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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마왕 생존기-274화 (274/544)

〈 274화 〉 바깥에서의 첫 전투 # 2

* * *

바로 카르티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응! 아무래도 천사와의 분쟁 때문에 발생한 마적 무리인 것 같아! 패잔병 무리 같은데, 국지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모양이야! 마침 괜찮은 먹잇감을 발견하고 추격하는 중!"

기병대의 규모 자체는 크지 않다. 혼란스러운 틈을 타 발생한 자연적인 도적무리다. 그러나 이들은 평범한 도적들이 아니다. 무려 말을 탈 줄 아는 강력한 도적들인 것이다.

말은 위험하다.

애초에 말을 탈 줄 아는 사람이 얼마 없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에서 말을 탈 줄 안다? 분명 한 가닥하는 실력이 있다는 뜻이다. 그런 놈들이 모여 기병대를 이루고 마적질을 하고 있다면, 일반적으로는 막기 힘들 것이다.

"수녀일행은 어떻게든 방어하면서 도망치는 중이지만, 얼마 버티지는 못할 거야! 큘스오빠! 여자들이 한 가득에 군 지휘관까지 있어! 이건 찬스야!"

"당연히 찬스지."

일단 수녀들은 전부 내 것이다. 여성 호르몬이 넘쳐나는 수녀들은 전원이 내 섹스 상대인 동시에 경험치. 그리고 충실한 부하가 될 여자들이니까.

그런데 부대를 이끌고 있는 귀족 영애라고?

이게 제일 먹음직스럽다. 일단 군대를 지휘할 능력과 그들을 이끌 능력. 강단. 그 모든 것을 지닌 여자인 만큼 내게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내 마왕성에는 군 지휘관이 더 필요하다. 호박이 넝굴 째 들어온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군.

전부 차지해주겠다.

"그럼 지형을 설명해줄게!"

바로 카르티가 상세한 설명을 해줬다. 애초에 이 주변 지리는 대충 다 파악을 한 상태였다. 이곳은 야만의 세계가 아니라 문명의 세계니까. 당연히 주변 지도쯤은 구비되어 있다.

여기가 뭐 동네 슈퍼도 아니고 영주성 아니겠는가. 없으면 그게 비정상이다. 아무튼 나는 바네사와 함께 지도를 보면서 군사적인 담론을 나누었고, 위치만 파악했다면 병사를 움직이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그래서 큘스오빠. 어쩔 생각이야?"

"그거야 뭐."

당연히.

"공격해야지."

애초에 이야기를 다 듣고 보니 드는 생각 하나.

"할만한데?"

할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칸의 기병대가 아닌 이상에야 과연 우리를 막을 수 있을까?아니, 애초에 기병으로 픽시들을 상대할 수나 있나?

케식텐조차도 공군을 상대할 수는 없을 터다.

"픽시들을 날려 보내서 말만 쏴도 이길 것 같은데? 마갑 같은 걸 두른 중무장 기사는 아니라매?"

"응. 경기병들이야. 픽시들이 말을 노린다면 쉽게 제압할 수 있겠네!"

"흐흐흐, 그렇지?"

"그런데 말은 비싸. 전략물자로 통해. 앞으로 큘스 오빠가 인간 세상에서 잘 해나가기 위해선 돈과 전략물자가 많이 필요할 거야."

"맞는 말이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 첫 전투인데 거기까지 이득을 보겠다고 무리를 한다?

전멸의 원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

예로부터 극한의 이득충들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노리며 무리를 했으나, 그들의 말로는 전부 극한의 손해뿐이었다. 두 개를 얻으려다가 모두 잃는 것을 넘어서 자신까지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득은 취할 수 있을 때만 취한다.

"카르티. 지금은 그런 이득을 생각할 때가 아니야. 병사들 숙련도에 집중해야지."

"응! 그것도 맞는 말이네! 그럼 큘스오빠! 무운을 빌게!"

"오냐. 많이 빌어라."

자, 그럼 회의를 시작해 볼까.

* * *

"기병대 단독이라? 따로 대공 전담 부대를 운용하지 않는?"

"네. 그렇습니다, 바네사님."

