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마왕 생존기-399화 (399/544)

간지나는 기술명을 외쳤다.

"텐타클 블래스트!"

반투명한 보랏빛 촉수는 굵고 두껍다. 원래는 얇았고 나약한 촉수에 불과했지만, 그동안 성장을 거듭한바 나의 촉수도 상당히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ㅡ불끈!

보라. 촉수에 돋아난 저 마력의 혈관 같은 것을. 원래는 완전히 반투명했으나 요즘은 색도 제법 진해진 듯한 느낌이다.

ㅡ촤하아악!

게다가 촉수는 액체화된 내 마력, 즉 미약으로 절여진 상태다. 아주 미끌미끌하고 끈적끈적하지.

그런 굵은 촉수의 무더기가 자주포처럼 쏘아져 여제를 향해 쇄도한다. 저 굵은 촉수에 구속되는 순간, 여태까지 내 최음안개에 중독되고 있던 여제는 바로 미약의 영향을 받고 하반신의 힘이 풀려버리겠지.

상대가 여자라면 결코 지지 않는다.

"우후후♥ 참 한심한 공격이네요♥ 그 촉수로 성희롱이라도 할 생각인가 보죠?"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은 여제가 그리 말하면서 나비처럼 스텝을 밟아 촉수를 회피했다. 나는 그녀가 회피하는 경로에 맞춰 새로운 촉수를 바닥에서 만들어내 쏘아냈지만.

ㅡ뎅겅!

여제는 아주 능숙하게 빛의 검으로 촉수를 베어냈다.

"특이한 소환 마법이지만, 별것도 아닌 수준이로군요. 술자의 능력이 그것밖에 안 된다는-"

물론 여재의 예상대로 굴러가는 일은 없다.

"아닛?!"

ㅡ퍼엉!

절단난 촉수가 폭발한다. 그리하여 촉수의 속을 꽉 채우고 있던 미약이 사방으로 튀어 나갔다. 그야말로 미약 폭탄이지.

"꺄앗!"

아무리 여제가 실력자라고 해도 물이 터지면서 나온 물방울들을 전부 피할 수는 없었다. 터져나간 미약이 그대로 여제의 맨살에 닿게 된 순간.

"아윽♥"

여제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온다.

내 미약은 거의 즉효성이다. 여성의 피부에 닿은 즉시 흡수되어 욕정하게 만들지.

"흐흐흐! 힘들어 보이시는데, 슬슬 항복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런 건방진...!"

이미 미약에 노출되었다.

자연히 능력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지.

"텐타클 블래스트!"

나는 다시 바로 앞에 마법진을 만들어 촉수를 소환해 여제에게 쏘아냈다. 마치 문어의 다리처럼 꾸물거리면서 돌진하는 촉수를.

"칫!"

여제는 크게 경계하면서 회피했다.

이제 아는 것이다.

저것의 위험성을.

"피하기만 해서는 이길 수가 없을 텐데요? 여제님."

"닥치시길!"

ㅡ쑤욱!

더 많은 촉수를 소환해 공격하자.

ㅡ촤학!

피할 수 없게 된 여제가 다시금 촉수를 베어냈고, 거기서 다시 미약이 터져나와 여제를 덮친다.

"아아아아앙♥"

그것으로 능력치가 더욱 저하된다.

악순환의 반복.

"이익!"

여제는 아예 공격을 포기하고 회피에만 전념하기 시작했다. 그걸 보면서 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

ㅡ쑤우욱!

촉수를 쏘아내면서.

"텐타클 버스트!"

ㅡ퍼엉!

그대로 촉수를 폭발시키는 것이다.

"아닛!"

설마 스스로 폭발할 줄은 몰랐는지 여제가 다시금 미약을 뒤집어썼다. 내 미약이 그녀의 피부로 흡수되는 것이 아주 잘 보인다. 이젠 누가 봐도 느려진 상태지 않은가.

"제길...!"

위기감을 느낀 여제가 경계 태세를 더욱 강화했으나, 이미 너무 약해진 상태다.

"선물입니다."

바로 촉수를 매섭게 쏘아내니.

