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9화 〉 충돌! # 1
* * *
"케르으으윽!"
"샤아!"
"끄르륵!"
내 부하들을 모아두고 신기술을 보여주자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규삿사삿삿! 규삿삿! 삽 강해졋슴니다!"
"큐싸아아앗!"
그중에서 제일 기뻐한 것은 단연 코볼트 공병 소대원들이었다. 규일이부터 시작해서 다른 찍찍이들까지 전부 다 눈을 빛내면서 코를 벌름거리고 자빠졌다.
"규삿삿!"
규일이는 아예 마력으로 강화한 삽, 마삽을 잡아 들고 연신 냄새를 맡아대면서 격렬한 기쁨을 토해냈다.
이 귀여운 새끼 같으니라고.
"이 새끼. 그렇게 좋냐?"
"이걸로 일 더 빨리 함니다! 규삿삿!"
장비 수준이 좋아지면 당연히 노동시간이 줄어든다.
악덕 기업이었다면 최선을 다해서 일을 빨리 끝낸 사람에게 너 이 씹새끼 누가 이렇게 일 존나 빨리 끝냈냐면서 압도적으로 더 많은 일을 줘 야근을 시켰겠지만, 나 마왕 김큘스는 부하들의 복지를 생각하는 사람이다.
"더 빨리하면 야리끼리다!"
"야리끼리임니까! 규삿삿!"
"큐싸아아앗!"
"규사사삿!"
야리끼리. 그것은 할당된 작업이 끝나면 바로 퇴근을 한다는 소리다. 야리끼리를 싫어하는 노동자는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 이것은 의욕을 고취시키고 충성도를 향상시킨다.
코볼트들이 거의 뭐 축제에 참여한 것처럼 덩실덩실을 춤을 췄다.
"케륵...! 뫙님! 저희도 무기! 무기 강화시켜주심까!"
그쯤되 니 주먹을 꽉 쥔 부릴이도 눈을 빛내면서 소리쳤다.
"야! 무기뿐만이겠냐! 형이 씨발 갑옷도 만들어줄게!"
"케르르륵?!"
이제 무기뿐만이 아니다. 나름 제대로 된 갑옷도 만들어줄 수가 있을 것이다.
고블린들은 키가 작기 때문에 인간들과 싸우려면 반드시 투구를 착용해야 한다. 인간이 키가 더 크기 때문에 손쉽게 머리를 노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게 항상 고민이었는데, 이젠 해결이다. 나무로 투구를 만든다고 해도 마력으로 강화를 한다면 내구성이 보장이 될 테니까. 보다 안정적으로 싸울 수가 있다.
이제.
진짜 구라 안 치고 갑옷으로 무장한 군대를 부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통일된 갑옷을 착용한 고블린 맨앳암즈? 바야흐로 마족의 시대가 올 것이 틀림없다.
"마창에 마갑옷까지! 전부 다 말만 해라!"
"케르으으윽!"
격렬하게 기뻐하는 고블린들.
아예 파이크나 할버드 같은 것도 만들어 볼까? 마력으로 강화를 한다면 설령 진짜배기 철로 만든 것이 아니라고 해도 충분히 가능할 터였다.
"우리도! 우리도 뭔가 만들어줘!"
그러고 있으니 세리뉴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소리쳤다. 당연히 픽시들한테도 떡을 나눠줄 것이다.
근데 픽시들은 뭘 만들어주지?
"당연히 만들어줘야지. 근데 세리뉴. 픽시들은 뭐 필요한 게 있나?"
"응?"
그 말에 픽시들이 자기들끼리 수군거린다.
"우리 필요한 거 있어?"
"우리 무기 안 쓰잖아!"
"뭐가 필요한 거야, 우린!"
"음... 생각해보고 말할게!"
과연 픽시들답게 일단 지르고 본다. 그럼 뭐 픽시들은 다음에 요청사항을 접수해주도록 하자.
"그래라.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말만 해. 그때 해줄 테니까."
"아! 생각났어! 이거!"
"음?"
그때, 한 픽시가 자신의 압도적으로 커다란 젖가슴 사이에서 막대기 하나를 쑤욱 하고 꺼냈다.
"이거 강화해줘!"
픽시가 아주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내게 막대기를 내밀면서 그리 소리쳤다. 아주 신난 상태로.
"이게 뭐냐?"
제법 잘 만들어진 막대기였다.
표면도 매끈하고, 크기도 적당하다. 뭐에 쓰는 물건이지? 뭔가 반질반질하고 좋은 향기가 나는 것 같은데.
"아! 그거 좋은 생각이야!"
