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마왕성의 시간이 흘러갔다.
자리를 잡은 뒤로 쏟아지는 일을 척척 해결하고 있으니 시간이 벌서 이렇게 됐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간 순삭이 되고 있다.
"각지로 퍼진 마계의 성물들은 전부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큘스교의 성직자들 역시 성물을 수호하면서 그 주변에서 힘을 회복하고 있다고 하네요."
원조 이교도 베스티나가 내게 보고했다.
"안정적이군."
카르티가 보내준 마계의 성물들은 전부 제 기능을 하고 있는 중이다. 다음에 카르티한테 한번 말해보자.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이다.
이 중간계에 마계의 힘이 퍼지면 게이트를 더 수월하게 열 수 있게 되니까. 어쩌면 카르티 말마따나... 내가 마계로 왔다갔다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지.
"포교 상황은?"
"아. 도시에 등록된 주민들 중 평균 7할 정도에게 입교 서명을 받은 상태입니다. 교회가 있는 곳에서는요. 그래도 아직 교회가 없는 도시는 많이 지연되고 있는 중이에요."
"그거면 됐다. 교회만 지으면 그곳 주민 7할 정도가 가입을 한다는 뜻이니까."
그럼 짓기만 하면 끝이지.
큘스교 역시 안정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중이다. 큘스교는 단순한 사이비 종교가 아니다.
일종의 정치체제라고 할 수 있지.
큘스교가 뿌리내릴수록 그 사도 역할인 나를 향한 지지도가 더욱 높아진다. 민중의 압도적인 지지와 숭배 아래 나는 왕으로서 군림할 것이다.
"종교 관련으로는 아주 순조롭군."
"예... 순조롭긴 하지만 문제가 조금 있습니다. 마왕님."
"무엇이지?"
"교세는 커져 나가는데, 그에 비해 제대로 된 믿음을 지닌 간부들을 수급하기가 어려워요."
"흠."
그건 뭐 어쩔 수 없는 일인가.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중간관리자들이 부족하다.
"어쩔 수 없군. 베스티나. 입교자들 중 미녀들을 뽑아서 내게 보내도록 해라. 그녀들에게 세례를 하고 교육한 뒤에 돌려보내도록 하지."
"미녀들 말인가요. 흠... 이런 건 제대로 된 실무자가 없으면 뽑기 어려울 것 같아요."
"감수는 해야지."
단순히 큘스교를 진심으로 믿고 있을 뿐인 평범한 여자들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예쁘게 태어났으면 전부 다 내 소유물이다.
마땅히 내 세례를 받고 성직자가 되어야만 하지. 그녀들은 아마 중앙 교회에서 부른다는 말에 기뻐하면서 오겠지만... 와서 당할 일은 무자비한 세례섹스 뿐이다.
물론 처음엔 싫어해도 곧 좋아하게 되겠지.
질내사정을 받고 나를 향한 충성심을 Max로 찍은 여성 성직자들을 간부로 삼아서 각지로 퍼트릴 것이다.
당연히 내 세례를 받은 여성들은 전부 내게 집착하게 되며, 나와 떨어지고 싶어하지 않게 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안타깝지만 날 위해 일하려면 조금 떨어질 수밖에 없지.
그러니 약간 파견 형식으로 하도록 하자. 격오지에게 성실히 근무하면 내가 있는 중앙으로 올 수 있는 형태로. 그것도 로테이션을 쭉쭉 돌리면서 각지의 교회로 파견을 보내면 되겠지.
그리하면 각지의 정보를 모으는 것 역시 용이할 거다.
ㅡ슥슥.
방금 구상한 것을 종이에 써서 베스티나에게 넘겨줬다.
"후후후, 역시. 마왕님께서는 여성을 다루는 것에 능숙하시군요. 알겠습니다. 이렇게 추진해보도록 할게요. 종교학부의 기틀도 잡혔으니, 아마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큘스 마왕성에는 '종교학부'라는 곳도 신설된 상태다. 이곳에서는 성직자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성직자로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친다.
다 우리 예쁜 성녀님이 열심히 계획하고 만든 부서다. 덕분에 성직자들의 질이 좋아졌다.
"그럼 주요 과제는 교회가 없는 곳에 교회를 건설하는 것과, 입교자들 중 미녀들을 추려서 마왕님께 보내는 것. 이렇게 하면 될까요?"
"그리해라."
"알겠습니다."
그렇게 베스티나가 자기 할 일을 하러 돌아갔다.
