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4화 〉 재회! # 6
* * *
"진짜 떨어졌다고, 이 시발?"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쉽게 떨어질 줄은 몰랐는데? 너무 당황스러워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었다.
일단 잡고 있던 뿔을 확인해 봤다.
"이거... 원래는 단단했지?"
원래 내 뿔은 단단했다. 동물의 뿔 같은 질감이나고나 할까, 맨손으로 쉽게 부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내 손에 잡혀 있는 뿔은 마치 가뭄날 쩌적쩌적 갈라진 땅처럼 말라 있는 상태다. 거기에 막 금이 가 있었고.
"마력을 뽑아낸 탓인가."
그거 말고는 이런 변화를 설명할 수가 없다. 정리해보자면, 방금 내가 뿔에 저장되어 있던 마력을 쑥쑥 뽑아냄으로써 뿔이 마치 각질처럼 떨어져 나온 것이다.
"건강은?"
몸 상태를 확인해본다.
"아."
마력이 조금 빠져나간 상태였다. 그리고 지금도 미세하게 빠져나가고 있다. 일종의 마나출혈. 뿔의 단면 쪽에서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힐."
바로 뿔의 단면에 손을 대고 힐을 시전하여 회복을 시켜 보았다.
아니, 근데 이거 감촉이?
무슨 헬보이냐? 이마에 자르다 만 본레스햄을 두 개씩이나 달고 다니는 데빌 빨갱이보단 상황이 나은 것 같지만, 역시 뿔이 떨어져 나간 탓에 살짝 오돌토돌한 느낌이 든다.
별로 마음에 들지가 않는다. 하지만 뿔을 이렇게 떼어낼 수 있다면 이 단면 정도는 머리카락으로 충분히 가릴 수가 있겠지.
"좋아."
단면에 힐을 시전해 회복하자 마나출혈이 멎었다.
"아니, 근데 이거 마족한테는 중요한 거 아니었냐고. 이렇게 쉽게 떨어져도 돼?"
내가 특별한 건가? 아니면 내가 처치를 잘한 것? 내가 알기로 마족들은 뿔을 자존심으로 여겼는데 말이다. 그리고 뿔을 직접 떼어내는 마족이라니. 그런 녀석은 들어본 적도 없다.
뿔이라... 일단 잃고 보니 느낀 건데, 마족한테 필요하긴 하다. 마나를 조금 저장할 수도 있고 간지도 나니까. 근데 나한텐 그렇게까지 필요한 건 아니란 말이지.
그래도 이건 마족의 권위를 나타낼 테니 적당한 크기만 유지하면 될 것 같다. 뿔이야 뭐 다시 자랄 테니까. 몬스터들은 뿔 좋아하더라. 뭐가 강해보이는 게 곧 권위가 된다. 아무튼, 이 정도라면 바네사를 인간으로 위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좋아."
한 번 더 실험을 해보기 위해 다른 쪽 뿔을 잡았고, 나는 다시 거기에서 마력을 뽑아냈다.
ㅡ뚝.
예상대로 뿔이 떨어졌다.
좋다. 앞으로 뿔이 없어야 할 때는 이렇게 떼어놓으면 되겠지. 내 여자들한테서 뿔이 없어진다? 그렇다면 여러모로 유용하게 적들을 속일 수 있을 것이다.
"흐흐흐, 이거 한 번에 해결책이 나올 줄은 몰랐는데."
운이 좋았군.
바로 바네사를 첩보원으로 보내도록 하자.
* * *
포상의 시간.
밤이 되었고, 나는 바네사를 내 방으로 불렀다. 샤란이랑 루미카한테는 미안하지만 오늘은 바네사에게 상을 줘야 한다. 어차피 맨날 같이 자는데 하루쯤은 봐줘라. 둘이서 삐져가지고 볼을 부풀린 채 나갔는데 내일 위로해주도록 하자.
아무튼.
ㅡ끼익.
바네사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오. 바네사님."
"큿...!"
속옷 차림의 바네사. 얼굴이 시뻘게져 있는 상태다. 부끄러운지 주춤주춤하는 듯한 느낌으로 내 눈치를 보고 있다.
둘이서 같이 자는 건 처음인지라 많이 긴장을 한 모양.
그건 그렇고... 역시 몸매가 참 섹시하단 말이지. 모성애가 넘쳐흐르는 유방하며 건강한 육체에 얇은 허리. 거기에 큰 골반과 엉덩이까지. 섹스 충동을 참기 힘들게 하는 암컷의 몸매다.
"아닛! 그런데 네놈! 뿔이!"
"그건 이따가 설명하기로 하고. 예쁘군요, 바네사님."
