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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마왕 생존기-298화 (298/544)

〈 298화 〉 다구리 그마아안 # 1

* * *

"우리에겐 봉급이 필요하다! 원래 병사는 돈을 받고 일하는 법!"

"그럴 수가!"

"하지만 현금을 받아봤자 크게 쓸 일도 없지! 그러니 여기서 화폐를 요구하겠다!"

"그러니까 그게 무슨?"

대충 예상은 가는데.

리리엘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자 그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이거 그거네.

섹스코인.

"그, 그... 화폐를 네게 제출하면."

"제출하면?"

"어, 언제든지..."

"언제든지?"

"박힐 수 있는... 그런 구조로 되어 있는..."

왜 이렇게 부끄러워 해?

"뭡니까, 리리엘님. 결국엔 그거잖습니까? 충성을 바치는 대가로 여기를 이렇게."

ㅡ꽈악.

리리엘의 엉덩이를 꽉 잡는다.

"사정없이 벌리고, 제 것을 박아 넣고 난폭하게 쑤셔달라는 소리 아닙니까?"

"응으읏...!"

"뭐, 좋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네요."

근데 내 여자부하들이 너무 많은데.

지금이야 촉수를 이용하거나 하면서 주먹구구식으로 성욕을 해결하고 있지만, 화폐를 발행한다면 나는 진짜 허리가 부러져야 굴러야 할 것이다.

화폐의 종류를 정하는 것부터가 일이다.

아니, 애초에 나는 아침 점호 시간마다 다크엘프와 픽시. 그리고 수녀들과 천사들을 촉수로 조교하면서 즐기게 해준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간부들을 한 명씩 불러서 박아주고 있지. 그래서 모자라지는 않을 텐데.

"일단은 리리엘님한테만 발급해주도록 하겠습니다."

"그거...! 정말 고맙군!"

리리엘이 크게 기뻐하면서 나를 끌어안았다. 이제 완전히 내게 푹 빠져버렸다니까.

애널섹스가 그렇게 좋나?

"감동이 느껴지고 있다! 네게 잡히길 정말 잘한 것 같군! 암! 그렇고말고! 네가 진정한 마왕이 될 수 있도록, 언제나 열심히 군생활을 할 것이다!"

"흐흐흐, 알겠습니다. 부하들도 그렇게 만들어 주십시오."

"알겠다!"

리리엘의 부하들이랑은 아직 친해지지 못했단 말이지. 그게 좀 그렇다. 던전 있을 때는 다 같이 던전에서 지낸 탓에 으쌰으쌰 하면서 친해질 수 있었지만, 성에 온 뒤로는 새로운 애들이랑 좀 멀어진 것 같다.

역시 환경이 변하면 관계도 변하는 법일까.

* * *

파견을 보냈던 바네사가 돌아왔다.

"다들 잘 지내고 있더군. 농사도 제대로 짓는 중이고. 자기들끼리 원정을 나가서 동료를 늘리기도 했다."

"아이고, 정말입니까?"

그거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웃으면서 손을 쓰다듬어주니 바네사가 내 눈을 피하면서 보고를 이었다.

"애초에... 거기에 있는 리자드맨들과 홉고블린들은 네 마력을 받고 힘과 지능이 올라간 것도 모자라 훈련도 받았고 단체 생활에 익숙해진 상태다. 그런 녀석들이 제대로 된 무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야생 몬스터가 당해낼 수 있을 리가 없지."

그거야 뭐 당연한 일이다.

지금 녀석들은 엘리트들이다.

"환대도 받았고, 네 뜻도 전했다."

"잘하셨습니다. 바네사님. 임무 완료 수고하셨습니다."

"그래."

바네사의 얼굴에 자랑스러운 미소가 걸린다. 그래도 기사인 만큼 임무 완료라는 말을 참 좋아한단 말이지.

"아무튼. 다들 거기서 생활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는 듯하더군. 자기들끼리 울타리도 보수하는 한편, 작은 창고까지 만든 상태다. 특히 홉고블린들이 열심히 도구와 가구를 만들더군."

