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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마왕 생존기-432화 (432/544)

혼란이 가중된바 결국 천사들이 움직였다.

"버텨라! 버티란 말이다!"

"너희들은 저 괴식물들을 집중 요격해!"

"스미엘! 마족 놈들의 공성병기를 무력화해라!"

예상치 못한 상황이 겹치고 또 겹쳤지만, 그래도 천사들은 전투 경험이 풍부하다. 자기들이 해야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하아압!"

ㅡ퍼엉!

랜스창을 든 천사가 추락하면서 솟아오른 커다란 괴식물을 꿰뚫어 죽이고, 이어서 나타난 천사가 패닉상태에 빠진 병사들에게 찬란한 광휘를 쏴 이목을 집중시킨다.

"병사들이여! 악마들의 사악한 술수에 놀아날 생각인가! 괴물들은 우리 천사들이 맡겠다! 적의 요새를 향해 진군하라!"

찬란한 광채에는 별다른 특수효과가 없었지만, 패닉에 빠진 병사들을 집중시키는 성과는 있었다.

병사들이 그저 해왔던 대로 천사들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죽어라!"

"부숴버려!"

다른 천사들이 요새를 향해 신성포를 발사한다. 하지만 그러한 공격은 적들의 방어막에 전부 무위로 돌아갔다.

"빌어먹을!"

"엿 같은 마족 새끼들이...!"

"보호막을 어떻게 해야만 해!"

그래도 시도는 해야 한다. 방어막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공격이 중단되고 있으니까.

"하압!"

"받아라!"

금발의 천사들이 팔을 크게 휘두르자, 하늘하늘한 옷 사이에 가려져 있던 커다란 젖가슴이 마구 출렁인다. 천사들은 그리 축복을 흩뿌리는 것처럼 신성포를 연사했다.

물론 그러면서도 적 비행체 경계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적 비행체는!"

"안 보여! 지금은 오지 않는다!"

"보호막 대기하고 있어!"

그러다 문득.

전투천사장 헬라엘은 떠올렸다.

'비행 공격이 없어? 왜지?'

그 빠르고 난폭한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 즉시 이유를 생각해본다... 가능성은 여러 개. 그중 합당할 추려보자면.

'아아, 그렇군. 지상과 가까워서 그런 건가.'

현재 천사들은 저공비행을 하면서 병사들과 함께 괴식물을 처치하고 부상자를 수습하는 중이다. 병사들이 바로 근처에 있으니 적 비행체가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리라.

'분하지만 공중전에선 녀석들에게 압도당한다. 천사의 기동력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공중의 이점을 포기하는 건 아쉽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군.'

판단을 마쳤다.

"지금부터 고공비행은 내가 명령할 때만 해라! 전원! 저공비행 실시! 병사들 주변에서 대응해라!"

그리 버티고 있으니.

"와아아아아아!"

"오오오오!"

대지에서 치솟았던 괴식물들이 모조리 쓰러졌고, 적 공성병기도 화력투사를 중지했다.

그렇다. 저런 걸 무한히 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비주얼이 워낙 충격적이라서 그런 것이지 전체 군대를 따져봤을 때 공성병기에 죽은 병사들은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싸우면 이길 수 있다.

"천신님을 위하여!"

다시금 병사들의 진군이 시작된다.

"천사 돌격대 집합!"

헬라엘이 두꺼운 랜스창을 든 천사들을 소집했다. 비행전에서 이득을 볼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을 쓰면 된다.

*     *     *

"흐하하하하! 봐라! 무력하게 당하는 적들의 모습을!"

"케랴아아악!"

"끄르르륵!"

결국 적들은 혼란을 수습했다.

천사들이 활약해서 파리지옥들을 죽이고, 다시금 행군을 시켰다. 그래도 사기가 극단적으로 떨어진 것은 자명해 보인다.

플라워 발리스타. 씨앗이 다 소모되었다. 더 쓸 수는 없겠지. 아무튼 이제 남은 것은 적들과 직접 부딪히는 것뿐이다.

"그래도 아쉽네."

눈치를 깠는지 천사들이 고공비행을 포기했다. 병사들 주변에서 날고 있으니 함부로 픽시들을 보낼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아무튼 이제 진짜 싸움이 시작되겠어."

전장을 계속해서 바라본다.

"으아아아아!"

"크아아아!"

"우오오오오오!"