"생각할 필요도 없다. 픽시들을 보내는 순간 전멸이다. 중장갑 기병대라면 어렵겠지만, 경기병들로 이루어진 마적들이라면야... 픽시의 상대가 될 수 없지."

바네사가 그렇게 말하자.

ㅡ쫑긋쫑긋.

세리뉴의 귀랑 더듬이가 쫑긋거린다. 그리고 완전히 기대하는 듯한 표정. 기뻐하는 표정. 우쭐한 표정. 그 모든 것이 혼재된 얼굴로 소리쳤다.

"내게 맡겨!!! 우리 픽시 공군은 무적이야!!!"

ㅡ처억!

그것도 주먹을 치켜들고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누굴 죽여줄까! 렛더 킬링 비긴이야!"

"좋아, 세리뉴! 아주 빠이팅이 넘치는구나!"

"야호! 내게 다 맡겨! 꺄아아악!"

완전히 신이 난 세리뉴가 아예 몸을 흔들면서 기쁨을 내비쳤다. 이제 다시 활약할 때가 온 것이다. 그것도 일방적인 활약. 순수하게 기뻐하고 있는 이 작지만 큰 전쟁광의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자, 그럼 여기. 이게 바로 지도다. 카르티의 말에 의하면 이쪽 길을 이렇게 따라서 올 거라고 예측이 돼."

어차피 위치를 알면 이동 루트야 뻔하다. 길을 따라서 오거나 비교적 낮은 산을 넘거나. 애초에 픽시들이 있어서 공중정찰도 가능하다. 적당한 곳까지만 가면 바로 서치 가능이다.

"케륵. 뫙님. 이번에 저희는 출전 안함까?"

"아니. 이번엔 너희도 갈 거다. 전투란 건 그냥 보기만 해도 경험이 쌓이니까. 게다가 픽시들이 타격을 입히면 너희들이 가서 끝장을 내야 돼."

"케르르륵! 맡겨주십쇼! 뫙님!"

일단 마차를 이용해서 병력을 보내도록 해야겠군. 이것도 다 군사훈련의 일환이다. 우리는 이곳 전장에서의 전쟁에 익숙해져야 한다.

"근데 뫙님. 저도 날개 있으면 좋을 것 같슴다."

"흐흐흐, 또 왜."

"보니까 공격의 주도권이 무조건 픽시들에게만 있는 것 같아서 말임다. 너무 일방적임다."

부릴이가 정말 아무렇지도 않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오오. 이 날카로운 녀석. 거기까지 읽은 거냐?"

"케륵."

그렇다. 공격의 주도권은 픽시에게 있을 수밖에 없다. 비행도 가능하고 빠르니까. 부릴이는 벌써부터 그걸 깨닫게 된 것이다.

군사적인 역량이 강화되고 있어.

* * *

회의가 끝난 뒤 바로 출전 준비를 시작했다. 이번에 출전하는 것은 픽시들과 고블린. 그리고 다크엘프들 뿐이다. 나머지는 성에서 대기를 하도록 한다.

최대한 빨리 가야 한다. 병력의 수를 늘리면 필연적으로 느려질 수밖에 없다. 아무튼 부대의 규모가 작은 만큼, 마차를 이용할 수가 있게 되었고, 내 병사들은 마치 두돈반에 탑승하는 것처럼 마차에 탑승하게 되었다.

"히히힝."

"이야. 이게 얘한테도 통하네."

마족지배술.

그것은 말들에게도 통했다. 말에게 지배술을 걸자 애가 말을 잘 듣게 된 것이다. 그래서 전문 마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크엘프들을 시켜서 쉽게 이동할 수가 있었다.

ㅡ드르륵.

그렇게 우리들은 도시의 바깥으로 나갔다.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도시를 나가 내륙쪽을 향해.

"흐음."

확실히 내륙 쪽이라서 그런가.

보이는 풍경은 정글과는 확연히 달랐다. 평지에 길이 하나 쭉 나 있고, 저 멀리 산이 보인다. 그리고 평지에서는 전부 작물이 자라고 있었다.

이렇게나 작물이 많다니. 내가 던전에서 하던 거랑은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그래. 이 정도 식량 생산이 가능하니까 상비군을 그렇게 굴렸던 거겠지.

이젠 이게 전부 다 나의 것이다.

