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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마왕 생존기-430화 (430/544)

순식간에 접근한 픽시. 그것을 본 천사들이 빠르게 반응했다. 하지만 아무리 빠르게 반응해봤자 픽시들이 더 빠르다!

ㅡ파앗!

세리뉴가 윈드커터를 발사하자 미처 반응하지 못한 천사 하나가 관통상을 당하고 주춤거린다.

이어서 보호막을 두른 천사들이 방어를 하기 위해 몰려오지만.

"꺄하하하핫!"

세리뉴와 픽시들은 고도의 훈련을 받은 엘리트 공군이다. 보호막이 전개되지 않은 천사들을 노리면서 일방적인 사격을 가했고.

ㅡ쐐애액!

그에 따라 천사들의 피해가 중첩되었다.

시작부터 폭발적인 손해만 보게 된 것이다.

"세리뉴...!"

절로 손에 땀이 쥐어진다.

ㅡ처억!

마침내 천사들이 몰려와서 방어막을 구축했지만.

그것은 크게 소용이 없었다.

ㅡ퍼엉!

ㅡ퍼엉!

세리뉴가 고화력 윈드커터로 보호막을 두들겨 박살냄과 동시에, 다른 픽시들이 쏜 윈드커터가 보호막 내부로 날아들어 갔으니까.

ㅡ파악!

ㅡ파악!

"꺄아아아악!"

"끄으으읏!"

말 그대로 총 맞은 것처럼 날카롭게 비명 지르는 천사들. 여기까지 다 들릴 정도로 비명소리가 크다. 그런 식으로 픽시들의 일방적인 사격이 이어진바, 순식간에 열두 마리의 천사들 중 여섯의 천사들이 추락했다.

"크아아아아!"

"하아아아아아!"

그와 동시에 랜스창을 든 네 마리의 천사들이 대응했다. 그녀들이 날개를 펄럭이면서 거창돌격을 실시하여 픽시들을 공격하려 했지만.

"그딴 게 통하겠냐?"

기동력 면에서 상대가 안 된다. 픽시들은 가볍게 비행으로 도망치면서 되려 창잡이들에게 사격 세례를 안겨줬다.

ㅡ파파파팍!

중첩되는 피해.

ㅡ화르륵!

천사들이 새하얀 불덩이를 쏘면서 응사했으나 역시나 느려 터진 공격이다. 화력 자체는 픽시보다 우월하지만 기동성 면에서는 절대로 상대가 되지 않는 상태.

ㅡ펄럭!

두 명의 천사들이 추락하는 자기네 동료들을 낚아채서 전장에서 이탈을 하려고 한다.

"물론 그런 훈련도 다 했지."

ㅡ파앗!

잽싸게 반응한 픽시들이 조를 나눠서 부상자를 챙긴 천사들을 공격한다. 그리하여 순식간에 천사들이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다.

"완벽해! 완벽하다! 완벽하다, 나의 픽시 부대!"

나는 감탄하면서 박수를 쳤다.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

대천당의 천사들을 일방적으로 유린해버린 것이다. 그리하면서도 픽시들은 단 한대의 손실도 없었다.

"최신식 전투기 그 자체로구나!"

미칠 듯이 흥분이 된다!

최신 전투기들은 구형 전투기들을 압도한다. 수십 대 일로 싸워도 일말의 피해조차 입지 않은 채 유유히 학살을 행하고 돌아오는 것이다.

이처럼 공군의 스펙 차이는 그야말로 '불합리' 그 자체다. 물론, 이건 보병들도 마찬가지다.

일반 보병은 결코 기사를 이길 수 없다. 마찬가지인 일이다. 그런 일이 공중에서도 일어날 뿐.

"암흑 수녀들! 엄호 사격 개시!"

레이카가 명령하자.

ㅡ화르륵!

수녀들이 제각기 하늘을 향해 다크 볼트를 쏘아냈다. 천사들이 동료들을 구원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것이다.

"이 마왕도 가세하겠다! 크압!"

ㅡ화르륵!

나 역시 불덩이를 쏘고.

"끄르르륵!"

"끄르륵!"

임프들도 암흑의 열선을 쏘면서 천사들을 쭈욱 견제한다. 그렇게 다수의 천사들이 구원받지 못한 채 지상으로 추락했다.

근데.

"으음?"

ㅡ번쩍!

추락 직전. 천사들이 뭔가의 빛의 휩싸이더니... 순간적으로 떨어진 상태 그대로 급감속하여 살짝 콩 떨어진다. 아. 보호장치를 착용한 건가?

