와."

"샤아! 네! 마앙님!"

"저건?"

바로 내 쭉쭉빵빵 섹시 친위대원들을 이끌고 크레이터의 중심부로 향했다.

그렇게 가까이 다가가니.

"와."

운석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운석이 아니라 어떤 결정체 같은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비유를 들어보자면, 그래.

인간만한 크기의 투명한 크리스탈 같은 무언가.

근데 그 크리스탈 안에 무언가가 있었다.

"샤아! 마앙님! 안에 암컷이 있어여!"

"어, 어어? 이 년 뭐야!"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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