"좋군."
각지에서 올라온 미녀들에게 세례를 하고 다크 프리스테스로 만들어버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하반신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이래서 왕이 좋고 권력이 좋은 것이다.
자리에 앉아서 명령만 내리면 수많은 미녀들을 마음껏 수급할 수가 있다. 인큐버스로선 최적의 환경이지. 항상 새로운 여자들을 범할 수 있으니 그저 기쁠 뿐이다.
"그럼 다음 일을 해볼까."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케르으윽!"
"께에에엑!"
증축을 거듭해 제법 멋들어지게 변한 고블린 축사에서 새끼 고블린들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케륵! 마왕님! 오셨습니까!"
"어, 그래. 고생이 많다."
지키고 있던 고블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같이 안쪽으로 들어간다. 마왕군의 병력확충을 위해 만든 몬스터 축사. 이곳은 아주 잘 굴러가고 있는 중이었다.
"케륵, 케륵."
양질의 영양을 지속적으로 보충한 탓에 통통하게 살이 오른 암컷 고블린이 자리에 누워 배를 긁적인다. 그 배는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상태다.
"출산이 임박했습니다! 저 암컷은 곧 새끼를 낳을 겁니다! 케륵!"
"흐흐흐, 좋구만."
그렇게 태어난 새끼는 바로 옆 동에 있는 육아실로 옮겨져서.
"께에에엑!"
"케에에엑!"
다크엘프의 손에서 자란다.
"충성. 사랑합니다, 마왕님."
양육 임무를 맡은 다크엘프가 미소 지으면서 경례한다. 그녀의 임무는 이 새끼 고블린들을 돌보는 것이다. 마왕군 소속이지만 심성이 유약한 탓에 전투에는 맞지 않았으나, 고블린 새끼를 키우는 것에는 소질이 있었다.
"고생이 많다."
"앗... 감사합니다."
엉덩이를 만져주면서 보고를 듣는다.
"네... 사, 사망한 개체 없이... 전부 잘 크고 있어요."
"그런가. 그럼 애들에게."
"네."
바로 생후 채 일주일이 안 된 새끼 고블린들을 보러 갔다.
"께에에엑!"
"께에엑!"
밥을 달라며 울부짖는 녀석들. 놈들의 먹이는 영양가 넘치는 죽이다. 그리고 하나 더. 특식이 있지.
"마력주입."
ㅡ콕.
새끼 때부터 내 마력을 주입해주는 것.
이것은 내 차세대 엘리트 마왕군 계획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갓태어난 고블린을 마력으로 강화시키면서 키워낸다. 그렇게 큰 고블린은 분명 크고 강할 것이다.
"께엑...!"
마력을 주입받은 새끼의 몸집이 조금 커진다. 당연히 조절이 필요하다. 급성장을 시키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랬다간 가능성을 잃게 된다. 뭐든지 천천히. 자연적으로 성장시키는 게 좋은 것이다.
"됐다. 그럼 아동부로 이동하지."
"네. 마왕님."
같이 아동부로 이동했다.
ㅡ처억.
난간 너머.
"케륵! 케륵! 우린 항상 함께다!"
"이거 한다! 케륵!"
"전쟁놀이 하자!"
저 아래에서 잼민이 고블린들이 즐겁게 뛰어놀고 있는 중이었다. 마력을 강화된 저 고블린 아동들은 제법 명석하고 체급이 크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교육받은 탓에 전문적인 협동심을 지니고 있다.
"흐흐흐, 차세대 인재들이 아주 잘 크고 있군?"
"그렇습니다. 심지어 수학에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어요. 마왕님의 말씀대로... 특별히 똑똑한 개체는 행정관으로 키울 수도 있을 겁니다."
"잘 선별하도록. 애들의 재능을 자세히 살펴라. 갓 태어났을 때부터 내 마력에 노출된 고블린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그 데이터가 가장 중요하니까."
"알겠습니다."
이렇듯 마왕군 생산시설은 아주 잘 돌아가고 있는 상태다. 살판 난 암컷들은 포동포동해진 채 우량한 고블린들을 낳고 있으며, 태어난 고블린들은 내 힘으로 강화된 채 영특하게 자란다.
고블린 행정관도 꿈이 아니다.
그리 검사를 마치고 돌아갔다.
"케륵. 뫙님? 애새끼들 어떻슴까?"
"어. 새끼들 아주 영특하던데."