아무튼 보호장치를 착용했다고 해도 추락한다는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그렇게 떨어진 천사들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크하하하하하! 대천당의 천사년들이 저렇게 무력하게 추락하는구나! 어리석고 또한 열등한 년들 같으니라고! 너희들은 우리 상대가 안 돼!"

흥분한 리리엘이 완전히 발광하면서 소리쳤다. 솔직히 나도 저렇게 기쁜 상태야.

아무튼!

"좋아! 여왕님! 저 포로들 싹 다 데려오십시오!"

"맡겨줘."

천사들을 재빠르게 회수해야 한다!

ㅡ파앗!

특히나 피지컬이 좋은 렉사벨라가 다크엘프 대전사들을 이끌고 땅을 박차 뛰어가더니 그대로 성벽 아래로 점프했다.

ㅡ파앗!

그렇게 빠르게 뛰어간 다크엘프들이 지상에 추락한 천사들을 수습해서 가져오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완벽하구나!"

얼마나 지났을까.

렉사벨라가 추락한 열두 마리의 천사들을 들쳐메고 왔다.

"잘하셨습니다! 와! 순식간에 다 잡았네!"

"흐응, 잠깐. 그런데 이상해."

"네?"

"이 녀석들 상처가 없어. 그리고 일어나려고 하길래 다시 기절시켜둔 상태야."

아까 번쩍였던 게 상처가 없는 이유겠지.

"그렇습니까?"

"게다가 천사들에게서 느껴지는 이 힘... 이 여왕님에겐 너무 불쾌하게 느껴지네."

"그건 당연한 겁니다. 천사들과 마족. 두 종족은 완전히 상극이니까요. 서로가 서로에게 불쾌함을 느끼는 게 당연하죠. 아무튼 조사를 좀 해봅시다."

다크엘프들이 천사를 바닥에 내려놨고, 바로 천사를 살폈다.

"이건?"

근데 다들 목걸이를 차고 있다. 검은 보석이 박힌 목걸이였는데, 하나같이 쪼개진 상태.

"리리엘? 이건 대체 뭡니까?"

"이건...! 홀리 아뮬렛이다!"

홀리 아뮬렛?

"천사들이 심한 부상을 입어 추락하게 됐을 때, 아뮬렛에 박힌 성석의 힘을 소모해 몸을 신성력으로 뒤덮어 부상을 치료하고 낙하 충격을 경감하는 아티팩트다! 이걸 다 차고 있다니! 대천당 년들 준비를 아주 열심히 했군!"

"지금은 다 소모한 겁니까?"

"성석이 다 망가졌으니."

떨어질 때 번쩍한 게 이거 때문이었군. 부상도 치료하고 낙하 충격을 경감한다라... 바로 튈 수 있었을 텐데 상대가 안 좋았다.

"그렇게 해서 추락 즉시 어떻게든 도망치면 되는 거였는데... 아무래도 다크엘프의 여왕이 바로 기절시킨 모양이지! 아하하하!"

"바로 그겁니다."

"천사들은 역시 우리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리리엘이 완전히 신이 나서 덩실덩실 춤을 췄다.

"아무튼 전 이 천사들을 살펴보고 오겠습니다. 성녀님! 이곳에서 잠깐 지휘를 맡아주시고! 뭐 있으면 바로 저한테 사람 보내십시오!"

"알겠느니라!"

"자, 자! 천사들 옮깁시다! 아, 여왕님! 거기 전림품인 랜스창도 들고 오세요!"

"응."

ㅡ처억.

렉사벨라가 랜스창을 잡아 들었다.

"그런데 이 무기 상당히 멋져. 이걸로 찌를 생각이었을까? 공중에서 거창돌격?"

"일리가 있군요. 물어보면 알 겁니다."

간단하게 정보를 알아보면 되겠지.

나는 다크엘프들과 함께 감옥으로 쓰는 건물로 향했다.

* * *

"일단 구속실시!"

"샤아!"

감옥으로 간 즉시 기절한 천사들을 구속했다.

ㅡ꽈악!

철제 수갑으로 손목과 발목을 구속하고, 샤란이의 덩굴까지 대동해서 날개까지 단단히 고정시켰다. 이거면 절대 못 움직이지.

이 상태로 세워뒀으니 체력 소모도 클 것이다.

"좋아. 이제 좀 볼만하군."

다행히 천사들은 기절했다는 것만 빼면 육체가 온전한 채 건강하게 잡혀 왔다. 매끄러운 살... 욕정이 끓어오르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일단 마력으로 신성력 좀 고갈시켜야겠군."

구속을 시켜 놨어도 신성력이라는 초인적인 힘이 있는 한 얼마든지 변수를 창출할 수 있다. 그 신성력을 제로로 만들어 평범한 존재로 만들어야 한다.

