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마왕 생존기-229화 (229/544)

〈 229화 〉 레아의 약점은 젖꼭지 # 4

* * *

"강해졌구나!!! 나의 고블린들이여!!!"

"케르으으윽!"

"케랴아아아아악!"

ㅡ둥글게! 둥글게!

바로 내 고블린 부대원들과 손에 손을 잡고 원을 만들어서 노래를 부르며 회전했다. 이 녀석들 진짜 감동이다. 신체 스펙이 옛날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해졌다.

다 그동안 내 마력을 주입받으면서 훈련을 받은 탓이다. 신체 강화는 물론이고 훈련으로 인해 근육이 단련되었으며, 결정적으로 매일매일 잘 먹고 잘 살았다.

그러니 강해지는 것은 필연!

"너희들만 있으면 이제 무서울 게 없다, 이 새끼들아! 이렇게나 강해지다니! 자, 부릴아! 노래를 불러라! 둥글게 둥글게! 케륵!"

"둥글게 둥글게, 케륵!"

"케루룽!"

이렇게 다 함께 돌고 있으니 몹시 즐겁다. 그래. 이게 바로 성취감이지. 고블린들이 클라이밍의 달인이 되었다는 것은. 쉽게 말해서 아주 훌륭한 침투 요원이 되었다는 뜻이었다.

강인한 근력에서 비롯된 클라이밍 능력으로 정글을 자유자재로 주파하리라!

"샤아! 마앙님! 샤란이두 손잡고 노래 부를래여!"

"앗! 왜 우린 빼놓고 하고 있어!"

샤란이가 튀어나온 것은 물론이고, 세리뉴까지 튀어와서 둥글게 춤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손을 잡았다. 이 녀석들! 다 같이 하고 싶다 이거지!

"좋다! 다 들어와! 들리는 사람 모두 다 들어와라! 둥글게 둥글게! 케륵!"

"둥글게 둥글게! 케륵!"

"샤아샤아!"

그렇게 다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회전을 실시했다. 하고 있으니 다른 픽시들은 물론이고 루미카까지 와서 가세를 했다.

"끄르르륵! 모왕님! 쩌희도 같이 한다!"

"규삿삿! 야리끼리 댄스임니다!"

거기에 임프에 코볼트들까지 아주 그냥 지랄이 났다.

즐거운 날이로구나!

* * *

"이것 좀 봐! 성녀한테 흑마법 배우니까 윈드커터가 더 강해졌어!"

"얍! 얍!"

"너무 강해!"

ㅡ화르륵!

픽시들이 쏘고 있는 윈드커터를 바라본다. 원래는 무속성 공격 같은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암흑속성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투사체가 보랏빛으로 변했고 충돌지점에서 검은빛 폭발이 일어날 정도였으니까. 윈드커터에 사악한 마력을 담게 된 것이다.

"호오... 이거 파괴력이 더 강해졌는데?"

"그치?! 성녀가 알려줬어! 성녀 잘 알려줘!"

"큰 언니라고 부르래!"

"큰 언니! 큰 언니!"

"가슴도 제일 엄청 커!"

"가슴 크면 언니야!"

픽시들이 정신 사납게 까르르거리며 즐거워했다. 그래. 이 에너지 넘치는 듯한 느낌이 제일 귀엽단 말이지. 가슴 크기로 서열을 정하려고 하다니 픽시답다.

"샤란이는 흑마법 못 배운다에여. 샤아."

시무룩하다는 듯이 내게 머리를 비벼대는 샤란이의 어깨를 쓸어줬다.

"괜찮아. 샤란이는 식물 마법 엄청 잘하잖아. 그게 제일 자랑스러운 거야. 샤란이 덕분에 농사도 잘 진행되고 있잖아?"

"샤아."

"샤란이 넘 이쁘다."

대충 경작지도 다 완성이 되었다. 울타리도 다 세웠고. 간단한 초소와 숙소도 만들어둔 상태다.

이제 본격적으로 농사를 실시하면 만사 오케이.

"마왕. 나도 이쁘다고 해줄래?"

그리 샤란이를 쓰다듬어주고 있으니 루미카가 살금살금 다가와서 애교를 부렸다.

"그래. 우리 루미카도 예쁘다. 어? 아주 그냥 너무 예뻐. 우린 물이 없으면 살 수가 없는데 루미카는 물 그 자체라고."