적병들이 계속해서 진군한다. 이제 곧 성벽 앞에 닿을 거고, 사다리를 올릴 것이다. 말 그대로 성벽을 사수하기 위한 격전이 일어나겠지.

물론 일방적인 것이겠지만.

"리리엘! 드디어 네가 활약할 때가 왔다!"

"마침내 우리의 차례인 것인가!"

내 말에 리리엘과 타락천사들이 분연히 떨쳐 일어났다.

"아하하하! 마왕! 약속은 지켜라! 대천당의 천사들을 박살내고 나면 이 리리엘이 중간계에서 천사여왕으로 군림할 것이다! 그리 만들어줘야 한다!"

아니 근데.

"군림이라고 해봤자 어차피 제 옆에 있는 거 아닙니까?"

"기분을 내겠다는 거다, 기분을!"

"좋다! 가라!"

"알겠다!"

ㅡ펄럭!

바로 타천사들이 낮게 날아올랐다.

"내가 원하는 것은 절망의 중첩. 온갖 개지랄과 공성병기를 뚫고 성벽 앞까지 다가왔는데... 천사들의 배신자가 나타나서 폭격을 실시한다?"

그럼 적병들이 더욱 절망하겠지.

절망은 전투력의 저하로 이어진다.

직접 맞붙기 전에 최대한. 온갖 수단을 총동원해서 적들의 멘탈과 정신을 갉아먹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피해를 줄일 수 있으니.

ㅡ화르륵!

공중에서 시꺼먼 불길이 타오른다.

"다크 플레임 버스트!"

"다크 플레임 버스트!"

"다크 플레임 버스트!"

나의 자랑스러운 타락천사들은 무거운 젖가슴을 출렁이면서 캐스팅을 완료했고, 곧 성벽 바깥으로 어둠의 화염을 쏟아냈다.

ㅡ화르르륵!

ㅡ퍼어엉!

떨어진 화염이 병사들을 불사르면서 폭발한다.

"허억!"

적 천사들이 당황해서 보호막을 치며 대응하려고 하지만, 이미 녀석들은 화력낭비를 오지게 한 상태.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ㅡ퍼엉!

ㅡ화르르륵!

곳곳에서 불기둥이 솟아오른다.

"샤아! 바베큐 파티에여!"

샤란이가 만세를 부르고.

"후후후, 역시. 정말 굉장해. 이런 거. 이 여왕님은 상상도 못 했어. 이런 식으로 적들을 시작부터 박살 내다니."

"그것이 바로 이 마왕의 무서운 점이지."

렉사벨라와 바네사가 그런 말을 했다.

"이게 다 우리 식구들을 덜 다치게 하려고 그러는 겁니다."

계속해서 폭발음이 들려온다.

그리 타천사들이 신나게 날뛴 뒤에 남은 것은 투지를 완전히 잃은 병사들 뿐이다.

시작하자마자 처맞은 기분이 어떠냐? 난 격투게임 할 때도 나보다 고수다 싶으면 던지고 초보 상대로 얍삽이만 쓰는 사람이다.

"음?"

근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ㅡ촤학!

상황을 수습하던 천사들이, 갑자기 일제히 높게 날아오른 것이다. 이것들 픽시 밥이 되려고 그러나?

천사들은 전부 랜스창을 들고 있는 상태였다. 저런 걸로는 우리를 상대할 수 없을 텐데... 순간.

"어어?"

소름이 돋았다.

적들이 뭔가를 할 것 같은 이 기분.

"암흑수녀들!"

즉시 마력을 담아 크게 소리쳤다!

"즉시 방어막 전개! 성벽을 지켜라! 성벽을 지키는 고블린들도 전부 마력을 끌어올려라! 방어에 집중해! 그러면서 질서 있게 계단으로 후퇴해라!"

"케륵!"

크게 소리침과 동시에 부하들이 반응한다.

즉시 보호막이 쳐지고, 성벽을 지키는 고블린들이 마력을 끌어내 피부에 두른다. 더할 나위 없을 정도로 완벽한 방어 태세를 갖춘 부하들이 성벽 아래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후퇴하려 한 순간.

ㅡ번쩍!

찬란한 빛이 번쩍였고.

그야말로 유성과도 같이.

ㅡ쐐애애애애애액!

천사들이 단체로 공중 거창돌격을 실시했다!

그야말로 엄청난 속도로!

"미친-"

ㅡ퍼어어어엉!

ㅡ콰아아아아앙!

