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의 힘이 전체적으로 강화되었다. 말 그대로 초인적인 부대. 적 보병 방진이랑 부딪히면 말 그대로 분쇄해버릴 거고, 솔직히 한명한명씩 뽑아서 바네사한테 기사 훈련을 시키면 기사처럼 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바네사는 기사 교관직에 임명하도록 할까?
좋은 방법이다.
원래도 바네사는 훈련교관 일을 많이 했었다. 다크엘프들 훈련시키는 일이 많았으니까.
"부릴아. 애들 무력이 정도 이상으로 강하졌다. 그중에서 기사로 쓸만한 애들 좀 뽑아올래?"
"기사 말임까?"
"어. 시범적으로 고블린 기사 분대를 운용해 보려고."
"오오, 좋은 생각임다. 한번 뽑아보겠슴다. 그런데 뫙님! 이것 좀 보십쇼!"
"뭔진 몰라도 어서 보여줘! 나 숨넘어가기 전에!"
"케랴아악!"
ㅡ스릉!
부릴이가 검을 꺼내 들었고, 거기에 오러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행해지는.
ㅡ파앗!
절제된 검무!
"케륵! 케랴아아악!"
부릴이는 자신의 기량을 뽐내면서 오러로 휩싸인 검을 멋지게 휘둘렀다! 저 녀석 저거 검술만 따지면 나보다 강할 것 같은데!
"이야! 이 새끼! 장난아니구만!"
"케륵케륵. 그동안 많이 강해졌슴다. 뫙님. 상으로 애들이랑 제 갑옷 좀 바꿔주심까?"
"이게 좀 안 맞긴 하지. 그래. 늬들 갑옷은 조만간 밑에 애들한테 넘겨줘라. 새로 생산 들어갈 테니까."
"감사함다!"
뭐 그렇게 부릴이랑 얘기를 하고 있으니.
"샤아, 마앙님! 카르티 왔다에여!"
"오, 그러냐? 보러가자!"
오랜만에 보는 카르티다!
* * *
"세상에...! 큘스 오빠! 또 한 단계 성장했구나! 몸도 커지고 힘도 더 강해졌어!"
날 보자마자 카르티의 이블아이가 팔딱거리면서 소리쳤다.
"딱 보이지? 이번에 엘프들 전부 취하고 와서 그래. 지금 몸 안에서 힘이 끓어 넘친다."
내 흑마법이면 어지간한 성문은 한방에 부술 수 있다. 근데 그것도 성장하기 전의 이야기다. 지금 같은 힘이라면 성벽의 일부도 붕괴시킬 수 있지 않을까?
중간계에는 나만한 마법사가 아주 희귀한 편이라고 했다. 역시 마족은 무서운 종족이야.
"응! 정말 좋은 소식이야! 일단 축하해! 결국 엘프들을 굴복시킨 거구나! 당연히 그럴 줄 알았어!"
"흐흐흐, 내가 누구냐!"
"역시 큘스 오빠는 정말 유능하다니까. 이럴 줄 알고 선물도 준비했는데, 딱 맞네."
"선물?"
"보내줄 테니까 기다려."
"오케이."
선물은 바로 보내준다는 모양이다.
그래서 뭐, 그게 오기를 기다리면서 카르티에게 엘프나라에서 있었던 일과 내 성장. 그리고 부대의 성장에 대한 것을 보고했다.
"정말 굉장해. 분명 어머니 여공작님께서도 크게 기뻐하실 거야. 요즘 많이 바쁘시긴 한데, 큘스오빠에 대한 소식이라면 가장 먼저 들으려고 하겠지."
"..."
나는 여공작의 얼굴을 떠올렸다.
ㅡ불끈.
그러자 극심하게 발기가 되면서 자지가 무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일종의 패배감. 패배감이다. 화상통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사정할 정도로 요사스럽고 음란한 매력을 지닌 여공작.
지금의 나는 강해졌다. 그런 내가 과연 여공작의 매력에 저항할 수 있을까? 그게 궁금하다. 뭐가 됐든 그녀의 매력에 저항을 해야 굴복시킬 수 있을 테니까.
