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9화 〉 영지전 # 9
* * *
ㅡ촤륵!
바로 바닥에 망토를 깔고 전투지휘검열을 하는 것처럼 하사품들을 모조리 사열했다. 근데 이거 숫자가 제법 되는데? 딱 봐도 아티팩트 같은 것들이 한 무더기다.
"좋아! 카르티! 정렬 완료했어!"
"음음! 딱 보기 좋게 해놨네! 잘했어, 큘스오빠!"
"요시!"
카르티의 칭찬!
"자, 그럼! 지금부터 설명해줄 테니까 잘 들어!"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일단 여기 첫 번째! 이 검들!"
"어! 검!"
검은 총 다섯 자루였다. 크로스 가드에 보라색 보석이 박혀있고, 가드와 손잡이에 기이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는 것만 빼면 평범한 검이다.
"이건 저주를 내장해둔 검이야!"
"뭐, 뭣이라?! 저주?!"
딱 봐도 불길해 보이긴 했어!
"응! 마력을 불어넣으면...! 설명해서 뭐해! 큘스오빠! 일단 한 자루 잡아봐!"
"아니, 저주의 검이라매! 위험한 거 아냐?!"
"괜찮아! 사용자에겐 해가 없으니까!"
"그럼 못참지."
ㅡ스윽.
저주의 검을 잡아 들었다.
"전방을 겨누면서 마력을 주입해줘!"
"알았어. 흡!"
ㅡ고오오.
바로 마력을 운용한다. 내 심장에서 뻗어져 나온 마력이 팔을 타고 손으로 전해지며 방출된 순간.
ㅡ화르륵!
ㅡ끼야아아아악!
"아니이이잇?!"
검에서 반투명한 보라색의 유령...! 그 상반신이 튀어나와 비명을 지르면서 팔을 휘둘렀다.
ㅡ화르륵!
그렇게 한 번 공격을 한 유령이 사라졌다.
"뭐야! 이거 뭐야! 카르티!"
"말 그대로 저주로 인해 검에 종속된 악령이야. 마력을 주입하면 짧은 시간 동안 해방돼. 그리고 해방된 악령은 눈앞에 보이는 것을 공격하지."
세상에 이럴 수가! 검에 들러붙은 악령을 소환하는 검이라니!
"이거! 이거 전투력은!"
이 칼만 있으면 무조건 다 썰어버리는 거 아닌가?!
"으음, 일단 강한 마력을 지닌 아티팩트는 차원장벽을 통과하지 못하니까, 그건 약한 거야. 약령에 직접적인 전투력은 없어."
"전투력이 없다고?"
그 무섭게 생긴 유령이 튀어나와서 팔을 휘둘렀는데? 아, 근데 유령이라면 진짜 맞아도 안 아플 것 같긴 하다.
"대신 그 악령의 공격에 닿게 되면!"
"닿게 되면?!"
"해당 부위에서 짧은 시간 동안 오한과 발열, 그리고 간지럼증이 발생해! 효과 지속시간은 1분 정도!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사라져!"
"뭐냐! 그 깜찍한 효과는!"
"깜찍하다니! 급박한 전투에서 이거 한 방 맞으면 그대로 당해버릴 수도 있어!"
"아."
깨달았다.
"이거 좋은데?"
농담 같은 성능을 지닌 악령이지만, 만약 급박한 전투에서 이런 악령의 상반신이 불쑥 튀어나와 팔을 휘두른다면? 그리고 그것에 닿게 된 순간 오한과 발열. 간지럼증이 발생한다면?
집중력이든 투지든 잃어버릴 것이 분명하다.
"확실히 쓸모 있어."
결투에선 말 그대로 사기적인 성능을 자랑할 것이고... 전장이라면? 적 1선 병력의 무력화를 유도할 수도 있다.
"카르티, 정말 대단해! 고마워!"
"그렇지?!"
놀라운 점은 이 검이 총 다섯 자루라는 것이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써먹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릴이한테 쥐여준다고 치자. 전투 중 급박한 곳으로 튀어가서 악령을 불러낸다면? 적 1선 병력의 공세를 몇 초라도 묶을 수 있을 것이고, 그건 역전으로 이어진다.
큰 전쟁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무기는 아니다. 하지만 소규모 전투에선 절대적인 성능을 발휘할 것이 분명.
"다른 건?!"
"응! 몇 가지 더 있네! 검 옆에 있는 이 우상 보이지?"
