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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마왕 생존기-388화 (388/544)

그로부터 얼마 후.

엘프들의 사절단이 방문 요청을 했다. 일단 성에 들이기 앞서 잠시 대기를 시켜 놓은 채 몰래 감시를 좀 해봤는데.

"오오."

감탄이 나온다.

세계수 무녀 메르하는 상당히 아름다운 금발의 엘프였다.

가슴도 크고 엉덩이도 크다. 그리고 복장이 참 바람직했는데, 얇고 새하얗고 나풀나풀 거리는 홀복 비슷한 느낌의 옷과 하이힐을 착용한 상태였다.

심지어 그녀의 수행원들 역시 전부 여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숲 바깥의 일은 남성이. 안쪽의 일은 여성이 한다더니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모양이지.

아무튼 메인디쉬랑 스끼다시가 다 같이 굴러들어 왔으니 행복할 뿐이다.

"으음, 그렇게 강한 것 같지는 않네? 저 호위병들도 그저 그런 수준이야."

"그렇습니까?"

호위병들 창과 작은 방패로 무장하고 있었고, 복장은 초록색 원피스 같은 느낌이었다. 수는 한 개 소대급은 되지만 그렇게 강한 것 같지는 않다는 모양이다.

근데 무력으로 따지면 원탑인 렉사벨라가 하는 말이니 걸러 들을 필요가 있다.

"뭐가 됐든 습격하면 제압할 수는 있다는 뜻이로군요."

"맞아. 우리 측 소서리스와 네 도움을 받는다면 문제없이 제압할 수 있겠지."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나는 간단하게 렉사벨라와 작전을 짰다. 호위병들과 무녀를 분리시킨 뒤에 따로 제압하자는 내용.

"후후후, 역시. 엘프들을 보자마자 그런 생각을 하는군."

"오셨습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베라가 와서 웃었다.

"하지만 그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겠지. 어떤 여자라고 해도 큘스의 이것에겐 당해낼 수가 없으니까."

ㅡ슥슥.

내 옆에 붙은 베라가 내 하반신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이거 부끄럽게 참.

"나도 처음엔 격렬하게 거부했지만... 이내 거부할 수가 없어지더군. 그렇게 큘스에게 충성을 맹세하게 되었다. 여성으로서 그러한 쾌락을 하사해주는 남성에게 복종하지 않는다면, 삶의 의미 따윈 없으니까."

"어머, 동감이야."

렉사벨라가 베라의 말에 동의를 표하면서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그만큼 큘스 네가 주는 쾌락은 특별하지. 그 무엇보다도 즐겁고 자극적이고 중독적이다. 여성에게 있어서 힘과 명예와 권력을 탐하는 것보다도 희열이 넘치는데, 어찌 거부할 수 있겠나."

ㅡ후우.

아예 내 귓가에 숨까지 불어넣어 주면서 그리 속삭이고 있다. 아무래도 우리 새엄마가 몸이 달아오른 모양이다.

"흐흐흐, 아, 그리 말해주시면 쑥스럽습니다."

언제 한번 제대로 따먹어줘야 하는데. 이거 전쟁한다고 시간이 없어서 그럴 수가 없네.

"아무튼 무녀를 만나보죠."

그렇게 우리들은 엘프 사절단의 방문을 허가했다.

* * *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무녀의 호위대를 따로 대기시킨 뒤에 그녀와 독대했다.

"응접실이 상당히 좁아서 무례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로군요."

좁은 응접실.

이 성의 응접실은 상당히 좁았다. 딱 원룸만한 크기의 공간인데 세계수 무녀인 메르하와 단둘이서 들어가 있으니 공간이 꽉 찬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좁다.

"괜찮습니다."

내 말에 무녀가 고저 없는 목소리로 대답하면서 소파에 앉았다. 목소리... 상당히 감미롭다. 이게 바로 엘프 여성이라는 건가.

"넓은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눈으로 무녀의 몸매를 스캔한다.

아까도 봤지만 정말 극상이다. 그림으로 그려낸 듯한 섹시한 금발엘프의 몸매. 가슴은 크고, 허리는 얇고, 엉덩이는 크다.

피부도 새하얀 것이 꽉 끌어안고 난폭하게 섹스하면 피부가 금방 붉게 달아오를 것 같아 흥분된다.

