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마왕 생존기-504화 (504/544)

"부릴이! 신병들 수준은 어떻지!"

"네, 뫙님! 제 기준으로는 그냥 한심해서 죽고 싶을 정도지만, 그래도 밑에 애들 평가를 들어보니 괜찮은 듯 싶슴다!"

"호오... 그래? 그렇단 말이지. 네 밑에 애들이 고개를 끄덕일 정도라면 그럭저럭 괜찮다는 소리가 분명하다. 군사훈련 성과는?"

"아직 실전을 겪지 못해 자세히는 알 수 없으나, 일단 시킨 것 하나만큼은 잘한다는 평가임다!"

완벽하다!

"임숭이! 임프들은 어떤가!"

"끄륵! 숙련병은 여전히 강합니따! 하지만 신병들은 아직 아쉽씁니다!" 불덩이 몇 번 날리면 퍼집니따! 그래서 보조병 훈련쭝입니다!"

"그래! 임프들도 잘하고 있군!"

임프들은 불덩이를 던지는 것만 잘하면 된다.

"규일이는!"

"규삿! 이번 신병들이 죄다 토목공사에 투입되었슴니다! 현장의 분위기는 축제 그 자체! 너무 좋슴니다!"

전투병과인 다른 애들과는 달리 코볼트들은 그냥 신병들이 들어오는대로 토목공사에 투입되는 중이다. 인력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편해지니 코볼트들은 행복했다.

"흐흐흐, 완벽하구나! 그럼 쥬리아! 라미아 기병대 훈련도는!"

"정예 그 자체랍니다. 식량 문제도 없어져서 다들 쑥쑥 강해지고 있구요. 최근에는 인간 기병대와 함께 훈련하면서 그들의 단점과 약점을 분석하고 있어요."

"완벽해!"

쥬리아 역시 자기 휘하의 기병대를 열심히 키우고 있는 중이었다. 들어보니 기병에 대한 서적같은 것들도 다 읽는다는 모양.

그렇게 부하들과 군사 회의를 이어 나갔다.

상황도 안정적이고. 왕국에서 빨아들인 세금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는 만큼 군대의 질이 높아지고 있다. 애초에 나와 함께 실전을 치르면서 여기까지 온 녀석들이 훈련을 시키고 있으니 당연한 일.

"그럼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볼까. 부릴아. 인간들이랑 교류 성과는?"

"아, 그건 제법 있슴다! 케륵!"

부릴이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

"설명해봐라!"

"케륵! 특별히 똘똘한 놈들만을 골라 인간세계로 보냈슴다! 걔네들한테 인간들 좀 친절하게 도와주라고 말해놨는데, 나중에 평판을 들어보니 좋다고 함다!"

"호오."

잘 굴러가나 보다.

이미 우리 큘스교에선 몬스터와의 화합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 종교가 스며든 지금. 대민지원을 온 고블린을 봤을 때 경계심을 느낄지언정 죽여야 할 적으로 인식하진 않는다.

게다가 그 고블린이 싹싹하게 굴면서 말도 잘하고 그러면 경계심히 호기심으로 변할 거고, 곧 우호적으로 변하겠지.

부릴이는 그런 것에 대해서 설명했다.

"하긴. 이미 수도는 다종족 거리가 된 상태니까."

지금 내가 지내는 왕궁. 수도 쪽에는 내 부하들이 자유롭게 도시를 쏘다니면서 휴식시간을 즐기고 있는 상태다. 말 그대로 다종족 도시가 되었다.

물론 그 바깥 도시는 아직이지만, 여태까지의 데이터로 봤을 때 충분히 잘 융화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럼 베스티나. 종교 성과를 보고 하라."

"네. 마왕님. 보고하겠습니다."

그리고 베스티나의 보고가 시작되었다.

"현재 교회가 세워진 모든 도시에서 매 주말마다 신도들이 모여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도시 사람들 대부분이 큘스교로 전향한 상태였다. 그 상태로 주말마다 교회에 모여 간단한 가르침도 받고. 기도도 하고. 성가까지 부르고 좋은 말도 나누면서 지역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관계를 돈독히 하는 중이라고 한다.

