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마왕 생존기-476화 (476/544)

"아니, 이게 대체 뭐야."

"미노타우르스!"

카르티의 이블아이가 활기차게 소리쳤다.

내 앞에는 커다란 알이 놓여 있었다. 알이라고 하기엔 너무 크다. 무슨 타조알이 계란처럼 보일 정도로 큰 알이다.

근데 이게 미노타우르스의 알이래.

"이게? 미노타우르스라는 게 알에서 나오는 거였던가? 설마 이거 우리 엄마가 낳은-"

"그런 거 아니야! 벨라크루 혈족의 기술로 만들어낸 미노타우르스 기갑병이라고 할 수 있어!"

설명에 의하면 원본이 되는 미노타우르스라는 마수는 따로 있다고 한다. 그것을 어떻게 잘 개조하고 실험해서 양산 병기로 만들었다는 말.

역시 마계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곳이다. 개조된 생체 병기 같은 게 아주 그냥 지멋대로 나오고 있을 정도다.

알에서 태어난 미노타우르스를 키우고 훈련시켜서 전장에서 써먹는다는 모양이다. 중갑을 둘러서 일점돌파를 시키거나, 대마법 장비를 부착시켜서 탱커로 사용하는 용도라는 모양.

여러모로 엄청나다.

"아무튼 이거 잘 키워서 써먹으면 된다는 거지?"

"응. 전쟁이 일어난다면 아주 쓸만할 거야. 라미아들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운용할 수 있겠지."

"그래. 정말 고맙다."

일단 키워보고 생각해보자. 지금으로선 이 새로운 병종을 어떻게 써야할지 잘 알 수가 없으니까. 뭐든지 직접 시험해봐야 한다.

일단 내가 지닌 병종들 중에서 힘과 돌파력과 방어력은 제일 강할 거라고 하는데, 이동속도는 일반 보병 수준이라는 모양이다.

그럼 보병 사이에 섞어서 일종의 장갑차처럼 운용해야 할까?

"그리고 이건?"

다른 선물이 또 있다.

성물을 배치하고 이 땅에 마력이 흐르게 한바, 마계와의 연결이 더욱 수월해졌다. 그래서 보다 좋은 선물을 줄 수 있다고는 했는데 오늘은 뭐 온 게 참 많다.

"지금 큘스 오빠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 이제 쓸 수 있으니까 준 거야! 이걸로 말할 것 같으면 원거리 통신기! 성물이 배치된 곳 있지? 그곳에 설치하면 돼! 그럼 이 도구로 쉽게 원거리 통신을 할 수 있어!"

"허억!"

이거 전화기잖아!

"그런 걸 주다니! 엄청난데!"

"마계에선 나름 잘 쓰는 것들이야. 여러 개 보냈으니, 각지에 배치해놓고 빠르게 통신을 받도록 해. 통신병을 키우는 것도 괜찮겠네."

"그래야지!"

전화 교환원은 반드시 뽑아야 한다. 나는 이 마계식 전화기를 소중하게 쓰다듬으면서 반지를 잡아 들었다.

"그럼 이 반지는?"

"그건 노획품인데... 딱히 마계에서 실전배치를 할 일은 없으니, 큘스오빠에게 주기로 했어. 마력을 흘려 넣으면 안에서 사악한 정령이 나올 거야. 큘스 오빠를 위해 싸울 전사 정령들이!"

"오오! 소환수인가!"

이 내가 소환수를 이끌고 싸울 일은 거의 없겠지만, 이건 말 그대로 경호원을 불러내는 템이라고 볼 수 있다.

ㅡ처억.

바로 반지를 착용하고 마력을 끌어내면서 소리쳤다.

"나와라! 사악한 정령들이여!"

그러자.

ㅡ화르륵!

반지의 보석 부분이 빛나더니 뭔가의 빛이 쏘아지기 시작했다. 그 빛이 바닥에 처박히자 마력이 소용돌이치면서 뭔가가 소환되기 시작했다.

"오오!"

아주 굉장한 것이 소환되었다!

"이거 미녀들이잖아!"

ㅡ...

ㅡ...

ㅡ...

연보라색이라고 해야 하나? 살짝 투명도가 있는 유령 같은 여인들이 소환되어 얌전한 메이드 같은 자세를 취했다.

키는 170cm 정도. 머리카락은 길다. 가슴도 크고, 허리도 얇은 데다가 골반과 엉덩이도 참 크다. 긴 다리 역시 마음에 든다.