"뭐야 그게. 후후후."

"하여간 너무 예쁘다니까. 예쁨 덩어리야, 예쁨 덩어리."

"그런 것 치곤 요즘 성녀랑 레아한테만 신경 쓰는 것 같은데. 그러면 슬퍼. 마왕."

"아이고. 그건 진짜 미안해. 자, 루미카 뽀뽀."

"응."

바로 루미카가 눈을 감고 입술을 내밀어줬다. 거기에 가볍게 키스해주니 샤란이 역시 요구했다.

"마앙님. 샤란이두 할래여."

"그래, 그래."

좋다.

"그럼 경작지 좀 보러 가자!"

그렇게 우리들은 경작지로 향했다.

* * *

"그락! 마왕님 오셨습니까!"

"슈와아아악! 마왕님!"

군기가 바짝 든 홉고블린과 리자드맨들이 내게 경례했다.

"어, 그래! 고생이 많다! 제군들!"

경작지의 상황은 아주 완벽했다. 내가 훈련시킨 대로 울타리를 돌면서 순찰하는 병사들. 그리고 샤란이가 알려준 대로 씨앗을 뿌리며 파종하는 병사들까지.

"진짜 훌륭한 둔전병들이라니까."

농사를 짓는 군인을 둔전병이라고 한다.

병사가 땅도 지키고 지들 먹을 것도 알아서 생산한다.

그야말로 지휘관들의 이상향 같은 병단이지. 하지만 현실에 이상향 따위는 없는 법이다. 둔전병들은 농사짓고 훈련받느라 바빠서 힘도 없고 전투력도 낮다.

그러니까 이들은 정예 보병대인 고블린들처럼 전문적인 전투를 시키는 것이라 아니라 말 그대로 이 경작지를 수호하고 농사를 짓는 일만 시켜야 한다.

설령 여기가 습격을 받는다고 해도, 전령을 보낸다면 언제든지 우리 측 정예병이 출동할 테니까. 그것만 하면 된다. 말하자면 버티는 역할이다.

"샤란아. 루미카랑 같이 다니면서 애들 농사짓는 것 좀 봐줘."

"네 마앙님."

그리 샤란이를 보내니.

"슈와아악. 마왕님. 전과 보고 할 거 있습니다 슈왁."

"뭐냐?"

쥬라기가 말했다.

"슈와아악. 우리 작물 넘보는 몬스터들. 전부 사냥 했습니다, 슈왁."

"오오! 잘했다! 그런 식으로 하면 돼!"

"전부 고기로 만들어서 먹었습니다, 슈왁."

"흐흐흐, 그래. 그런 맛이 있어야지."

울타리를 넘어오려 하는 야생 몬스터들을 사냥하면 고기도 얻을 수가 있다. 뭐 그런 식으로, 나는 경작지를 둘러보면서 개선점을 찾았다.

ㅡ사라라락.

그러고 있으니 라미아들이 이쪽으로 왔다.

"오! 쥬리아! 왔어!"

"네. 복귀했습니다."

라미아들들은 워낙에 사냥하고 싸우는 걸 좋아해서 주둔지에 남아 있는 일이 거의 없다. 매일같이 정글을 쏘다니며 사냥과 정찰을 하고 있는 중이라 볼 시간이 많이 없지.

"정찰 보고 좀 해줄래? 다크엘프는?"

"현재로서는 쳐들어올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일단 다른 다크엘프 무리가 파괴된 마을을 확인했다는 건 확실하지만, 그 이상의 움직임을 찾을 수는 없었어요."

"흐음... 그렇단 말이지?"

아직 다크엘프들이 활동을 하진 않았다는 건가. 이거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전방에 인간들이 있다면 후방엔 다크엘프들이 있는 셈이니까.

인간들과 싸우기 전에 다크엘프 세력을 좀 축소시키고 싶은데 말이지. 그쪽에서 쳐들어오지 않으면 딱히 기회가 없다.

"고생했다, 쥬리아."

"당연한 일인 걸요. 그래도 칭찬을 해주시고 싶으시다면... 오늘 밤에는."

쥬리아가 부끄럽다는 듯이 웃으면서 뱀 같은 혀로 입술을 쓸었다. 그래. 라미아들이랑도 한번 놀아 줘야지. 마침 간부들에게 브리핑할 것도 있으니까.

