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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마왕 생존기-384화 (384/544)

"도움이라니! 그러면 쌍수 들고 환영이지! 뭔데, 카르티!"

"후후후, 기대해도 좋아!"

카르티가 활기찬 어조로 말했다.

"그동안 우리들은 차원마수들을 대대적으로 토벌하면서 그 기술을 흡수했어."

"뭐?"

"그래서 여러모로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게 되었는데, 차원마수들의 폭발적인 성장력과 우리의 호문쿨루스 기술을 결합한 거라고나 할까, 아무튼 그래서."

그래서?

"큘스오빠에게 시험용 마물형 병기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최근에 그 전 라미아 여왕도 병기로 써먹었지? 그걸 보조할 수 있을 거야."

"오오... 마물형 병기라. 일종의 괴수 같은 거냐?"

"응!"

"정확히 어떤 마물인데?"

"근육질의 커다란 이족보행형 마물이야. 키는 3미터가 좀 안될 텐데, 거기에 철갑을 두르게 하고 돌격을 시킨다면 무섭겠지?"

어어... 그럼 무슨 싸이클롭스나 미노타우르스 같은 걸 주려는 건가? 아니지. 어쩌면 티라노 같은 걸 줄 수도 있다.

세상에.

마계에서 만든 괴수병기라니. 말만 들어도 기대되긴 하지만, 너무 기괴하면 곤란하다. 솔직히 라미아들도 두려움의 대상인 마당에 마계센스가 잔뜩 들어간 괴수가 나타난다면 영락없이 평판 나락 확정이다.

이 마계센스라는 것은 양키센스보다 더욱 괴악한 것으로서, 특정 지역이 아니라면 절대로 먹히지 않는다.

"무섭우면 좋긴 할 텐데, 내 인간 병사들도 무서워하면 안 돼."

"걱정마! 우리도 중간계 인간들의 인식과 감성을 공부했으니까! 걱정할 건 없어!"

"그래. 그렇게 말하면 확실하지."

카르티는 바보가 아니니까.

"근데 그것만으로 엘프여제를 사로잡는 게 잘 될 것 같진 않은데. 물론 전쟁이야 할 수 있겠지만."

"당연히 다른 것도 있어! 카르티는 허튼 말 안 해!"

"흐흐흐! 그렇지! 바로 그거지!"

그럼 어디 들어볼까!

"우선, 엘프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어. 중간계 엘프들에 대한 기록이 마계에도 있더라고."

"오오, 그래? 뭔데?"

"엘프들은 세계수라고 불리는 토속신의 힘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옆에 선 베라를 보았다.

"사실이다. 엘프들은 세계수를 숭배한다. 그리고 그중 일부는 마치 수녀들의 신성력과 같은 특수한 힘을 사용하지. 마나와도 다른 힘이다."

"그렇군요."

딱 상식 수준의 지식이다.

"응. 그 말대로야. 엘프들은 세계수의 힘을 사용하지. 물론 세계수의 자세한 정체가 밝혀진 건 아니지만... 몇 가지는 알고 있어."

그게 뭘까?

"엘프여제. 그녀는 세계수를 모시는 무녀이자 최고제사장으로서, 절대적인 권력을 지니고 있어. 모든 엘프들이 여제에게 복종하지."

흠.

"기록에 의하면 엘프여제의 권력은 세계수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와."

"소통 능력?"

자기네 신과 이야기하는 능력인가?

"응. 세계수와 소통할 수 있는 건 당대의 여제뿐이야. 신의 목소리를 듣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권력을 정당하게 휘두를 수 있는 거지."

대충 이해가 된다.

"그럼... 만일 내가 엘프여제를 취한다면. 좋든 싫든 엘프들이 전부 내게 무릎 꿇는다는 소리네?"

"바로 그거야!"

이건 아주 매력적이고 솔깃한 이야기였다.

엘프나라의 그 수많은 엘프 여성들이, 여제부터 시작해서 모두가 내게 철저하게 복종한다. 그녀들은 전부 내 충실한 부하이자 음란한 성노예가 될 것이다.

그렇게 아름다운 엘프 여성들을 죄다 따먹어버리고 힘을 키운다면?

나는 명실상부 중간계의 패자가 될 것이다.

"큘스오빠가 엘프여제를 손에 넣는다면, 정말 막대한 이득을 얻을 수 있어. 잡아서 평소처럼 세뇌를 해줘. 그리고 엘프들을 마음껏 지휘하는 거야. 물론 다른 엘프들이 이상하게 여긴다고 해도, 세계수와 소통할 수 있는 건 여제뿐이니 휘둘릴 수밖에 없겠지."

"알았어. 그렇게 할게."

무슨 일이 있어도 엘프들을 먹어야 한다.