"우상? 어. 그러고 보니 이거 우상인가."
음란해 보이는 팔뚝만 한 크기의 조각품이었다. 섹시하고 아름다운 천사가 구속당한 채 아주 비참하고 음란하게 촉수 성고문을 당하고 있는 걸 묘사한 조각품인데, 이거 생긴 게 참 마음에 드는군.
내 방에 장식해두고 싶을 정도다.
"이거 설마 천사한테 먹히는 건가?"
"응! 여기에 마력을 불어넣으면 안에 새겨진 술식이 천사를 덮칠 거야. 앞으로 천사들과 싸울 일이 있을 만큼 비상용으로 구비해두면 괜찮겠지?"
"이야! 이것도 좋네! 참고로 성능은?"
"현재 중간계에 있는 천사들이라면 당해내지 못할걸? 근데 그들이 성장한다면 안 통할 확률이 높아."
요약하자면 약한 천사들을 사로잡는 포켓몬볼이라는 소리였다. 딱 우리 마왕군에 있는 천사 정도 되는 녀석들을 잡는 데 사용하는.
아주 유용해.
"근데 이건 세 개 뿐이네."
"나름 광역 마법이니 잘만 쓰면 한 번에 여러 천사를 묶을 수 있을 거야. 유용성은 보장해."
"그러냐? 흐흐흐, 그럼 됐지. 아주 완벽해."
어차피 천사들의 카운터인 픽시들이 있어서 쓸 각이 잘 나오진 않겠지만, 그래도 소모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리고 옆을 보았다.
뭔가 알 같은 것이 있었다.
"근데 이 알은?"
어.
이거 설마... 아니지? 문득 내가 알에서 태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엄마가 동생을 보내 준 것이 아닐까.
"그건 개조된 이블아이의 알이야!"
"개조된 이블아이?"
"응! 열심히 만들었어! 부화시켜서 잘 키운다면 원거리 통신을 하는 데 써먹을 수 있을 거야!"
"워, 원거리 통신?! 자세히 말해봐!"
바로 카르티가 설명을 해줬다.
일단 이놈들은 마력으로 키워야 한다. 동일한 마력을 먹여서 성장시키면 다들 정신적으로 하나로 묶이게 되는데, 쉽게 말해서 그때부터 전화기가 된다는 뜻이다.
그럼 같은 마력을 지닌 자들끼리 이 이블아이에 대고 말함으로써 전화를 할 수 있게 된다.
"같은 마력이라면..."
"응! 혈족이나 큘스오빠의 부하들!"
"맙소사!"
이젠 전화기까지 얻은 것이냐!
"흐하하하하하하하!"
난 무적이다!
"후우, 기뻐하니 다행이네. 이걸 보낸다고 조금 무리를 하긴 했지만, 큘스오빠라면 더 큰 성과를 내겠지. 분명해."
"흐흐흐, 당연한 말을. 근데 이 함은 뭐냐?"
"그건 모르겠어. 어머니 여공작님께서 직접 넣으신 거야."
뭔가 고급스러운 함이었다. 조금 묵직한데, 그렇게 크진 않다. 군대에서 쓰는 탄약통을 반갈죽하면 딱 이런 크기가 될 것이다.
"안 열리는데?"
근데 안 열리네.
"흐음... 모양을 보니까 마력으로 여는 것 같아."
"마력으로?"
ㅡ파칫.
시험해 봤지만 열리진 않았다.
"더 정순한 마력이 필요한 걸까?"
그런 모양이다. 내가 더 성장하면 열 수 있다는 건가. 아무튼. 마지막으로 마계의 장신구 몇 개가 더 있었는데, 이것들은 마력을 소폭 강화시키는 효과를 지닌 아티팩트라고 한다. 수가 좀 되니 내 친위대원들에게 선물해주도록 하자.
"아! 큘스오빠! 어머니 여공작님께서 통신 요청이 들어왔어!"
"아닛...!"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는데!
"그럼 연결할게!"
어쩌겠나.
거북해도 이런 걸 보내줬는데 살갑게 굴어야지.
* * *
"아들. 잘 지냈을까? 후후후."
이블아이가 스크린을 쐈고, 거기에 여공작 케라시스의 모습이 비춰졌다. 간만에 다시 본 엄마는 정말이지... 치명적으로 아름답고 섹시했다.
내가 그때보다 더 성장한 탓일까?