근데 앞머리가 좀 길다. 눈을 다 덮고 있을 정도. 그리고 어째서인지 알몸인데... 물론 젖꼭지와 보지가 표현되진 않았다. 이들은 그저 약간 투명한 보랏빛의 에너지 정령 같은 존재였으니까. 내가 생각하는 여자의 형상만 취하고 있을 뿐, 세부적인 것은 생략되었다.

머리의 뿔이 달린 게 꼭 서큐버스 같군.

"또 내 취향 알고! 이런 걸 줬네!"

"으응...?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는데. 원래는 늑대나 마수의 형태였어. 아무래도 시전자의 생각에 영향을 받나 봐."

"그려? 이것도 좋네. 사악한 정령들이여! 무장하라!"

ㅡ촤학!

그러자 정령들이 손톱을 세우고 전투자세를 취했다. 숫자는 열 명. 마력소모는 크지 않다.

"전투력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즉석에서 병사 열을 소환할 정도라면 쓸만하지. 잘 쓸게."

애초에 나 자체도 강한데다가 마검도 하나 지니고 있다. 그런 내가 정령 열을 소환한다면 어지간한 위기에서 몸을 빼는 건 일도 아니겠지.

"응! 잘 쓰도록 해!"

근데 이 정령들... 성기 부분이 그냥 매끈해서 박을 수가 없다. 스마타는 가능하겠지만, 뭐. 그건 다음에 생각해보자. 입이 있고 가슴이 큰 걸 보면 펠라랑 파이즈리는 가능할 듯.

"그리고 이건 언데드 흑마법서야. 요즘 그쪽도 수련하고 있지? 상위의 책이니까 잘 수련하길 바랄게."

"흐흐흐, 진짜 고맙다."

마지막 선물은 고위 흑마법서였다. 슥 살펴보니 이런저런 게 참 많다. 근데 리빙아머랑 데스나이트. 이건 괜찮아 보이는데?

갑옷에 영혼을 빙의시켜 싸우게 만드는 스킬과 기사의 시체를 움직이게 하는 비술도 적혀 있다.

이건 쓸만하겠군.

"어때? 네크로맨서들을 키워보는 건? 전쟁을 할 때 아주 쓸만할 거야. 아군이든 적이든. 시체가 다시 일어나서 싸우는 건 아주 까다로운 일이니까."

"그것도 다 고려해볼게. 이거 여자들이 더 필요하겠는데."

나를 섬기는 여성 네크로맨서 군단이라. 그것도 흥미가 있다. 암흑수녀랑 다크 프리스테스도 있긴 하지만 네크로맨서는 아직 없으니까.

근데 마법사들을 어디서 확충해야 하지?

"아."

그러고 보니 나탈리아가 궁정 마법사였지? 그쪽은 마법사가 좀 있다는 모양이었는데, 거기서 한번 구해보도록 하자.

"좋아!"

그럼 이 통신기들 배치하면서 일을 좀 해보도록 하자. 나탈리아를 전령으로 보내놨으니 곧 여왕 쪽에서 소식이 올 거다. 그때까진 내 일 하면서 기다려야지 뭐.

*     *     *

매일매일 격무에 시달리는 만큼 내 왕국은 하루하루 착실히 기반을 쌓아가면서 안정화되고 있었다.

나라를 운영하는 건 피곤하지만 이렇게 착착 올라가고 있 는게 느껴지니 제법 재밌기도 하다. 조만간 각지에서 모인 다크 프리스테스 후보 여성들이 이곳으로 올라올 것이다.

어서 그녀들을 세례하고 교육시킨 뒤에 각지로 퍼트리고 싶다. 그녀들은 유능한 공무원이자 행정가가 될 것이다.

내 왕국은 종교 국가다.

결국 성직자들이 내 명령에 따라 각 지방을 통치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믿을 수 있는 여자들이 각지에 스며들기만 하면 된다.

뭐 그러고 있으니.

"비, 비비앙 여왕의 친서를 가져왔습니다... 마왕님."

나탈리아가 돌아왔다.

"흠."

날 만난다고 화장도 잘하고 왔고, 옷도 상당히 격식을 차려서 입은 상태다. 거기에... 쭉 살펴보니 그때 보낸 뒤로 성생활을 뚝 끊어버린 모양이다.

원래 섹스를 매일같이 즐기는 걸레 같은 여자였는데 말이지. 내 노예가 된 뒤로 그 누구에게도 몸을 허락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건 칭찬할만 하지만, 노예는 노예다.

ㅡ덜덜.