ㅡ츠팟.

그대로 촉수가 여제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간다. 이젠 회피조차도 제대로 못 하는 중이다.

"하앙♥"

촉수에 닿은 게 그렇게 좋았을까?

여제가 순간 야한 소리를 내면서 눈을 감으며 고개를 위로 치켜들며 비틀 거렸다. 그러는 것도 잠시. 정신을 차리고 다시 회피하려 했지만.

ㅡ츠팟!

다시금 촉수가 그녀의 골반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앙♥"

피하려던 여제는, 그대로 허벅지를 오므린 채 자세를 살짝 낮췄다. 이미 욕정하고 있는 상태다. 머릿속에 섹스 말고 아무것도 없을 게 분명하다.

"대체...! 대체 무슨 수를 쓰고 있는 거죠?"

붉어진 얼굴.

여제가 뜨거움 숨을 토해내면서 날 노려보며 말했다.

역시 여자는 날 못 이긴다니까.

* * *

엘프여제, 릴리안느는 크게 당황했다. 분명 눈앞에 있는 저 남자는 그렇게까지 강한 존재가 아니다. 느껴지는 기운은 제법 강대하나, 전문적으로 단련한 것은 아니다.

엘프의 여제로서 살아온 세월로 보자면, 그는 한참 어린 꼬마 애송이에 불과한 것이다. 그래서 얕봤는데.

ㅡ치이익.

문제가 생겼다.

촉수를 베어냄과 동시에 터져 나온 이 수상한 액체, 그것이 피부에 닿자 걷잡을 수 없이 성욕이 끓어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대체 무슨...!'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성욕이 차오르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당장이라도 주저 앉아서 다리를 벌리고 보지를 쑤셔대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이 뇌수를 헤집는다.

앙앙 소리를 질러대며 사정없이 보지를 쑤셔댄다면 분명 기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투중이다. 그래선 안 된다. 그러니 정신을 집중한다면 그깟 번뇌쯤 몰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신을 집중할 시간이 나올까?

단 한 번이라도 실수한다면 저 비열한 녀석이 다시금 음란한 공격을 해올 것이고, 상황은 더욱 악화되겠지.

'큿!'

여제는 촉수 공격을 회피하면서 끊임없이 기회를 노렸다. 신역 안에 들어온 이상 원군은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스스로 끝장을 보지 않는다면, 완전히 잡혀버리고 말 것이다.

그리 생각한 순간이었다.

ㅡ스윽.

잠깐의 실수.

회피한 줄 알았던 촉수가 피부를 스치고 지나간다.

"하앙♥"

순간, 너무나도 강렬하고 자극적인 쾌락이 피부에서 전해져왔다. 그 탓에 여제는 숨을 집어삼키면서 깜짝 놀라고 말았다.

스친 것은 분명 어깨였다.

자신의 성감대인 젖꼭지도 보지도 애널도 아니라 단순한 어깨다.

단순히 어깨임에도 불구하고. 애널에 자위기구를 꽂고, 세워둔 자위기구위에 앉아 허리를 흔들어 보지를 자극하며, 젖꼭지를 괴롭히면서 느꼈던 그 어떤 쾌감보다도 짜릿한 무언가가 느껴진다.

어깨가 제일 강력한 성감대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ㅡ꿀꺽.

침이 삼켜진다.

'어, 어깨에 닿았을 뿐인데 이 정도라면... 보지에 직접 닿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생사를 건 전투.

암살자니 성희롱범이니 하는 수상쩍은 녀석들이 신역에 침투한 상태다. 그런 상황임에도 자신은 욕정하여 그런 한심한 것을 생각하고 있다.

이것이 녀석의 수작이라는 것쯤은 눈치챘다. 하지만 저 애송이한테 이렇게까지 당하다니... 그동안 업무를 보느라 정신 수양을 게을리하고, 스트레스 해소 수단으로 자위를 선택한 것이 잘못이었을까.

ㅡ촤아악!

"아앙♥"

미약이 뿌려지고.

ㅡ츠읏.

