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마왕 생존기-395화 (395/544)

그렇게 나는 샤피아를 시켜서 근위대의 온갖 자료들을 탈취하는 것에 성공했다. 근무표부터 시작해서 인원표까지. 지금 이곳에 있는 모든 근위대원들의 정보를 모을 수가 있었다.

이제 이것들을 쭉 읽고 분석한 뒤에 마치 바이러스가 사람을 감염시키는 것처럼 근위대를 전부 장악하면 된다.

"흠."

쭉 읽어보니 생활 자체는 군대랑 비슷하다.

일단 근무조와 훈련조와 예비조까지 해서 총 삼 개 부대로 나뉜다는 점이 재밌다.

근무조는 계속 교대 근무 뺑뺑이만 돌고, 훈련조는 밥 먹고 자고 단체훈련만 하고, 예비조는 휴식과 개인 수련에 집중한다.

이것을 부대끼리 계속 돌아가면서 하는 것이다.

마치 1대대가 GOP 내려가면 페바에서 훈련하던 2대대가 올라가는 것 같은 모양새다... 군대 있을 때 생각이 나는군.

아무튼 근위대의 목표는 엘프여제와 세계수를 수호하는 것이며, 지금 내가 있는 곳은 근무조의 숙소였다.

훈련조와 예비조의 숙소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 따로 교류할 일도 많이 없으니 이곳에는 사실상 근무조 인원들만 있는 셈이다.

그 부대 규모는 약 300명.

근위대 전체 인원이 1000명 정도뿐이 안 된다. 그럼 일단 여기 있는 300명을 잡아먹어 보도록 하자.

"아주 좋은 자료입니다."

부대 자료를 읽어보니 상당히 재밌다.

간부 1명. 병사 6명으로 1개 분대가 구성된다. 소대에는 4개의 분대와 소대장. 부소대장이 있다. 대충 한 소대 30명 중 간부가 6명이라는 소리다.

뭐 그런 느낌으로, 이 근무조 총원 300명 중에 60명이 간부다. 전체 인원의 20% 정도가 간부라고 할 수 있다. 그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간부는 10명 정도 된다.

나머지는 약간 부사관이나 소위 같은 느낌이다. 그러니 일단 그 핵심 간부들부터 조교 하도록 하자. 일단 샤피아를 먹었으니 남은 인원은 9명이다.

"샤피아. 다른 근위중대장들은 어디서 지냅니까?"

"근위중대장들은 개인 숙소에서 머뭅니다."

샤피아는 내가 시킨 대로 팬티를 벗은 채, 자신의 치마를 들어 올려 내게 보지를 보여주면서 흐리멍덩한 눈으로 대답했다.

"위치를 알고 있습니까?"

ㅡ문질문질.

손가락으로 그녀의 보짓살을 살살 문질러준다. 현재 내가 느끼라는 명령을 하지 않은바, 샤피아는 말 그대로 세뇌된 듯한 태도로 대답했다.

"네. 근위중대장끼리는 자주 만나서 음주를 즐기곤 합니다."

"그렇다면 불러내는 건 문제 없겠군요."

주요 간부들을 먹어 치운 뒤, 하급 간부들을 장악하고 마지막에 병사들을 건드리면 된다.

다행히 샤피아의 개인 숙소는 이곳 2소대 숙소랑 가까운 편이다. 오늘은 거기로 가서 기다리면 되겠군.

"샤피아. 당신 방에 누가 막 들어오거나 할 일이 있습니까?"

"비상사태가 일어난 것이 아니라면, 밤중에 찾아올 자는 없습니다. 가끔 근위대장님이 쭉 돌긴 하시지만, 아주 드문 일이고, 현재 그분은 훈련조에 있습니다."

"그렇군요."

근위대장은 현재 이곳에 없다는 모양이다.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니 훈련조에 붙어서 훈련을 지도하는 중이라는 듯.

말고도 잘 돌아다닌다고 한다.

"근데 근위대장이면 여기에만 붙어 있을 것 같은 느낌인데, 어떻게 잘 돌아다니는 겁니까?"

"여제궁은 여태까지 공격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엘프 궁전이 공격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래도 자연히 근위대장도 근위에만 미친 정신병자가 아니라 일종의 정치군인으로 변질되었다고 한다.

순수한 수호자라기보다는 정치에도 발을 들인 상태라고.

아무튼 나한테는 좋은 일이다.