그러한 초월적인 거창돌격이 성벽에 꽂혀든 즉시, 굉음과 함께 일종의 폭발이 발생했다.

"케르으윽!"

"케랴아아아악!"

방어막이 깨지고 성벽 윗부분이 박살나고 미처 피신하지 못한 내 부하들이 날아간다!

"저, 저런 씨발새끼들이!"

안돼!

"레이카아아아! 당장 의무대 출동시켜서 떨어진 부상자들 수습! 렉사벨라! 대전사들 이끌고 저 강습병들 막아내!"

"그래!"

"응!"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부하들! 날아가긴 했지만 내 명령에 따라 몸에 마력을 두른 상태다! 게다가 갑옷과 방어막이 저 미친 유성 돌격의 파괴력을 어느 정도 상쇄했을 터!

즉사하지만 않았다면 어떻게든 살릴 수 있다!

"그보다 지금 씨발! 천사들이 우리 성벽을 강습했다!"

돌격을 마친 천사들이 창을 버리고 검을 뽑아 들더니 성벽 점거를 시도하려고 하는 중이다!

"샤란아! 루미카! 우리도 돕자! 부릴아아아!! 애들 수습해서 상대해!"

"샤아!"

"케륵! 알씀다아! 케랴아아악!"

ㅡ파앗!

즉시 고블린들이 방진을 형성한 채 천사들을 포위하고, 렉사벨라와 다크엘프 대전사들이 성벽 쪽으로 돌진한다.

이 미친년들이 성벽 강습을 할 생각을 다 하다니...! 보니까 적병들이 혼란을 틈타 빠르게 돌진하면서 성벽에 사다리를 대려고 하는 중이다.

미친 다이브!

"하아압!"

"죽어라, 마족놈들!"

ㅡ콰앙!

ㅡ쿠웅!

성벽을 강습한 천사들이 고블린 방진을 공격한다.

ㅡ터엉!

ㅡ콰앙!

"케륵...!"

천사들이 고블린들의 대방패를 두들기자 진형이 휘청인다. 완전히 개판이다. 개인의 무력 자체가 뛰어난 천사들이 내 병사를 압도하고 있어.

빨리 치워야 해!

*     *     *

"마족놈들. 이건 예상하지 못했을 거다."

부하들과 함께 유성돌격을 성공시킨 헬라엘은 큰 쾌감을 느꼈다. 특수한 창을 소모하는 일회성 공격이고, 큰 힘을 소모하지만 요새의 성벽을 공략할 땐 무엇보다도 좋다.

게다가 훌륭하게 반격함으로서 전장의 혼란을 다시금 평정했다. 배신자 천사들의 등장으로 전의를 잃었던 병사들이, 다시금 움직이면서 성벽에 사다리를 접근시키고 있었다.

ㅡ고오오.

아무튼.

성벽을 파괴하고 방어군을 날려버렸다. 이제 천사들과 함께 성벽 위를 정리하고 병사들을 올려보내기만 하면 되는데.

"으응?"

헬라엘은 당황했다.

뭐랄까, 타격감이 부족했던 것이다. 말 그대로 유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고속으로 돌격하여 방어막을 깨부수고 성벽 윗부분까지 박살을 내놨는데, 적병들을 날려 보내는 감각이 뭔가 시원치 않다.

게다가.

"케랴아아악! 막아라!"

"방진형성!"

"케륵케륵!"

적어도 적 성벽 수비군들이 잠깐동안은 혼란에 빠질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흙먼지가 걷힌 즉시 방진을 형성하면서 포위를 해오는 것이 아닌가.

너무나도 빠르고 침착한 대응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그래봐야 몬스터일 뿐! 천사들이여! 성벽을 제압해라!"

"네!"

"쓰레기 같은 마족 놈들!"

"모조리 죽여버려!"

ㅡ파앗!

그리 천사들이 함성을 내지르면서 몬스터 병사들의 방진으로 돌진한다. 헬라엘 역시 검을 내질러 방패째로 적을 쪼개버리려던 순간.

ㅡ터엉!

"케르으응!"

"어?"

다시금 당황하고 말았다.

방패가 쪼개지지 않았다. 아니. 그것도 모자라서 일개 몬스터 병사에 불과한 녀석이 자신의 일격을 맞고도 그냥 크게 휘청거렸을뿐, 넘어지지도 않았다.

'이 몬스터 군단...!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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