촉수가 피부를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하아앙♥"

고귀한 엘프여제, 릴리안느의 머릿속에 음란한 번개가 내리친다. 어느 순간부터, 여제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생각했다.

'보지에 당하고 싶어요♥'

이젠 쾌락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

'보지 찔리고 싶어♥ 저 음란한 액체를 보지에 정성껏 바르고 쑤셔댄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쾌락을 즐긴 뒤에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당신... 보니까 괜찮은 남자네요. 침대로 가자고 했나요?'

그것을 고민하기엔, 머리가 너무 어지러웠고 전신이 뜨거웠다. 당장 성감대를 난폭하게 자극하면서 절정해야 한다는 생각만이 든다.

'나쁘지 않을지도...♥'

당장이라도 이 마음을 고백하고 싶다.

"호오, 여제님. 이젠 잘 움직이지도 못하는 것 같군요?"

"..."

"성욕이 끓어올라서 힘들지 않습니까?"

목소리가 들려온다.

* * *

마침내 엘프여제를 쓰러뜨렸다.

미약과 촉수로 계속 괴롭히다 보니 결국 완전히 욕정해서는 얼굴을 붉힌 채 스스로 허벅지를 비벼대고 있다.

그런 상태의 여제를 제압하는 건 몹시 간단했다.

ㅡ촤하아악!

바로 촉수를 보내서 여제의 손목과 발목을 구속했다. 들고 있던 스태프는 떨어지고, 빛의 검은 흩어진다. 여제의 무장이 해제되었다.

ㅡ꾸물.

그리고 그녀에게서 느껴지던 강력한 마나의 기운이 빠르게 사그라들고 있음이 느껴진다. 촉수에 붙잡힌 탓에 마나가 중화되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제 승리입니다."

"아아..."

상성이 좋지 않았다.

차라리 여제가 대량학살기나 범위기를 날리는 마법사 스타일이었다면 내 촉수가 다 쓸려나가서 반대로 내가 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여제는 들었던 대로 일대일 위주의 스타일이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여제가 범위기를 수련할 필요는 없다. 여제가 다수의 적과 싸운다는 것은 다시 말해 적 군대와 싸운다는 뜻이며, 그런 상황이라면 이미 진 거나 다름없으니까.

안 하느니만 못한 수련이다.

그러나 암살자 같은 경우에는 쳐들어올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그러니 그걸 대비하기 위해 대인검술을 수련한 것이다. 그게 패인이다. 뭐, 애초에 여자로 태어난 게 제일 문제긴 했지만.

"여제님? 정신 좀 차려주세요. 기껏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래서야 곤란하지 않습니까."

ㅡ처억.

촉수로 구속된 여제의 앞으로 가서 말한다.

"응읏..."

여제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젖꼭지 역시 애처롭게 보일 정도로 단단하게 서, 옷 위로 비쳐 보일 지경이었다.

여제 특유의 아름답고 신성한 의복이 음란한 코스튬이 되었다.

ㅡ스윽.

손을 뻗어 여제의 아름다운 얼굴을 쓸어준다.

그러고 있으니.

ㅡ...

여제의 눈에 빛이 돌아온다.

"오오, 정신이 드셨습니까?"

"하아."

흘러나오는 한숨.

"아아, 네. 네. 잡혀버렸네요. 제 패배에요.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엘프의 여제인 제가 이런 애송이 따위에게 지다니... 만족했나요?"

역시 여제라서 오만하다.

"목적이 뭐죠? 협조할게요."

"흐음. 협조라?"

"잘은 모르겠지만... 여제궁의 보안이 뚫렸다. 외부인이 침투했다. 그 상황에서 여제를 제압했다. 그렇다면 뭐든 요구할 수 있겠죠."

그럼 요구할 건 하나뿐이다.

"아아, 아까 저와 침대로 가서 즐기고 싶다고 말했죠? 그런 한심한 섹스 따위가 아니라 정말로 모든 것을 요구-"

"아니."

"에?"

"목적인 여제님의 몸입니다."

그리 말하면서, 나는 여제의 옷을 벗겼다.

"아앗...!"

경악하는 여제의 얼굴이 참 만족스럽다.

이제 조교를 시작하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