"알겠습니다."

그럼 근위중대장들부터 작업해보자.

근위중대장의 수는 샤피아를 포함해서 총 세 명이다.

"업무가 끝나면 그중 한 명만 숙소로 부르십시오. 그곳에서 함께 제압하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동료를 배반하라는 명령이지만, 샤피아는 일체의 거리낌 없이. 흐리멍덩한 눈으로 대답했다.

"그럼 가서 일 보십시오."

"네."

샤피아가 돌아갔고 나는 다시 자료를 살폈다.

"여왕님. 샤피아 정도 되는 실력자를 순식간에 제압하는 것. 할 수 있지요?"

"물론이야. 이 여왕님만 믿으렴."

"흐흐흐, 알겠습니다."

그럼 여기서 시간 좀 떼우다가 샤피아의 숙소로 이동하도록 하자.

"흐음."

내 근위대원들은 전부 내가 있는 여기 2소대 숙소에서 쉬는 중이고, 무녀는 일단 자기 업무실로 복귀한 상태다. 이거 자료 살피면서 물 좀 빼야겠군.

* * *

"한 잔 하자고?"

엘프 근위중대장, 로아나는 샤피아의 제안을 받고 고개를 갸웃했다.

"오늘 무녀님 돌아오시지 않았나? 괜히 한 잔 하다가 보이면 뭐라고 할 것 같은데. 거절이야."

"상담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그래. 조금 피곤하기도 하고."

"뭐라고?"

상담이라니?

"흐음."

로아나는 가슴께까지 내려오는 자신의 황금빛 미역머리를 손가락으로 꼬면서 고민했다. 샤피아가 상담을 신청하다니, 여태까지 이런 일이 있었던가?

사실 오늘은 무녀가 돌아왔기 때문에 경솔한 짓은 하고 싶지가 않다. 하지만 동료가 상담을 요청하는데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알았어."

로아나는 일종의 기쁨을 느꼈다.

동료가 자신을 의지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음주야 뭐 조용히 즐기면 상관없을 거다.

"그냥 먹지 뭐."

"고마워, 로아나."

샤피아가 미소를 지으면서 고저 없는 목소리로 감사를 표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뭔가 힘이 없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아니야. 사실 나도 고민이 좀 있었거든. 같이 이야기하자."

"무슨 고민인데?"

"요즘 혼기가 찼는지 자꾸만 브라가 젖어서... 모유가 자꾸 흘러나와."

엘프 여성들은 혼기가 차면 자연스럽게 모유가 분비되곤 한다. 물론 체질에 따라서 다르지만, 로아나는 요즘 따로 짜내지 않으면 속옷이 푹 젖어버릴 정도로 흘러나와서 곤란한 상황이다.

쉬는 시간이라면 마음껏 짜낼 수 있겠지만, 업무 중에는 조금 눈치가 보여서 곤란하다.

혼기에 찬 독신 여성 엘프들은 혼자서 모유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곤 한다.

"그렇구나."

"설마 샤피아 너도 비슷한 고민인가?"

"글쎄... 지금 이야기할 건 아니야."

"그래."

오늘 업무가 끝난 뒤에 만나자는 말을 끝으로 헤어졌다.

ㅡ저벅저벅.

걸어가면서, 로아나는 생각했다.

"샤피아. 눈빛이 안 좋아 보이던데."

샤피아의 두 눈에 힘이 없어 보이긴 했다. 여태까지 그런 느낌은 받은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무슨 일일까.

"보직 변경이라도 마음먹었나?"

근위대는 승진 필수 보직이지만, 다른 곳과 격리된데다가 폐쇄성도 있고, 무엇보다 가장 높은 존재인 여제님과 마주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제법 많이 있는 보직이다.

게다가 계급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기밀과 닿게 되며, 그러한 기밀을 알게 되는 즉시 평생 함구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여러모로 피곤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 일대는 금남의 구역이기 때문에 이성에 관심이 많은 엘프 여성이라면 자연스럽게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혼기가 찬 몇몇 근위대 엘프들은 서로 모유를 짜주면서 여성 간의 동성애를 즐기기도 하지만, 적발시 큰 징계를 받기 때문에 그마저도 어렵다.

생각을 마친 로아나는 업무에 집중했고, 곧 퇴근 시간이 되었다.