"그래, 조만간 만나고 싶네."
"응! 아, 선물이 도착했어!"
"뭘까?"
ㅡ파앙!
앞에 자그마한 게이트가 생성되었다. 이제 마계 측에서도 이 정도 게이트는 만들 수 있다 이거지.
그동안 알아본 바에 의하면 인간들 중에서도 사악한 부류에 속하는 이들이 마계와의 게이트를 열기 위해 노력했다는 기록도 있었다. 걔네들이 보면 환장할 노릇이지.
그들은 이교도 내지 사교도라고 불리는 존재들이었는데, 지금은 왕국에서 모습을 숨겼지만 내가 천사를 굴복시키고 나라를 집어삼키고 제대로 운영하다 보면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ㅡ지이잉.
아무튼 게이트 안에서 책이 나왔다.
"이건... 흑마법서?"
"맞아. 새로운 흑마법서야. 성장한 큘스 오빠가 익힐만한 것들이지. 고위 인큐버스들이 다루는 힘들을 정리해 놨어."
"오오!"
이건 아주 쓸만할 거다!
가지고 있는 책으로 공부하긴 했지만, 이미 다 뗀 상태다. 거의 다 독학으로 강화시켰지. 가이드 라인이 생겨서 너무 좋다.
ㅡ파라락.
간단하게 책을 살펴봤다.
"음문 강화술?"
"아, 그건 제한이 있어. 오빠의 음문이 새겨진 여성을 큰 폭으로 강화하는 기술이야. 조건이 좀 까다롭지만, 아마 두 명 정도라면 크게 강화할 수 있지 않을까?"
두 명?
"호오."
효과를 더 읽어 봤다.
내 음문이 새겨진 여성... 오래 묵었고, 나와 함께 성장한 케이스라면 효과가 더욱 좋다. 그리고 부작용이 오지 않는 선에서 강화를 하려면 최대 두 명에게 집중하는 게 제일이라고.
그럼 레이카랑 바네사가 최적이다!
"기다려요!"
요즘 둘 다 힘 때문에 고민이 많던데 바로 강화해줘야겠다!
"정말 고맙다, 카르티! 아주 큰 도움이 될 거야!"
"뭘. 어차피 우리 혈족의 이익이 될 텐데. 큘스 오빠는 계속 열심히 해주면 돼. 중간계를 영원토록 지배해줘!"
"흐흐흐, 그래야지."
당연히 그럴 거다.
뭐 그렇게 카르티랑 정세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했다. 어차피 우리 점령지는 별일 없고. 천사들도 세력을 키우는 것에 집중하는 중이다.
"예상에 의하면, 천사들은 이미 다른 왕국의 일부 귀족들과 접선했을 가능성이 높아."
"그렇단 말이지."
천사들이 차지한 땅은 왕국의 중심부라고 할 수 있다. 근데 좀 서쪽으로 치우쳐진 느낌이라 서쪽 방향으로 더 가면 외국과 맞닿은 국경이 나오는데, 뭐가 됐든 거기까진 다 먹은 상태이니 외국과 접촉했어도 이상할 건 없다.
"기본적으로 천사 신앙을 퍼트리는 중이니까. 어쩌면 더 먼 곳까지 그런 신앙이 전해졌을 수도 있지."
천사 신앙이라는 건 별거 없다.
구원과 안정을 약속한 신앙이다. 천사들은 그런 신들이 보낸 사자이며, 평화를 위해서 성전을 수행하는 중이라고. 그 끝에는 영원한 낙원이 있다고 전해진다.
원래부터 권력자가 아닌 민간인들한테는 인기가 많았다. 권력자 일부도 천사의 매력에 홀려 투신한 상태고.
"그럼 외국의 개입을 주의하면 되겠고, 카르티. 마계 상황은?"
"문제없어. 어머니 여공작님께서 움직이시는 중이니까."
"그래."
그런 식으로 카르티와의 이야기를 마쳤다.
* * *
마계 여공작, 케라시스는 현재 기분이 아주 좋았다.