하긴.

이 중세땅 할 것도 많이 없는 곳에서 주말마다 이웃들도 만나고 말하는 몬스터도 보고. 사제들한테 좋은 말도 듣고 종교 가르침도 받으면서 시간 떼우다가 다 같이 나가면 재밌을 것이다.

"종교행사는 민중의 결속을 불러오곤 하지요. 쿨론 큘스교가 어용종교인 만큼, 민중이 거기서 결속한다고 해도 국가에 대한 충성으로 이어질 뿐, 반란의 위협은 현저히 적습니다."

"맞는 말이로다."

내 나라는 아주 잘 굴러가고 있다.

*     *     *

그럼 슬슬 여왕을 보러 가볼까.

"자, 릴리안느. 임무입니다. 샤르오드 왕국의 여왕 옆으로 텔레포트 해주십시오."

"흐음... 그쪽으로 가는 건 오늘이 처음이네요."

"슬슬 갈 때가 됐습니다."

그런데 릴리안느가 조금 머뭇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 감정이 모종의 불만이라는 것을 캐치할 수 있었다. 이거 드문 일인데? 내 여자가 나한테 불만을 품다니?

"릴리안느?"

"인간 여왕이라... 조금은 불만이에요."

"불만이 있습니까?"

무슨 일인지 들어보자.

ㅡ스윽.

바로 손을 뻗어 다정하게 귀를 만져주면서 말했다.

"어서요. 제제 말해보시죠."

"아... 네. 그 비비앙 여왕에 대한 것입니다만... 그녀가 여왕인 것은 인정하지만, 처녀는 아니었죠. 그런 여자에게 마음을 쓴다는 것 자체가 저로서는... 큰 불만이에요."

아.

"처녀출신이 아니라면 동료로 인정하기 힘들어요. 다른 남자를 받아들였던, 그 더러워진 걸레보지로 마왕님과 섹스하며 봉사를 한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그래서 저뿐만이 아니라 불만을 가진 아이들이 많이 있어요."

말하는 바는 다 알았다.

"흐음, 그런 겁니까. 다들 기특하군요. 그런 생각을 해주다니."

비비앙 여왕을 상대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만? 물론 이런 것도 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 생각해주는 내 여자들이 귀엽구나.

"뭐, 그래도 비비앙 정도는 괜찮습니다. 나름 정숙했고. 미모도 출중하고 여왕이지 않습니까. 그 정도는 타협할 수 있지요."

처녀라면 더 좋았겠지만 비비앙 정도라면 그런대로 품을 수 있다. 애초에 마족도 아니고 애엄마가 처녀일 수는 없지.

게다가 예쁜 공주들을 둘이나 낳지 않았는가.

사실 여왕쯤 되는 여자가 아니라면 품지 않았을 것이다. 역시 처녀들 맛이 최고거든.

"여왕이라는 것도 귀중한 자원이니. 아무튼. 좀 이해해 주십시오. 제가 세계 지배하기 위해선 그런 존재들도 필요한 겁니다."

"으읏... 네에..."

귀를 계속 만져주니 마음이 풀린 것인지 릴리안느가 내 품에 얼굴을 묻었다.

"자, 그럼. 그곳으로."

"알겠습니다..."

ㅡ지이잉.

바로 릴리안느가 게이트를 만들었고, 우리는 샤르오드 왕국의 왕궁으로 텔레포트했다.

*     *     *

나를 반겨주는 여왕을 잠깐 만져줬다. 그러면서 일단은 일이 바쁘니 이야기부터 하자고 말했고, 우리는 회의장으로 가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거기서 온갖 보고를 들었다.

현재 왕국의 동부와 서부에서 군림하고 있는 두 공주들의 업적과 그녀들이 보내온 세금. 그리고 말 안 듣는 귀족들이 없어져 중앙집권화된 권력. 그 권력을 사용해서 이룬 일들.

여러 가지 다 내게 도움이 되는 것들이었다. 샤르오드가 발전하면 그게 다 내 주머니 속으로 들어오는 거니까.

"아주 좋군요."

"응. 아, 그런데. 특이사항이 하나 있어."