"그럼 오늘 밤에는 던전 쪽으로 복귀해라."

"후후후, 네. 알겠습니다. 마왕님."

* * *

그럼 간부 회의를 시작해보자. 앞으로의 방침을 공유하기 위해 이렇게 회의를 하는 건 필수다. 그리 소식을 알린 뒤에 기다리고 있으니.

"오."

레이카가 1빠로 들어왔다.

"레이카님이 1등으로 오셨군요?"

"불만 있냐?"

"아뇨."

"그래? 근데 그보다... 요즘 아주 그냥 살판났어? 표정도 존나 핀 것 같고."

"흐흐흐, 그렇습니까."

"성녀에 레아에. 섹시하고 빨통 큰 여자애들 줄지어서 들어오니까 정신을 못 차리겠지?"

"어디 그뿐입니까. 성녀님이 얼마나 능력이 많은데요. 아주 큰 도움이 됐습니다."

"쯧."

그 말에 레이카가 혀를 찼다.

"설마 질투라도 하시는 겁니까?"

"개, 개소리하지 마. 그럴 리가 있나."

다 티가 난다.

"그렇습니까? 뭐 질투하는 거였으면 우유라도 마시러 가려고 했을 텐데요."

"이, 이 새끼가 진짜... 마실람 그냥 처마시지 뭔 그딴 말을... 아무튼. 무슨 회의냐?"

다들 오려면 시간이 좀 남았지만 먼저 좀 이야기를 해줄까.

"다음 목표는 인간군대의 격퇴입니다. 놈들이 군사를 모아서 천사들과 함께 쳐들어올 조짐이 보인다고 하는군요."

"...마계 여동생이?"

"네. 그러니까 지금부터 다시 준비를 해야지요. 대군과 싸울 준비를. 최대한 많이 죽여야 합니다."

"흠, 뭐. 어쩔 수 없는 거지. 싸움이란 건 그런 거니까."

레이카가 팔짱을 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이 정도는 다 이해를 하는 여자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목표 말인데요. 남작의 군대를 다 처치하고 나면 그 병력의 공백을 이용해서 남작의 성을 칠 계획을 세워볼까 합니다."

"뭣?!"

깜짝 놀라는 레이카.

"말하자면 남작령을 침공해서 그 땅을 빼앗을 생각인데, 음? 레이카님?"

"야."

돌연 레이카의 표정이 아주 심각해졌다.

"예?"

"다 죽일 거냐?"

"예?"

"남작령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아니 무슨 소리를?

"결국 마족과 인간은 공존할 수 없다는 거냐? 그래서 남작령에 있는 사람들을 전부 다 죽여버릴 거고? 아니면 노예로 삼아서 군림이라도 할 생각이냐? 어?"

왜 심각해졌나 했더니 그런 거였군.

지금 레이카는 오해를 하고 있다. 내가 남작령을 침공해서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여자 빼고 죄다 몰살할까 봐 걱정한 것이다.

"아, 아니. 레이카님. 무슨 오해를 하시는 것 같으신데. 학살이라니요."

"뭐?"

"성녀님을 내세워서 반천사파의 인간들이랑 동맹을 맺을 생각인데, 그런 짓거리를 하면 되겠습니까? 어떻게 남작만 잘 제압할 생각입니다. 남작령의 인간들을 다 학살하겠다니. 애초에 불가능한데다가 그런 짓 하면 큰일 나요."

"...응?"

고개를 갸웃하는 레이카.

"잘 지내야지요. 뭐, 제가 세계 정복을 꿈꾸는 건 맞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들을 멸종시키는 게 가능할 리가요. 애초에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 잘 지내는 게 최고 아니겠습니까?"

"자, 잘 지낸다고? 다 학살하는 게 아니라?"

날 뭘로 보고.

"인간을 어떻게 다 학살합니까?"

"으, 으음... 그렇단 말이지."

얼굴이 살짝 붉어진 레이카가 납득 했다는 것처럼 입술을 쓸었다.

"음, 뭐. 그래. 당연히 그렇겠지. 음. 좋아. 뭐 그런 거라면야 얼마든지... 하여간 이 새끼 이거 마냥 사악한 줄만 알았는데 또 그런 건 아닌 것 같단 말이지..."

어쩐지 기분이 굉장히 좋아진 것 같은데.

여자 마음은 잘 모르겠다니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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