"읏!"
예쁘다는 말에 깜짝 놀란 그녀를 부른다.
"아무튼 가까이 오시죠.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습니다. 오늘은 포상의 날 아닙니까? 제대로 귀여워해 드릴 테니 제게 몸을 맡기시죠."
"포, 포상은 무슨! 능욕의 시간 아닌가! 밤새도록 내 여성기를 범하며 음란한 섹스고문을...!"
"그렇게도 말하죠."
"아으으...!"
결국 시뻘게진 바네사가 천천히 침대로 다가왔다. 나는 옆으로 살짝 움직여 바네사가 누울 자리를 만들어줬다.
"여기. 옆에 와서 누우시면 됩니다."
"그, 그렇게 다정하게 굴어도...! 내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네, 네."
이미 변했으면서.
ㅡ스윽.
바로 바네사가 옆에 누웠다. 아주 긴장해서 몸을 떨고 있는 상태. 이 아름다운 여기사는 이런 것에 약하다. 사랑받고 싶다는 내면의 욕구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것에 내성이 없다.
"하아... 바네사님."
"하읏!"
바로 옆에 누운 바네사를 끌어안고, 살결의 향기를 맡으면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으으읏...!"
부끄러워하는 바네사. 나는 그런 바네사의 얼굴에 키스를 해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자, 잠깐!"
"가만히."
ㅡ쪽.
이마와 볼. 그리고 목덜미에 키스를 해주면서 머리를 살살 쓰다듬는다. 나는 그러면서 세뇌하듯 말했다.
"향기가 너무 좋군요."
"..."
"그리고 너무 아름답습니다. 볼 때마다 따먹어 버리고 싶을 정도로."
"따, 따먹다니 그런 천박한 말을..."
봐라. 순식간에 얌전해지지 않았는가. 바네사의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침대 위에서 조금 안아주고 만져준 것으로 여기사는 완전히 녹아내렸다.
"천박하긴요. 당연한 말인데. 게다가 이건 바네사님 잘못입니다."
"무슨 잘못을 했다고..."
"바네사님의 섹시한 몸매가 저를 흥분하게 만들지 않습니까. 예쁜 얼굴과 아름다운 몸매로 유혹이나 하시고. 하루종일 만져대면서 자지를 비벼대고 싶을 정도입니다."
"허, 허, 허, 헛소리르을...!"
귀를 빨아주자, 바네사가 과도하게 좋아하면서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었다. 나는 그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헛소리라니요. 바네사님은 그만큼이나 매력적인 여자입니다. 평생 풀어주는 일 없이 소유하고 싶을 정도로."
"크읏...!"
"사랑합니다, 바네사님."
"거, 거짓말!"
거짓말이 아니다.
"거, 거짓된 사랑을 속삭여봤자... 전혀 기쁘지 않다!"
바네사는 눈을 질끈 감은 채 신음을 참으며 그리 소리쳤다. 어쩔 수 없군. 기습적으로 바네사의 보짓구멍을 찔러준 순간.
ㅡ찌걱♥
"응오오오오옷♥♥♥"
바로 바네사의 허리 휘어지면서 고개가 쳐들린다. 그것도 모자라 바네사는 입술을 O 자로 내밀면서 신음했다. 보지를 한번 찔러준 것만으로도 이런 반응이라니. 이러니까 내가 이걸 못 끊는 것이다.
"거짓말이 아닙니다, 바네사님."
ㅡ찌걱찌걱찌걱♥
그렇게 손가락으로 이 섹시한 여기사의 보짓구멍을 찌걱찌걱 찔러주면서 내민 입술에 키스를 해줬다.
"우읍♥ 우흐으으읍♥"
키스를 해주는 내내, 바네사는 나를 강하게 끌어안은 채 전신을 떨어댔다. 이 여자는 키스에 약하다. 아무튼 나는 바네사와의 키스를 즐기며 손가락으로 사정없이 보짓구멍을 찔러줬다.
그러고 있으니.
ㅡ푸슈우우웃!
바네사가 애액을 대량으로 뿜어대면서 절정했다.
"옷♥ 오옷♥ 응오오오오오옷♥"
등을 침대에 딱 붙인 채, 엉덩이를 치켜들면서 하는 절정. 정말 사랑스럽기 그지없군.
"바네사님. 이런게 바로 마족식 사랑이라는 겁니다. 바네사님을 굴복시켜서라도 소유하고 싶은 제 마음. 모르시겠습니까? 저는 이런 식으로 바네사님을 수도 없이 절정시키고, 그 몸을 만지고, 느끼면서 사랑을 나누고 싶은 겁니다."