"근데 어떻게 취하지? 솔직히 삼파전 상황인 지금은 좀 어려울 것 같은데."

"그러니 마계의 힘이 필요한 타이밍!"

카르티가 설명했다.

"여제는 세계수의 보호를 받고 있어. 신의 가호를 가장 강하게 받고 있으니 정신이든 육체든 방벽이 단단하겠지. 아마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쉽게 끌어낼 수도 없을 거고, 무너뜨릴 수도 없을 거야."

"흐음... 확실히."

다른 여자라면 몰라도 엘프여제는 자기네 신에게 집중 보호를 받는다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내 스킬이 안 먹힐 수도 있겠지.

"그러니 그걸 무력화해야 엘프의 여제를 취할 수 있겠지? 세계수의 힘을 약화시키는 아티팩트와 큘스오빠의 힘을 강화하는 아티팩트를 보내줄게. 그걸 사용해서 엘프여제를 무너뜨려 줘!"

"분부대로 하도록 하마!"

카르티는 그것을 보내주기 위해선 엘프들의 시체가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저기에 진을 치고 있는 엘프들. 그들을 모조리 섬멸하고 저번에 다크엘프들에게 그리한 것처럼 시체를 모조리 제물로 바친다면 마계에서 추가적인 보급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그러니 나는 가서 적들을 쓰러뜨리면 된다고 말했다.

* * *

카르티와 이야기가 끝난 뒤.

"그런데 결국 엘프여제를 꾀어내는 것이 문제가 아닌가? 세계수의 보호를 무력화하고, 큘스 네 힘을 강화해 여제를 노예로 만들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다고 해도 정작 만나지 못한다면 사용할 수가 없는 노릇이다."

팔짱을 낀 베라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엘프여제, 릴리안느는 엘븐 포레스트의 중심부에 기거하고 있다. 거기까지 뚫고 들어가는 것은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릴 것 같은데."

"확실히 그런 문제가 있긴 하지요."

일단 그 문제를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닌데. 엘프가 합류한 시점부터 전쟁의 장기화가 확정된 상태다.

그러니 느긋하게 마음을 먹기로 했다.

"어머니. 어떻게 방법이 없겠습니까? 여제를 불러낸다든지."

그래서 그냥 대충 한번 물어봤다.

어차피 전쟁의 장기화가 확정된 만큼 작전을 다시 짜야 한다. 조금 느긋하게 굴어도 괜찮겠지.

"세계수 무녀... 여제 직속의 사자와 대면한 적은 있지만, 여제와 마주친 적은 없다."

뭐라고?

"세계수 무녀라함은?"

"말 그대로 여제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지. 외교를 담당하는 만큼 큰 권한을 지니고 있다. 내 영토는 엘븐 포레스트와 인접해 있는 만큼 여러 번 만나본 적이 있는데... 알기로는 여제와 자매관계라고-"

말하던 베라가 멈칫한다.

"설마."

아니.

나도 멈칫했다. 베라는 마치 내가 그 무녀를 이용하자는 말을 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 같은 눈빛을 보내왔고.

"그럼 그녀부터 노리도록 하지요."

나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후후후, 그렇군. 뭐가 됐든 전쟁 후에는 협상을 하는 법이니까."

그러자 베라가 이게 마치 묘수라는 듯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지금 딱 생각난 거지만, 여제의 최측근이자 외교관으로 활동하는 무녀라면 분명 이용 가치가 있지 않을까?

"어떻게든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다음은 맡기도록 하지."

"예. 말마따나 전쟁 후에는 당연히 협상을 하는 법이니까요. 그쪽에서도 외교관을 보내겠지요."

들어보니 그 무녀의 이름은 '메르하'라는 모양이다.

여제의 최측근인 만큼 요긴한 정보를 지니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만일 대화를 하게 된다면 그녀를 붙잡아 조교한 뒤에 정보를 뽑아내고, 스파이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좋은 정보를 얻게 된다면?

전쟁 단축을 물론 여제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근데 외교관이랍시고 남자를 보내면 곤란하겠네요."

"그, 그런 방법이... 어떻게. 남자를 노예로 만들 수는 없나?"

"인큐버스한테 무슨 말을. 불가능합니다."

"아."

제발 이번에 보낼 외교관이 여자이길 빌어야지.

"뭐, 걱정하지 마라. 엘프측도 내가 관계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익숙한 얼굴을 보내겠지."

"그러길 빕니다."

* * *

"하아."

엘프여제, 릴리안느가 한숨을 내쉬었다.

부하의 독단으로 일이 좀 꼬여버렸기 때문이다.

북부 쪽으로 보낸 장군. 다프네가 기어이 천사와 마찰을 일으킨 것이다.