"여러 개 만들자!"
"한 명당 두 개씩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아니야! 세 개는 있어야 돼!"
픽시들이 저들끼리 재잘재잘 떠들면서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어찌나 신나 보이는지 거대한 유방이 다 출렁거릴 정도.
뭐, 필요하다면 강화를 해줘야지.
"그래. 필요하면 당연히 강화를 시켜줘야... 잠깐만."
문득 어떤 사실이 뇌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거 이 막대기.
설마 그거 아니냐?
"얘들아. 일단 묻겠는데, 그거 어디에 쓰는 거냐?"
"이거?"
내 말에 세리뉴가 픽시에게서 막대기를 뺏어 들고는.
"이렇게."
바로 자신의 보지 쪽에 갖다 대면서 설명했다.
"잠지에 찔러넣고 쑤셔대는데 쓰는 거야. 기분 엄청 좋아."
어?
"맞아! 엄청 재밌어! 마왕이가 맨날 놀아주는 게 아니니까 이걸로 놀고 있는 거야!"
"이걸로 잠지놀이 맨날 해!"
"바닥에 세워놓고 위에서 엉덩이 위아래로 흔들면서 타는 것도 재밌어!"
"입으로 막 빨기도 해!"
...자위기구였군.
순진했던 픽시들은 이제 성욕으로 타락한 음탕한 요정들이 되었다.
"그래... 강화해주마."
이것도 복지용품이지.
성욕이 넘치는 픽시들을 위한 자위용품.
ㅡ화르륵.
바로 픽시들의 자위기구에 마력을 불어 넣어줬다. 그걸 받은 픽시들이 아주 기뻐하면서 꺆꺆 소리를 질러댔고, 먼저 돌아가겠다면서 우루루 방으로 돌아가 버렸다.
자위라도 할 생각인 모양.
"임프들은 뭐 필요한 거 없냐?"
"끄륵...! 모왕님! 쌩각해보니까 뭐가 필요한지 모르겠따!"
"끄륵끄륵."
"끄르륵."
임숭이가 그리 대답하자 다른 임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얘네들은 픽시들이랑 비슷한 원딜러니까. 필요한 장비가 딱히 없지.
"그럼 뭐 우리 임프들 쓰는 창 강화해주도록 하마."
"끄르르륵!"
나름 창은 사용하고 있으니까.
그건 강화해줘야지.
요즘 임프들이 좀 많이 성장해서 나름 척탄병 구색이 갖춰진 상태다. 그쪽을 더 강화하면 진짜 쓸만해질 텐데... 어차피 내가 강해졌으니 임프들도 강화할 수 있을 터다.
그날을 향해 전진하도록 하자.
"마앙님. 이제 샤란이가 만든 것들 다 강화한다에여?"
"그럼! 다 강화해야지!"
"샤란이 할 일 많아져서 좋아여!"
해맑은 얼굴로 말하는 샤란이!
"크흑! 이렇게 귀여울 수가! 샤란이 이리 와!"
"샤앗!"
바로 샤란이를 끌어안고 얼굴에 찐하게 키스를 박아줬다.
"샤아, 간지러워여. 마앙님."
납치해서 타락과 굴복을 시킨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게... 순수하게 기뻐하면서 즐거워하는 샤란이의 모습을 보니 정말 치유가 된다.
"저기, 마왕. 나는 안해줘?"
그러고 있으니 루미카가 자기에게도 해줄 것을 요구했다.
"당연히 해줘야지!"
"꺄앗!"
바로 루미카를 끌어안고 키스를 박아주니 엄청 좋아하고 있다.
"후후후, 기분 좋네. 이런 거. 아무튼 마왕."
"음? 왜?"
"그걸로 던전을 좀 더 꾸며도 좋지 않을까? 벽돌을 만들어서 내부를 꾸민다던가?"
"오?"
벽돌을 만들어서 내부 인테리어? 그거 진짜 던전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을 것 같다. 다른 건 몰라도 우리가 지내는 방안은 그렇게 꾸며도 괜찮겠지.
"그것도 좋구만! 다음에 한번 해보자!"
"응!"
좋다! 할 일이 또 많아졌구나!
원래 일 많으면 귀찮고 힘들기만 한데 난 상관없다. 그 많은 일들이 바로 내게 이득이 되는 것이니까!
아, 맞다.
바네사가 착용하던 갑옷이라던가, 모험가들에게서 빼앗은 칼도 있었지. 그것들도 한번 강화를 해볼까?
철도 강화가 될라나?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 * *
"흑, 흐으윽...! 흐윽! 흐윽! 크흐윽...!"