"오오, 그렇습니까?"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쪽으로 합류할 수도 있다는 말에는 조금 곤란해하는 것 같았다."

"그렇군요."

이거 녀석들에게 주인의식이 생긴 모양이다. 그 농경지와 울타리. 그리고 집. 리자드맨들과 홉고블린들은 그곳을 자신들의 터전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러니 떠나기 싫은 거겠지.

이거는 일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의식이 생긴 이상, 제대로 관리할 테니까. 주인의식이 있어야지만 능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법이다.

"이거 참. 어쩔 수 없군요."

전력을 늘리기 위해 그쪽에 있는 녀석들을 빼올 생각도 했었으나 그런 상황이라면 그냥 거기에 두는 게 나을 것이다.

"그쪽 병력을 포기할 생각인가?"

"포기라니요? 걔네들은 그냥 거기를 지키게 하면 됩니다. 최후의 보루 같은 곳이지요. 오히려 거기에서 스스로 세력을 키우게 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그렇군. 이해했다."

알아서 잘하고 있는 상태라고 하니 걱정은 없다. 그냥 나중에 정글 원정하러 갔을 때 도움이나 받도록 하자.

그쪽은 일종의 내 위성국 같은 곳이다.

알아서 잘 커 주면 달리 바랄 게 없다.

"아, 그리고. 이런 일이 있었는데요."

"으음?"

나는 바네사에게 켈스론 자작에 대한 일을 설명해줬다.

중앙의 귀족들이 천사와 성녀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사이딘 백작이 결국 자작을 보내 우리를 병합하려고 했다는 것.

그리고 켈스론 자작이 샌드백 신세가 되어 감옥에 갇혀 있다는 것. 그래서 결국 녀석들이 쳐들어올 것이라는 사실.

모든 것을 말해줬다.

"곤란하군. 그래도 백작의 본대가 아니라 지방 영주들의 연합군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그래도 경솔했다. 백작이 본대를 보내면 어쩌려고 그런 짓을..."

"걱정할 거 없어요. 다 계산하고 행동한 거니까. 천사랑 전쟁 중인 백작이 본대를 보내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천사들한테 크게 밀리겠지요. 지금 상황에서 그런 손해를 봤다간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런 상황이니 내가 깝칠 수 있었던 것이다.

행동할 때는 계산을 하고 해야지.

"흐음, 그렇군. 이해가 되었다. 아무튼 이제 지방 영주들과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마침 우리는 헬슨 남작을 격파하고 물자를 대량으로 얻은 상태지요."

"그래. 이번에도 널 믿고 따르도록 하겠다. 아무튼. 자작을 심문하면서 알아낸 것들을 더 공유해줬으면 한다."

"예."

바로 몇 개를 더 설명해줬다.

중앙에서는 천사들과 귀족들이 팽팽하게 맞붙고 있는 중이다. 그 귀족들의 중심에는 사이딘 백작이 있지. 그런 상황인데, 최근에는 엘프왕국의 엘프들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엘프들이?"

"예. 천사들도 딱히 엘프의 땅을 건드리지 않아서, 이번 전쟁 동안 계속 중립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간이랑 천사들이 서로 싸우면서 슬슬 힘이 좀 약해졌다고 판단한 것인지 이제와서 움직이고 있다는군요."

"영악하군."

"참으로 정치적이고 얍삽하지요."

엘프들이 어떤 종족인지 대강 감이 잡힌다. 처음에는 중립상태를 유지하다가, 둘이 싸운 것으로 전력이 약화 되었을 때 나서려고 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번 기회를 이용해서 인간들의 땅을 빼앗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건 자작을 심문하면서 처음 알게 된 것이다.

다들 엘프를 경계하고 있다.

"어쩌면 엘프들을 잠재적인 적성국으로 지정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녀석들은 이번 전쟁에서 어부지리를 취할 생각이 분명하다. 내가 엘프라도 그랬을 테니까. 천사든 인간이든. 서로 박 터지게 싸우고 있을 때 참전해서 천사들을 쓸어버리고, 인간들을 상대로 무리한 요구를 해오겠지.