아.

벌써부터 발기를 참을 수가 없었다. 응접실이 좁은 만큼 벌써부터 엘프의 향기가 꽉 찬 상태였으니까. 달콤한 향기... 금방이라도 바지가 터져버릴 것만 같다.

ㅡ투욱.

발기된 자지가 책상의 아랫부분을 두들긴다. 현재 나는 책상을 경계로 무녀와 마주 앉은 상태다. 이러면 들킬 일은 없다.

"그럼 이야기에 앞서 제 소개를 하도록 하지요. 저는 큘스라고 합니다. 성녀님과 여군주님이 연합했다는 건 알고 있을 텐데, 저는 그중 성녀님을 모시는 장군입니다."

"그렇군요."

무녀가 가느다란 손을 뻗어 앞에 있는 찻잔을 잡아 들었다.

그리고는.

ㅡ스윽.

키스하듯 컵에 입을 대고 천천히 차를 마시기 시작한다... 저 가느다란 손부터 시작해서 붉은 입술까지. 모든 것이 나를 흥분하게 한다. 저 흰 손으로 대딸을 받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거기에 저 붉은 입술.

마구 키스하다가 자지를 물리면 볼만할 것이다.

ㅡ투욱.

차를 다 마신 무녀가 찻잔을 내려놓았다. 과연 세계수 무녀다. 그런 동작 하나하나에 예절과 교양이 깃들어있다. 단순히 찻잔을 내려놓았을 뿐임에도, 그 동작 자체가 너무나도 깔끔하게 느껴졌다.

"반가워요. 제 이름은 메르하 데 메라피나. 엘프여제 릴리안느님의 여동생이자, 대 인간 외교를 전담하는 세계수 무녀랍니다."

"여제님의 자매셨군요?"

"이미 알고 있었을 텐데요."

"하하하, 그렇긴 합니다. 아무튼 메르하님이 온 것을 보면 여제께서도 이 일을 주시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리 말하면서 메르하의 풍만한 가슴골을 훔쳐봤다.

저 살에 얼굴이나 자지를 비벼댄다면 그것만한 게 없겠지.

"..."

근데 그 시선을 눈치챈 것일까?

메르하가 손바닥으로 목을 쓸어내리는 척하면서 가슴골을 가렸다. 이런 앙칼진 짓을 하다니. 나는 헛기침을 하면서 시선을 살짝 돌렸다.

"아무튼 건설적인 이야기를 좀 하지요. 무녀님. 사실 저희가 엘프들에게 유감이 참 많습니다. 백작과 전쟁하는 중에 갑자기 끼어들다니요. 저번에도 산을 점령한 엘프들과 싸우느라 크게 혼쭐이 났습니다. 허허."

"잠시 혼선이 있었던 것 같군요."

"혼선이라 함은?"

"백작이 쓰러지는 것은 전혀 합리적인 일이 아닙니다. 백작의 세력을 온존시켜야 천사들과의 싸움에서 방패막이로 써먹을 수 있을 테니까요."

오.

말 쎄게 하시네.

"백작이 무너지면 그를 무너뜨린 존재와... 엘프들이 천사들을 정면에서 상대해야 합니다. 그건 전혀 합리적이지 못하죠. 그렇지 않을까요?"

"그것도 그렇군요. 그러니까, 동맹을 하자는 겁니까?"

"네."

고개를 끄덕이는 무녀.

"엘프와 귀하 측이 손을 잡고. 백작을 지원하면서 천사를 견제하면 합리적이지 않겠나요."

"흐음."

"어차피 백작은 재기할 수 없습니다. 허수아비에 불과한 존재랄까요. 귀하 측과 엘프들이 동맹을 맺고, 백작령을 일종의 괴뢰국으로 만들어서 천사와 싸우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무녀의 말은 하나부터 끝까지 다 바른 말이었다. 그렇다. 백작을 당장 무너뜨리느니 방패막으로 삼는 게 낫다.

"우리의 영토에서 그 사특한 무리와 싸우는 것보다는 백작령을 전장으로 삼는 것이 더 나을 테고요."

마찬가지로 우리 땅에서 싸우는 것보단 백작령에서 싸우는 게 나을 테고.