"케륵케륵! 저도 더 어렸을 때 뫙님을 만났더라면!"
"흐흐흐, 부럽냐?"
"저 차세대 잼민이들이 더욱 크게 성장할 여지가 있지 않습니까? 솔직히 부럽습니다. 케륵."
부릴이가 머리를 긁적이면서 그리 말했다.
"뭐, 그럴 수도 있는데... 내 생각엔 각기 다른 특성이 있는 것 같애. 나랑 같이 전장을 누비면서 함께 성장한 너희들이랑. 또 날 때부터 안정적인 환경에서 마력을 받으며 자란 잼민이들이랑. 어느 한쪽이 우월한 게 아니라 서로 다른 특성이 있는 거지."
"케륵. 그렇슴까?"
"어."
내 생각에 기존의 고블린 부대는 더 전투적이고, 직관적인 판단력과 임기응변에 능하다. 거기에 전장을 살피는 재능 역시 있다.
거기에 실전 경험도 풍부하지.
차세대 고블린 병사들이 만들어질 시기가 되면, 고블린 고참부터 그 허리 라인까지는 전부 상급 지휘관이 될 것이다. 별부터 영관까지 티오를 먹는 거지.
"그리고 지금은 좀 시험용이라서 잘 관리하는 것도 있어. 말하자면 장교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할까... 쟤들이 성공하고 나면 더 평범한 애들도 만들어 볼 거다."
지금 양성하는 게 장교의 자질을 지닌 고블린들이라면, 다음으로는 부사관과 병사. 그런 고블린들을 키울 시설도 만들 것이다.
거기에 임프랑 코볼트까지.
만들게 더 많다.
"그게 다 니 부하라고 임마."
"케륵...! 생각해보니 잼블린들이 더 많아지면 좋을 것 같슴다, 뫙님!"
"흐흐흐, 새끼. 쓸대 없는 거나 걱정하고 말이야."
설령 차세대 고블린들이 지금 내 고블린 군단보다 우월한 자질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얘들은 내 식구들이다. 결코 버리는 일 따윈 없지.
하지만 나중에 얘들이 현역에서 물러날 때가 된다면, 그래.
어떻게든 번식 능력을 되찾아줘서 귀여운 암컷들을 구해서 새끼 낳고 잘 키우면서 살라고 할 거다. 그런 노후 정도는 보장해 줄 수 있다 이 말이야.
* * *
"마왕님! 보고 싶었어요!"
텔레포트를 사용해 날 찾아온 엘프여제. 릴리안느가 나를 끌어안으면서 애정을 표현했다.
"저도 보고 싶었습니다. 여제님."
그 허리를 쓸어주고 귀를 만져주면서 물었다.
"선물은 잘 준비해 오셨습니까?"
"네. 시설에서 따로 교육시킨 엘프 가신단. 전부 데려왔어요."
"오오!"
만성적인 인력 부족.
그것은 엘프들 덕분에 어느정도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 여제의 특명으로 인간 세상에 대해서 학습한 엘프 행정관들이 내게 지원을 오게 된 것이다.
"역시! 우리 여제님! 너무 이쁩니다!"
이제 그 행정관들은 내 왕국 각지로 퍼져나가 그 우월한 두뇌와 능력으로 업무를 처리할 것이다.
"후후후, 선물이 마음에 드신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아, 그리고. 도서관도 조금 털어왔어요. 쓸만한 지식이 있을 텐데, 부하들에게 검토를 시키도록 하세요."
"이야! 역시 엘프 여제!"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쭉빵한데 이쁜 짓만 골라서 하고 있다.
"그리고 특별히 교육한 무녀들도... 마왕님의 보좌관으로 보내 드릴게요."
"무녀!"
무녀들은 엘프 여제의 핵심 간부로서, 혈연으로 이어져 있으며, 여제의 혈통인 만큼 고급 교육을 받은 존재들이다. 그녀들이 날 보좌한다면 행정일이 한층 더 편해질 것이다.
더불어 내 자지도 잘 돌봐주겠지.
"감사합니다, 여제님!"
"뭘요. 마왕님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엘븐 포레스트까지 전부 바칠 수 있는걸요... 그럼 마왕님. 당신을 위해 열심히 하는 절 어여쁘게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네요."
릴리안느가 뜨거움 숨을 내뱉으면서 내 귓가에 속삭였다. 바로 그녀를 안아 들고 섹스룸으로 향했다.
아무튼 내 왕국은 급격하게 성장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