여제로서는 지금 당장 천사랑 싸울 이유가 없다. 아니. 싸워선 안 된다. 지금은 백작에게 힘을 실어주고, 성녀와 여군주 연합군을 위축시켜야 할 때니까.

함부로 천사를 자극했다간 그쪽에서 견제가 들어오게 된다. 달리 말해 백작을 지원하는 것에 지장이 생긴다.

현재 천사들은 엘프들이 사이딘 백작을 지원하는 것을 모르는 상태다. 그러므로 불가침 상태였다. 이 불가침 시간을 최대한 길게 끌어야 했는데, 다프네 장군의 실수로 천사들이 엘프들에게도 선전포고를 하고 만 것이다.

이제 여제는 천사들과도 싸워야 한다.

"죄, 죄송합니다! 여제님!"

다프네가 알몸으로 고개를 조아리면서 용서를 빌었다. 몸매가 좋다. 릴리안느는 그리 생각하면서 무심하게 말했다.

"다프네? 내가 싸우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요? 무슨 일이 있어도 마찰을 일으키지 말라고 명령했는데요."

"하지만...! 여제시여! 천사들이 숲을 침범하려고 했습니다!"

다프네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여제의 명령에 따라 숲 바깥으로 진격을 한 상태였고, 그곳에 진을 친 채로 천사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천사들과는 불가침 상태지만, 어찌 된 일인지 천사들이 군대를 진군시켰다. 다프네는 명령받은 대로 부딪히지 않고 즉시 후퇴했다.

그렇게 후퇴하다 보니 엘븐 포스트까지 밀리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천사의 군대도 멈추지 않고 숲의 안쪽으로 들어오려고 한 것이다. 그래서 다프네는 전투를 명령했다.

천사들과 싸웠다.

전투에서는 승리했지만, 이 사건으로 천사들은 정식으로 선전포고를 하게 되었다.

"장군으로서 숲이 더렵혀지는 꼴을 볼 수는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다프네. 독단으로 일을 처리할 게 아니라 다음 명령을 기다렸어야지요."

"허억!"

"내 명령을 저울질했군요? 아아, 저런. 그런 판단은 필요 없다고 했을 텐데 말이죠."

"여제시여! 부디! 부디 자비를!"

다프네가 소리쳤다.

분노한 여제가 할 짓은 단 하나뿐이었으므로.

ㅡ파앗!

여제가 스태프를 들어 올린 순간 섬광이 터져 나왔고, 다프네는 빛의 고리로 사지가 구속되었다.

"아아...!"

다프네의 절망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여제가 턱짓했다. 그러자 시녀들이 문을 열고 우리를 끌고 왔다.

"안돼...!"

"그르륵...!"

우리 안에는 발정기에 돌입한 사티로스의 아성체가 구속되어 있었다. 시녀들이 우리를 연 순간, 사티로스가 다프네를 향해 몸을 날렸다.

"대가를 치르도록 하세요. 다프네."

"안돼, 안돼! 여제시여! 부디 자비르으을! 그저 숲을 위했을 뿐입니다!"

"후후후♥ 숲을 생각하는 그 아름다운 마음. 숲의 존재를 위해 사용하면 되겠군요?"

"읍!"

여제의 손짓에 따라 다프네의 입에 빛의 재갈이 물려진다.

"메헤에에!"

흥분한 사티로스 아성체가 구속된 다프네를 뒤에서 끌어안은 채 커다란 젖가슴을 거칠게 잡아 주물렀다. 곧 다프네의 비명소리와 함께 추잡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으으으으으으읍!"

ㅡ찌걱찌걱찌걱.

ㅡ찌걱찌걱찌걱.

ㅡ찌걱찌걱찌걱.

"아앙♥ 정말이지. 명령에는 절대복종. 아직도 이걸 이해하지 못했다면 벌을 받을 수밖에 없잖아요. 후후후."

발정기의 사티로스가 밑에 다프네를 깐 채, 어깨를 깨물어대며 개처럼 자지를 박아대고 있다.

"보지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박히다 보면 자기 잘못을 깨닫게 되겠죠."

엘프여제 릴리안느는 그것을 보면서 큰 즐거움을 느꼈다. 말을 듣지 않는 부하들을 이런 식으로 능욕하면서 처벌하는 것이 가장 큰 유희이다.

"하아."

릴리안느는 분이 풀리는 것을 느끼면서 생각했다.

"역시 믿을 건 메르하 밖에 없군요."

일이 꼬였다.

이제 성녀와 여군주 연합군. 그녀들과 협상을 좀 해야 할 것이다. 믿을 건 메르하 뿐이니, 그녀를 보내면 되겠지.

"과연 그 씹걸레년들이 화를 잘 풀어줄지가 의문인데... 하아. 곤란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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