이 여자의 매력이 더 깊게. 더 분명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거 곤란하게 됐군. 내가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이 여자에게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되는 구조인가 보다. 풍겨 나오는 색기 때문에 몸에 열이 오를 지경이다.
"..."
역시 위험해.
"응? 아들?"
"아이고. 네. 당연히 잘 지냈지요. 엄마는 잘 지내셨습니까?"
"후후후, 응. 잘 지냈어."
케라시스가 매혹적인 눈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아들이 이렇게나 열심히 해주고 있는데. 하루하루가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 아들, 사랑해? 정말 잘해주고 있어서 이 엄마는 기뻐."
ㅡ쪼옥.
"우후♥"
자기 손에 키스를 한 케라시스가 그것을 내게 날려 보내줬다...!
아니 이건 무슨 유혹이냐!
근데 그것보다!
"그, 그런데 엄마? 지금 어디에 계신...?"
"응? 아, 지금 목욕 중이야."
화면 속에 있는 케라시스는 현재 욕탕 속에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그런 만큼 당연히 나체다. 목욕중에 옷을 입는 사람은 없으니까.
물 때문에 속이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윗가슴과 허벅지. 종아리등. 맨살이 다 보이고 있었다...!
아니!
아니 대체.
이럴 수가.
맨살을 보는 것만으로도 극도의 흥분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성욕이 끓어오른다. 강력하고 아름다운 암컷을 본 탓에 욕정이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ㅡ불끈.
참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하게 피가 쏠려면서 강하게 발기가 되었다. 이것은... 그래. 내 감정을 넘어선 무언가. 그저 본능. 또는 법칙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다.
그리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세뇌한다. 버텨야 한다. 고작 본능에 넘어가면 나중에 어떻게 빠져나오겠나?
하지만.
"...!"
ㅡ찔금.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자지가, 맥동하면서 바지에 비벼진 탓에 정액이 찔끔 흘러나오고 말았다. 더 싸고 싶다. 시원하게 사정하고 싶다. 그런 충동이 들었지만, 나는 간신히 그것을 가라앉혔다.
"크읏...!"
이 내가 여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사정하다니. 놀라움이 느껴졌지만, 이 놀라움은 서막에 불과했다.
"으응? 아들? 갑자기 왜 그럴까?"
돌연.
ㅡ스윽.
욕탕 속에 기대듯이 누워있던 케라시스가 상체를 일으킨 것이다. 그리고는 욕탕의 난간으로 다가오더니... 자신의 젖가슴을 그 난간에 얹어버렸다.
"허억!"
그것으로 여공작 케라시스의 풍만한 젖가슴과 분홍빛 젖꼭지가 전부 드러났다.
"저, 저기... 어머니?"
"응? 무슨 일이니?"
"지금 살이 보이고 있어서..."
수많은 여성들과 섹스해왔지만 지금만큼 긴장된 적은 없었다. 그저 암컷의 알몸일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려고 애썼으나, 나는 이미 그녀의 알몸에 매혹된 상태였다.
"흐응, 으응? 응후후후후훗."
간질거리는 웃음소리.
순간.
"에잇."
장난치는 듯한 소리를 낸 여공작이.
ㅡ첨벙.
양손을 뒤통수에 얹으면서, 자신의 커다란 젖가슴을 과시했다.
ㅡ출렁.
ㅡ출렁.
ㅡ출렁.
내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이지?
여공작이 젖가슴으로 내뿜고 있는 강렬한 마력... 나는 그것에 빠져들고 말았다. 지금 여공작이 내게 자신의 젖가슴을 흔들어주고 것인가?
"아들? 엄마 젖가슴은 마음에 들었어?"
"아, 아니! 뭔!"
"후후후, 부끄러워하는 걸까? 정말 사랑스러워. 내 소중한 아들 큘스."
"..."
"이 엄마는 아들을 믿고 있단다. 대단한 선물을 보내주진 못했지만, 충분히 잘 활용할 거라고 믿어. 엄마가 언제나 응원하고 있을게?"
ㅡ첨벙.
여공작은 다시 탕속으로 들어가 가슴을 가렸지만.
나는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ㅡ울컥울컥.
이미 대량으로 사정한 탓에 바지가 푹 젖어버린 상태였으니까.
"엄마가 다시 키스해줄 테니까. 힘내줘."
ㅡ쪼옥.
여공작이 다시 내게 손바닥 키스를 날려줬다. 마치 세뇌를 당하는 것만 같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