천사들과의 전쟁으로 지친 인간들이 상대적으로 전력을 온존하고 있던 엘프들을 당해낼 수 있을까?

여러모로 걱정이 된다.

"확실히. 그래야 할 것이다."

"아무튼 그런 상황이라서 사이딘 백작이 많이 답답한가 봅니다. 다급해지니 세력을 확장하고자 우리에게 자작을 보낸 것이지요. 뭐가 됐든 성녀님을 끌어와서, 그걸 이용해 인류를 하나로 모을 생각인 것 같습니다."

바네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전부 숙지했다."

"예."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네?"

"너도 참 이쪽에 잘 적응을 한 것 같군? 정치적인 문제를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있다니."

놀랐다는 듯이 말하는 바네사.

뭐, 어려운 문제긴 하지만 이건 해야 하는 일이니까.

"이거 생각 안 하면 잡아먹히니까요. 식구들을 이끄는 입장에 있는 제가 그걸 안 해서야 되겠습니까?"

"훗, 역시."

바네사가 웃었다.

"무슨 미소입니까?"

"역시 넌 내 주군이다. 믿을 만하군."

"흐흐흐, 이거 부끄럽게."

"시킬 일이 있다면 뭐든지 시켜라. 네 기사로서 무엇이든 할 테니."

"그럼 섹스나 하죠."

"아닛...!"

순식간에 붉어진 얼굴.

"..."

물론 바네사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 * *

그런 식으로 일상을 보냈다. 병사를 훈련시키고 물자를 비축한다. 주변 지형을 외우면서 성녀와 함께 귀족들 세력구도와 이름에 대한 것들을 공부했다. 그리고 바네사와 전략적인 토의를 하면서 능력을 기른다.

"자작을 심문한 결과, 지금 우리들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되는 영주들은."

바네사가 지도를 가리킨다.

"이쪽에 있는 마일러. 멜러자. 오간브리트. 이 세 남작들이다. 이들은 헬슨보다 세력이 작은 남작들이지만, 이들 중 둘만 힘을 합쳐도 헬슨보다 커지겠지."

"그렇습니까."

심각하다 싶지만 크게 걱정되진 않았다.

이들은 결코 훈련된 현대 군대가 아니다. 지휘권이니 뭐니. 그런 의식은 옅다. 따로따로 주먹구구식으로 군대를 지휘할 테니, 사실상 분열된 군대라고 봐도 좋다.

"기본적으로 변방에 있는 우리와 헬슨과는 달리, 이들은 그나마 내륙 쪽에 자리를 잡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침투 경로는... 이렇게 제한되지."

"흐음."

그래도 역시 세 명이서 공격해오는 거라 그런지 커버 범위가 넓다. 이거 국경에서 끝내는 건 어렵겠는데.

역시 우리 영지까지 끌어들여서 수성전을 해야 하는 걸까?

아예 다크엘프들을 보내 시설 테러라도 시키고 싶지만, 그곳은 미지의 영역이다. 가본 적도 없는 곳에 내 부하들을 보낼 수는 없지.

이번 전투는 방어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재수가 없다면 평원에서 회전을 해야 할 수도 있는데, 그것만큼은 피하고 싶다. 내 부하들은 평원에서 전투를 해본 적이 없으니까. 그에 반해 이쪽 놈들은 허구한 날 평원에서 전쟁을 했다.

질 거다.

평원에서 붙는다면.

"알겠습니다. 대충은 알 것 같군요."

"언제쯤 침공해 올 거라고 보나?"

"글쎄요... 아직 자작이 잡힌지 며칠 되지도 않았으니까. 시간은 널널하지 싶습니다."

자작이 귀환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을 때 백작이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고, 그 움직임이 이쪽에 있는 하위 영주들에게 전해지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준비할 시간은 충분해.

"일단 안나 영애를 불러야겠습니다."

"안나를? 무슨 일이지?"

"아무리 그래도 영주 셋을 상대해야 하니까요."

이제 인간 군대를 사용할 타이밍이다.

"인간 징집병을 좀 모아봅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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