이것이 바로 엘프들의 입장인가? 뭐 그런 이유라면 이번에 백작을 지원한 것이 이해는 된다.

"어떻습니까? 정식으로 엘프와 동맹을 맺고 천사들을 상대하는 것은? 저 천사들은 외견만 아름다울 뿐. 속은 시커먼 괴물들이지요. 백작보다는 더 위협적인 존재이니, 같이 힘을 합칠 필요가 있습니다."

"아주 합리적이고 합당한 제안입니다. 무녀님."

"그렇게 느끼셨다면, 기쁘기 그지없군요."

미소 지은 무녀가 가슴골을 가리고 있던 손을 내렸다.

"엘프들은 천사들을 무너뜨릴 생각입니까?"

"사특한 존재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것은 위험하겠지요."

"그것도 그렇습니다."

근데 그렇게 따지면 엘프들도 사특한 존재들이다. 결국 우리와 힘을 합쳐서 천사를 무너뜨리고, 그것을 빌미로 인간들의 땅을 요구하겠다는 속마음이 보인다.

베라가 말하길 엘프들은 엘븐 포레스트 바깥으로도 세력을 확장하고 싶어 한다고 했으니까.

원래 엘프들은 엘븐 포레스트만 지키면서 살아가는 걸 원한다고 했지만, 새로운 엘프여제 릴리안느가 즉위하면서 바뀌었다고 한다.

이제 엘프들은 숲속에서 숲을 지키는 것 보다는 숲 바깥에 방어선을 만들고 보다 안전하게 숲을 지키길 원한다. 그러기 위해선 숲 바깥에 있는 인간들의 땅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전후에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무녀님."

"글쎄요... 천사들을 섬멸하면서 입은 피해를 복구하고. 파괴된 땅을 수습해야 하지 않겠나요?"

수습이라.

"일단, 동맹을 거절하는 것은 좋은 판단이 아니라고 말해두겠습니다. 여제께서는 인간들과 좋은 관계를 맺길 원하시고 있으니, 여러모로 이득이 될 겁니다."

좋은 관계라.

나도 여제와 성관계를 맺고 싶다.

"여기서 엘프들과의 동맹을 거절한다면, 귀하께서는 천사와 엘프를 동시에 상대하게 되겠지요.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동맹이 아니라면 대립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무서운 협박이로군요."

"협박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을 뿐이에요. 귀하라면 동맹을 맺지 않은 세력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사실 동맹도 그냥은 못 믿기는 하는데.

일단은 다 사실일 거다. 엘프측도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천사를 제거하고 싶어 하니까. 백작령이 괴뢰국이 되든 말든 그건 결국 인간들 문제다.

엘프들은 손해볼 게 없다.

"흐흐흐, 무녀님. 그렇다면 결국 모든 전쟁은 인간들의 땅에서 벌어질 것 같은데. 엘프들은 숲에서 안전하게 있겠다는 거 아닙니까? 너무 일방적이로군요. 저는 양측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만."

"물론, 그것은 합의를 통해 결정될 것입니다."

ㅡ씨익.

미소 짓는 무녀.

"엘프들은 인간들과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맺길 원하니까요. 상호 이득이 될 수 있도록 동맹 합의를 하도록 하지요."

"좋은 관계라... 뭐, 좋습니다. 저도 구체적으로 엘프들과 어떤 종류의 좋은 관계를 맺기를 원하거든요."

"흐응? 어떤 종류의 좋은 관계 말인가요? 무슨 관계를 말하는 겁니까?"

"성관계요."

"네?"

순간 무녀가 멈칫했다.

나는 바로 손을 뻗어서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엘프여제와 성관계를 맺고 싶습니다, 무녀님."

"..."

노빠꾸 인큐버스.

급발진.

"무, 무슨..."

지금쯤이면 렉사벨라가 무녀의 호위병들을 전부 제압했을 것이다. 무녀의 이야기를 들어준 건 전적으로 시간을 벌기 위함이었다.

그런 진솔한 이야기 따위, 내 것으로 만든 뒤에 하는 편이 더욱 정확하니까.

"시작하지요. 무녀님."

"이프나!!!"

무녀가 소리쳤지만 호위대가 오는 일은 없었다.

"이익!"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린 무녀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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