나는 절한 채 덜덜 떨고 있는 그녀에게서 편지를 넘겨받았다. 바로 개봉하고 슥 읽었다. 내용은, 그래.

"좋군."

내가 감탄할 정도의 내용이다.

비비앙 여왕은 나와의 만남을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서로 좋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각국의 수장들이 만나는 건 여러모로 어려운 일이다. 긴 조율이 필요하지.

"나탈리아. 설명해라. 비비앙 여왕의 뜻을."

"네...!"

바로 나탈리아가 설명했다.

현재 비비앙 여왕은 만날 수만 있다면 나를 바로 만나고 싶어 하는 상태다. 근데 내 예상과 같이 각국의 정상이 만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외교관을 지속적으로 보내 뜻을 나누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아무튼.

"당장 찾아가도 환영한다는 건가?"

"거의 그런 뜻이긴 했습니다..."

"그래. 그럼 바로 준비하지."

오케이라고 했으면 상관없다.

솔직히 금방 갈 수 있으니까.

바로 준비하고 출발해보도록 할까.

"네?"

"조만간 출발하지. 그리 오래 걸리진 않는다. 나탈리아 너도 적당한 곳에서 대기하고 있어라. 같이 갈 생각이니까."

"네, 네?"

"감히 내 앞에서 의문을 표하나?"

"앗...! 죄송합니다!"

바로 가도 문제는 없다.

그도 그럴 게.

내겐 홀드가 있으니까.

"홀드."

홀드는 현재 장거리 비행도 잘하게 된 상태다. 물론 비행 후에 격렬하게 섹스를 조르긴 하지만, 그녀의 능력은 나날이 강해지고 있다.

홀드 타고 바로 슥 갔다 오면 된다. 애초에 인간으로 변신도 가능하니 홀드를 어디에 둬야 할지, 그런 걸 고민할 필요도 없으니까.

저번에 엘프 왕국 잠입할 때처럼 렉사벨라를 데리고 갔다 오면 그만이다.

애초에.

드래곤 라이더가 찾아왔다고 하면 일단을 만나고 싶지 않겠는가?

"네 숙소로 돌아가라. 나탈리아."

"네, 네에...! 알겠습니다...!"

얌전히 일어난 나탈리아가 다소곳하게 인사했다.

이거.

비비앙 여왕을 내 것으로 만든 다음 그쪽에서 통신수단을 설치하면 아주 편해질 것 같은데.

*     *     *

"하아, 하윽... 아응."

치밀어오르는 성욕.

나탈리아는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날 이후로 모든 음행을 끊었다. 평소처럼 섹스를 요구하는 파트너들을 모조리 치우고, 몇 가지 섹스 관련된 계약과 거래를 모조리 끊어버렸다. 자신에게 박겠다고 줄을 선 남자들 역시 모조리 차버렸다.

그것도 모자라 스스로에 대한 처벌로 자위까지 금지한 상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나탈리아는 주인님에게 순결한 몸을 바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더럽혀진 보지를 바친 죄를 저지른 불결한 죄인으로서, 속죄의 의미로 매일매일 극한으로 차오르는 성욕을 인내하며 지냈다.

그러나 힘들다.

주인님의 얼굴을 다시 보고 이야기를 나눈 것만으로도 절정감을 참아야만 했을 정도다. 허락도 하지 않았는데 절정하는 것은 큰 불경죄이므로.

이미 나탈리아의 머릿속에서 마왕 큘스에 대한 생각은 그만큼이나 종교적인 것으로 변모한 상태였다. 여자로 태어난 이상 그를 숭배하며 따라야 한다. 그날 한 번의 섹스를 허락받은 뒤로 그렇게 되고 말았다.

이 세상 모든 쾌감을 합쳐도, 주인님께 단 한번 박히는 것만 못할 테니까.

"아으으윽...!"

그리 성욕에 몸부림치면서, 나탈리아는 스스로에게 채운 정조대를 만지작거렸다. 보지로 즐기고 싶다는 생각만이 가득할 뿐이다. 제발. 한 번만이라도 좋다. 주인님이 그때처럼 자신과 섹스해줬으면 좋을 것이다.

'이런 게... 사랑일까? 하지만 나 같은 걸레년에게 주인님을 사랑할 자격 따윈...'

그것만을 생각하면서 인내하고 있으니.

주인님에게서 호출이 왔다.

단장하고, 화장하고.

힘겨운 몸을 이끌고, 명령받은 곳으로 간다.

"어어?"

그곳에서 나탈리아가 본 것은.

ㅡ크르르...!

커다란 흰색 드래곤이었다.

"이, 이건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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