"특이사항?"

그러던 도중 나는 드디어 그것에 대한 보고를 받게 되었다.

"바르카 여해적단."

"아!"

샤르오드를 먹어 치우고 나면 손봐주려고 했던, 섹시하고 풍만한 미녀들로 이루어진 바르카 여해적단에 대한 이야기.

ㅡ불끈.

바로 자지에 반응이 오기 시작한다. 그래. 이제 여해적들을 따먹으러 갈 시간이다. 여해적 그 씨발년들과 마음껏 섹스할 생각을 하니 너무나 기대가 된다.

"바르카 여해적단이 해안가 인근 마을을 약탈하고 있다는 보고가 여러 차례 들어왔어."

"뭐라고요?"

아니.

여해적들이 마을을 약탈해?

"좋은 기회로군."

어차피 내가 그녀들과 섹스를 한다는 것은 전쟁을 걸어서 찍어 누른 다음에 강제로 범한다는 이야기였다. 마침 구실을 줬으니 바로 군대를 끌고 가서 전부 따먹으면 되겠지.

운이 좋다.

"좋은 기회라니... 백성들이 고통받고 있어."

"아. 말실수를. 아무튼. 그 여해적들. 이젠 아예 샤르오드 왕국의 마을까지 약탈하게 된 겁니까?"

"응. 조금 특이한 일이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위험한 짓을 할 거라곤."

"특이함이라."

그 여해적들은 본디 샤르오드 왕국의 사략 해적들이었다. 통제에서 벗어났다곤 하지만, 아예 적을 두었던 샤르오드 왕국을 공격한다는 건 그녀들로서도 부담스러운 일일 텐데.

이거 토벌 전에 조사가 한번 필요하겠구만.

"알겠습니다. 그건 제가 해결하도록 하지요. 샤르오드에도 해군이 있었지요?"

"응. 당연히 있어."

"그쪽으로 왕명을 보내십시오. 제게 복종하라고."

"그렇게 할게."

"마찬가지로 해당 지역에 대한 정보도 좀."

"전부 준비해놨어."

"유능하군요."

바로 비비앙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얼굴을 붉힌 모습을 보니 좀 귀엽게 느껴지긴 한데, 뒤에 선 릴리안느의 기분이 언짢아지는 것이 잘 느껴져서 곤란했다.

아무튼.

그렇게 비비앙이 해군에게 보낼 왕명을 작성하기 시작했고, 시녀들이 그쪽에 대한 정보가 정리된 문서 등을 가지고 왔다. 그것들을 전부 챙겨서 일어났다.

간부들과 토의를 좀 해보도록 하자.

"여해적들과 해상전이라... 이거 참 기대되는구만."

바다라는 무대는 처음이라서 긴장이 좀 되지만 어차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여자가 상대라면 질 수가 없으니까. 게다가 이곳엔 훈련된 군대가 있고, 공군과 드래곤도 있으며, 샤르오드의 해군도 있다.

섹시한 여해적 누나들에겐 미안하지만 내가 마음먹은 이상 그녀들은 전부 다 내 섹스용 성노예 신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     *     *

"전진하라!"

ㅡ케랴아아악!

ㅡ끄르르륵!

ㅡ규사사사사삿!

실로 오랜만에.

내 제대로 된 군대가 행군을 실시했다. 목적지는 샤르오드 왕국의 해안가다. 거기까지 가는데 딱히 애로사항은 없어 보인다.

그냥 싹 가서 여해적들과 토벌섹스를 하면 될 뿐이다. 그 과정은 해군들이 도와줄 것이고.

"섬이라."

여해적들의 본진인 그 섬 역시 내가 차지할테고 말이다.

"후후후, 바다라니. 기대되네. 내가 물의 정령 출신이긴 하지만, 바다에 대해서 아는 건 없어. 그래서 너무 기대돼."

"샤란이두, 기대된다에여."

루미카랑 샤란이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고 보니 바다에 가는 건 처음인가. 좋아. 전쟁하는 김에 가서 좀 관광도 하고 놀다 오자고."

"응!"

"샤아!"

그렇게 우리들은 바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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