"촉수 소환."

천사들의 신성력을 고갈시키는 건 아주 간단하다. 마족인 내가 마력을 이용해서 접촉하기만 하면 빠르게 사라진다.

ㅡ스르륵.

ㅡ스멀스멀.

즉시 촉수를 만들어내 구속된 천사들의 육체를 꽉 붙들고 희롱했다.

"흐흐흐."

촉수에서 스며 나온 내 마력이, 무방비해진 천사들의 피부 속으로 스며드는 것이 느껴진다. 저 마력은 미약의 성질도 띠고 있다. 그것에 저항한다고 신성력이 쭉쭉 소모되고 있다.

ㅡ쭈우욱.

아주 빠르게 소모되는 신성력.

기절한 상태라서 어떠한 보호도 할 수 없는바 데미지가 쭉쭉 들어간다. 그렇게 천사들의 신성력이 제로가 되었다.

"끝났군."

그럼 이제 정신 차리게 해야 하는데.

"루미카! 물!"

"응!"

ㅡ촤하아아악!

루미카가 손에서 물을 뿜어 천사의 얼굴을 강타했다.

"..."

그런데 반응이 없다.

"아니, 여왕님? 너무 강하게 기절시킨 거 아닙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받아들여. 죽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힘 조절을 한 거니까."

"그건 그렇지요. 농담입니다. 흐흐흐."

아무튼 지금 안 일어나면 딱히 심문을 할 수가 없다. 게다가 급박한 상황이기도 하니까.

"저 랜스창."

딱히 뭐가 느껴지진 않지만 수상하다. 저걸로 뭘 할지 궁금한데, 아무래도 호기심은 다음에 풀어야 할 것 같다.

전쟁이 한창이다. 잠깐 심문하려고 했으나, 일어나지 않는다면 다음으로 미뤄야 한다.

"어쩔 수 없군요. 그럼 다시 지휘하러 가겠습니다. 여왕님. 다크엘프 중 몇 명만 간수로 뽑아서 지키게 하십시오. 얘들 계속 깨우라고 하고. 깨어나면 즉시 보고하라고 하면 됩니다."

"응. 그렇게 할게."

거기까지 조치한 뒤에 감옥 바깥으로 나갔다.

"아주 좋아. 초전 승리. 기선제압을 완료했어."

별다른 정보는 얻지 못했지만, 멀쩡한 천사 열둘을 포로로 잡았다. 하나같이 금발을 지닌 아름다운 글래머스타일의 여성들이다. 성적인 수치심을 주고 음란하게 괴롭히면서 가지고 노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나는 성장할 것이고, 타락한 천사들은 나를 위해 봉사하게 되겠지.

"벌써부터 이긴 것 같은 기분이야."

아무튼 바로 위로 올라갔다.

"아아, 왔느냐!"

"특이사항은 없습니까?"

"애초에 30분도 안 지났느니라. 보아하니 이제 막 적병들이 움직이려는 것 같아, 사람을 내려보내려고 했느니라."

"흐음."

전장을 보았다.

ㅡ와아아아아아아아!

ㅡ오오오오오오!

ㅡ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

천사군들이 함성을 내지르면서 우리 요새 쪽으로 진군을 하고 있었다. 그 사이로 사다리니 뭐니 하는 것들이 보이는데, 공성탑은 보이지 않는다.

뭐, 그걸 쓰기엔 우리 성벽이 좀 낮긴 하지. 그래도 우리 요새 비주얼이 좀 많이 심각할 텐데... 천사들이 당하는 걸 보고 분노한 건가?

ㅡ고오오.

저 상공에는.

이제 절대로 방심하지는 않겠다는 듯, 굳건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천사들 스무 마리가 천천히 날면서 이쪽을 노려보는 중이었다.

"꺄하하핫! 저 천사들 좀 봐! 열두 마리나 당했는데 쎈 척하고 있어!"

옆에서 세리뉴가 웃겨 죽겠다는 듯이 말했다.

"진짜 잘했다 세리뉴! 역시 픽시들이 진짜 쎄다니까! 아주 잘했어!"

"응응! 당연한 일이야! 아! 저 천사들도 마저 치우러 갈까?"

"잠깐 기다려. 휴식 좀 취하고. 힘도 회복하고 해야지."

"그렇게 할게!"

어차피 픽시들 상대는 아니다.

"흐흐흐, 이 새끼들. 많이 당황스러울 거다."

순식간에 천사 열둘을 잃고 분노해서 진군하는 꼴이라니.

물론 내가 준비해둔 것은 픽시들 뿐만이 아니다.

"이 전쟁. 압도적으로 승리해주마."

천사군이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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