"흐으으으읍♥"
"그 마음을 몰라주시다니... 솔직히 상처에요."
절정하는 바네사의 귓가에 속삭여주는 말. 이것이 바로 큘스라이팅이다. 그렇게 나는 절정하는 그녀에게 계속해서 큘스라이팅을 시도했고.
"하아...♥"
마침내 절정을 끝낸 바네사가 전신에서 힘을 뺀 채 말했다.
"여, 여기사인 날 네놈의 섹스노예로 삼아... 여성기를 정액으로 마음껏 더럽히고, 부려먹는게 사랑이라는 건가..."
"나쁜말 하시긴. 아닌거 알지 않습니까?"
"아니긴 뭐가"
바로 바네사의 이마에 키스를 해줬다.
ㅡ쪽.
"하아아앗?!"
이런 애정표현에 아주 약한 여자다. 대번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헤롱헤롱해하는 모습이 일품.
"제가 바네사님을 안 사랑하면 이러겠습니까? 다 사랑하니까 소중하게 여기는 겁니다."
"어, 어, 어, 어차피 그래봤자 매일매일 새로운 여자들을 들일 생각이지 않나!"
"그거야 제가 성장하기 위함이니까요. 뭐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제가 바네사님을 사랑하는 것은 진실입니다."
"크읏...! 이 남자는 도대체가 번지르르한 말만 잘하는군!"
"전혀요. 그럼 제 마음을 말했으니, 이젠 바네사님의 마음을 듣고 싶은데."
"나, 나는...!"
대답을 기다리면서, 나는 바네사를 끌어안았다.
"...!"
"어서요."
"나는, 나는...! 네, 네놈을...!"
"저를?"
"따, 따르기로 결정했다! 그, 그거면 된 거 아닌가! 그것이 바로 내 마음이다!"
"흐음...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었는데. 뭐, 그럼. 그건 다음 기회에 듣기로 하고. 바네사님. 첩보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그건."
바로 여기사의 얼굴이 된 바네사가 조금 고심하더니 말했다.
"보아하니 뿔 제거를 할 수 있게 된 모양이지. 그렇다면 위장은 쉽다.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염색을 하고 후드를 쓰면 그만이니까. 이 지역에서 기사로 살아왔던 나다. 정보 수집은 간단해."
자신감 있는 말투.
"성녀가 이쪽으로 도주하고 있다는 정보였지. 그렇다면 주변 마을을 돌면 된다. 그 정도 정보 수집은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연락이 어렵다는 점이지."
"어떻게 이쪽으로 잘 유도할 수는 없겠습니까?"
"유도라."
"이를테면 도주하는 성녀... 일단 소규모겠지요. 그녀가 방향을 튼다면, 그 근처 마을로 몰래 가서 은근히 어필을 하는 겁니다. 누군가가 이쪽에 있다고."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정보 수집까지는 잘 할 수 있겠지만, 특정 인물을 어딘가로 유도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긴 하지.
"게다가 성녀는 천사와 그를 따르는 천사파에게 추적당하는 상황이지 않나. 어떻게든 도망을 쳐야 살 수가 있는 상황인데, 당연히 의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역시 바네사님. 똑똑하군요."
"기본이다, 기본!"
역시 기사 출신이라 그런 걸 잘 안단 말이지. 뭐, 그렇게 바네사를 보내는 것으로 확정이 되었다. 너무 믿음직하다.
그러고 있으니.
"뿔... 없어지면."
바네사가 그런 말을 꺼냈다.
"다시 나긴 하는 건가?"
"네? 당연히 나지요."
당연히 다시 난다.
"그런가..."
"음?"
근데 어째 안심한 얼굴이다.
왜 안심을 하는 거지?
어?
설마?
"바네사님?"
"왜 그러지?"
"설마 뿔 없어지는 게 싫은 겁니까?"
"뭣?! 누가 그런 말을!"
달아오르는 얼굴.
"아아, 그런 거군요? 이 뿔은 저의 소유물이라는 증거니까. 그게 없어지는 건 조금 쓸쓸하다는 생각"
"헛소리!!!! 집어치워라아아아앗!!!!"
얼굴이 마그마처럼 시뻘게진 바네사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 이거 아무래도 정곡을 찔린 모양인데, 그래서 나는 다시 보지를 찔러줬다.
ㅡ찌걱♥
"응오오오오오오오오옷♥"
음란한 신음성.
"부, 불리해지면 보지 찌르는거어어엇♥ 그만♥ 오오오오옷♥"
"그럼 섹스 좀 하고. 뿔 없애는 작업 좀 하겠습니다."
내일 일어나면 바네사를 인간계로 보낼 작업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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