"샤아. 마앙님 정말 신기하다에여. 이런 풍경은 본적 없어여."

"응. 나도 그래. 마왕. 여긴 정말 넓은 것 같아."

"맞아! 역시 인간세계는 신기한 거 투성이야!"

마차 위에 앉은 샤란이와 루미카. 그리고 세리뉴가 감탄을 표했다. 확실히 이게 문명이긴 하지.

"그래. 그리고 신기한 만큼 새로운 적들이 나타날 거다. 봐라. 여기에 있는 말 있지? 이걸 타고 다니는 전사들이 있대."

"내게 맡겨! 말은 픽시를 이길 수 없으니까!"

"흐흐흐, 그건 그렇네."

뭐 그런 식으로 쭉쭉 이동을 실시한다. 중간중간 바네사의 조언에 따라서 말을 쉬게 하기도 하고, 여물과 물을 먹이기도 했다. 역시 어딜 가나 보급은 중요한 법이지.

그러고 있으니.

ㅡ파닥파닥!

이블아이가 왔다.

"큘스오빠!"

"어! 카르티! 왔구나! 좀 어때!"

"응. 아직은 상황이 괜찮은 것 같아. 수녀일행이 말수레를 이용해 최대한 방어를 하면서 이동하고 있는 중이야. 지금 속도로만 움직인다면 충분히 구원 가능!"

"좋아. 그럼 쭉쭉 가야겠지."

아직 다들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문제는 없다.

그건 그렇고 수레로 방어를 한다라.

아주 강단이 있구만?

"자! 다크엘프들! 속도를 높인다!"

"어, 어떻게 하는지 몰라요..."

"내가 명령해야 하나? 말들이여!"

ㅡ화아아악!

마력을 방출하면서 소리친다!

"속도를 높여라!"

"히이이잉!"

ㅡ파파팟!

약간 버프에 걸린 것처럼 말들이 다리를 빠르게 놀렸다.

* * *

그런 식으로 아주 신속하게 이동했고, 우리는 목표로 한 지점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한 즉시 나는 바로 픽시들을 풀어서 정찰을 명령했다.

ㅡ부우웅!

곧 돌아온 세리뉴가 내게 보고했다.

"응! 산을 뒤에 두고 앞에 수레로 벽을 만들어서 항전? 중이야! 기병대는 그 주변을 돌면서 공격할 틈을 노리고 있어!"

"정확한 위치는? 아니다. 비행큘스 준비!"

"비행큘스 준비!"

ㅡ파앗!

바로 픽시들이 복명복창하면서 내게 달라붙어 내 날개가 되어줬다. 그리 공중으로 올라가서 주변을 관측하며, 세리뉴의 보다 생생한 보고를 들으며 생각했다.

"역시 기병은 픽시들의 상대가 안되겠군... 이제 내려주라."

ㅡ처억.

내려온 즉시 부릴이를 불렀다.

"부릴아! 나와라!"

"케륵! 알씀다!"

ㅡ척척척!

내 명령에 고블린들이 마치 5대기처럼 마차 안에서 척척척 튀어나왔다. 나온 즉시 적재해뒀던 창을 꺼내고, 차례대로 잡아 쥔 뒤에 내 앞에 정렬한다.

마찬가지로 다크엘프들 역시 무장하고 정렬했다. 마차는 최소병력으로 지키기만 하면 된다. 주변에 우릴 위협할만한 건 없으니까.

"지금부터 산악행군을 실시한다! 모두 나를 따르라!"

"케륵! 알씀다!"

"우리는 뭐해!"

"픽시들도 일단 따라와! 한 번에 공격할 생각이니까!"

단독으로 보내도 상관없긴 하지만, 여기선 전투 경험을 기를 때다. 고블린들에게 기병을 찔러 죽이는 경험을 시켜줄 필요가 있어!

"실시!"

"케랴아아악!"

"케르으윽!"

ㅡ부우웅!

우리는 바로 앞에 있는 산을 올랐다.

작전은 간단하다. 이 산을 통해서 수녀일행이 있는 곳까지 이동한 다음에, 픽시들을 이용해 기병을 선제타격한 후, 고블린과 다크엘프 창병대로 뒷정리를 하는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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