"무녀님 돌아왔으니 애들 풀어지는 모습 안 보이게 잘 신경 쓰고. 복도든 어디든 이동할 때도 군기 잘 유지할 수 있게 시켜. 지적받으면 우리 다 피곤해지는 거니까. 알겠지?"

"네. 알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휘하 소대장들에게 정신교육을 해준 뒤에 밖으로 나왔다.

"로아나. 이쪽이야."

"응."

나가니 샤피아가 기다리고 있었다.

로아나는 바로 그녀의 옆으로 붙어 팔짱을 낀 채 이동했다.

"샤피아. 술은 챙겨놨어?"

"응. 제일 맛있는 걸로 챙겼어."

"뭐라고? 그런걸 어디서 구했는데?"

"이번에 무녀님 호위하던 아이들이 복귀했거든. 거기 애가 몰래 가져왔어."

"하여튼 병사들이란."

말은 그리했지만 인간들의 술을 마신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흥미가 생겼다.

그렇게 샤피아의 개인 숙소 앞에 도착했을 때.

"응?"

로아나는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로아나?"

"저기, 샤피아?"

"왜?"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괜히 뒤숭숭한 말을 꺼내고 싶진 않아서 그냥 샤피아에게 따라붙었다. 착각일 것이다. 곧 샤피아가 숙소의 문을 열었고, 안쪽으로 발을 들인 순간.

ㅡ끼익.

ㅡ철컥.

샤피아가 재빠르게 문을 닫고는 잠금장치를 걸었다.

"샤피아?"

로아나의 기억은.

"앗."

거기서 끊겼다.

둔탁한 충격이 뒤통수를 강타한 것이다.

"아니, 여왕님. 너무 강하게 친 거 아닙니까?"

"약하게 친 거야. 어차피 조교하고 나면 회복할 수 있을 텐데 뭘."

"그것도 그렇네요."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물론 로아나는 그들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 * *

수치스러운 꿈을 꿨다.

ㅡ뷰륫뷰륫.

ㅡ뷰륫뷰륫.

꿈속에서 자신은 수치심도 모른 채, 그저 욕망에 패배해서는 젖가슴을 마구 주물러대고 젖꼭지를 문지르며, 가슴속에 꽉 찬 모유를 짜내고 있을 뿐이었다.

"아아...!"

꽉 찬 모유를 짜낼 때마다 뜨거운 쾌감이 젖꼭지를 타고 뿜어진다. 질척하고 강렬한 쾌락이 전신에서 흘러내리며, 신체를 녹이는 것만 같다.

모유가 차오르자 젖꼭지가 많이 민감해졌다. 요즘은 단단하게 선 젖꼭지를 가지고 놀며 욕망을 달래고 있을 정도니까. 새어 나오는 소리를 참느라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러한 일상이 꿈에도 영향을 준 것일까.

로아나는 자리에 누운 채 몸부림을 치며 젖가슴에서 모유를 짜냈다. 꿈이라면 마음껏 할 수 있을 것이니. 하지만 꿈에는 끝이 있는 법이고.

그렇게 의식이 떠오르자 눈에 들어온 것은.

"으읍...?"

누군가가.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었다.

ㅡ철컹.

ㅡ철컹철컹.

몸을 움직이려고 했으나 움직여지지가 않는다. 손도 발도 뭔가에 걸린 것처럼 요지부동이다. 거기에 몸 위에 무게감이 느껴지고 있었고, 입 역시 답답하다.

그런 혼란이 로아나를 스치고 지나갔고.

그녀는 이내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응으으읍?!"

자신은 현재 알몸으로 구속되어 있는 상태였다. 입에는 뭔가가 물려 있다. 그러나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침입자가.

그것도 남자가 자신의 몸을 강하게 끌어안고는.

ㅡ쭙쭙.

ㅡ쭙쭙.

자신의 젖꼭지에 입을 댄 채 힘차게 빨아대면서 모유를 빨아마시고 있었다.

"응으으으읏♥"

몸부림을 치자 그제서야 쾌감이 폭발한다. 젖꼭지에서부터 느껴지는 뜨거운 쾌감이 전신을 달구면서 로아나의 골반을 떨리게 했다. 머릿속이 새하얘진다.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가 없었다.

"아, 정신 차리셨습니까? 로아나님?"

대체 누구냐고 소리치려던 찰나, 로아나는 보았다.

ㅡ지이잉.

탄탄한 육체를 지닌 귀공자의 보랏빛 눈동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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