ㅡ훌쩍훌쩍.
여성 내무반의 구석. 그곳에서 천사가 훌쩍거리고 있었다. 천사의 머리 위에는 뿔이 솟아 있는 상태.
그렇다.
저번에 잡혀 온 천사도 마족화가 된 것이다.
"그... 레이카. 어쩌죠?"
"모, 몰라. 일단 가만히 냅둘까?"
아이린의 물음의 레이카는 곤혹스럽다는 듯이 대답했다.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그 녀석에게... 하루종일 강간을 당한 탓에 천사는 마족화가 되어버렸다. 아까 깨어난 천사는 그 사실에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고, 그 이후로 계속 울고만 있었다.
그래놓고 잘 보살펴 달라고?
정말 어금니가 깨물릴 지경이다.
"으음..."
심한 말을 하긴 했지만 저렇게 울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안타까웠다. 하지만 아까 그렇게 심한 소리를 들은 탓에 먼저 손을 내밀기도 애매한 상태.
수녀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곤혹스러웠다.
"그래도 계속 저렇게 울고 있지 않나... 뭐라도 좀 해야 할 것 같군."
"그, 그래요. 바네사님 말씀대로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바네사의 말에 아이린의 얼굴이 밝아졌다.
마족화가 되었고, 상당히 음란한 여자긴 하지만, 아이린은 본디 마음씨 좋고 선한 수녀였다. 여자가 혼자서 훌쩍대고 있는데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것이 바로 수녀들이라는 존재니까.
"근데 좀 말을 먼저 걸기가..."
레이카가 그리 고민하는 사이.
"제가 할게요."
아이린은 마음을 굳혔다.
"아, 아이린. 또 이상한 말을 하는 건 아니죠?"
"라이자는 저를 뭘로 보고. 제가 맡기세요."
천사가 상당히 심한 말을 하긴 했지만, 이젠 천사도 같은 처지가 되었다. 그렇다면 이쪽에서 먼저 용서를 해주고 손을 뻗어주는 것이 도리라고, 아이린은 그렇게 생각했다.
같은 식구니 위로를 해주도록 하자.
이젠 같이 살아야 하니까.
ㅡ스윽.
아이린은 바로 구석으로 향했다.
"흐윽...! 흐윽!"
그리고 여전히도 훌쩍거리는 천사에게 손을 내밀었다.
"저, 저기요. 천사님? 괜찮으신"
"저리 꺼져라!!!!"
"에?"
"이 더러운 창년들이! 열등종들이 감히 누구에게 말을 거는 것이냐! 시끄러우니 저리 꺼져라!"
"에, 에?"
순간 터져 나온 노호성에 아이린의 뇌가 정지했다.
"에?"
물론 아이린뿐만이 아니다. 여성 내무반의 모두가 깜짝 놀라서 입을 떡 벌렸다. 그리고 바네사가 소리쳤다.
"무, 무슨 말을! 우리는 그저 위로를 해주고 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그런 말투는 아니지 않나!"
"닥쳐! 닥쳐라! 닥치란 말이다!!!"
그럼에도 리리엘는 악을 써대면서 소리쳤다.
마족에게 가장 소중한 애널을 강간당한 것도 모자라서 젖가슴과 엉덩이를 애무당하고, 빨리고, 키스를 당하면서 꼴사납게 절정하며 울부짖었으며, 사악한 마력으로 뿔까지 돋아났다.
치욕적이고 굴욕적이다.
이젠 대천당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그 사실이 리리엘을 절망시킨 것이다.
"더러운 년들이...!"
하지만 그렇게 욕지거리를 해대며 소리를 지르는 것은 레이카의 기준으로 봤을 때 완전히 선을 넘은 것이었다.
"야."
"닥치라는 말 못 들었"
"야, 이 씨빨년아."
차가운 목소리.
"...어?"
리리엘은 당황했다.
사나운 눈빛을 보자 뇌가 정지한 듯했다.
"좋았냐?"
"뭐? 무슨 말을...?"
"그 녀석한테 당해서 좋았냐고?"
"조, 좋았을 리가 없지 않나!"
"근데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
"뭣!"
"아앙, 아앙, 아아앙, 좋아아앗. 이 지랄 존나 하던데?"
"그건...!"
"좀 닥치지?"
"내가 왜 열등종 놈의 말을 들어야!"
"다 나가."
그 말에.
"나가라고."
다른 모두는 레이카의 말대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이, 이게 무슨...!"
그제서야 리리엘은 깨달았다.
좆된 것 같다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