잠시 끊겼던 아들에 대한 보고가 다시 갱신된 것이다.
정말 훌륭하게도 큘스는 중간계 엘프국가의 수뇌부에 침투해 그곳의 여제를 자신의 노예로 만드는 것에 성공했으며, 그 결과 엘프국가를 아군으로 만들었고, 본인도 크게 성장했다.
"아응."
기록된 큘스 모습은 정말이지 늠름했다.
덩치가 더욱 커지고, 마족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뿔도 멋지게 변했다. 거기에 내부에서 꽉 찬 흘러넘치는 정순한 마력의 기운까지.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며.
케라시스는 아랫입술의 옆쪽을 깨문 채 스스로를 끌어안았다.
"후후후, 정말 멋져. 사랑스러운 내 아들."
저런식으로 중간계의 암컷들을 모조리 다 취한다면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질 것이다.
그리된다면... 자신의 반려로서 부족함이 없다.
"으음."
물론 중간계 암컷들에게 정을 많이 준 것 같아, 걱정이 되긴 한다. 하지만 이 엄마의 품 안으로 들어온다면 그런 건 금방 잊을 수 있겠지.
"건방진 것들."
하지만 가장 걱정되는 것은, 큘스가 그 암컷들 중 몇몇을 어머니라고 부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케라시스는 그것이 몹시 불편했다.
큘스의 어머니는 오직 자신뿐이다.
다른 암컷들이 그런 말을 듣고 좋아한다니. 건방지고 가소로울 뿐이다. 그러나 마계의 여공작이며, 또한 진정한 어머니로서 큘스에게 그러한 기분을 전달하는 것은 자존심이 몹시 상하는 일이다.
사실 요즘은 이런 기분이 더욱 강해져서 큘스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다. 언제나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줘야만 하는데. 큘스에게 그런 존재로 기억되길 원하는데. 마치 여왕 같은 자태를 뽐내면서, 가장 좋은 기억만을 심어주고 싶은데.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만 같았다.
ㅡ빠득.
케라시스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큘스의 어머니, 여왕, 여제, 여신... 그 모든 것은 바로 이 엄마란다?"
요즘은 온갖 암컷들을 두고 여왕님이니, 여제님이니, 성녀님이니 하면서 떠받들어주고 정을 주고 있다.
감히 중간계의 암컷들 주제에 자랑스러운 자신의 아들에게 우러름을 받다니.
그런 우러름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다.
케라시스는 큘스에게 있어서 어머니인 동시에 여왕, 여제, 여신이 되고 싶었다.
그러니 그에 걸맞는 지위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현재 마계를 정벌하는 중이었다.
"기다리렴, 큘스♥"
재회의 그날이.
"아들에게 걸맞는 여자가 되어서 품어줄 테니까♥"
몹시 기대된다.
* * *
카르티가 떠난 즉시 고위 흑마법서를 펼치고 공부에 돌입했다. 집중적으로 익힐 것은 음문강화술이다. 이걸 빠르게 익혀서 레이카와 바네사를 강화시킬 생각이다.
어차피 읽어 보니 음문이 새겨진지 오래됐고, 또한 내 곁에 있으면서 함께 성장한 여자를 대상으로 한 기술이다.
후보는 뭐 레이카나 바네사 말고 딱히 없다. 아이린이나 라이자. 루비도 있긴 하지만, 내 측근은 그 둘이지.
"좋아. 마력을 이렇게..."
체내의 마력을 움직여보고, 허공에 마법진을 그리면서 연습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난 뒤.
나는 레이카와 바네사를 불렀다.
"불렀냐?"
"카르티와 만났다지. 무슨 일이었나?"
아무것도 모른 채 날 보러 온 두 여자들.
"어허? 지금 뭐 하십니까? 제가 불렀으면, 예? 와서 팬티 벗고, 그리고 치마를 들춰서 가장 부끄러운 곳을 제게 보여주며 말을 기다려야지요?"
"그런 건 저 밑에 짬찌들이나 시켜!"
선물 주려고 했는데 너무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